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달 전부터 후지산에 가겠다고 노래를 불렀음.

올 초 한라산 정상 찍고 기고만장해져서 어디 더 높은 산 없나? 하고 찾아보던 중 눈에 띈게 3,766m의 후지산이었기 때문.

 

이제 한국 가는 비행기 기다리고 있는데 시간도 죽일겸 후지산 등반기를 한 번 정리해봤음. 혹시라도 가고싶은 사람 있으면 참고하셈ㅎ

 

...

 

쨋든 후지산만 갔다오기 아쉬워서 여기저기 들렸는데

 

돌고래 배변쇼를 봤던 오사카

 

야경이 멋지다는 말에 속아서 한밤 중 신사에서 담력훈련 했던 교토를 지나서

 

드디어 후지산이 바로 보이는 가와구치코라는 곳에 도착. 이제 저기 보이는 일본 최고봉을 올라가 볼 거다. 

 

 

가와구치코역애서 5합목이라고 2,700m 지점까진 버스를 타고 올라감. 바닥부터 올라가려면 하루 갖고 안됨. 

가와구치코에서 1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뒤로는 구름뷰 앞으로는 후지산뷰가 펼쳐지는 5합목에 도착. 

 

 

말 타고 중간까지 올라가는 서비스가 있음. 얘들이 등산로에 똥으로 부비트랩을 심어놓기 땜에 밟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처음 1키로 정도 숲숲한 길을 걷다보면

 

곧 6합목이라는 체크포인트에 도착하는데 여기부터 '진짜'가 시작된다. 마션에나 나올 법한 화산재 흙길을 포레스트 지그재그마냥 구불구불 올라감. 

 

 

중간중간 산장이 하나씩 나오는데 비싸긴 하지만 여기서 음료나 간식을 살 수 있음.

후지산 국룰 기념품인 나무 지팡이도 파는데 산장마다 스팀 도전과제마냥 스탬프를 찍어준다. 

같은 지팡이를 계속 들고 오는 사람도 있는지 어떤 백인 아재는 지팡이에 하도 스탬프를 찍어대서 원래 검은색으로도 나오나 착각함.

 

7합목에 도착하기 전 첫번째 뉴비절단기인 짱돌길이 나온다. 

여기서 만만하게 보고 등산화 안 신고 온 사람, 고도비만 외국인, 멋모르고 엄빠따라 온 잼민이 등 3할이 리타이어한다.

 

여차저차 7합목 도착. 해치웠나?

 

 

는 존나 하나도 안 줄었다. 이쯤 지도 체크를 한 번 해보니 아직 반도 못 왔다 씝

 

 

기다시피 8합목 도착. 한줄 알았는데 조금 더 가면 '본'8합목이 나옴 야발

 

드디어 본8합목 도착. 3,250미터나 올라왔다. 슬슬 구름이 발 아래 깔리기 시작함. 

 

또 열심히 기어올라가면...

 

이제 ㄹㅇ 얼마 안 남음 얏따

 

화성을 방불케하는 풍경. 저기서 넘어지면 교토까지 굴러간다는 전설이 있다

 

 

왼편 먼 곳에서 미친 경사로에서 하산의 달인처럼 흙먼지를 날리며 길을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임.

보다시피 경사가 상당하기 떔에 무릎이 안 좋은 사람을 위해 정상에서 500엔을 지불하면 하산 시 사용 가능한 썰매를 빌려준다고 한다. (구라임)

 

 

주변 구경하면서 멘탈잡고 올라오다보니 3,600미터에 위치한 가짜 정상 9합목에 도착함.

왜 자꾸 개열받게 찐이랑 짭을 나눠 놓는지 모르겠다. 쨋든 거의 다 와서 기분 좋음.

 

 

정상에 가까워지니 남은 미터수가 확확 준다. 대신 그만큼 등산로의 경사가 가팔라졌음.

 

 

숨 넘어가기 직전에 적절하게 등장하는 천국의 문을 지나면

 

 

정상석이 나온다. 한자 모르는 카이진들이 더 멋있게 생겼다고 하산로 표지석에서 인증샷 찍던데 조금 초라해 보여도 여기가 정상석이다. 

 

 

더 가니 진짜 최종 정상이 보인다. 이제 저기에 가서 일본의 정상에 서보도록 하자

 

 

드디어 등반 완료! 여기선 후지산의 분화구는 물론 일본 본토 + 해안가도 볼 수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라 가시거리가 개쩔었음. 

 

 

날씨가 너무 좋아서 저기 보이는 정상마을에서 한 30분 동안 멍때리다 내려감. 

더있고 싶었는데 직사광선에 목 뒤가 시어링되는 느낌이라 못참고 내려옴.

 

 

이제 내려가려는데 돌아버린 내리막길이 나온다. 아까 사람들이 내려가던 길이 그냥 다른 루트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내가 타던 루트 하산길이었음. 

게다가 밟으면 발이 쭉쭉 미끄러지는 토질이라 10명중 9명은 내려가면서 호랑나비 스텝을 밟는다.

 

 

근데 뷰는 죽여줌. 이렇게 날씨 좋은게 흔치 않다는데

 

 

지옥의 트레일러닝을 마친 후 뒤를 돌아본다. 하산하고 항상 드는 생각은 '저걸 어떻게 올라갔지'

 

 

그렇게 아시안은 나뿐인 버스를 타고 다시 가와구치코역으로 복귀

 

산장들이 밤에 불을 켜놓기 땜에 후지산에 별자리처럼 선이 생겼다.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난 숙소로 복귀함. 힘들었지만 보람찬 하루여따

 

 

다음 도전으로는 대만 최고봉 이자 표고 3,952m인 옥산을 가볼 예정.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혹시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