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문득

문득 울고 싶어졌다.

3주면 끝낼 포트폴리오를 5개월째 하고 있어서도 아니고,

모아둔 돈도 바닥이 보이기 시작해서도 아니다.

느즈막히 일어나 커피향을 맡으며 컴퓨터를 키는 여유로움이,

팝콘을 사며 극장에 들어가거나 여행을 다닐 정도의 여유는 조금 남았다.

 

근데 세월이,

시간이란 사치가 얼마나 남았을까.

 

과장을 바라보던 직급은 취준생으로 회귀하고,

아빠는 쓰러졌으며

엄마는 일을 그만두고 아버지를 보살피신다.

 

모든 화살표가 나를 가리킨다.

하늘의 새들도, 횡단보도를 지나는 사람들도

커피를 전달하는 저 아르바이트생의 눈빛도

나에게 묻는다.

 

오르지 않던 벅차스러움이

메어짐으로 가득 차고

결정, 방향, 선택

엇나갔던 게 아닐까.

 

그런 날이었다.

1개의 댓글

2025.03.09

저도 많이 엇나간 결정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결정이 됐어요, 인생사 더 나빠질 수도 그대로일 수도 좋아질 수도 있으니 과거에 대한 후회보단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좋을지 천천히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할듯.. 첫단추가 잘못 꿰어졌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보니 마지막 단추가 잘 잠겨있어요 (저또한 앞으론 또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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