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현직 정유사 생산직인데 이 직업을 다들 생소해해서 댓글 쓰는김에 대충 알려줄게

정유 = 원유를 받아서 석유화학 기초 원료를 뽑아냄

석유화학 = 기초 원료를 받아서 석유화학 제품을 뽑아냄

모든 정유회사는 석유화학까지 같이하면서 제품까지 뽑아내고 국내에는 SK/S-OIL/현오뱅/GS 4개사가 있음

엔지니어들이 제품생산을 위한 설계나 공정에 대한 매뉴얼을 제작하고 생산일정이나 생산량 조정 등에 관한 사무업무를 한 뒤 생산직에게 제품생산 일이 넘어옴

전졸 생산직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환경/안전/품질관리 등등이 있고, 현장에서 일하는 생산팀/정비팀이 있음

대부분은 생산팀에서 교대근무를 하는걸 오퍼레이터로 통상 칭하는데, 정유회사는 4조 2교대 12시간 근무를 하고 (주-주-휴-휴-야-야-휴-휴 반복) 공장은 24시간 끄지 않고 가동함

생산팀이 하는 일은 설계된 공정 시스템을 통해 제품을 뽑아내는데 이상이 없도록 공정을 운전하는 것임 (그래서 Operator라고 부름) 

여기서 오퍼레이터는 또 포맨/보드맨/필드맨으로 나뉨

처음 입사하면 필드맨으로 시작하는데 필드에서 포맨/보드맨의 지시를 받아서 현장의 수많은 밸브들을 조작해서 온도,압력,유량 등의 공정 운전조건을 관리하면서 기초원료나 석화제품을 생산함 (휘발유,Naphtha,MTBE,C1~C6,수소,황산 등등)

또한 그 공장의 배관,장치,회전기기,계기 등의 이상유무 파악을 위한 패트롤을 돌고 관리함 또한 정기보수를 통해 모든 배관 장치를 N2, 스팀 등으로 Purge해서 깔끔하게 비우고 공장 전체를 정비하도록 정비팀이나 협력업체를 불러서 Overhaul하기도 하는데 이걸 T/A라고해서 제일 힘들고 바쁜 시기임 (공장 가동을 못하니 수익을 못내서 위에서 엄청 굴림)

보드맨은 중앙조정실에서 PLC를 통해 원격으로 밸브를 조작하고, 운전 조건 등을 관리하며 필드맨들에게 현장에서 필요한 공정 운전을 지시하고 포맨은 생산팀의 전반적인 지휘를 맡은 직책임

생소한 직업이다 보니 꿀빠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필드맨은 밖에서 일하다 보니 여름엔 존나 덥고 겨울엔 존나 춥고 눈이 오든 비가 오든 공장부터 살려야 제품을 뽑기 때문에 항상 땀에 흠뻑 젖은채로 일함 고된 육체노동임, 그리고 공정이나 도면에 관해 모르면 일 자체를 할 수가 없어서 도면공부나 공정에 관한 공부는 계속해야함

그렇다고 보드맨이 꿀이냐? 그것도 아님 하루종일 PLC 모니터링하면서 운전조건 하나 잘못 만졌다간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십 수백억까지도 손실 입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뒤지게 받아서 다들 보드맨하기 싫어함

또한 화학공장 특성상 고온/고압 공정이 많기 때문에 관리 잘못하거나 뭐 잘못 만지거나 가만히 있다가도 갑자기 대형 화재/폭발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한 직업이고 화학제품을 다루다보니 건강에도 치명적임

타 분야에 비해 급여가 많은건 장치산업 특성상 공장 규모에 비해 인원이 많이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 카더라 그러니 영업이익이 직원들에게 돌아가는게 커서 그렇게 느껴지는거지

나는 뭐 어릴때  일반 사무직만큼 공부 열심히 한 게 아닌거 알고있어서 몸쓰면서 일하는데 불만은 딱히 없는데 동료들 크게 다치거나 한번씩 안전사고 나서 사람죽는거 보면 무섭긴해

산직이들 언제나 안전하게 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