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제주도 정착 한지 4주

※사실 지금 제주도 정착한지 9개월 정도 되었으며 이 글은 정착 4주차에 느낀 소감을 적은 글이다.

 

#1) 빡쳐서 퇴사

 

제주도를 향한 여정은 정말 영화같이 이루어졌다.

 

29년 넘게 부모님이랑 함께 살고 있었다.

군대말고는 독립자체를 해보지 않았고, 꿈도 못꾸었다.

먼저 2년넘게 다니고 있던 서울 어느회사에서 나는 사수와 사이가 매우 안좋아진 상태였다.

당연히 다른회사 이직도 고려하곤 있었다.

지원한 이력서들엔 답이 없고, 가족과 지인들은 퇴사후 재취업은 무직기간이 길어질수 있으니

일을 다니다가 이직하는것이 낫다며, 계속 버티며 다녀보라며 조언하였다.

서울 여러회사에 이력서를 넣었다.

 

친한 사촌누나가 마침 제주도로 이직을 준비하면서 내게 말하였다.

"우리 다같이 제주도 이주하면 방하나 내주겠다"며 내게도 제주도 이직을 권했다.

농담인건 알지만, 그래서 뭐 어차피 이력서 보내는게 돈드는것도 아니니, 조건을 보고 나름 괜찮은 조건의 구인중인 제주도 회사 몇군데 이력서를 보내놓았다.

 

사수는 팀장을 역임하면서 점점 갈등이 심화되던중 나를 고의적인 업무배제를 하기 시작했다.

월급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3~4주정도를 버텼다, 책상앞에서 모니터를 바라보며, 없는일을 만들어서 어떻게든 독하게 버티려 했다.

점점 멘탈적으로 힘들고 스스로가 비참해졌다. 처음엔 버텨보려다가 가만히 있으면 내가 미치겠다는 생각이들어, 더 높은직급의 임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임원진은 혹시 내가 노동청에 신고할까봐(고의적인 업무배제는 정당한 신고사유)어떻게든 쌍방의 갈등으로 정의하고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보고서, 감정이 끓어올라 결국 내가 나가겠다 말하였다.

 

갑작스레 결정한 퇴사결정이었지만, 주변에 고민을 털어놓으며 몇달간 힘들어했던걸 본 주변사람들은 

그래도 나무라기보단 그동안 고생했다며 위로해주었다.

 

#2) 갑자기 이렇게?!

퇴사후 다시 맞이한 백수생활

오랜만에 늦잠을자고 백수친구랑 동네에서 여유롭게 점심을 먹었다.

얼마만에 느낀 이 해방감.... 참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앞자리가 064... 지역번호 인가? 

070이었으면 안받았을텐데 뭔가 심상치 않은 촉이 왔다.

 

이력서를 넣었던 제주도 한 회사에서 전화가 온 것이다....

전화를 준 면접 담당자는 전화로 일단 간단한 의사를 물었다.

"서울에 사시선데 저희 회사가 제주도에 있는거 알고 지원하신거죠?"

"합격하면 출근할 생각이 있으신거죠?"

그렇게 비행기 타고오는 시간을 고려하여 면접날짜를 잡았다.

 

순간 벙쪘다. 

'퇴사한지 하루만에 전화가 온다고!!!? 뭔 심즈게임 직업 구하는것도 아니고....'

물론 이력서를 넣은건 몇주전에 넣었던거지만, 퇴사한 바로 다음날에 면접제의 전화가 온것이

너무 타이밍이 기가막혀 헛웃음이 나왔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제주도로 면접을 갔다.

마침 제주도에 정착한 친척들이 있어서 거기서 하룻밤을 묵었다.

 

그동안의 경험과 나를 적극 홍보한 결과 합격하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제주도에선 it, 디자인 계열 전공의 젊은 2,30대가 서울로 자꾸 떠나서

인력이 귀한 상황이라 한다.

 

서울에서 받던 연봉보다 더 높은 연봉으로 계약하였다.

(이건 흔한 케이스가 아니라고 한다. 제주도는 임금이 원래 낮은편이다. 나 때문에 희망을 갖지 마시라...)

 

 

#3) 집 구하기

바쁘게 집을 구하였다. 제주도에서의 면접합격, 이전보다 더 높은 연봉이라는 조건에 가족들도 순순히 납득하였다.

집은 연세(월세의 12개월치를 한꺼번에 내는)라는 개념이 있고, 서울보다 월세가 싸거나 비슷한편이지만, 보증금이 낮아서

다행히 대출없이 그동안 모은돈으로 연세계약을 하였다.

 

3월 말부터 정착생활이 시작되었다.

첫 독립이자, 제주도 생활은 신기하고 새로운 것들이 많다.

쓰레기는 요일별 분리수거를 해야 되고,

제주도는 음식물 쓰레기봉투가 없다! 개인 봉투에 담아서 일일이 무게대로 T머니로 요금을 낸다.

버스 배차가 길어, 개인 차량의 존재가 중요해지고

주말마다 붐비는 관광객들로 인해, 내가 여행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되면서 계속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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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9개월차 제주도민이 남기는글

 

제주도 정착! 이런 분들에게 추천한다.

 

-부모님 잔소리로부터 독립하고 싶은 캥거루족

-당장 만날 친구 없어도 컴퓨터,TV만 있으면 되는 혼자살아도 문제없는 아웃사이더

-주말마다 여행하고픈 워라벨 라이프 추구 하는자

 

2,30대 싱글이신 분들이 제주 정착 시작하기위한 초반 기초자금은 

내생각엔 최소 300만원 정도 있으면 가능하다봄. (대신 일을 구했을 시)

제주시 풀옵션 원룸은 보증금100 월세30 관리비3만 정도면 입주할 수 있다.(1년을 산다면 임대료가 500만원정도에 세이브)

물론 이건 정말 싼 원룸이고, 당연히 조건하나하나 따지다보면 자연스럽게 임대료도 올라간다.

 

일단 9개월동안 제주도 부동산을 틈틈히 취미로 봤는데,

월세 4~50만, 연세 500만(보증금은 거의 1~500정도? 천만원단위는 거의 없다.)

전세 7천(전세매물 별로 없음)

이정도면 깔끔하고 좋은 제주도 풀옵션 원룸,1.5룸이나 오피스텔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박시 네 말이 맞음)

 

단기 알바로도 먹고 살 수 있는건 가능한것 같다.

숙식알바도 있고, 알바 월급은 대충 200만정도에 빡센유명식당같은곳 풀타임은 200후반대에 구인하는 글도 보았다.

 

 

 

 

 

 

 

 

 

 

 

수기를 원하는 분이 있어서 예전에 일기장에 썼던 글 옮겨봄

 

82개의 댓글

2021.11.21
@떨븐홍시

나 제주도 와서 30킬로는 찐 것 같음. 그냥 숨만 쉬는 것도 우울해진다ㅎㅎㅎ

0
2021.11.21
@강력계순경

나도 한 10키로 찜...

0
2021.11.21
@떨븐홍시

지금부터 짐 등록해서 운동 가볍게 하는 걸 추천한다... 나도 여기 오기 전엔 그래도 사람이었는데 점점 흑돼지가 되는 듯... ㅋㅋㅋㅋㅋ

0
2021.11.21
@떨븐홍시

ㄹㅇ 오픈톡방 금방 친해지는데 또 금방 식음ㅎㅎㅎ

0
2021.11.21

제주살면 집이 숙소가 된다는 만화가 사실인가요

0
2021.11.21
@지나가는잉여

케바케이겠지만. 과장이 많다고 생각됨. 자극적이니깐 지지극장뜬거겠지

0
2021.11.21
@지나가는잉여

첨엔 나도 친구들 막 오라고 초대하고 그랬는데, 매너있게 써주는 친구들도 있는가 하면, 좀 상식에 어긋나는 생활예절 있는 친구를 겪고나니... 나도 그이후부턴 잘 초대 안하게 되더라. 하루이틀정도 재워 주는건 괜찮구

0
2021.11.21

여유만 되면 저기서 살아보고 싶다.

0
2021.11.21
@이나온주사위

찍먹으로 일주일살이, 한달살이도 있음

0
2021.11.21

오래오래 살수 있길 바란다. 제주는 처음 2-3달은 여러 호기심에 보낼만 하지만, 괜히 예전부터 유배지가 아니다.

0
2021.11.21
@캠퍼밴

주의하라는 조언과 글을 많이봐서 항상 참고는 하고있음 ㅎ 감사

0
2021.11.21
@캠퍼밴

ㄹㅇ 유배지도 육지 유배지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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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1
@강력계순경

ㄹㅇ. 갔다왔나보네 ㅋㅋㅋ 1년이 힘들다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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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1

나도 광역인사로 제주지원 생각중인데 아주 갈생각이라 연세월세보다 전세/매매 알아보는중인데 하...

너무비싸다..공항생활권이나 넓게봐서 함덕까지 봤는데 더 나홀로아파트나 빌라아니면 답없어서 고민중..

0
2021.11.21
@아윙힠어엥

신구간을 노려보시는것도 좋을듯

0
2021.11.21

나도 이제 제주도 온지 딱 9개월째 되네...근데 전세 매물이 진짜 없긴 없어 노형에 비싼데 대출끼어서 겨우 들어옴

그래도 상권이 좋아서 살기는 좋더라 마트가 코앞!! 뚜둥

0
2021.11.21
@잉어붕어킹

어우 주차헬 아님?

0
2021.11.21
@떨븐홍시

우리 오피스텔은 타워주차라고! ㅋㅋ 근데 주차자리 너무 없는게 레알 짜증나기는함...왠만하면 다 걸어다님

0

나도 일때매 제주도 4개월차인데

존나 좋은듯,, 중문살고있는데

0
2021.11.23
@핑구물개쥬지털

서귀포 ㅎㅇ

0
2021.11.22

나도 외노자 4주째.,.,

0
2021.11.26
@프리즘

ㅎㅇㅌ... 나중에 후기 기다릴겡

0
2021.11.23

한림에서 어릴때 꽤 살았는데

괸당 주의하십쇼

0
2021.11.23
@귤붕이

시내에서 살아서 괜찬숨미다

0
2021.11.25
@떨븐홍시

괸당이 머임

0
2021.11.25
@라르티스

괸당 뜻은 친척 / 괸당문화=혈연을 우선시하고 외지인에겐 텃세 부리는 우덜끼리 문화

0
2021.11.25
@라르티스

제주도 역사를 보면 외지인을 경계하는것도 이해는 가지만,

갓 정착한 이주민에겐 높은 진입장벽으로 느껴져 말이 많음

0

중위때 몇개월 살긴 했다만 비오고난뒤 냄새가 그립군

0
2021.11.26
@국군정보사령부

오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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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븐홍시

Special forces

0
2021.11.26

가끔 상상은 함

제주도나 남도 살면 퇴근길에 뇌 비우고 짬낚시하다가 들어가고...을마나 좋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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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6
@존트랄

낚시가 취미면 정말 질리도록 할 수 있을듯

 

항구, 등대, 해안도로, 해변 곳곳 어디든 바다만 있으면 낚시하는사람이 보이더라. 작은 비양도라는 섬에도 낚시장비 바리바리 싸들고 민박집 묵으면서 낚시하는 아저씨들도 있고.

 

제주 해변에 중고딩 급식애들이 자전거 타고와서 취미로 낚시 하는게 참 컬쳐쇼크였음.

낚으면 주머닛속에 비닐봉투 꺼내서 담고... ㅋㅋ 완전 익숙해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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