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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면 바텐더들이 좋아 죽는다는 칵테일, 라모즈 진 피즈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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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잠시 외도를 했는데, 오늘은 평범하게 술 이야기로 돌아와보자.

 

그래서 오늘 할 술 이야기는 라모스 진 피즈라는 칵테일에 대해서야.

 

아마 칵테일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쯤 들어보고, 바텐더가 가장 싫어하는 칵테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거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일종의 밈이니까 너무 진지하게 받지마.

 

이 칵테일이 한 때 바텐더들이 기피했던 이유는 과거에 재료를 갖춘 곳이 드물었는데다가 일종의 밈화로 인한 거지 생각만큼 힘든게 아니야.

 

그럼 오늘은 이 칵테일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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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모스 진 피즈, 이 칵테일은 뉴올리언스의 바텐더 헨리 C 라모스에 의해서 만들어진 칵테일이야.

 

1888년 뉴올리언스 Gravier Street에 있는 Imperial Cabinet Saloon 이라는 자기 가게에서 만들어낸 레시피로, 당시에는 뉴올리언스 피즈라는 이름으로 불렸지.

 

이 칵테일의 재미있는 점은, 만드는 퍼포먼스에 있어.

 

술과 계란 흰자, 크림, 레몬이 들어가는 만큼 제대로 섞지 않으면 유지방과 단백질이 응고되면서 분리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칵테일보다 많이 흔들 필요가 있었고, 덕분에 12분 동안 흔들어서 만들어야 한다고 명시했지.

 

그리고 그 과정은 혼자서 하다가는 바텐더의 팔목이 나가는 만큼, 전문 바텐더가 아니라 쉐이커 보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대동하고 단체로 쉐이킹을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최초의 쇼잉 칵테일이라고 할 수 있어.

 

20명의 바텐더가 돌아가면서 쉐이킹을 끊임없이 이어나가는 모습은 1888년의 볼거리도 없던 시기에 꽤나 유망한 볼거리였고, 그로 인해서 이 칵테일은 당시 뉴올리언스를 대표하는 칵테일의 위치에 오르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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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루이지애나 주의 주지사이자, 이후 대권주자로까지 발돋움 했으나 암살당한 휴이 롱 같은 경우도 이 음료의 팬으로, 헨리 라모스 사후 루즈벨트 호텔에서도 똑같은 방식의 퍼포먼스를 하게 만든 사람이야.

 

2차 세계대전 전가지, 이 칵테일의 인기를 남부에서 절대적이었지.

 

하지만 들어가는 재료와 만드는 수고등의 이유로 생각만큼 퍼지지는 않았어.

 

휴이 롱은 이후 뉴욕으로 가서도 루즈벨트 호텔의 바텐더를 데리고 와서 자신이 자주 가는 뉴욕커 호텔에 이 칵테일을 알려주기도 했지. 뉴욕에서 이 칵테일을 마시고 싶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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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이 칵테일의 장점은 풍부한 거품이야.

 

계란을 이용한 칵테일, 아니 음료 가운데서 이것 만큼 그 변화가 다이나믹한게 없어.

 

일종의 머랭과도 비슷한 효과인데, 계란 흰자와 크림의 단백질에 레몬과 라임주스의 시트러스가 만나서 응고되는 현상을 탄산을 넣어서 가볍게 밀어 올리면 단단히 굳어진 거품이 잔 위로 솟아 오르는 모습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신기함을 불러 일으키는 매력이 있어.

 

그 때문에 이 칵테일은 한동안 잊혀져 있다가, 2010년 즈음을 기점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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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여기서 재미있는 건, 이 칵테일을 만든 헨리 라모스라는 사람의 이야기야.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바텐더, 혹은 사업가로 알고 자세히 찾아보지는 않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

 

우선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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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메이슨이야.

 

부고기사에 따르면, 사망 당시 프리메이슨 32도로 프리메이슨 가운데서도 최고 등급 바로 아랫 단계였다고 하더군.

 

덕분에 말년에는 금주주의자로 돌아섰다는 이야기도 있어.

 

게다가 무척이나 금욕적인 생활을 했고, 술을 파는 건 진지했지만, 술을 마시고 떠드는 건 안좋아했다는 아이러니함을 가진 사람이기도 해.

 

실제로 그의 가게는 저녁 8시면 문을 닫았고, 일요일에는 딱 2시간만 영업을 했다고 해.

 

가게에서 근무할 때 가게 안에 술에 취한 사람이 있는 지 항상 살폈고, 조금이라도 취한 사람을 발견하고 바로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하지.

 

심지어 자기 고객이 가게 밖에서 술을 마시다가 취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찾아가서 그만 마시라고 할 정도로 깐깐한 사람이었다고 해.

 

아이러니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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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그는 1928년 사망했어.

 

1919년 미국에서 금주법이 제정되고, 위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철저하게 원리원칙 주의자인 동시에 금주주의자였던 그는 금주법이 시작되는 날 자정, "마지막 진 피즈를 팔았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영업을 종료했고, 약 10년 뒤 사망했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의 칵테일은 그가 남긴 자세한 레시피 덕분에 이후에도 기록으로 남을 수 있었고, 2000년대를 넘어서 약 100여년 만에 다시 부활해서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지.

 

과거에 수많은 바텐더가 자신만의 칵테일을 만들고 레시피를 남기도 않고 죽은 데 반해서, 그는 레시피를 물어보는 이들에게 친절하게 레시피를 가르쳐줬어.

 

그리고 12분의 쉐이킹을 강조했지.

 

 

 

 

 

 

참고로 예전에 실제로 12분 동안 쉐이킹을 한 적이 있는데, 6분쯤 쉐이킹을 하는 시점에서 이미 쉐이커 안에 얼음을 모두 없어지고 용액의 온도는 이후 조금씩 오르는 등, 별로 좋지 않은 결과물이 나왔어.

 

현대에는 여러 테크닉을 통해서 실제로 12분이 넘게 쉐이킹을 하거나 하지 않고 만들고 있지.

 

한국에서도 2014~15년 경에 꽤나 유행했고, 당시 바에 계란이나 크림, 오렌지 플라워 워터를 모두 가지고 있는 가게가 드물어서 만들 수 있는 곳을 찾았던 기억이 나.

 

이후 한국에서도 유행을 하면서 이제는 어지간한 바라면 대부분 만들 수 있는 칵테일이 되었지만 말이야.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바텐더들이 못 만든다고 자주 이야기를 듣자, "그거 힘들어서 못 만든다고 하는 거 아닌가?" 라는 말이 돌기 시작하고 이내 바에서 시키면 바텐더가 싫어하는 칵테일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

 

근데 바텐더들은 오히려 이거 시키는 거 그렇게 싫어하지 않아.

 

한 때 바텐더들끼리 누가 더 거품을 높이 쌓나 라는 소소한 경쟁도 있었고 말이야..

 

 

만들어 달래서 만들어 보는 칵테일

 

 

어제 올렸던 영상에서도 보다시피, 만들기 시작하면 6분 내에도 완성이 가능한 칵테일이야.

 

 

 

 

 

맛은 뭐, 굳이 따지자면 부드러운 식감을 가진 꽃향이 나는 요거트랄까?

 

오렌지 플라워 워터의 유무로 인해서 맛이 많이 변하는 데, 개인적으로는 안넣는 게 더 맛있는거 같기도 해.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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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댓글

친한 형네 바 실제로 99,000원임ㅋㅋㅋㅋㅋ시키지말란뜻이었군 역시

0

그럼 대부분 바에서 만들수있는 재료는 갖춰놨지만 손이 많이가서 만들기싫어하는 칵테일은 뭐가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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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니말이다맞아

음 레인보우…? 뭐 요즘은 만들지도 않는 칵테일이지만

0

제로음료 칵테일 추천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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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드립하면안됨

그런 건 없다.

0

신선한 라모스 진피즈 드라이 쉐이킹, 핸드믹서 없이 크러쉬드 아이스로 15분 간격으로 4잔 주세요

0
@사실생각같은거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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