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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답 소개팅녀와 삼프터 후기 (장문)

6d42c3de 2021.10.10 3916

https://www.dogdrip.net/352553564 (만나기 전의 고민)

https://www.dogdrip.net/352918513 (소개팅 후기)

https://www.dogdrip.net/354386672 (오늘의 소개팅 애프터 후기)

https://www.dogdrip.net/354954452 (소개팅녀 단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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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녀 단답으로 마음고생했던 개붕이야

오늘 드디어 삼프터 하고 온 후기를 풀어볼까 해

 

이번주엔 드라이브를 하기로 했고, 주중에 계속 대부도 드라이브 코스를 짜고 있었어

전동바이크도 빌려서 타보고, 제주도 하위호환 느낌 나는 예쁜 카페도 갈 생각으로..

근데 일요일에 비가 온다네?

급하게 방향을 틀어서 비오는날에도 갈만 한 곳을 찾다가 광명동굴을 보러 가는걸로 정했어

 

소개팅녀 단답으로 상처받았던건 지난 주 수요일이었고,

그때 댓글 보면서 진짜 마음아팠다... 가망이 없는건가 하고 

그래도 카톡보다 대화가 편한 사람도 있고, 그애가 일하는 도중에는 휴대폰을 자주 볼 수 없었으려니 하면서

실제로 만났던 그 애를 믿어보기로 했음

 

금요일에 다시 선톡해서 그날밤 11시 퇴근 이후에 약속장소 잡았는데

그래도 카톡에 성의가 있더라고. 나한테 먹고싶은게 있냐고 물어봐서 규카츠를 한번도 안먹어봤다, 먹어보고 싶다 했더니

여의도에 아는 집이 있다고 해서 1시에 규카츠 집에서 만나기로 했어

 

그리고 오늘..... 대참사가 일어나버림.... 하....

 

광명 철산역에서 12시에 차를 렌트해서 출발했어. 1시에 보기로 한거고 30분거리니깐 차 감각좀 익히며 천천히 가면 되겠다 싶었지

폰으로 티맵 켜서 운전 시작했는데 거치대가 없다보니 어디로 가라는지 헷갈리고 중간중간 계속 폰을 봐야하니 사고가 날 것 같은거야

한강 신정교 주차장에서 천천히 서행하면서 차에 달린 네비에 다시 규카츠 집을 찍으려고 하고 있었는데...

 

웬 초등학생 애가 자전거를 탄 채로 왼쪽에서 불쑥 나타난거야 난 네비찍는다고 한박자 늦게 발견해서 바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자전거가 차에 부딪혀서 넘어지고, 멀리서 아이 아버지 바로 달려오고...

진짜 멘붕이었어... 군대에서 운전병하면서 어디 몇 번 박아본 적은 있어도 사람이랑 부딪힌건 처음이어서..

그것도 자신만만하게 렌트 한지 딱 13분만에....

 

사람이 떠밀어서 자전거채로 넘어진 정도의 충격이었고, 애는 많이 안다쳤더라 팔이 까지고 자전거 라이트가 부러진 정도였어

아이 아버지한테 정말 죄송하다고 명함 드렸고,

렌트카 회사에 전화해서 정말 죄송한데 렌트 하자마자 이런 사고가 있었다고,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보니

 

자차보험 들어놔서 면책금으로 50만원정도 나올것 같다. 

상처가 크지 않아보이니 상대방 부모님께 사회 초년생임을 어필하고 정중하게 합의를 요청하는게 낫겠다고 하더라

 

일단 명함 드리고 다시 약속장소로 갔지

 

그 이후로는 내색 안하고 데이트 하고 있었어

규카츠집은 앞에 여섯 팀이나 대기 있어서 뻘줌하게 기다리긴 했지만 만족스러웠고

광명동굴 가기 전에 시간 때울 겸 이케아나 구경하고 가자 해서 출발했는데 차가 또 엄청 막히고 비가 미친듯이 오더라

이케아 들어가는 주차장 입구에 ㄷ자로 차들이 엄청나게 밀려있고 저걸 들어가서 구경하면 도저히 광명동굴 갈 시간이 없을 것 같은거야

 

양해 구하고 광명동굴로 갔음

인스타에 사진 스팟 많고 예쁘다고 해서 간건데 초반에 빛의 공간에서 사진 한장 찍은거 빼고는 

다 어린애들이 좋아할만한 것 밖에 없어보여서 둘이 그냥 구경만 하면서 빠르게 나와서 한시간정도 걸린듯

와인도 별 관심없어해서 그냥 나왔고.

 

빵집 겸 카페에 가서 커피한잔 하면서 분위기 나름 괜찮게 시간 때운다음에 렌트카 다시 철산역에 반납하고 

마지막으로 안양천 산책하면서 분위기 봐서 고백하려던게 내 계획이었어

 

그런데......

 

철산역으로 차 반납하러 가는 도중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거야

난 차 반납 확인하러 나오는 렌트카 직원인가 하고 받았는데, 받자마자 '사고난 애 엄마인데요' 이러더라....

블루투스 연결되어있어서 소개팅녀도 같이 들음.... 

황급히 블루투스 끊고 귀에 대고 받는데 계속 검사 비용 얘기랑 보험처리 어떻게 할거냐 얘기를 하더라

끊을 수가 없어서 통화하면서 운전하는데 옆에서 다 듣고있어.. 죽고싶었음..

운전중이라 30분 뒤에 다시 전화드리겠다고 끊고

 

차 반납하러 가서도 렌트카 직원이 또 보험얘기, 차 상태 얘기 계속 해서 여자분 옆에서서 애써 모르는척 해주고있었고...

 

 

어쨌든,  차 반납까지 완료하고 나서 안양천 산책을 가자고 했어

그때부터 이미 데이트 분위기는 박살나고 소개팅녀가 같이 걱정을 하고 있는거야

30분 뒤에 전화드리기로 했는데, 전화 하셔야하는거 아니야? 하고..

이따가 너랑 헤어지고 나서 따로 전화드릴테니 걱정 말라고 달래면서 산책함..

 

비도 그쳐서 징검다리 건너고 사람도 별로 없어서 벤치에 앉아서 고백을 했어

소개팅녀는 자기가 평일에 바빠서 주말밖에 못보는데 괜찮냐고 계속 망설였고, 

난 괜찮다고, 평일에 내 할일 열심히 하면서 지내겠다고 주말에 보면 되지 않냐고 했어

한참 망설이다가 앞으로 알아가보자고 좋다고 받아줬어

 

처음으로 손 잡고 지하철역까지 데려다주고 돌아옴.

 

오는길에 아이 어머니한테 전화와서 합의 얘기 했어

주고 간 명함이 가짜일까봐, 나중에 잡아뗄까봐 걱정했다면서 인정 안하고 발뺌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래도 계속 사과하는 모습이 정직해보여서 20만원에 합의 해주시겠다고 하셨어

바로 입금해드리고 다시한번 사과 문자 드림..

 

동네 도착하고 나서 다시 소개팅녀에게 전화해서

오늘 놀라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너는 몰랐으면 했던 일이었는데 같이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다

사고 건은 이러이러 해서 잘 해결 되었다.

정말 찌질하게 고백하게 된 것 같아서 미안하다, 좋아한다는 건 진심이다 이런식으로 얘기 했어.

 

주선자 커플들한테도 이렇게 됐다고 얘기 했지

축하해줬고, 자기들은 찌질하게 생각 안한다고 위로해주더라..

 

아무튼 기쁨 반 / 아쉽고 괴로운 마음 반이다.

 

삼프터 후기 끝.

 

세줄요약

 

1. 렌트하자마자 13분만에 사고

2. 합의 전화 온 걸 소개팅녀와 같이 듣게 됨

3. 복잡한 마음 추스르고 고백해서 받아줌. 합의도 원만

 

13개의 댓글

9a84bfe5
2021.10.10

축하해

1
6d42c3de
2021.10.10
@9a84bfe5

고마워

모쏠 탈출이라 더 기쁘네

0
550827ea
2021.10.10

ㄷㄷ 사람 죽일뻔했네

1
6d42c3de
2021.10.10
@550827ea

진짜...... 앞으로 정말 조심할거야..

0
06d00edb
2021.10.10

대참사보다는 너의 밝은 인성을 잘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본다 오히려 기회였다고봄. 그리고 멘탈 대단하다 사고나면 데이트 내내 신경쓰이면서 여자분쪽에 알게모르게 소홀했을 지 모르는데. 그걸 티안나게끔 최선을 다했을 것 같네. 고생많았고 여자분쪽도 배려가많은 성격인거같다 부디 이쁜커플 행복하길바라!!

7
06d00edb
2021.10.10

그리고 운전할땐절대네비찍지마라 큰 교훈얻었다생각하셈. 이제 여친에게 찍어달라할수있겠네

1
6d42c3de
2021.10.10
@06d00edb

절대 절대... 오늘 진짜 크게 배웠다...

0
704e376d
2021.10.10

재밌당 축하해

1
6d42c3de
2021.10.10
@704e376d
0
33488cf6
2021.10.10

축하해!

좋은일 생길려고 액땜한거라고 생각해라

인생 살다보면 별일 다있는거지 더 큰 사고 아닌게 다행인거여!!

예쁘게 사랑하3

1
6d42c3de
2021.10.10
@33488cf6
0
ae0cafd3
2021.10.10

아 대참사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왜 소개팅 성공한 건데~~~

1
3973e346
2021.10.11

멋지다! 사고났다고 부끄러워 하지마

 

사람살면서 누구나 사고 한번 이상은 날텐데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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