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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고민글 올렸는데 결국 완전히 독립하기로 결정한 이유, 그리고 새로운 고민거리?

01a8eed9 2024.03.03 263

나이 20중후반 휴학 취준생 신분임

 

그렇다 우리는 이런걸 개백수라 부르기로 했음

 

내 경우 독립을 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몇 가지 있는데 사실 가장 큰건 부모님의 영향과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이 가장 컸음.

 

 

 

 

 

흔히 말하는 유복한 가정 출신이란게 내 얘기일 것 같음

 

대학 다니면서 용돈을 100만 단위로 받았고 본가도 넓은 신축 아파트임. 그래서 솔직히 말해 내가 돈을 번 적 자체가 거의 없었음.

 

경제권 자체가 부모님께 있는 것도 컸음. 군 적금도 부모님 드렸고(아직도 왜 그걸 드렸는진 나조차 이해가 안 되지만), 내 통장 잔고에 500만 원 이상 있는건 어릴 때부터 넣어둔 적금 뿐임. 투자란 것을 해본 적도 거의 없었음.

 

기만이라고 죽창을 들어도 좋지만 그 전에 내 얘기를 좀 더 해보고 싶음.

 

 

 

 

 

 

난 석박 과정이 필수인 전공을 다니면서, 긴 학업 기간과 부모님의 지원을 당연시하였음. 내 주변이 그랬고 내 스스로가 그랬음.

 

부모님도 나도 내 주변 사람들도, 여유가 있으면 지원을 받으면서 공부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하였음.

 

부모님은 자수성가하신 분들임. 조부모님의 지원 없이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을 일구었고 현재는 크진 않아도 나름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심. 나는 두 분의 능력이 매우 대단하다 생각함.

 

그리고 나는 기대에 부응하게 썩 괜찮은 학업 성취를 보였음. 그 결과 이 분야에서 가장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었고,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되었음.

 

부모님께선 자녀의 성장에 있어 풍부한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셨고, 당신께서 젊은 날에 고생한 것을 자녀들은 겪지 않길 바라셨음.

 

사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빠지는 등 여러 결점들로 인해 학업 성취, 대학생활 모두에서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그건 뒤에 가서 할 이야기.

 

 

 

 

 

그러나 취업 문이 닫히고 석박 과정 역시 예상보다 늦어지며 난 점차 나태해져갔음.

 

그 나태함의 가장 큰 원인은 물론 나 자신임에 변명의 여지 없음. 내가 일하지 않았고, 내가 활동하지 않았음. 개인적으로 하던 활동에 갈등을 겪으며 멘탈이 무너졌던 때도 있긴 했지만 그게 변명이 될 수는 없음.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나태할 수 있었단 점 자체가 컸음.

 

백수 상태에서도 취준이란 명목으로 용돈을 받았고 본가에 거주하니 돈 쓸 일이 없었음. 작지만 모아둔 돈도 있겠다, 결국 생활이 나태해져가더라.

 

하루 종일 인터넷 커뮤니티만 들여다보다 밤에 술을 마시고 새벽에 잠들어 다음날 오후에 일어나도. 해장이란답시고 차를 몰고 멀리 동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짬뽕을 먹고 근처 카페에서 또 다시 개드립이나 하다 밤 늦게 들어와도. 힐링이란답시고 지방 사는 친구 보러 KTX 타고 당일치기로 부산을 갔다 와도. 서울의 맛집이라는 곳들을 지하철로 돌아다니며 다 찍고 다녀도. 국내여행이 재미 없다고 오사카 친구를 보러 홀랑 떠나가도.

 

이렇게 보니까 참 맛있게 살긴 했음 ㅋㅋㅋ

 

 

 

그렇다고 내가 행복했냐 하면, 그건 아니었음.

 

분명 욕 먹을 말이지만 내 일련의 돈지랄은 결국 도피처였음. 술친구도, 맛집을 위한 여행도, 공부 행세를 하는 술터디 모임도.

 

하다못해 학교 친구들조차 만나지 않았음. 마치 인터넷 커뮤니티처럼 언제든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가벼운 관계를 원했으니까.

 

 

 

 

 

내가 가장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작년 한 해 동안 그 어떤 일도 하지 않던 것임.

 

그래도 호기심에 넣어본 모 대기업에 최종까지 갔고 그 외에 여러 인턴도 알아보곤 했는데 그 시간에 공부를 하라는 만류와 내 스스로의 나태함 탓에 결국 이것들을 모두 접고 말았음.

 

결과적으로 사회경험도 못 해보고, 특별히 그 사이에 한 일도 없었음. 성적이 잘 나온 것은 사실이나 돌이켜보면 그 정도까지의 시간과 지원을 필요로 하는 공부는 결코 아니었다는게 내 생각임.

 

 

 

 

 

독립을 하게 된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컸던건 생각보다 내가 집에 많이 의존적이란걸 깨달은 반면 가족들과의 의견에 괴리가 있단걸 느낀 이후부터였음.

 

특히 투자. 부모님과 나는 집안의 투자 관련하여 갈등을 겪었고, 당연하게도 나는 간섭하지 말라는 답밖에 들을 수 없었음. 경제적으로는 풍족했지만, 정작 내 스스로는 작은 투자조차 어렵단걸 느꼈음.

 

나의 나태함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놓쳤고, 모든게 절실하지 않았음. 절실하지 않으니 단 한 번도 제대로 시도하지 않았고, 모든게 만만해보였던게지.

 

 

 

 

 

독립을 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 그러나 확실히 행복함.

 

그건 가족에게서 떨어져 행복한게 아님. 스스로의 주체성을 찾아간다는 그 자존감이 있더라.

 

이전에도 자취한 적은 있지만 그때는 모든 생활비를 지원받았던 반면 이번에는 스스로 부담하게 되었음.

 

분명 노동으로 인해 소비되는 시간은 많은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이 더 공부량이 많음. 더 성실하고, 더 행복함.

 

공부에 다시 절실함이 생겼고, 무엇을 해나가야 할지에 대한 의식이 생겨나감.

 

아직 초창기라서 정말 이게 잘 될지는 모르겠음. 어쩌면 언젠가 갑자기 우울하다며 또 징징댈지도 모르지. 다만 적어도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으면 좋겠음.

 

의존하지 않는다는 자의식을 가지는게, 생각보다 자존감 형성에 큰 것 같음.

 

 

 

 

 

 

 

 

 

 

지금 생긴 새로운 고민거리는 기존의 관성화된 생활 패턴, 특히 커뮤니티 중독을 어떻게 개선할까임.

 

나는 이미 익명의 관계, 일회적인 관계에 중독되었다 생각함. 사람을 대면하는데 있어 큰 두려움을 느끼진 않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지 모를 불안감을 마음 속에 가지고 있음.

 

그러니 커뮤니티가 참 편함. 이 곳에선 누굴 대면할 필요가 없거든.

 

내가 누군가와 관계를 오랜 기간 지속할 수 있을까 라는 것 자체가 의문이 되었음.

 

지금껏 그런 일회성 관계에만 집중해왔지만 언제부턴가 인생에 큰 현타가 오기 시작하더라.

 

하다못해 그 모임에서조차 나는 친구가 없었음. 놀줄은 알아도 친구로 가까이 지낼줄 몰라서.

 

이 커뮤니티로의 도피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은 의식하지만 그 이상의 움직임이 여전히 두렵다.

 

나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어떤 모임이라도 다시 나가야 할까?

 

2개의 댓글

e0d0e6f6
2024.03.03

기존의 관성화된 생활 패턴, 특히 커뮤니티 중독을 어떻게 개선 여기에는 운동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누군가와 관계를 오랜 기간 지속할 수 있을까 라는 것 자체가 의문은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결혼생각이 있어서 이성관계의 관계라면 모를까 친구~ 억지로 만들 필요는 없을 것 같아.

0
511e8890
2024.03.03

걍 부모덕에 그만큼 하고 사는건데 빨리 정신차리셈.. 유복하니 어쩌니 재미로 낸 대기업 최종이 어쩌네 미사여구 붙이지말고..

평범한 집에서 태어났으면 앰생엘리트코스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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