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 클럭스 클랜(Ku Klux Klan), 약칭 KKK단.

20세기초 악명을 떨치던 미국 남부의 백인우월주의, 인종차별 단체로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을 거임

 

 

 

1920년대부터 서서히 세를 불려나가던 KKK단은 1940년대 즈음에는 미국 남부주들을 중심으로 정재계에 깊숙이 뿌리내리며 법망까지 피해다니며 흑인들을 린치하고 다니는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도 그럴것이 KKK단에 가입하는 것이 정계 인사들에게 필수로 여겨질 정도로 고위관료들의 내부 친목질도 상당했고 (도쿄핫의 장본인 트루먼 대통령도 한때 KKK 소속)

특유의 기괴한 의식과 철저한 비밀주의로 베일에 싸여져 있었기 때문

 

이를 못마땅하게 지켜보던 한 남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스테트슨 케네디 (William Stetson Kennedy)

 

 

애틀랜타주의 흑인 언론이던 피츠버그 커리어의 유일한 백인 필진이었던 케네디는 KKK단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취재를 하던 중

 

직접 호랑이 굴에 들어가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비밀스러웠던 KKK단이지만 케네디에게 가입하는 것은 딱히 어렵지 않았는데...

 

그냥 술집에서 수다 떨다가 자신이 KKK단원이라는 사람을

만났는데...

 

헤이 거기 잠깐~ KKK단에 관심이 있구나?

그러면 여기 가입 신청서에 서명하고 회비 8달러만 내면 돼요~
그리고 당신도 다른 신입 회원을 데려오면 인당 4달러씩 받을 수 있다구~

 

8달러 중에 절반이나 나한테 떼어 준다고?

 

그렇죠~ 10명을 데려오면 40달러 100명을 데려오면 무려 400달러 우와!

온 애틀랜타 주민들이 가입할때까지 돈이 무한으로 복사가 된다구~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처음 가입하면 '클라발리에' 계급인데 회원을 많이 데려올수록 '클로칸'-'클랙슬러'-'클라로고' 로 레벨업 해서

우리의 '임페리얼 위저드'님의 오른팔인 '드래곤'이나 '타이탄' 까지 올라갈수 있다고요!

 

(네이밍 센스 꼬라지 ㅅㅂ...) 

좋소. 여기 가입 신청서랑 8달러.

 

그렇게 약간의 쎄함을 느끼며 다단계... 아니 KKK단에 잠입하여 지역 단원들의 신임을 얻으며 정보를 수집하던 케네디는 

 

역시나 이 새끼들이 씹거품 중2병 집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애초에 네이밍 센스부터 오글거리며 의식이랍시고 하는 게 불타는 십자가 놓고 주위를 빙빙 돌 뿐인 집단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면서 클로칸 등급으로 레벨업도 하고 탈세 증거 등 조직 중심부의 정보들을 얻어가기 시작하면서 케네디는 슬슬 폭로할 타이밍을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피츠버그 커리어는 흑인들만 보는 신문인데 거기다 폭로하는 건 의미가 없잖아. 이를 어쩌지...

 

치직... 곧 이어서 라디오 연속극 '슈퍼맨의 모험'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극악무도한 나치당 녀석들! 네 이놈 히틀러! 오늘도 너희들의 작전은 실패다!"

"뭣! 슈퍼맨이라고! 어디로 들어온 거지?"

"정문으로 들어왔다"

"뭐야, 크렙스! 또 정문 잠그는 걸 잊어버린 거야?"

"이쯤 되면 바로 히트 비젼~ 뿌슝빠슝뿌슝"

 

아니 전쟁 끝난지가 언젠데 지들이 뭔 서프라이즈도 아니고 맨날 히틀러 얘기만 쳐하네

아빠 채널 돌려도 돼요?

 

앗...! 어쩌면 라디오 연속극을 이용하면...

 

 

당시 미국에서는 슈퍼맨을 소재로 한 어린이 타깃의 라디오 연속극이 유행이었는데

당시의 마블&DC 코믹스가 으레 그랬듯이 프로파간다성이 강해서 주로 등장하는 적은 독일군, 일본군 등 추축국 군대였지만 전쟁이 끝나서 슬슬 소재가 고갈되던 찰나였다.

 

님들 제가 소재 하나 드림ㅋㅋ KKK단이 사실은 어쩌구저쩌구...

하고 편지 쓰고 우표 붙여서 발송!

 

이렇게 케네디와 라디오 방송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방송국 작가는 KKK를 슈퍼맨의 새로운 적으로 설정한 새로운 시나리오를 써내려가기 시작했고...

 

금방 '슈퍼맨 vs 불타는 십자군 (Superman vs. The Clan of the Fiery Cross)' 이라는 이름으로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금방 미국 잼민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슈퍼맨 팬티 입고 나치 때려잡기에서 KKK단 때려잡기로 바뀌었으며

케네디가 디테일하게 알려준 KKK단의 계급 체계나 내부 의식 등도 슈퍼맨 연속극 속에 재현되면서

KKK단의 이미지는 미지의 공포의 대상에서 한순간에 중2병 씹덕 집단으로 전락하게 되었고, KKK단 내부에서도 쪽팔려서 이탈하는 사람들이 속출하며 급속도로 와해되게 되었다.

 

KKK단의 악행을 아무리 알리려고 해도 관심도 없고 움직이지 않던 대중들이, KKK단이 조롱거리가 되자 움직인 것이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요? 비판보다 조롱과 풍자, 밈화가 더 무서운 거라는 거지요.

 

오늘날에도 먹히는 교훈인 것 같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