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끼리 왜 감시함

손님인척하는 보안알바임

딱봐도 관상이 안좋거나 둘 이상이서 장보러온 사람이면 웬만하면 같은 코너에 안 있으려 하는데, 세 번 이상 마주치면 이상한 거지. 그 넓은 마트에서 굳이 내가 보고 있는 상품에서 그냥 지나가지도 않고 멈춰서 뭐라 궁시렁 거림

잘봐. 꼼꼼히 보는 타입이면 한칸씩 지그재그로 돌잖아. 자기가 필요한 물건만 사는 타입이면 그것만 집고 바로 가고. 근데 어떤 사람들이랑 장보는 진행방향이 같아서 내가 그 진행방향을 끊고 두 칸을 건너 띄워서 어떤 통로로 들어갔어. 그럼 그 사람은 원래 진행방향으로 가던지, 다음코너로 가는 게 정상인데 나를 따라서 두칸 띄워 똑같이 따라 기어들어옴. 그거 징그러워서 아예 다른 야채코너 같은데 가있으면 얼마 되지도 않아서 꼭 그 인간들이 거기로 또 따라옴.

컨셉이냐 진짜냐

무섭네

그래 우연히 계산하러 가는 길에 나랑 진행방향이 세 번 겹쳤을 수 있지. 근데 마지막에 내가 그냥 무시하려고 물건 보고 있으면 원래 자기 오던 속도대로 나를 지나쳐서 그냥 가는 게 아니고 내가 뭐 보는지 멈춰서 지켜보고 그걸 자기도 살지 말지 고민함. 나한테 왜 영향을 받아?

내가 이상한 거야? 너는 마트에서 장볼 때 남이 뭐 사나 궁금해서 그 사람 바구니 들여다보거나, 그 사람이 쳐다보고 있는 거 가서 따라 보거나 그래?

나 이거 하나 썼어 씨발련아

다른애도 나랑 같은 감정을 느꼈나보지. 그거 링크좀

부산은 5년 전까지 살았었지. 지금은 돌고돌아 다른데로 왔고. 바로 위에 댓글단 애도 그렇고 나랑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진짜 있나보구나? 그게 내가 망상이 아니란 증거임. 다른 표본이 존재한다는 것

ㅇㅇ 그사람 조현병 컨셉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