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수상한 소년(1)

 

 

 

"크헉!"

 

 

차갑게 얼어붙은 공기가 나에게 일어나란 듯이 숨을 불어 넣어 주며 정신을 일깨워주었다. 

 

그러자 나는 그렇게 놀란 듯 눈을 번쩍 뜨며 일어나고,  내 몸속에 있는 기분 나쁜 액체를 뱉어내며 토하듯 수십 번 기침한 후, 호흡을 가다듬은 뒤 조금 진정이 되고 주변을 조심히 살피었다.

 

이상한 기계들, 뭔가 알 수 없는 액체가 든 유리병, 그리고 기이한 소리

 

게다가 정말 이상한 건 주변에 듣도 보지도 못한 괴이한 형태들의 과일이 널려 있다는 것이었다...

 

 

"하아 하아... 크읍... 여긴 어디지...? 그리고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난 매우 혼란스러웠다. 장소도 별다른 기억도 없었으니 말이다. 

 

"크학... 어쩃든 출구부터 찾아야겠어"

 

난 몸을 비틀거리며 벽을 짚은 후 먼저 이 실험실을 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실험실 문을 연 후 긴 복도가 나를 맞이 하였다. 그리고 복도를 두리번 두리번거리며 살펴보니 마침 이 건물의 구조를 나타내는 지도가  있었다.

 

난 성치 않은 몸을 가눈 채 지도 앞에 다가간 후 건물의 지도를 훑으며 이 건물의 구조를 대강 익혀 나갔다.

 

"크흠 보니깐 난 지금 지하 5층에 있구나..."

 

지금, 이 건물은 지하 5층부터 5층까지 총 10층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나는 출구는 1층에 있는 걸 알아냈다.

 

"하아... 빨리 나가야겠어 내 몸이 본능적으로 이곳을 나가고 싶어해..."

 

난 그렇게 계단이 있는 쪽으로 몸을 돌리고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층 한층 올라가며 생각했다.

 

나에 대해서, 난 누군지, 내가 뭘 했는지, 어떤 사람인지를 말이다.

 

그렇게 어느덧 시간이 모래처럼 흘러가며 1층에 다 올라 왔고 이윽고 문 앞에 서게 되었다.

 

"하아 하아... 드디어 문 앞까지 왔구나... 빨리 나가자"

 

"크응차..."

 

난 그렇게 애교 섞인 신음소리를 내며, 육중한 철문을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양손으로 문을 열었다. 

 

그렇게 문은 세상에 보란 듯이 활짝 열리고 따사로운 햇님이 나에게 미소 지으며 환하게 비춰주었다.

 

 

그러자 예기치 않은 햇빛에 나는 눈이 너무 부시었고 이윽고 점차 익숙해지고 바깥 풍경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처음 깨어났을때 처럼 눈을 크게 뜨며 놀란 채 세상을 바라보았다.  

 

"여긴 도대체..."

 

대자연이 건물들을 어미처럼 품 듯,  짙은 초록색 나무들의 뿌리가 도시 건물들을 따듯하게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따사로운 주황색 햇빛이 어우러져 부식된 건물들의 피폐함과 우거진 나무의 생명력이 서로 대조를 이루며

어느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배경이였다.

 

"아름답다"

 

나도 모르게 쓸데없는 미사여구가 나와 버렸다.

 

그렇게 넋 놓고 배경을 바라보던 중, 무언가 깨달으며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지금, 이 상황은 분명 내가 알던 세상과는 달랐다. 적어도 이런 세상은 아니었던 걸로 내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난 그렇게 이질감을 품은 채 다시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2개의 댓글

202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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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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