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내가 어렸을 적 이야기다.
우리 집의 내 방에는 조그마한 옷장과 같은 다락이 하나 있었다.
그 공간은 책상 하나가 들어가면 꽉 찰 정도지만, 높이는 꽤 높았다.
그래서인지, 그 곳에는 더 이상 쓰지 않는 잡동사니 물건들이 쌓이게 되었다.
그중 가장 신기했던 것은 전화기처럼 생긴 이 물건.
1~9, 그리고 0의 숫자 버튼이 있고 ENTERANCE라는 버튼이 있었다.
그리고 계산기에서 항상 보던 작은 숫자 표시 화면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쪽지가 붙어있었다.
쪽지에는 번호마다 지구상의 좌표가 할당되어 있다고 하며, 번호를 누르고 ENTERANCE를 누르면 그 곳으로 순간이동 한다고 적혀 있었다.
또 쪽지에는 두 손을 들고 주먹을 꽉 쥐고 눈을 감으면 원래 세계로 돌아올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우리 가족 누구도 이 물건을 여기에 넣은 기억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 신기한 물건의 일지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 실제 구글 스트리트 뷰를 참고하여 상상력을 가미해 적어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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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2013-03-02
딱히 어디론가 이동되지 않는다.
2013-03-02
여러 번 눌러봐도 어디론가 이동되지 않는다. 현재 위치를 저장하는 번호인 것 같다.
[1] 위도 38.3590479, 경도 22.9590351
2013-03-02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그리스의 코로네이아라는 한 작은 소도시이다.
누군가 이미 왔다 간 듯 많은 낙서가 쓰여져 있다.
2020-11-27
오랜만에 와 보았다. 날씨가 참 춥다.
어떤 아저씨가 오더니 도대체 여기 볼게 뭐가 있다고 관광객이 자꾸 오냐고 한다.
확실히 이 버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나 혼자가 아닌 것 같다.
[2] 위도 경도 불명
2013-03-02
GPS가 터지지 않는다. 왜인지 모르겠다.
어두운 밤이었고,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침엽수 숲이었다.
누군가 자꾸 따라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길래 얼른 돌아왔다.
다신 오고싶지 않다.
[3] 위도 경도 불명
2013-03-02
초목이 적은 소도시이며, 사람들의 인종이 대부분 흑인이었다. 영어가 조금씩 통한다.
어떤 나이드시고 키가 큰 분이 오시더니 나를 슬쩍 눈흘겨본다.
그리고 어디론가 들어가시기 전에 다시 머리를 빼꼼 내비쳐 나를 다시 본다.
그제서야 다시 문을 열고 사색이 된 얼굴로 나에게 다가왔다.
영어를 하시는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월렛! 월렛! 쇼 유어 월렛!"
돈을 뺏고자 함일까? 일단 순순히 지갑을 열어주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더욱 놀란 표정으로 지갑을 돌려준 채 어디로 데려가려 했다.
난 무서워서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다.
[4] 위도 1.1101722 경도 104.0676456
2013-03-03
덥다. 열대지방인가 보다. 그냥 길거리에 사람도 딱히 없다.
위협이 될만한 무언가도 없고 특별한 이상은 없다.
GPS를 확인해보니 싱가포르 아랫 동네 바탕 섬이란다.
싱가포르 여행하고 싶을 때 이곳으로 오면 될 것 같다.
[5] 위도 경도 불명
2013-03-03
GPS는 또 안된다. 이 병신 GPS는 맨날 안터지나 보다.
양 옆에 숲이 있는 작은 도로였다.
그리고 표지판에 글이 써져 있었다.
"Дякуємо ЗА ЧИСТЕ"
러시아어인가?
조금 더 걸었다.
40속도 제한을 뜻하는 표지판, 그리고 초소같이 생긴 곳에 적힌 CAH 라는 글자가 보였다.
신기해서 조금 더 걸었다.
낫과 망치가 보이고 거기에는 글씨가 써져있었다.
"Чорнобил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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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내용 늘려나가려 합니다.. 참고로 숫자의 규칙에는 해당 공간에 대한 정보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
내일까지
지구상 위도 경도 좌표를 입력해서 이동하는게 아니라
숫자 조합해서 엔터 누르면
그 숫자에 저장된 특정 좌표로 이동한다는거죠??
몇번을 눌럿다는것도 알려주면 조을듯
1인1오토코노코보급정책
넹 그렇읍니다. 앞에 0, 1, 2, 3 표기된게 그 숫자에요
올그떠사냥꾼
체르노빌
니말이맞음
더 줘!
보르쥐
7번쯤이면 이미 죽는거 아닐까
IVV
한번더 3번 갔다와줘!
또잉2
설정이 굉장히 재밌네요. 밈이라고 해야되나? 5번은 좀 뻔한 소재같아서 쫌 별로였습니다.
각 방문장소, 상황에 대한 살이 더 붙으면 더더더 재밌을거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