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과 나는 만난 지 1주일정도 됐다.
글이 매우 기니까 유념하길 바란다.
가명이지만 내 이름은 규민, 여친 이름은 현주.
실제 알고 지낸건 한달정도..?
나는 일하느라 바빠 여친을 못만난게 4년이 넘었다
여친은 거래처 여직원이다.
나랑 여친은 30대 중반.
나와 연락하는 중간+사귀면서
다른 회사 남자를 언급했었다.
뭐 그러려니 했는데
엊그제... 대화중에
갑자기 그 사람과 단 둘이 술을 먹는다고 했다.
"규민아 나 그 남자랑 술먹기로 했어"
"술?...?"
"응. 술."
"아니 웬? 대낮에 만나서 커피마시는 것도 아니고..?"
"규민아, 너도 나 처음 만날 때 술 마셨잖아"
"현주야, 난 그때 업무얘기하면서..
연락 시작했잖아.
"내가 업무 핑계대고 퇴근후에
두세시간 통화하는 자체도 좋았고
아무 목적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밥이나 술 먹자고
제안했어."
"가장 중요한건 너가 커피보다 술먹고 싶어해서 술 마신거야"
"그리고 그 남자, 여친 있다면서???"
여친이 대답했다
"그게 왜...?"
"현주야, 아니 여친있는 남자가 1:1로 술마시자는건 제정상이 아니야. 너 그 말을 믿어??"
"남자 오픈마인드네? 나도 그 남자 여친이랑 단 둘이 술먹을까?"
"막말로 내가 다른 여자랑 1:1로 술 마셔도 좋아?"
"응. 너는 너만의 사생활이 있잖아. 난 존중해"
"남자가 1:1로 술 먹자는 얘기는 사심있는건데 왜 술약속 잡았어??"
"규민아. 약속은 너랑 사귀기 전에 잡은거야.
"서로 사생활이 있는데 왜 내가 사람 만나는거에
간섭이야??"
"그 남자도 여친이 있어. 뭐가 나빠??"
하... 남자 입장에서 여친있다고 말 한건
그냥 개수작의 한 수단이 뻔했다.
솔직히 여기서 기분이 존나게 나쁜건
약속을 잡았어도 내가 원했던 여친의 행동은
"저.. 사실 그동안에 남친이 생겨서 약속 취소해야
할거 같아요. 미안해요"
이런 거절이었고
그 남자새끼도 괘씸한건
본인 말로는 여친있다는 사람이 왜...?
뭐 개수작인거 아니까 나는 믿지 않았다
또한 인간사 자유로운 만남이 당연한 시대니..
기대하는 것도 웃기지.
결국 실랑이 끝에 여친은 술마시러 갔다.
최대한 기분 안나쁘게 잘 다녀오라며 연락도 했다.
기분 개씨발 좆같아서 진짜 정나미 다 떨어지고
몇년만에 여친 사귀어서 잘 만나려 노력했는데
그런 순수한 생각마저 다 사라지게 됐다.
또 그동안 연락하면 자존심 상하고
구질구질할거 같아서 그냥 업무거리 내가 찾아 야근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무실 밖을 쳐다보니
한..20시 어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
"현주야. 지금 비 오는데 너 우산 챙겼어??"
연락을 보냈다.
곧바로 여친의 답장이 왔다.
"규민아. 나 지금 집 앞인데 너 어디야?"
"나 야근하고 있었어"
"미쳤어..?여친이 혼자 있는데 왜 야근이야~~
빨리 일 마무리 짓고 와."
"아 나 잘거야 빨리 와"
진짜 잡생각안하고 기분 좆같아서 시작한
야근인데 저렇게 연락받으니 기분 좋아졌다.
결국 여친이랑 둘이 술을 마셨다.
여친이 먼저 운을 뗏다.
"규민아. 너 왜 내가 혼자 있는데
오늘 왜 야근했어?"
"하... 사실 질투나고 미칠거 같아서 잡생각 안하게..야근했어"
"세상 어떤 남자가 여친이 다른 남자랑 술마신다는데 가만 있어??"
뭐.. 그래도 궁금해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묻고, 들었다.
"나이는 40대인데 일 시작한지 얼마 안됐대"
"걍 말 섞다보니 나쁜 사람은 아닌거 같아 ㅎㅎ"
"그리고 그 사람이 나한테 만나자고 했다?"
순간 기분이 좆나게 나빠서 표정이 굳었다
정말 남자의 예상대로 그 사람은 사심이 있었다.
사심이 아니라면 1:1로 첫만남에 술을 마실까?
"규민아. 너가 왜 그 남자 욕해? 그 남자는
아무 잘못 없어. 욕하려면 나를 욕해"
나는 대답했다.
"첫만남에 술먹자한 남자가 문제야.
그리고 정말 좋았으면 너랑 밥이나 커피마시자고 했을거야. 현주 너는 아무 잘못 없어"
나는 여친보다 계속 그 남자에게 화를 냈다.
이윽고 현주가
"그런데 남친있다고 말했어." 라고 대답했다.
그 말 듣고
그 남자랑 약속을 인지한 시간부터
약속이 종료된 시간까지 쌓였던
모든 불쾌한 감정이 풀렸다.
사실.. 나에게 말 없이 거짓말하고 만나러 갈
가능성이 충분히 높았는데
그래도 남친있다고 말한게 너무 고마웠다.
"현주야 고마워.. 여자 입장에선 뭐 모를 수 있어."
"내가 남친이 아니라 그냥 남자가 말하는데
그 남자가 너에게 술먹자 한거는 사심있는거라고..
하지만 현주 너가 남친있다고 그렇게 말한게 나는 너무 고마워"
눈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여친은..
"난 자유로운 여자야.."
그 순간 하.. 기분이 울적했다.
"규민아.. 그런데 나 너가 자꾸 신경쓰여.. 어떻게 해?"
"맨날 보고 싶다, 나 예쁘다, 내가 어디가 좋다고
맨날 쳐다보는게 신기해..
"규민아 너 나만 보는게 강아지같아"
결국 술 마시다가 세번 관계를 가졌다.
여자친구를 놓치지 않으려는 집착,
그리고 사랑하는 사이에서 나누는 육체적 교감,
내가 맨날 운동하고 단련한 자부심으로
그 남자보다 더 세다는 어필,
여럿 감정이 교차했다.
그렇게 살을 섞고 두시간 정도 서로 껴안고 잠시
잠이 들었다.
난 잠이 매우 적어서 잠자는 여친 얼굴을 보았다
가만 보면 예쁜 얼굴이라 예전에도 여럿
대시를 받았다 했다. 하....
꼭 껴안고 잠들고 여친 바래다 주고 왔다.
사실..날 밝으면 연차쓰고 바다 가기로 했다.
그냥 오만가지 감정이 교차하는데
여친이 나에게 한 말인...
"규민아 , 나 너가 자꾸 신경쓰여"
"저 남친 있어요"
이 말이 아직도 귀에 맴돈다.
기분 울적하지만 좋기도 하고
오만 감정이 교차한다.
비온 뒤 귀뚜라미 소리가 매우 처량하면서도
밝게 들리는 밤이다.
9개의 댓글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96066 | 작은 몸에 그렇지 못한 가슴 뭐냐 ㄷㄷㄷ | c03ff0b3 | 10 분 전 | 41 |
1896065 | 코노 잘지내자 우리 | 7d80d54a | 12 분 전 | 14 |
1896064 | 틀딱놈들인지 왜이러는거냐 2 | b7d90a10 | 30 분 전 | 45 |
1896063 | fps 한 1000시간하니까 9 | d61addc2 | 33 분 전 | 62 |
1896062 | 악몽 꿨는데 너무 슬퍼 | 7686261b | 34 분 전 | 10 |
1896061 | 자애의 경을 송출하오니 1 | 4c5dd80e | 38 분 전 | 17 |
1896060 | 임산부석 사실상 여성용 자리 아니냐 1 | be5e5110 | 44 분 전 | 33 |
1896059 | 조선에서 뭔 요식업이냐 2 | 1807a4bf | 48 분 전 | 28 |
1896058 | 내 인스타상황 1 | 6865f154 | 53 분 전 | 60 |
1896057 | 건전 마사지도 많은데.. 5 | e8497eed | 1 시간 전 | 84 |
1896056 | 근데 여자가 남자로 TS되면 뭐 할거있음? 2 | e6c5d139 | 1 시간 전 | 42 |
1896055 | 꽁꽁 얼어붙은 한강위로 개붕이가 걸어다닙니다 | 3c36e5ce | 1 시간 전 | 45 |
1896054 | 개발자 친구는 연봉 얼마쯤 받을까 궁금하다 13 | 9f425e9e | 1 시간 전 | 98 |
1896053 | 위염 위궤양 경험있는 사람 질문 하나만.. 2 | fca6ae87 | 1 시간 전 | 32 |
1896052 | 마켓컬리 일용직? 후기 6 | e86040a0 | 1 시간 전 | 58 |
1896051 | 가족들이 나 우울증인거 다 아는데 어떻게 알까 3 | bf2740b8 | 1 시간 전 | 46 |
1896050 | 어제 코노 갔다옴 3 | 7d80d54a | 1 시간 전 | 35 |
1896049 | 야식 쎾쓰 5 | 3c36e5ce | 1 시간 전 | 62 |
1896048 | 코인 잘 아는 사람? 4 | 07cc2ff2 | 1 시간 전 | 66 |
1896047 | 어라 나 왜 일본 | 696b16e8 | 1 시간 전 | 29 |
427617e5
06ebb552
후... 혼자 소주기울이며 눈물을 머금고 썼다. 사나이 마음이 너무 아프다
e15971f3
20대 후반으로 정정하자
06ebb552
30중반 맞아
e15971f3
감수성이 20대 후반같어
30대 중반이면 알 거 다 알텐데
근데 그 40대는 양심도 없네 ㅋㅋ 40대에 일 시작한지 얼마 안된놈이 여자친구도 있으면서
5bd68332
사람마다의 선이 있지. 연애에 있어서 너의 선은 조금 더 헌신적인 것 같네
상처 많이받겠다. 마음을 좀 덜 주는 연습을 해봐. 좋아해도 표현하지말고 한켠으로 '얘도 똑같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말야.
그럼 언젠가 무뎌져서 이런일에 가슴은 안아플거야.
그렇게 되기 전에 상처주는 연애는 빨리 끝내.
06ebb552
댓글 고마워....
5bd68332
숨쉬고 밥먹고 똥싸는거말고
이 세상 모든 일은 다 옵션이야.
20c2c13c
아...어디 아저씨들 할 거 같은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소설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