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작업실겸 창고겸 쓰려고 싼 방 하나를 구했음
근데 막상 짐 놓고 보니 바닥 수평이 안맞더라
의자에 앉으면 의자가 꺼떡거릴 정도
수평계 놓고보니 수평이 군데군데 안맞음
앉아서 일하다보니 작업실로만 쓴다고 해도 불편하고
밤샘 작업하면 잠도 잘거고
과거 쓰레기 원룸에서 지낼때 스트레스+트라우마도 있다보니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인테리어 견적 알아보니 대충 3평정도에 2-3일 공사고 70만원 내외로 든다더라.
이 금액은 아니다 싶어서 마침 공구도 대충 있겠다
주인이랑 합의봐서 자재비만 받고 직접 하기로 함
주인분이 참 좋으시더라
그래서 무슨 공사냐면 자동수평몰탈이라는 건데
시멘트 같이 생긴거 물넣고 쓰까서 바닥에 부어주면
자동으로 낮은곳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수평이 맞춰지는 것.
보통 셀프 레벨링이라고 하는데
'셀프'라는 단어에 함정이 있음
대충 이렇게 생긴 시멘트 포대 같은것.
셀프로 할수있어요! 라기보단 몰탈이라는 애가요! 지가 알아서 수평을 맞춰줘요! (단 졸라 힘들어요!)
라는 의미.
미장보다는 난이도가 낮은건 사실..이지만
혼자할 경우 지옥을 맛볼수 있음
대략적인 작업 순서는
바닥면 청소 > 프라이머 약 30분~ 한시간 간격으로 두번 바르기
프라이머는 바닥 코팅 겸, 몰탈이 잘 흘러가고, 바닥에 잘 붙어있게 해준다는 듯
프라이머 마르면 몰탈이랑 물 섞어주기 > 바닥에 골고루 뿌리기
> 잘 펼쳐주기 > 스파이크 롤러로 기포 없애기
이런 순서임.
자재는 대충
25kg 자동수평몰탈 포대 4개
프라이머, 양고대 (바닥 미장할때 쓰는거), 고무 밀대
스파이크 롤러 (롤러에 뾰족뾰족한게 달려있어서 도르르 밀어주는 도구)
스파이크 슈즈 (몰탈작업한 위로 걸어다닐수 있게 스파이크 달린 신발)
그외 잡자재들. 총 20만원 정도 듦
일단 장판 청소해주고
바닥 걷어내니 먼지가 그냥 우어
달려있던 커튼은 안쓸거라 일단 잘라버림
바닥 상태가 그지 같더라. 일단 붙어있던거 깔끔하게 제거함
먼지 실화냐
대충 청소하고 프라이머 쳐발쳐발 해줌
프라이머 1리터에 물 2~3리터 정도 넣고 섞어준다음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두번 정도 발라주면 됨.
구석구석 롤러랑 붓으로 칠해줌
결국 쓰레빠는 버렸음. 아까비.
대충 이정도 마르면
이때부터가 지옥인데
대충 보다시피 저런 고무통 같은데다 물 먼저 넣고
옆에 보이는 몰탈 넣고 섞어줘야 됨.
보통 교반 작업이라고 불리는건데
이게 존1나 힘듦
일단 작업공간까지 자재들 들어올리는 일도 큰 일임
택배로 오는데 아조씨한테 미안해서 1층에 내려달라고 하고 직접 곰방뜀.
거기다 무게도 무게인데 이게 잘 섞이지도 않고
빨리 굳는거다보니 1포대씩 빠르게 섞고 바닥에 뿌려줘야 되다보니
시간을 다투는 작업인데 무거워서 힘들기까지 함
육수가 마구 쏟아져 나오더라.
몰탈포대 25kg에 물 6리터니까 대충 삼십키로 넘어가는 무게임
그리고 전동드릴에 꽂아서 쓰는건 과부하도 있어서
전동드릴 두개 해먹음..왜 두개냐고..? 그건 후술.
그래서 어쩌다보니 섞는건 못찍음
만약에 다음에 할때는 사람 한명 불러서
해야될거 같더라.
그리고 결과물
윤기 좔좔
오 그럭저럭 때깔 좋게 잘 됨
이렇게 문 닫고 최소 12시간 정도 말려줘야 된다길래
피씨방도 가고 싸우나도 갔다가그렇게 돌아와서 장판 다시 깔고 책상이랑 배치하는데
뭐지..
수평이 왜 안맞..??
원인을 살펴보니 섞을때 너무 급하게 섞느라 제대로 안된것도 있었고
대충 짐작만으로 어느쪽이 더 낮은지, 굴곡진곳은 어딘지 제대로 파악 안하다보니
높은곳은 높은곳 대로, 낮은곳은 낮은곳대로 그냥 다 덮어버린게 화근이었다.
개고생했는데 오기도 생기고 이대로 포기할수는 없어서
이번엔 내돈으로 자재 다시 구입함. 한 10만원 정도...
+ 레이저 레벨기 7만원 (돈지랄)
대충 이렇게 생긴걸 사서 바닥에 자 꽂아가면서
여기저기 수평체크해보니 약간 더 정밀해졌어요
적은곳은 2mm 많은곳은 4mm정도 차이가 났음 (그럴거면..뭐하러...)
거기다 수평계도 좀 더 큰 1m 짜리 사서 대보니 확실히 알겠더라.
허리도 쑤시고 일하면서 하느라 당장은 못하고 며칠후 재공사 감행
저번과는 다르다! 저번과는!
그렇게 1차 공사에서 드릴하나 해먹었는데
당근으로 사온 드릴도 또 하나 해먹음 +4만원
저속으로 돌리려고 해도 몰탈이 잘 안섞이고
고무장갑끼고 풀어줘가면서 해도 드릴에서 연기 폴폴 나고 사망하시더라고.
저속 토크 유지 가능한 전용 공구 쓰는게 맞는듯
그렇게 여차저차 공사를 끝냈는데
이번 문제는 ..
이전에 했던것 보다 육안으론 표면이 말끔하진 않은데
잘 펴준답시고 너무 열심히 밀대로 펴준것.
+너무 열심히 섞어주면서 시간 지연된것
그러보다보니 표면에 저런 흔적들이 남음
거기에 밀대나 양고대에 묻어있다가 툭툭 떨어져버린 것들이 굳어서 남은 흔적들이 있었음
그런건 헤라로 (껌 떼던 그것) 손수 밀어버렸음
그라인더 날 사다가 바닥 갈아도 되는데 이웃 소음 민폐라 걍 손으로 한땀한땀 갈아드림.
그러던 와중 아 이번에도 좆된건가 싶어서
바닥공사 3트를 아찔하게 떠올렸으나..
다행히 전체 수평 잘 맞고 책상 의자 선반 간이 침대 모두 수평이 알차게 맞아서
다시 기분 좋아짐
양생도 24시간~36시간 이상으로 확실히 해주고나니
잘 말라서 꽤 깔끔해짐.
그렇게 2차 셀프 개고생하고 나온 결과물 인증
갓-벽
(여전히 1mm 정도 안맞는데는 있음)
아무튼
지금은 편하게 앉아서 키보드도 뚜들기고 겜도 하고 일도 하고 있다.
개붕이 늬들은...
개고생하지 말고 사람불러라..
추운 날씨에 개고생한 후기 끝
집에비가오네요
정말 대단 하다 ㅋ
프리드로우니체
푸른한화
세탁기도 아니고.... 수평에 그렇게 예민하다니 ㅠㅠ
프리드로우니체
그런데서 살아보지 않으면 잘 못느낌ㅋㅋ
오류겐
이제 지반 침하로 집 자체가 기울었다네요...
프리드로우니체
지구는 평평하니까 괜찮을거야!
뉴비12335
군대에서 박격포 수포(균형) 맞추던거 생각나네~! ㅋㅋ 수포 합격! 추카추
프리드로우니체
81미리 나온거임..? 고생했다 ㅋㅋㅋ
뉴비12335
예압, 팔하나~!
따우
유튜브에선 쉬워보였는데 역시 ㅋㅋ 빡신거였군
프리드로우니체
아유 쉬워요 간단해요~ 라고들 하지 ㅋㅋ
게임은PC로
자잘한 수리는 몰라도 저런 시공은 걍 사람 부르는 게 나음 ㅋㅋㅋ
북극곰의눈물
프리드로우니체
9RA
공사일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우리가 이리 편하게 삽니다.
프리드로우니체
아 정말 고마운 분들임. 눈탱이만 안치면
불행은남과비교에서온다
경험, 노하우, 기술, 장비를 갖추고 있으면 10정도의 노력, 시간, 비용으로 끝낼수있는데
그게 없으면 50~100정도가 들어감
그리고 개고생을하고 경험과 장비가 남게됨
주변에 손재주 좋다는 사람들 보면 기본적으로 연장과 자재에 대해 지식이 있는사람들임
넌 교반기라는 물건이 왜 필요한건지 몰랐고 몰탈 비율, 적정점도도 모르니 개고생, 비용들이고 경험과 지식을 얻게된거임
바닥 크랙간데 없으면 딱히 프라이머도 필요없음
그걸 알았으면 애초에 사람쓰거나 그냥 책상다리밑에 조절발판 끼웠을거야
그래도 성질이 급한건지 실행력은 인정한다ㅋㅋ
프리드로우니체
이 경험이 나중에 유용하게 쓰이길 바랄뿐이지ㅋㅋ 발판 조절하고 해봤는데 의자랑 침대는 어떻게 안되겠더라.
나름 가성비로 몸으로 때운다! 마인드로 밀어붙였는데 나름 뿌듯한것도 있고 허리는 뿌지직.
쏙슬은최저야
전문가네
프리드로우니체
젖문대도 돼요..?
QSAIMIK
레이저 레벨기같은 한번만 쓰면 되는 공구는 좀 큰 철물점 가면 대여해줌
프리드로우니체
이거는 나중에 집수리 알바같은거 할때 유용할거 같아서 싸길래 하나 사둠ㅋㅋ 꿀팁 감사
박찬돌
와 나도 아파트 작은방 2개가 수평이 안맞아서 짜증 지대로였는데
진짜 대단맨이네
난 돈도없고 재주도없어서 걍 살음 ㅠㅠㅠ
프리드로우니체
이게 재주보다는 악이랑 깡이 필요한거 같아.. 수평 안맞으면 진짜 개 스트레스인데 어케 버티냐
박찬돌
돈도없고 기술도없어서 걍 모른척 버텨버림....
프리드로우니체
나도 마찬가지긴 함 ㅋㅋ 버티다 못해 악물고 해버림.. 언젠가 나중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길 바란당
내가뭘안다고떠들어
프리드로우니체
맞아 두께별, 평당 몇포대 필요한지 정확하게 알아야되는데 대충 짐작으로 했다가 첫판 조짐 ㅋㅋ
내가뭘안다고떠들어
프리드로우니체
1차 하고나서 2차때 보니 크랙 있긴 하더라. 원래는 그냥 시멘트 바닥이었음. 양생할때 결로 생긴다고 해서 2차땐 충분히 양생하고 나중에 환기도 시켜주긴 했는데 나중에 어떨지 모르겠네..
내가뭘안다고떠들어
프리드로우니체
너무 싸서 오래쓰고 싶긴 함 ㅋㅋㅋ 동네 인프라도 괜찮고
광새우
Fm 시공이란말이 괜히 있는게 아닌... 고생 많으셨네요
프리드로우니체
사람쓰는게 정답인데 이상하게 오기가 발동하더란.. ㅋㅋ
그러기로마음먹음
저런 시공하면
원래 바닥 밑에 깔려있는 보일러 배관은 괜찮아?
보일러 배관에 무리가 간다든가, 보일러 틀면 바닥 덜 따뜻해진다든가...
프리드로우니체
두께 해봐야 5미리 정도로 펼쳐지는거라 괜찮아. 몰탈 종류도 여러갠데, 내가 한건 10미리까지 가능하고 온돌 바닥 시공에도 가능하다고 하네. 지금도 난방때고 있는데 문제 없더라.
아메바킹
대단하네 진짜 난 저런거 내가 해볼려다가 몇번 조지고 다시는 안하는데
프리드로우니체
하기전에 시뮬레이션 엄청나게 돌리고 함 ㅋㅋ
야환자단어빼
대단하당 나도 해보고싶어
프리드로우니체
별거 없고 각오만 다지면 됨
햄부기온앤온
프리드로우니체
M자세대
교반기.. 날 큰것도 문제지만
들어가기 전부터 날을 고속으로 돌리면서 들어가야함
넣은 상태에서 돌리면 무조건 과부하임
쨌든 수고했당
프리드로우니체
맞아 한사람이 조금씩 붓고 한명은 교반기 돌려야되겠더라. 근데 고속으로 하면 그 뭐냐 수달 똥뿌리는 것 처럼 됨ㅋㅋ
케프틴
고생은 했지만 엄청 뿌듯하겠다 . 잘했어!
프리드로우니체
뿌듯함 3일 가더라 ㅋㅋ 그래도 뿌드득해!
오이너구리
저는... 그냥 70만원 낼래요...
프리드로우니체
그게 맞다
하위헌스
프리드로우니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