나는 평범한 사무직임

여기서 개 폐급이냐 하면 그건 아니고... 적당히 1인분 잘 쳐내고 

다른 갈래로 잘 퍼져나갈 수 있어 비전도 괜찮은 직업임

돈은 많이 못 벌지만...

 

아무튼 나는 영상편집, 글, 그림에 약간의 소질이 있는데

죄다 시뻘건 레드 오션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딱 취미 수준으로만 즐기고 있었음

 

나는 이걸로 밥 벌어 먹고 살 수 없다는 알고

각잡고 들어가기 너무 무서운거임

 

나에게 그정도의 재능이 없다는 걸 알고,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는터라 여기에 뛰어들고 싶지 않음

 

근데 뭔가 할 때마다 주변에서 제발 이쪽 길로 가라고 닥달을 하더라

 

좋아하는 팝송 예쁜 영상에 편집하고 가사 번역해서 올려놨더니,

한국어 배우려는 외국인들 알고리즘 타서 

영상 하나로 조회수가 50만이 넘어가질 않나

 

일 하다가 심심해서 쓴 단편소설로 여자친구를 울리고

대학교때 과제로 시 써오라고 해서 대충 휘갈겨서 냈더니

교수 마음에 들었는지, 학교 전시회 중 실용미술과 애들 그림 사이에

유일하게 글로만 이루어진 내 작품이 걸려있더라

 

보육원 봉사활동 가서 먹지로 라인 따고 애들 캐리커쳐 그려주니깐

거기 원장이 제발 다음에도 봉사활동 와서 더 그려달라 하는 경우도 있었음

여자친구도 카카오톡 이모티콘이라도 신청해보라고 이야기 하고

 

주변에서 잘한다 잘한다 내 새끼 하니깐 

나도 사람인지라 욕심이 생기더라

 

나는 가끔 익게에 장문 뻘글 올라오면 

와 시발 몰입감 조지네 하면서 읽는 글도 많고

한 작가의 이모티콘을 6개나 샀을 정도로 좋아하는 이모티콘이 있는데, 이 사람 순위권 개낮은거 보고 놀랐을 때도 많고

유튜브에 영화 잘 잘라넣어서 팝송 번역하는 사람들 보고 박수를 쳐

 

이런 새끼가 본업 버리고 취미따라 부업 가는 건 좀 그렇지?

그냥 딱 본인 만족, 주변인 공유, 진짜 잘 나온건 어디 소규모 공모전에 투고하는 수준으로 살 것인지

익명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근데 이렇게 써놓고 보니 답정너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