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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편의점 알바할때 썰

78dd2cd5 2022.02.14 182

개진상 아저씨랑 친해져서 

근무 도중에 아저씨가 치킨사오면 소주 내 돈으로 사서 

주고 치킨 한두조각에 소주 두어잔 같이 먹고 그랬었다. 

어디서 구걸해왔는지 오천원 천원 들고와서 소주 한두병 사고 남은 건 너해라! 하고 가던 그 아저씨 

구걸에 실패해서 돈없는 날이면 편의점 와서 손님들한테 

천원만.. 이러고 다니던 아저씨.. 

하이고 아저씨.. 하면서 너해라! 하고 줬던 동전, 지폐 꺼내서 

소주 사서 아저씨한테 주곤했다. 

내가 하는 말은 참 잘들었던 아저씨였는데 

점장한테 물어보니 그냥 진상 부리면 소주한병 쥐어서 보내라 

했었다. 

그냥 저냥 지내다보니 친해져 버렸고 말동무가 필요한건지

외로웠던 건지 손님 없는 시간에 딱 맞춰 와서 밖 테이블에 앉아 나를 부르곤 했었다. 

쓰잘데기 없었던 대화들이 쌓이고 보니 아저씨의 인생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나름 일터에서 잔뼈가 굵었었고 돈도 나름 잘 벌었었다고 한다. 한순간의 실수로 손가락 두개를 기계에게 잡아먹히고 길거리에서 천원 이천원 구걸해 소주 한두병 먹으며 지내다보니 나를 알게됬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아저씨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들이 나보고 창피하단다. 밖에서 빌어먹는거 다 알고 있었나봐 

아들 몇살인데요 

- 18살 

창피할만 하네요. 

- 그렇지? 

그러곤 입을 꾹 닫아버렸고 어색한 침묵이 잠시간 이어졌다. 

담배 한까치의 재가 모두 타버렸을 무렵 아저씨는 남은 소주를 들이키고는 그대로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리고 일주일동안 아저씨를 보지 못했다. 

거의 매일같이 보던 아저씨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질 무렵 

면도도 하고 머리도 감았는지 깔끔해진 아저씨가 만원을 건냈다. 

- 호빵 새개만 줘 

오랜만이네요?? 뭐하다 오셨어요 얼굴 까먹는줄 알았어요.

- 이제 안올거야 남은 돈은 너 써 

왜요? 왜안와 뭔일 있어요? 

- 나 다시 일 시작 했어 술도 끊고 다시 살아봐야지 

좋네요.. 축하드려요 

- 고맙다. 

하고 휙 돌아선 아저씨의 뒷모습이 낯설어 보였다. 

그리고 아저씨는 보지 못했다. 

혹시나 하며 남겨뒀던 마지막 잔돈은 쓸일이 없어보였다. 

알바를 그만두며 남겨뒀던 잔돈으로 담배를 사고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눴었던 밖 테이블에 앉아 천천히 담배를 피웠다. 

 

 

가끔 생각나더라 아저씨 

손님들한테 천원만.. 이럴때 손잡고 와서 그러지말라니까!!

하고 소주 하나 드리고 술만 먹으면 속버린다고 안주도 가져다 줬었는데 뭐하고 지내실까

 

 

3개의 댓글

c85c1a5f
2022.02.14

정많은 친구구나

0
786e3f8d
2022.02.14

인싸련

0
a8d23de3
2022.02.15

https://www.dogdrip.net/383559620

개드립 갔어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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