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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너무 못하는 게 고민

d0d00721 2025.02.09 694

한풀이겸 내 상황을 좀 길게 써볼게

 

직원 40명 정도 있는 서비스업 회사에서 2023년 7월부터 1년 반째 일하는 중인데

 

내가 1년 넘게 일을 해도 일을 잘 못하고 배우는 속도가 많이 느려서 여러 번 잘릴 뻔 했는데 그럴 때마다 부장님이 나 좀 살려달라고 대표님 설득해서 안 잘리고 다니고 있거든

 

근데 나 때문에 계속해서 문제가 생기고 고객들 컴플레인도 잊을만하면 올라오다 보니까 지난 재계약 때도 짤릴 뻔한 거 부장님이 30분 동안 설득해서 막았다는데 진짜 마지막 경고라고 대표님이 하셨다고 하더라고

 

(마지막 경고 이후로도 나에 대한 고객 컴플레인은 또 올라왔어)

 

부장님은 2023년도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나를 정말 많이 쉴드쳐주셨고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실력이라고 보기 때문에 내가 배우는 게 후배들보다 느리더라도 근무태도가 좋아서 안 자르고 싶다고 지금까지는 말씀해주셨는데 이제는 더 이상 쉴드치기 힘들 수준까지 와서..

 

대표님 말로는 1년이 넘게 일했는데 아직도 고객들 컴플레인이 올라오는 게 말이 되냐고 하시고 맞는 말이라서 부장님도 할 말이 없으셨나 보더라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는 후배들이랑 하는 업무는 동일하거나 오히려 후배들이 나보다 잘하는데 후배들보다 연봉이 40프로 넘게 높아서.. 대표님이 더 이상 나한테 후배들보다 많이 월급을 줄 명분이 없어

 

부장님은 그 동안 내가 월급을 이렇게 많이 받는 만큼 후배들보다 일을 잘하는 건 당연하고 후배들이 맡지 못하는 일도 앞으로 해내야 된다 누누이 말씀하셨고

 

그 동안은 부장님이 나 대신 내 연봉협상도 해주셔가지고 이 수준으로 돈을 많이 받고 있었는데 이젠 중간에서 부장님이 더 이상 연봉동결해주기도 난처한 상황인 거 같아

 

그래서 다음 재계약땐 잘 풀려도 연봉이 후배들이랑 동일한 수준으로 25프로 정도 깎이거나 아님 마지막 경고까지 넘었으니 그냥 잘릴 것 같거든..

 

근데 부장님이 중간에서 나 자르지 말라고 또 설득하시면서 나 때문에 난처해하시는 상황을 만들기도 싫고

 

적성에 안 맞는 직장에 이렇게 꾸역꾸역 파리목숨처럼 버티면서 마음 졸이기도 이제 힘들어서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릴까 고민 중이야.. 난 직전 직장에선 일을 너무 못해서 딱 한 달만에 수습기간만 채우고 잘렸었는데 그때 상처를 많이 받아가지고 이번에도 잘리면 멘탈이 많이 갈릴 거 같아.. 그래서 잘리기 전에 그만둬서 그런 궂은 꼴 안 보고 마지막 남은 자존감은 지키고 싶더라고

 

근데 이렇게 내가 일을 못해도 그저 근무태도가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를 계속 돈벌게 해주시고 연봉협상도 대신 해주시는 이런 부장님은 다시는 만나기 힘들 것 같아서 그만두기 망설여지는 것 같아

 

요즘은 하루하루 회사 다니기에 마음이 괴로워서 정신과도 다니는데 별 도움은 안 되는 거 같다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한 줄 요약하면 직장에서 잘리기 전에 먼저 그만둘지 아님 버티다가 잘릴지 고민 중인데 직장생활해본 선배 개붕이들 있으면 조언해주면 고마울 거 같아ㅠㅠ

 

11개의 댓글

a33078fd
2025.02.09

내가 사회 초년생때 패스트푸드 알바했거든? 그때 일 ㅈㄴ 못해서 개병신으로 봤음. 한두달 정도 일하면서 어떻게든 잘해보려고 했는데 일이 늘긴 늘더라. 그래도 에이스가 되진 못했음. 매니저는 ㅈㄴ 갈구고 한숨쉬고.. 결국 ㅈ같아서 때려치고 다른 알바를 또 구했는데 거기서는 컴퓨터 엑셀 관련한 알바였음. 근데 웃긴게 거기서는 진짜 씹 에이스여서 거기 부장이 여기서 같이 일하면 안되겠냐 이렇게까지 하더라. 그리고 나서 컴퓨터공학과로 대학가기로 맘먹고 수능을 봤고 지금은 설포카에서 박사중이다.

 

포기하면 안된다는 말로 너를 괴롭히지마.

내 분야를 어느정도 찾았지만 내가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난 그 일을 할거임.

6
a37ce4fd
2025.02.09
[삭제 되었습니다]
2fdfa046
2025.02.09
@a37ce4fd

요지는 짤리든 말든 하는데까지 버텨볼까 vs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제 발로 나갈까 같음

네가 말한건 저 둘 중 하나를 선택한 이후고

0
4633c216
2025.02.09

계속해서 서비스업을 하고싶다면 지금과는 조금 다른 서비스업을 해보는건 어떨까?

직원 40명정도 있는 서비스업이라면 콜업무일거같은데 뭔가를 암기해서 또는 상대방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주어야하는 업무일것같은데 그게 안맞는거잖아?

몸은 힘들더라도 까페나 이런쪽 서비스업으로 가는게 나을수도 있고 정 하다하다 다른 서비스업을 찾았는데 이것 또한 맞지않는다면 다른일을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봐야지. 나이가 아직 30대전이라면 해봐..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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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d6cd9ad
2025.02.09

MIT 나오고 하버드 졸업하고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도 카페알바 적성에 안맞으면 폐급취급 당하는게 현실임.

그만큼 본인의 적성이라는게 일하는데 있어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크다.

너 스스로 자존감을 낮추지 말고 다른일을 해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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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9f69c33
2025.02.09

진짜 다른직종 알아봐라

내가 방송국에서 폐급소리 듣다가 게임업계와서 혜성신인 소리듣는다

 

방송국은 체계도 없는데 지들 유리한대로 말 계속바꾸고 안해주려하고 존나 화내다가 갑자기 태세전환해서 살살기는 사람들 많거든. 그래서 순둥하게 있으면 다 등쳐먹고 팀 부장은 나한테 왜 대처 못했냐고 ㅈㄴ 화내더라

 

근데 게임업계오니까 말잘듣고 자기할 일 잘한다고좋아함 맨날 화내는 사람도 작업물 결과때문에 화내는거지 내가 물러터져서 사람대사람으로 기싸움 못하는걸로 화내는 사람 없어

 

누구한테나 다 맞는 업종이 따로있어

못하면 잘하는거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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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aae925
2025.02.09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진짜 매일 노력해봤어?

 

물론 업무 효율성이 잘 안나오면 업무시간 자체가 길어서 일 끝나고 더 무언가 하기는 힘들거야.

그래도 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배우고 트레이닝하는걸 해봤어?

 

이걸 묻는 건 너가 그걸 해봤는지 안해봤는지를 따지고 싶어서가 아니야.

정말로 너가 할만큼 했는데도 잘 안되는지를 묻고 싶어서야.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굳이 글로 쓰지 않더라도 당사자가 제일 잘 알겠지.

 

전에 내가 파트리더하면서 말도 안되는 퍼포먼스를 가진 직원을 맡아봤는데,

정말 나도 힘들고 당사자는 더 힘들더라..

본인이 그거 메꾸려고 매일 야근하고 주말출근하고 그 친구도 똑같이 VOC받아서 혼나고 같은 팀원들한테도 눈치보였어

팀원들이 착해서 말은 직접적으로 안했는데 누가봐도 그 친구 때문에 나머지 팀원들이 야근하고 있더라고.

 

그 전까지는 리더인 내가 문제라서 잘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

그 일 이후로는 사람마다 잘하는 분야가 있다고 나는 생각해.

어떤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고 진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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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9f65047
2025.02.09

적성에 안맞는거야 다른 일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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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7a0aa
2025.02.09

박수칠 때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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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563388
2025.02.10

난 너정도 상황이면 퇴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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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2f9122
2025.02.10

나는 보통 폐급은 어딜가도 폐급이라는 생각임. 대부분 본인의 업무태도랑 노력 문제를 적성 탓으로 돌리거든. 근데 너같이 주변 사람들한테 업무태도는 좋다고 평가받는데 퍼포먼스가 안나오는 사람은 예외이긴 함 이건 진짜 적성문제일 가능성이 높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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