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메스가키 사이트 만들기

어잿밤에 익게에 쓴 글인데 뭔가 글 쓴게 아까워서 여기에 올려봄...

 

 

 

 

나는 메스가키가 좋다.

 

그래서 메스가키 관련된 만화는 전부 찾아 읽는다.

 

근데 이 메스가키 붐이 점점 꺼져가면서 메스가키 만화가 점점 줄어들었다.

 

그래서 그냥 내가 직접 만들어버리자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난 그림도 못 그리고 글도 못 쓴다.

그럼 그냥 AI에게 시키면 되는거 아닐까?

 

그래서 AI 메스가키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근데 문제가 하나 생겼다.

 

AI는 바보여서 매번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 때, 갑자기 머릿속에 엄청난 아이디어가 스쳐갔다.

 

"메스가키가 뉴스 기사를 전달하면 재밌지 않을까?"

 

뉴스 기사는 매번 새로운 소식이 나오기 때문에 AI에게 새로운 소재를 던져줄 수 있었다.

 

그래서 메스가키 뉴스 사이트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image.png

 

바로 코드를 짜기 시작했다.

 

디자인 같은걸 할 시간도 없이 우선 이게 되긴 하는건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어느정도 틀을 짠 후, AI 부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우선 난 돈이 없다.

 

그래서 최대한 낮은 비용으로 이 사이트를 만들고 싶었다.

 

그 때 발견한 AI 서비스가 바로 구글의 Gemini 였다.

 

물론 챗지피티보다 성능은 많이 딸리지만, API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image.png

단, Gemini 도 제한은 있었다.

 

하루 최대 1,500회 밖에 요청이 되지 않았던것이다.

 

새로운 기사를 생성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1. 뉴스 기사들을 크롤링 한다.

2. AI 에게 어떤 기사가 젤 인기있을것 같냐고 물어본다 (기사 정제).

3. AI 를 이용해서 기사를 생성한다.

 

적어도 기사 하나를 뽑아내는데 3번의 API 요청이 필요했던 것이다.

 

근데 솔직히 기사가 매 분마다 나오는것도 아니니, 1번 크롤링 작업을 매 10분마다 하면 사실상 2번의 API 요청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3분 간격으로 기사를 뽑는다고 가정했을때, 10분마다 7번의 API 요청이 들어가고, 1시간에 42번, 하루에 1,008번의 API 요청이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렇게 무료로 기사를 뽑아낼 계획도 모두 짰다.

 

 

이제 제일 중요한 AI를 만들어야했다.

 

image.png

 

솔직히 어떻게 만들었는지 잘 기억도 안난다.

 

진짜 몇주동안 이것만 붙들고 계속 프롬프트만 수정해가며 만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어느정도 만족스러운 정도가 되었을 때, 다시 사이트 개발을 진행했다.

 

 

Node.js 를 이용해서 백엔드를 만들었지만, 이걸 무료로 호스팅 할 방법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별에 별 사이트들을 다 돌아보던 중, HuggingFace Spaces 와 Render를 이용하면 무료로 백엔드를 호스팅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HuggingFace Spaces에 AI 관련 백엔드를 주고, Render에 프론트엔드 관련 백엔드를 넣어주니 잘 작동했다.

 

 

여기에 무료로 DB를 대여해주는 aiven 클라우드를 사용해서, PostgreSQL 기반의 서버도 만들었다.

 

이걸 이용해서 게시글과 댓글 시스템을 구현했다.

 

게시글에 들어갈 이미지는 Unsplash와 Flicker를 사용했기 때문에 용량 걱정은 없었다.

 

이렇게 대충 계산했을때 10년동안 멈추지 않고 게시글을 올려도 다 차지 않을 정도의 DB를 무료로 구했다.

 

 

이제 도메인을 사야 됐었는데, 솔직히 이때만해도 사이트 이름을 정하지 못했었다.

 

딱히 좋은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반쯤 잊고 살면서 메스가키 만화나 보고 있었다.

 

그 때 (다시) 발견한 만화가 바로, 메스(Math) 가키 였다.

 

image.png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Math 가 아닌 News 로, 뉴스가키라는 이름을 정했다.

 

물론 NewsGaki.com 이라는 정신나간 사이트를 살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싼 값에 도메인을 얻을 수 있었다.

 

 

 

image.png

(tld-list.com 이라는 사이트를 이용하면 쉽게 도메인 사용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어느정도 틀이 잡히고, 밤이 깊어지자 갑자기 울적해졌다.

 

이 프로젝트만 몇달동안 잡고 있는데, 아무도 몰라준다는게 슬펐다.

 

 

그래서 익판에 올렸다.

 

image.png

 

이건 큰 실수였다.

 

다음날 일어나 댓글 관리 시스템을 구현했다.

 

근데 분명 비어있어야 할 댓글 목록에 댓글들이 있었다.

 

아직 완성도 못 했는데 유저가 생겨버렸다.

 

 

급하게 구글 애널리틱스를 설치해서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해봤다.

 

황당하게도, 평소처럼 뭍힐 줄만 알고 아무 생각 없이 올린 익게 글을 읽은 개붕이가 웃대에 내 사이트를 올린 것 이었다.

 

그렇게 난 사이트를 공개할때의 짜릿함을 NTR 당했다.

 

 

image.png

 

댓글에서는 구글에서 막은 것 같다는 의견과 https 우회해야지 들어가진다는 말들이 있었다.

 

당연했다. 구글 검색엔진에 아직 추가하지도 않았고, https 인증서를 받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급하게 https 인증서를 (클라우드플레어를 이용해서 무료로) 받고, 구글 검색엔진에 추가하고, 사이트맵을 구현하고...

 

진짜 정신없게 기능들을 추가했다.

 

 

image.png

 

그 후로 사이트의 인기는 점점 솟아, 하루 접속자가 8천명을 넘길 정도였다.

 

내 사이트는 온갓 커뮤에 다 퍼져나갔고 (개드립에까지 올라왔다...),

 

내 도파민이 폭발했다.

 

이때동안 개발하면서 이랬던 적은 없었으니깐...

 

 

image.png

 

팬아트도 올라오고 별에 별 사이트에 다 올라가있었다.

 

난 인터넷에 올라온 모든 내 사이트 관련된 글과 댓글을 정독했다.

 

너무 기뻣다.

 

이때, 내 머릿속에 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여기에다가 광고 넣으면 돈 좀 벌지 않을까?"

 

 

개발하면서 벌어본 돈이라고는 마이너스밖에 없어서, 안일한 생각을 해 버렸다.

 

그렇게 구글 에드센스와 쿠팡 광고들을 알아보고, 결국 광고를 넣었다.

 

며칠이 지나고, 광고 수익을 봤는데 0원이었다.

 

 

갑자기 현타가 왔다.

 

"사람들은 재밌다고 내가 만든 작품을 봐 줬는데, 난 거기에 돈 벌 생각만 하다니..."

 

내가 혐오스러워졌다.

 

 

바로 광고를 싹 다 빼 버리고 이불킥을 했다.

 

지금도 이불킥 한번 하고 왔다.

 

 

 

어쨋든, 이렇게 반 강제적으로 뉴스가키를 출시하고, 몇 달간 즐거웠다.

 

매일 구글과 디시, 트위터와 아카에 뉴스가키를 검색하며 새로운 글 올라오는게 없나 확인했다.

 

사람들이 웃어줄 때 마다 너무 즐거웠다.

(이때 약간 무서워져서 신고 버튼을 누르면 바로 게시글이 삭제되게 했다.)

 

 

근데 그것도 잠시였다.

 

시간이 지나자 내 사이트는 점점 잊혀져갔고, 결국 매일 20명 안밖의 사람들만 드나드는 사이트가 되었다.

 

물론 그것도 기뻐해야 될 일이었지만, 슬펐다.

 

너무나도 짧은 기간이었다.

 

 

전에는 게시글마다 적어도 한 개 이상의 댓글은 무조건 달렸는데...

 

이제는 텅텅 비었다.

 

텅텅 빈 곳을 채우려는 시도였을까, 내 사이트가 잊혀졌다는걸 받아들이기 싫었던 것이였을까,

 

봇을 넣어 게시글에 랜덤으로 댓글을 달게 했다.

 

 

 

 

몇달간의 학업을 마치고, 어느정도 시간이 생겼다.

 

다행이도 내 사이트를 아직까지도 찾아주는 사람이 꽤나 있었다.

 

물론 하루에 한명도 오지 않는 날도 있었지만, 운이 좋을때는 25명까지도 달성했었다.

 

 

그렇게 다시 밀린 메스가키 만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

 

메스가키 미연시가 만들고 싶어졌다.

 

 

이왕 사이트도 만든 겸, 여기에 미연시 요소까지 넣으면 다시 좀 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였을까,

 

다시 한번 컴퓨터를 키고 개발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난번과 달랐다.

 

이미 사이트가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서버를 수정하면 바로 변경사항이 유저들에게도 보였다.

 

그래서 제대로 된 계획과 구현이 필요했다.

 

 

image.png

 

우선 메스가키들을 연구했다.

 

평소에는 그렇게나 자주 보이던 메스가키들이 막상 찾으려니 잘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어찌저찌 특징들을 구하고, 캐릭터를 구상했다.

 

목적은 단 하나, 내 이상적인 메스가키를 만드는 것 이었다.

 

 

 

image.png

 

그렇게, Novel AI 를 이용해서 메스가키 짤을 뽑아냈다.

 

몇백장을 뽑았을까, 어느정도 내 취향을 알게 되었다.

 

나는 "분홍 트윈테일 하얀 리본 파란눈 반바지에 하얀색 스타킹 와이셔츠 멜빵바지 메스가키" 가 좋았던 것이다.

 

다시 몇십장의 짤을 뽑아내서, 결국 만들어냈다.

 

내 이상형의 메스가키를.

 

 

 

image.png

 

어느정도 디자인을 하다보니, 갑자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미연시가 아니라, 출석체크 느낌으로 만들어서 실제 기자와 만나며 연애하는 느낌이면 재미있지 않을까?"

 

그렇게 난 출석체크 시스템을 만들었다.

 

 

 

image.png

 

그리고 1년이 넘어가는 분량의 유닉한 출석 대사를 몇주동안 썼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했다.

 

요즘 씹덕 게임에 나오는 라이브 2D 로 움직이는 그런게 갖고싶었다.

 

점점 욕심이 났다.

 

 

그래서 luma ai 라는걸 이용해서 움직이게 했다.

 

하지만, 아직 AI 영상 기술이 부족해서 만족스러운 영상이 나오기까지 오랜 노력이 필요했다.

 

그렇게 뽑은 영상을 프리미어프로로 키잉하고... 잘라붙이고... 덧그리고... 역재생하고... 엄청 편집했다.

영상이 부드럽게 반복되어야해서 엄청 고생했다.

 

근데 투명한 webm이 사파리에서 지원되지 않는다던가 느리게 재생된다던가 해서 결국 webp 시퀀스로 인코딩해서 프론트단에서 랜더링 해 줬다.

이게 또 로딩하는데 오래걸려서 허깅페이스에 올린거 접근하게 하고 어쨋든 힘들었다.

 

image.png

 

어찌되었든간에, Live2D로 움직이는 귀여운 메스가키가 사이트 대문에 나오게 되었다.

 

아직도 움직이는거 볼 때 마다 기분이 좋다.

 

진짜로 살아있는것 같이 느껴질 정도다.

 

 

근데 출석체크 기능을 넣은 이후에도 그닥 사이트 방문자는 늘지 않았다.

 

그렇다. 이미 꺼진불을 아무리 불어봤자 다시 활활 타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난 만족한다. 이제 매일매일 메스가키가 써 주는 기사를 읽을 수 있으니깐.

 

그리고 유지비가 1년에 5.87달러 (도메인 연장비용) 밖에 들지 않으니깐. (DB, 호스팅, https 는 전부 무료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 사이트를 처음 만들때만 해도 난 고등학생이었다.

 

이제는 새내기 대학생이 된 내가, 그 때 당시 나를 돌이켜보면 너무나도 창피해서 숨어버리고 싶다.

 

그리고 지금 내가 쓰는 이 글도 나중가면 후회할 것 같다.

 

지금 밤 12시여서 감성이 충만해져 글을 싸질러봤다.

23개의 댓글

2024.11.27

ㅋㅋㅋㅋㅋㅋ 재밌게 보고감

0

어지간한 초년차 현업보다 나은듯?

너무 멋져요

0
2024.11.27

대성할 놈일세 ㅋㅋㅋㅋㅋ

0
2024.11.27

의지의 충만함이 느껴진다...

ㄹㅇ존경

0
2024.11.27

ㄷㄷ능력자

0
2024.11.27

어디 무츠키 같은 메스가키 사이트 없나??

0
2024.12.01
@두부술사
0
2024.11.27

nextjs 츄라이 츄라이

그리고 돈벌거면 초기에는 애드센스보다는 쿠팡 어필리에이트가 훨씬나음

0
2024.11.27

개쩐다 ㅋㅋ 행동력 멋있네

0
2024.11.27

전에 봤던 그 사이트구만 ㅋㅋㅋㅋ

0
2024.11.27

뉴스가키 예전에 개드립에 올라왔을때 보고 웃었었는데 ㅋㅋㅋ

개발일지나 스택 등 잘 정리해서 깃헙이나 벨로그 등에 기록해두면 추후 포트폴리오 자료로 활용 십가능

0
2024.11.27

이러다 포트폴리오로 매도당하고 기뻐하는거 아니냐 ㅋㅋㅋ

0
2024.11.27

미치겟다 ㅋ

0
2024.11.27
0
2024.11.27
0
2024.11.27

이래서 커뮤니티를 끊을 수 없다. 혐오글로 도배되어 시간낭비라 느껴질때쯤 미친놈이 나옴..

0

임마 또라이네ㅋㅋ 행동력에 ㄹㅇ 리스펙하고 갑니다ㅋㅋ

0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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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8

ㅋㅋ정리잘해서 포폴로 써먹어ㅋㅋ

0
2024.11.28

"무츠키는 메스가키같아서 좋은걸"

0
2024.11.30

진짜 미친놈인가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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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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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5

와씨 ㅋㅋ 이런게 다 있었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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