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VKn7IyBXEJw
1부에서 계속
문화적 접촉과 가축화 과정
슬기까치 설치류 목장주가 가축용 울타리를 짓고 있다. 카자흐스탄.
물고기와 도마뱀 비늘로 만든 반짝이는 장식을 지닌 강건까마귀가 뿔닭의 알을 깨고 있다. 예멘.
물까마귀가 자작나무, 나뭇잎, 비늘, 쥐 두개골로 만든 장식을 둥지에 심고 있다. 한국.
개구리 사냥 (나무 위에 그리기) 신송장까마귀 문화. 아제르바이잔.
채색된 나뭇가지들로 만든 여우 가죽 투구를 쓴 사냥꾼 조각상. 신미국까마귀 문화. 캐나다.
최초의 지적 까마귀들이 '도약'을 시작한 지 약 5만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평행기가 계속되고 있다.
Cyanocorax속은 까마귀과 신세계 어치(New World jays)에 속한다.
피아피아크(Ptilostomus afer)는 Ptilostomus 속의 유일한 종이다.
중앙아프리카의 슬기피아피아크(Ptilostomus sapiens), 남아메리카의 안데스어치(Cyanocorax andeanus) 등 새로운 까마귀과 지능종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이제 지적 까마귀들은 거의 수십여 종에 달하며, 세계적인 '까마귀 문화 접촉' 현상 또한 빈발하고 있다.
'까마귀 문화'는 서로 다른 종에게서 다르게 나타나는 동시에, 동종 내에서도 다양하게 영향을 주고받고 동시에 가지를 뻗으며 분화하고 있다. 그들의 조상과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수렵, 채집, 그리고 농경과 공예 기술이 등장했다. 전세계에서 다종다양한 동식물들이 까마귀들에 의해 가축화되거나 원서식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식되었다. 구대륙의 메추라기, 뿔닭, 바위너구리 등이 신대륙으로, 신대륙의 천축서과 설치류들이나 도요타조, 떠들썩오리 등은 구대륙으로 각기 퍼져나갔다.
이렇듯 까마귀과 지적 조류들은 전세계에 걸쳐 매우 다양한 생물종을 가축화했다. 그러나 이들 중에서 단연 가장 중요한 가축종은 바로 북미의 제나이다 비둘기였다. 이들 가축화된 제나이다 비둘기들은 향후 까마귀과가 지배하는 세계 전반에 걸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다정한 강건까마귀 커플. 하나는 깃털로 장식된 가벼운 나무투구를 쓰고 있다. 건과를 나눠먹고 있다. 케냐.
전통의복을 입고 도구를 사용하는 지적인 남미 어치 건축가. 페루.
나무 위의 말똥가리 묘사. 신송장까마귀. 석탄과 말똥가리 발의 비늘로. 미국.
슬기까치들의 장식된 둥지. 우즈베키스탄.
도요타조 암컷과 달걀들. 나무에 새기기. 신미국까마귀. 쿠바.
점토의 시대
약 85만년 후, 북미 반건조 초원지대와 사막 지역에는 신미국까마귀(Neo-American crow)와 슬기북미어치(sapient North American jay)의 혼합 집단이 정착했다. 이들은 제나이다 비둘기를 가축화했다.
나무가 없는 이들 지역에서, 큰까마귀 능선 문화(Raven Ridge Corvoid Culture)가 탄생했다. 가축 비둘기들의 둥지를 만들기 위해 '점토'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문화의 까마귀들은 애진작 불을 활용했고, 점토를 굽기 위한 가마를 개발했다.
그리하여 후대의 학자들은 이 시대를 두고, 대평행기 이후의 두번째 시대, 이른바 '점토 시대'라 일컬었다. 큰까마귀 능선 문화(RRCC)의 까마귀들은 곧, 자신들의 둥지 또한 점토로 건축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점토 건축 기술은 곧 전세계의 다른 까마귀 문화들로도 전파되었다.
유라시아 대륙 극동의 갈키노 문화(Galkino Corvoid Culture)와 아메리카 서남부의 로스 쿠에르보스 문화(Los Cuervos Corvoid Culture)처럼, 또 다른 점토 사용 문화가 이어서 출현했다. 향후 3천년간 이어질 점토 시대에, 서서히 초기 농경 공동체는 원시적인 도시 정착지 형태로 전환되었고, 새로운 금속들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인간과 달리 까마귀과 새들은 매우 다른 사회적 행동을 지니고 있다. 얼마든지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고,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경향이 훨씬 더 크며, 둥지를 짓는 개체들 사이에는 영역 다툼이 치열하기에, 이들은 엄격한 국가 공동체를 형성하는 경향이 훨씬 적었다.
따라서 이들은 대부분 조상들과 마찬가지로 계절이나 번식기에 따라 분리되는 느슨한 까마귀떼로 결합하였고, 때때로는 장기적인 사회적 집단을 형성했다. 점토 시대로 진입하고, 밀집된 정착지가 형성됨에 따라, 이러한 임시적인 집단들은 점차 더 거대한 집단으로 통합되기에 이르렀다. 바야흐로, '연합떼'의 시초였다.
이들은 번식기가 도래해도 해체되지 않았으며, 더 끈끈하게 결속되어 있었고, 때로는 영구적인 정착지, 즉 자신들만의 영토도 갖고 있었으나 인간들의 초기 국가와 비교하기엔 여전히 큰 차이가 있었다.
이 연합떼는 서로 다른 종, 문화, 그리고 성별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들은 사회적 자원과 기술을 공유했고, 서로 무역했으며, 포식자나 외부 집단의 습격으로부터 그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했다. 일부는 그들 스스로가 약탈자 무리가 되었고, 어떤 이들은 수산양식이나 농경, 목축에 종사했다. 특히 가축을 길들임에 있어서는, 까마귀들(까마귀속)이 (같은 까마귀과의) 까치나 어치들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물을 끼고 있는 지역에 사는 까마귀과 공동체의 전세계적 특징은 바로 양식업이었다. 양식을 하는 까마귀과 공동체는 인구가 많고 밀집된 생활을 했으며 특히 주요한 일부 해안 정착지의 연합떼는 수천 마리의 구성원을 지녔다.
이 시대의 까마귀들은 꼬막(Tegillarca blood cockles), 코끼리조개(Panopea geoducks), 가리비(Pectinidae scallops), 거머리, 그리고 다양한 갑각류 생물 등을 양식했다. 물고기는 다소 중요성이 낮지만 냉온대 지역의 담수 환경에서 주로 길러지며, 해조류 또한 부수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육지에 거의 발을 딛지 않으며 바다 위를 날아다니는 어렵 까마귀떼도 존재하지만, 의도적인 생태순화(길들이기)를 채택한 까마귀과 조류의 식량 생산량 8할을 양식이 도맡고 있다. 양식에서 비롯된 어분(Fishmeal), 각종 염료, 비늘이나 가시를 활용한 장식과 도구 등 각종 부산물 또한 중요하다.
이들이 사는 바다는 오늘날의 바다와는 많이 다르다. 인간이 멸종하기 이전 많은 산호초 지대나 다시마 군락이 붕괴되었고, 고래류나 대부분의 물개과, 펭귄, 그리고 다양한 바닷새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무역을 위해 장식된 배에 꼬막을 싣는 물까마귀. 새 두개골은 북쪽과 남쪽을 나타내고, 설치류 두개골은 동쪽과 서쪽을 나타낸다. 러시아.
측면에 물고기를 말리는 점토집. 바다괴수(해수악어)와 싸우는 전사가 그려져있다. 태국.
이렇듯 생태다양성이 축소된 바다에서, 까마귀과는 더 효율적으로 식량을 얻어내기 위해 선박이나 그물과 같은 다양한 도구를 개발했다. 선박은 기실, 까마귀과의 사상 첫 이동수단이 되었다.
(끝)
...아쉽게도 이후 내용은 업데이트가 없는 채로 1년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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