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의사들은 왜 공공의대를 반대할까? 1편

일단 원래는 이 글 하나만 쓰고 치울라했는데 

 

수가라는 개념과 공공의대를 반대하고 세우는 대안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해야할거 같아서 

 

시리즈로 틀어버림.

 

1편은 거시적인 시점, 2편은 미시적인 시점으로 의료시장을 분석한다고 생각하면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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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배경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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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의사의 양성 과정표야.

 

의대에 들어가 6년간 공부 후, 국시를 응시한후 (대부분은)졸업과 동시에 의사면허를 발급받고

그냥 그대로 일을 하면 일반의, 대학병원같은 '수련병원'에 들어가서 인턴, 레지던트를 하는 사람이 전공의, 

'수련병원'에서 수련을 마친 사람을 전문의라고 하지.

(덧, 남자의 경우 의대 졸업후 의사면허를 가지고 군에 입대시 공중보건의, 군의관으로 입대를 하게되고 수련을 거친후 전문의까지 지나고 나면 군의관으로 입대를 할수 있어. 즉, 군의관은 의대생이 아니라 의사야.)

 

그럼 전문의와 일반의의 차이는 무엇이냐면, 

 

전문의는 전문병원을 차릴수 있지만 일반의는 그냥 의원을 차릴수 밖에 없어.

즉, 내과 전문의는 간판에 'ㅇㅇㅇ의원', 혹은 'ㅇㅇㅇ내과'라고 쓸 수 있고, 'ㅇㅇㅇ피부과'라고는 쓸 수 없지만

일반의는 간판에 'ㅇㅇㅇ의원'이라고 밖에는 못쓴다고. 

따라서 일반의들은 전문의 자격이 필요없는 영역, 예를 들면 점빼기, 비만클리닉, 탈모 클리닉같은 영역에서 일하고 계시지. 

 

20210924_144403_1.png

2021년 기준 의사는 이렇게 분포해. 

 

13만명 중 9만명이 전문의, 1만명이 전공의 일반의가 6000명, 3만명은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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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의사 부족과 공공의대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20210924_144403_2.png

현재 의협 추산 미용진료 의사중 피부, 성형외과 전문의는 4000명뿐이야.

 

미용 시장에 몸 담고 있는 의사는 3만명. 그 중 피부, 성형외과 전문의는 4000명.

 

20210924_144403_1.png

 

이 표에서 볼 수 있든 일반의는 6000명이야. 이 사람들이 죄다 미용영역에서 일한다고 해보자.

 

자 일반의 6000+ 피부과 성형외과 4000 = 1만명.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는 겸직 불가법이 있어서 수련병원 이외의 병원에서 일하는것은 금지되어있어.)

 

그럼 미용의사 3만명중 나머지 2만명은 피부과,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타과 전문의라는 거네?

현재 의사의 20퍼센트가 전문의를 따고도 미용 분야에서 일을 하고있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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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상황을 한번 다시 정리해보자.

 

이분법적으로 생명을 다루는 의료영역을 '바이탈영역'이라고하고 미용을 다루는 의료영역을 '미용영역'이라고 해보자.

1. 바이탈영역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고 전체적으로 의사수가 부족한 상태다.

2. 미용영역은 의사가 많이 뛰어들고 있다.

3. 바이탈영역의 의사들이 미용영역으로 이탈하는 추세다.

 

세가지 전제가 생겨.

 

그럼 자유시장 경제에서,

A시장에서 B시장으로 사람이 지속적으로 이동한다면, 둘중 어느 시장이 포화에 가까울까?

지금 의사 사회는, 바이탈영역이 포화되서 포화되지 않은 미용영역으로 사람들이 넘어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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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탈 영역에는 의사가 부족한데 무슨 포화???????"

 

 

의사가 부족하지만 포화가 가능한 이유는 의료 시장을 의사 혼자서 돌리는게 아니라서 그래. 

 

단적인 예로 흉부외과를 들어보자.

20210924_152303_3.png

20210924_152303_4.png

 

2018년 기준으로 진단, 수술계획 수립에 필수적인 CT기계가 하나에 16억이야.

 

그뿐인가?

병원을 만들고, 수술실을 만들고, 수술을 할 수 있는 무균실을 만들고, 수술실 간호사를 고용하고, 수술에 쓰이는 장비를 구매하고, 그 장비를 소독할 장치를 구매하고,  여기에다가 중환자실도 만들어야해, 중환자실에 쓰일 약품, 기계 세팅해야해, 중환자실에서 CT실까지 갈때 엘리베이터 만들어야해........등등등에 이걸 지속적으로 유지까지 해야하는데

 

이 정도면 작동하는 흉부외과 하나 만드는데 1년에만 수십억씩 들지 않겠어?

 

즉, 흉부외과 하나 만드는데 수십억이 드는데 이걸 만들어서 그 수십억을 회수하지 못한다면 누가 병원에 흉부외과를 만들까?

 

그래서 흉부외과가 사라지겠네?

흉부외과가 사라지니 흉부외과 의사는 일할 곳이 사라지고

일할곳이 사라진 흉부외과 의사는 미용시장에 뛰어든 2만명의 전문의중 한명이 되는거지.

 

의사가 부족한게 아니라 의사가 일할 인프라가 부족한게 먼저야.

 

인프라가 부족하니까 의사가 일을 할수 없고 지금 부족한 인프라 내에서 일할 수 있는 의사들이 지금 부족한 그 의사들인거야.

 

그림으로 표현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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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지는 '바이탈영역 이탈 현상'의 이미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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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현실은 이렇다는 거지. 

 

사람이 적지만 애초에 인프라가 적으니까 포화된 바이탈 영역을 벗어나 아직 포화되지 않은 미용영역으로 옮아가는거야.

 

 

자 그럼 이 상황에서 공공의대를 만들어서 의사를 양성한다고 해보자.

새롭게 나온 의사들은 어디를 선택할까?

 

사람은 부족하지만 포화된 바이탈영역?

사람은 넘쳐나지만 포화되지 않은 미용영역?

인성교육을 열심히 하면 일을 할 수도 없는 바이탈 영역으로 의사들이 유입될까?

 

 

의사들이 말하는 '공공의대는 아무런 현실성도 없고 적절한 해결책도 아니다'라는 말이 이 뜻이야. 

 

 

74개의 댓글

2021.09.24

이국종 센세가 그렇게 인프라 투자하라고 말을 해도 의사 수만 늘리는 게 답이라고 하는 게 참... 이국종 센세 존경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그 사람 말은 다 씹고 의사 수만 늘리라고 주장하는 게 말이 되나. 의사가 혼자 수술하는 것도 아니고 무균 수술방에 뭐 살균된 기구 등등 필요한 거 많다고 하드만 그걸 의사 혼자서 전재산이랑 신용대출 투자해서 수술실 설치하고 운영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12
@고기조아

별로 존경 안하는거지

정치인들은 진실을 말하고, 옳은 일을 해야하지만

표되는 말을 하고 돈 되는 일만 한다고 보면 됨

1
2021.09.24

가장 핵심은 의사들은 정치인에게 표가 안되고, 의사 아닌 사람들은 설명해줘도 그래서 의사 돈 많이 버는데 뭐가 문제임 하는거지

이렇게 자세히 설명해줘도 댓글 달려잇는거 보면 강 답이 없음

1
2021.09.24

나 외과의사임.

공공의대가 반대파가 많은 이유는

1) 지방 근무 10년?을 제한한다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건지

2) 어차피 의전처럼 고위직 자녀들 의사만들려는거 아니지

3) 병원도 없이 공공의대만으로어쩔건지

 

가 제일 핵심이라고생각함

 

솔직히 바이탈과 문제는 공공의대랑 크게관련이있나싶음

9
@scendo

이게맞지 거기다 시민단체추천? 으로 일부 뽑는다느니 지랄떨었잖아

0
@scendo
[삭제 되었습니다]
2021.09.25
@개장만두전골칼국수사리추가

위헌임

0
2021.09.25
@스카우루스

근무지 제한은 위헌 아님. 근무 과 제한이 위헌일수 있고

0
2021.09.25
@scendo

그럼 공공병원 만들면 되겠네 공공의대 하나당

0
2021.09.25
@국밥맨

있는 공공병원도 문을 닫는 판이라 쉽지 않음

0
2021.09.25

계몽 비슷한 걸 하고싶나본데 꿈 깨는 게 좋음.

무슨 말을 해도 밥그릇 싸움으로 프레이밍해서 공격할거임.

사람들은 앞으로도 지금 수준의 의료를 누리길 기대함.

모르겠음? 원래 이득도 안되는 남 인생엔 그닥 관심없음.

의료산업 특성상 의사가 더욱 손해보고 살기를 바랄 뿐임.

거기다 의사가 돈 잘버는것도 아니꼽고. 그냥 의사가 박봉되고 의대입학도 쉬워지면 좋겠음. 그래도 지금 의사된사람들은 의사니까 계속 의사할 거 아님?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남 일은 결국 남 일일 뿐.

이게 사람 본성임. 뭘 훈수둘 생각 하지 마셈.

2
@번째회귀자

??? 그냥 알려줄려는 글인거 같은데, 뭔 훈수야? 어차피 개드립애들이 읽을거리판 잘 보지도 않는디.

4
2021.09.25
@슬라네쉬님만세
0
2021.09.25

미용은 왜 포화가 안되느냐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거든

쉽게 설명해서

보톡스 10만원일때 10명이 맞는거

5만원되면 20명이 맞을거같지만 25명이 맞고

2만원이 되면 50명이 맞을것 같지만 70명이 맞는다

접근성이 낮아지고 가격이 낮아지니까.

5
2021.09.25

바이탈 인프라를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함? 국가예산 좀 써야 하나?

0

니 논리라면 의사 더 뽑아서 미용영역 포화시키면 되는거 아님?

레이저로 점 빼는데 몇만원씩 받아먹으며 떼돈버는데, 일반 시장이였으면 공급 더 몰려서 가격 더 싸졌을거 아냐

니들이 보기에 일반 국민들 다 멍청이로 보이지?

0
@개드립은어떤곳일까

일단 미용영역의 포화가 가능하다고 전제한다면, 니 말은 수천억원의 나랏돈과 수년의 시간을 들여서 점빼는 의사를 양산하자는거네. 그럼 지금 정원을 늘린다고 해도 최소 6년+미용시장 포화시키는 시간+포화이후에 바이탈영역으로 의사 이동하고난후 인프라 짓는시간 다 합해서 적어도 15년 이상은 걸리고 의사 양산하는 비용도 들어가고 의료인프라 확충 시간도 걸리겠네.

 

그냥 수가 현실화시키고 합리적인 예산집행으로 의료인프라 확충, 분배해서 점빼는 전문의둘이 일할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서 바이탈영역의 포화를 푸는게 그보다 더 빠르고 싸게 해결이 가능할텐데?

5
2021.09.25
@막시무스아돌로프

막줄 읽어봐. 쟤는 바이탈의료가 망하든 정상화되든 전혀 상관이 없음. 그냥 '의사 더 뽑으라는 말에 딴지를 거는 너'를 보고 분노할 뿐임. 니가 무슨 말을 해도 이해하려 들지 않고 결론을 정해놓고 말하는 사람에게 대체 무슨 설득을 하는 거임?

3
@번째회귀자

음 일리있는 말이야

0
2021.09.25

공공의대의 미래가 알고싶거든 군위탁을 보면 됨. 멀리 공사까지 갈 필요도 없음

군대에서 필요한 군의관 뽑으려고 육사해사공사간사에서 서울대 연대로 세금들여 위탁시켜놨더니 바이탈과 안가고 심지어 조기전역 신청해서 군대경력 세탁하고 설의연의출신인척 하는 사람들 널림

그리고 군위탁들때문에 높은자리 못올라갈 단기군의관들 장기신청도 안하고 다 전역하지

1
@가지않은길

이게 맞다 한마디 보태면

수도병원 대전병원 제외하고는 응급상황에 제대로 대처 할 수 있는 군병원은 아마 없을 것 같다.

전공의들이 없거든.

 

응급으로 야간에 군 병원 가면 전문의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당직 서는데

 

정신과 전문의 선생님 당직날애 응급환자 들어오면

해당과 퇴근한 선생님 전화해서 물어보고 처치한다

 

그래서 군병원 후송 뺄 때 꼭 확인해야하는게 해당일

당직군의관 전공을 확인하고 민간병원으로 보낼지도 판단한다.

 

그 분들도 다 수련, 전공의 과정 거치고 정식 전문의자격 취득하고 오신 분들인데 고급자원 모아놓고

뭐하자는 시스템인지 모르겠음

1
2021.09.25

수가 현실화라는 말을 많이 봤는데, 궁금해서 물어보는거임

 

의료계 내에서, 좀 수가가 많이 붙은쪽을 줄여서 바이탈과쪽 수가를 늘리는, 한마디로 수가를 옮기는 방식은 불가능함? 물론 이런 방식이면 의료계 내부에서 어마어마하게 싸움 날건 알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어떨지 궁금함

0
2021.09.25

미용 관련 시장 포화 시켜서 돈을 못벌게 하면 됨

의사 수 증가는 그래서 핵심임

0
2021.09.25

7급보다 못버는데 왜 기를 쓰고 의대를 가려는지 원 ㅋㅋㅋ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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