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랜만에 이 글을 쓴다.
그동안 딱히 뭘 쓰지 싶어서 쓸게 없다가 오늘 갑자기 떠올라서 쓰는 글임.
다만 그동안 했던 것처럼 칵테일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함.
이 글은 내 경험과 사람들이 실험한 걸 토대로 쓰는 글이기 때문에 반박시 니말이 맞을 수 있다.
그럼 들어가보자.
오늘 할 이야기는 칵테일을 만들 때 왜 흔드는 건가? 에 대한 이야기야.
흔히들 칵테일을 마시러 가면 가장 자주 보이는 모습이 바텐더가 저렇게 뭔가를 잡고 술을 섞는 모습일 건데, 단순히 섞는구나 라고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많을 거야.
하지만 술을 섞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스터
쉐이킹
빌드
롤링
쓰로잉
블랜더
등등 다양한 방식이 있지.
오늘은 그중에서 흔히들 쉐이킹이라고 말하는 흔드는 방법을 왜 하는 가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해보려고 한다.
이 쉐이킹에 대한 방법론은 바텐더들마다 조금씩 다르고, 각자가 추구하는 스타일이 있는 방식임.
기본적으로 쉐이킹을 강한 물리력을 통해서 음료를 혼합, 냉각하는 방식임.
이 혼합과정에서 중요한 건, 안에 넣은 얼음이 움직이면서 생기는 냉각과 흔들리면서 생기는 공기층의 주입이라고 볼 수 있음.
바에서 칵테일을 시켜서 나올 때 보면 이런 식으로 거품이 올라와 있는 걸 볼 수가 있는데, 흔히들 이걸 공기가 잘 들어갔다, 쉐이킹이 잘 됐다라고 표현하는 상태임.
사실상 술에 들어간 시럽의 당분자 구조가 공기층과 만나서 결합되어 있는 상태라서 저 상태가 엄청 오래 유지 되는 건 아님.
다만, 여기에 파인애플 주스라거나 단백질 계통 재료를 산성을 띈 재료와 함께 사용하면 훨씬 더 풍성한 거품이 오래 유지되고, 그걸 통해서 부드러움을 줄 수 있음.
파인애플 주스는 그 안에 포함된 브로멜라인의 구조 때문에 공기층을 오래 잡아둘 수 있는 걸로 알고
단백질의 경우 산과 만나면 경화되는 성질이 있어서 아예 반 고체 상태로 거품이 고정되지, 머랭 같은 상태를 생각하면 됨.
에스프레소를 써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데, 커피가 가지고 있는 미량의 단백질과 산성분 때문에 그런 효과가 나는 것.
칵테일에 공기층을 주입시킬 수록, 처음 혀에 닿는 질감 자체가 부드럽고 편안하게 들어오기 때문에 중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음.
그리고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음료의 냉각임.
낮은 온도는 술을 더 마시기 편하게 하고,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지.
뜨거운 음료보다 차가운 음료가 더 마시기 편한 건 둘째치고, 온도가 낮으면 알코올의 향이 도드라지지 않는 게 더욱 크지.
자 여기서 칵테일은 왜 차가워질까?
차가운 얼음을 넣고 움직이기 때문에?
정확히는 안에 넣고 흔드는 과정에서 얼음이 녹기 때문에 생기는 변화야.
얼음은 고체에서 액체로 상변화를 일으킬 때 주변의 열을 빼았는데, 그로 인해서 쉐이커 안의 혼합물들이 차가워지지.
일반적으로 칵테일을 만들 때 들어가는 음료들의 온도는 상온인 경우가 많고, 반대로 얼음의 온도는 영하 5~15도인 경우가 많아.
상온 상태의 음료에 얼음이 들어가면 얼음의 온도는 급속히 올라가고 그로 인해서 녹으면서 안에 있는 음료의 열의 빠르게 제거하지.
그 과정에서 물리력을 가하면 그 속도는 더욱 빠르게 변하고 말이야.
중요한 건 이 냉각은 보통을 칵테일을 만들 때 흔드는 과정의 10초 사이에 일어난다는 거야.
누군가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어떤 종류의 얼음을 쓰던, 음료를 넣고 10초 정도가 지나면 더 이상 온도는 내려가지 않고 열평행 상태를 이루게 되지.
이후에도 계속해서 운동을 가하면 얼음은 계속해서 녹지만 이미 냉각을 위해서 필요한 에너지보다 온도를 올릴 때 필요한 에너지가 더 많은 상황이러서 더 이상 온도가 내려가지 않는거야.
그럼 10초 이상 흔드는 게 무의미한게 아닌가? 하면 그건 또 아닌데, 얼음이 녹으면서 생기는 물의 컨트롤이 칵테일의 볼륨을 결정하기도 하거든.
거기서부터는 경험의 영역이지, 특정 칵테일을 좀 더 수분을 많게 해서 연하게 만들 건지, 수분을 최대한 적게 나오게 해서 강한 맛을 줄건지 말이야.
참고로 여기서 흔드는 걸 멈추고 잔에 따르기 전에 몇 분 정도 안에 놔둬도 더 이상 얼음은 녹지 않아.
이미 쉐이킹 안에 음료는 열평행 상태에 가깝게 도달해 있고, 여기서 생기는 희석은 외부의 열전달이 없으면 일어나지 않거든.
더운 동네에서 놔두면 금방 녹겠지만, 그다지 덥지 않은 곳에서는 더이상 흔들지 않는 한 얼음의 희석은 몇 분간은 안전하다는 이야기지.
마지막으로, 왜 쉐이킹을 존나 현란하게 하느냐? 후까시 아니냐? 라는 의견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해보자면
일본식 칵테일 쉐이킹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해야겠지.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얼음을 넣고 흔드는 과정은 안에 얼음의 일자로 움직일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흔드는 방식에 따라서 직선적인 움직임을 하는 경우가 있지.
하지만 흔드는 과정에서 불규칙한 움직임을 주게 되면 얼음은 일자로 왔다 갔다 하는데 아니라 안에서 여러번의 움직임을 가지게 되는데
이 과정을 바텐더들이 흔히들 얼음을 굴린다고 라고 이야기해.
용기 안에서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는 얼음은 더 많은 물리력을 가지게 되고, 그 충격으로 인해서 생기는 공기층이 더 많아지고, 좀 더 차가운 상태가 되는 거지.
실제로 처음 쉐이킹을 해보는 사람들은 대충 섞듯이 일자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을 보면 위의 칵테일 사진 처럼 보이는 거품의 공기층 양과 조밀함이 전혀 달라.
사소해보이지만 생각보다 연습이 필요한 테크닉이기도 해.
말로 설명하고 해보라고 하면 동작이 꼬이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거든.
또, 생각보다 꽤나 손목과 팔목에 무리가 가는데가 차가워지는 용기를 잡고 있으면 힘들어하는 사람도 많지.
잡는 방식 역시 차이가 있는데, 초보자는 최대한 쉐이커를 떨어트리지 않으려고 손으로 꽉 쥐는데, 이렇게 되면 손의 열이 용기를 통해서 전달되기 떄문에 본인의 의도보다 더 많은 희석이 일어날 수 있어.
외부에서 일어나는 열전달이지.
마지막으로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
간지야.
바텐더가 만드는 칵테일은 어디 뒤에서 만들어서 가져오는 게 아니라 보통 눈 앞에서 만들어 지는 음료지.
만드는 과정을 손님이라면 대부분 눈으로 보고 있는 경우가 많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 느낌으로 뭔가 어색하게 만드는 사람.
물 흐르듯이 슥슥 하더니 현란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
니가 손님이라면 누가 만든 걸 먹고 싶을까?
그렇기 때문에 만드는 과정에서 바텐더들은 자세에 신경을 쓰고 만드는 걸 배우지.
보여지는 것도 결국 맛의 일부니까 말이야.
사실 원리만 이해하고 있으면 대충 만들어도 비슷한 맛을 만들 수 있지만, 더욱 신경 쓰는 데는 이 이유가 커.
성의 없는 모습과 성의 있는 모습, 이 두가지의 차이는 꽤나 크지.
그래서 만드는 사람들의 표정은 꽤나 다양한데, 보통 2가지 타입으로 나뉘어.
집중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듯이 굳은 표정으로 만드는 사람.
웃으면서 손님들에게 보라는 듯이 만드는 사람.
뭘 더 선호하는 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도희
칵테일의 세계도 제로칼로리가 올까
리큐르들 죄다 당범벅이라 홈텐딩하니까 돼지새끼됨 ㅋ
제로콜라 쿠바리브레... 잭콕.. 이런것밖에 안해먹음 ㅠ
지나가는김개붕
제로 칼로리 술이라는게 존재할 수가 없다.
도희
어차피 알콜은 대사로 빠져나가니깐 당류만 안넣으면 지방으로 변환되지 않잖아
플이맨
알콜 자체의 칼로리는 왜 무시함
도희
써놨잖아 대사로 빠진다고 굳이 따진다면 알콜 제외하고 제로
플이맨
?? 알콜 대사과정에서 칼로리 다 소모한다는 논리로 제로칼로리라고 하는건 ㅋㅋㅋㅋㅋ
도희
살안찌려고 제로먹는데 지방전환 안되면 제로 비스무리 한거지
그런식이면 당알코올들 전부 제로가 아닌데
그리고 제외하고 제로라고 하자고 했잖아 왜자꾸 시비걸어
플이맨
시비가 아니라..
리큐르먹다 살쪗다는 본인 투덜거림에
(리큐르를 떠나서) 제로 칼로리 술이란게 존재할수가 없다라는 글쓴이의 정확한 일침이 있었는데
대사중 알콜이 빠져나가니까 당류만 없으면(리큐르만 아니면) 사실상 제로칼로리 아니냐 하고 억지치는게 웃겨서 그래...
알콜 대사중 칼로리 소모까지 파고들어서 당없는 술만먹으면 제로칼로리다라고 논리를 치기엔 좀 허술한게
결국 술을 먹고 그 대사과정에서 다른 음식 섭취시 지방으로의 변환율이 올라가는데...
이건 뭐 지금도 취해서 감성으로 쓴 글이 아니라면 리얼 소주다이어트 한다는 소리나 다름없는 소리니까
제로슈가 더라도 제로 칼로리는 아니고, 대사중 칼로리소모를 해도 정말 깡소주만 먹다가는 뒤지니까
그냥 술은 적당히 먹고 안먹을때 운동 열심히해라
도희
아니 그래서 아닌거 알고 빼자니까 굳이 꾸역꾸역 끌고가는게 정상적인 생각이라고 봄? 그냥 시비거는거지
닭가슴살질린다
안주만 안먹으면 따로 살 안찌지 않나? 맥주 4캔만원 다 마셔도 200인가 300칼로리 밖에 안되던데
아니면 너가 말도안되게 술을 많이 마시고 있거나
도희
밥먹고 간식을 안먹어야 살이 안찌는 나이가 되버려서
안주랍시고 과일이나 과자먹으면서 칵테일 먹으니 살찌더라
결국 집에서 아예 설탕을 없애버림 그냥 술생각나면 위스키 물타서 먹는정도로 타협함...
홈텐더
스스로 운동부족 의심도 해봐야함 운동을 하는데 15키로가 찔수가 없음
도희
누구세요? 15kg?
답글을 잘못다셨나
홈텐더
첨에 15키로라고 했다가 댓글수정한거 봤음
도희
캬 댓글 주작은 홈텐더
재미지네 더없냐?
홈텐더
흠... 살 열심히 빼
도희
심술보 덕지덕지 붙은 너보단 가벼울듯 ㅋㅋ
Nomamax
외국은 칵테일용 시럽 제로칼로리 버전들 있음
낑낑
얼음 크기별 에너레이션에
대해서도 써주세여 선생님
지나가는김개붕
그건 좀 얘기가 복잡해지는데
닉고민만1시간
자네의 셰이킹은 완벽하지 않아
시간째야근중
마티니. 베르무트, 젓지 말고 흔들어서
내가만든피자빵
쇼츠에 얼음얼음얼음하는 영상 보고 칵테일 재밌다고 느꼈었는데 마침 글이 있어서 잘 읽고 간다 인터레스팅
조강현
이거 보고 입에 얼음 넣은 다음에 머리 앞 뒤로 엄청 흔들다가 어지러워서 기절했다
RX7900XTX
그나마 칼로리 적게 하고 싶어서 제로 칼로리 탄산 음료랑 하는데 효과가 있을까요?
사실 칼로리보다는 끈적이는 설탕 느낌이 싫어서 하는뎁;;
탄산수로 쉐이킹은 안하는데 하이볼로는 마시거든요
지나가는김개붕
음료에 당(설탕)이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는 질감부터가 다름. 근데 무슨 효과를 말하는 건지 모르겠음.
RX7900XTX
아 칼로리?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까요?
알콜이라서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요
지나가는김개붕
그냥 콜라를 넣는거 보다는 칼로리가 줄어드는데 술에 제로 칼로리 음료를 탔다고 칼로리가 줄어드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함.
RX7900XTX
그럼 재료도 크게 안 들어가면서 손님들이 올 때 내주면 좋은 칵테일 추천해주 실 수 있나요?
제가 버번, 보드카, 위스키, 럼, 진 한 5만원대 정도는 있는데
여기서 1~2개만 혼합해서 손님에게 대접할만 칵테일이 없을까요? 호불호가 절대 없을 정도로요
하이볼은 잘 타주는데 칵테일은 재료부터가 계륵처럼 되서 그 칵테일 빼고는 안 될 때가 많아서요
입문하기 좋은 칵테일이 있을까요>
지나가는김개붕
진 토닉, 진 진저, 모스크 뮬, 켄터키 뮬, 자메이칸 뮬, 진 리키, 럼콕, 위스키 콕.
이거만 찾아서 외워두면 어찌됐든 편하게 만들 수 있음.
RX7900XTX
감사합니다.
무한공백
개붕아 글잘보고있음 칵테일 정보 전달하려고 글써주는것만으로도 감사ㅋㅋ 지금있는것같아서 질문하나 해볼게 나도 취미로 쉐이커 잡긴하는데 코블러랑 보스턴이랑 쉐이크 파지랑 쉐이킹궤적도 다르게 하는데 비슷하게 나오는건 너무 오래 쉐이킹해서일까 아니면 그냥 내가 얼음깨질때까지 쉐이킹한것일까 ㅠ
지나가는김개붕
코블러랑 보스턴으로 쉐이킹 했는데 결과물이 비슷한 건 말이 안되는 데? 뭘 한거임...
얼음이 최대한 깨지지 않도록 쉐이킹 = 코블러
얼음이 좀 깨져도 상관이 없이 쉐이킹 = 보스턴
이런 느낌으로 해보셈.
코블러 쉐이커는 음료에 들어가는 술의 맛을 살리기 위한 칵테일을 할 때 주로 쓰고
보스턴 쉐이커는 전체적으로 균일하고 완전히 섞이는 칵테일을 만들 때 쓴다고 보면 됨.
무한공백
ㄳㄳ 나도 야매로 배워서 그런갑다 이러고있는데 말해준데로 한번해보겠음 지금도 살짝 한잔하고있는데 후배가 선물로 면세점에서 지뢰를 사왔음 ㅋㅋㅋㅋ 잭다니엘 싱글몰트 쉐리 1리터병 을 사서 줬는데 이놈은 니트도 무리고 하이볼을 말아놔도 무리인듯 ㅋㅋㅋㅋ
개드립에서가장긴닉네임을
술 잘 못먹는데 칵테일바는 가보고 싶움
블러리베리
거품이 많으면 단백뇨.. 메모..
내몸의법선벡터
항상 잘 읽고있습니다요. 나중에 얼음에 대해서도 한 번 해주면 안 돼? 저번에 얼음이 들어간 역사같은거 쓴 건 봤었는데, 왜 얼음 잘라서 쓰는지 얼음 어떻게 다루는지 투명한 얼음 등등등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