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미국 남북전쟁에서 기록된 PTSD의 관한 내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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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1년부터 1865년까지 벌어진 미국 남북전쟁은 현대 총력전의 시초로 알려져있다. 철도의 등장으로 대량의 병력수급이 가능했고, 머스킷 소총과 대포의 성능 또한 발달하였으나 정작 전략 전술은 50년 전 나폴레옹전쟁 시기에서 하나도 발전되지 않았던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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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병들은 기본적으로 전근대적인 보병방진을 구성하여 돌격하는 전술을 썼는데, 이는 적군의 화망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으며 사격하는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타겟이었다. 당시엔 은엄폐나 각개전투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만약 방진을 벗어나거나 열을 맞추지 않는다면 군법을 어긴 죄로 총살감이었다. 산업혁명으로 강선소총이 일반화되서 조준사격이 가능했고, 저격수의 개념까지 도입됐다. 이런 전장에 투입된 병사들은 전우들의 살점과 피가 난무하는 지옥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전투에서 사상자의 수치는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급증했으며, 전쟁기간 내내 60만명 이상의 전사자가 발생했다. 대부분의 병사들은 전투 직후 겪은 쇼크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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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의료기술, 특히 외과의술 또한 비약적으로 발달하여 야전마취의 개념도 등장했고 중상자의 생존율도 월등히 올라갔다. 다만 총상에 대한 조치가 무조건적인 팔다리 절단이었으므로 살아남은 장병들은 평생을 불구로 살아야만 했다.  당시 야전병원에서는 클로로포름과 아편이 광범위하게, 그리고 무제한적으로 사용 되었다. 부상병들은 입원기간 내내 이 약품들에 절여진 상태로 군생활을 하게 됐고 그 후유증도 엄청났다. 현장의 군의관들은 병사들이 전투 이후 겪는 무기력감과 절망, 불안증세에 대하여, 전투 직전 배낭 끈과 벨트를 너무 꽉 조여서 혈액순환에 무리가 온 것이라고 설명하는가 하면, 정신붕괴 현상에 대해서는 '자위'를 해서 그렇다고 소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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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군대의 높으신 분들은 '전장에 투입된 병사들은 무조건적으로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경험하며, 이를 이겨내는 것에는 시간이 걸리고 개인 차가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빨리 이겨내는 사람은 좋은 군인, 못 이겨내는 사람은 폐급으로 분류하는 이분법을 적용하였고 그 이유를 의지 부족,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도덕적 개념이 부족하는등 개개인의 잘못으로 돌렸다. 이들에게 휴가나 전역은 주어지지 않았으며 권장된 치료법은 군장 뺑뺑이나 가혹행위 같은 기합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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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지옥도가 끝난 직후 수많은 군인들이 전역하여 사회로 돌아갔지만, 이들중 많은 수가 평범한 삶에 적응하지 못했다. 

 

 

이 시절 남북전쟁 참전용사들에 대한 정신질환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는 아예 없다. 다만, 인디애나 주의 어느 의사의 진료차트에 의하면 병원에 찾아온 참전용사들중 절반 이상이 최소 1번은 자살시도를 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아래는 미국 전역에서 수집된 당시 사료들중 일부다.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 앨라배마 출신. 북군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1865년에 석방되어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시작했지만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폭력적인 성격으로 변함.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자해를 포함하여 우물에 뛰어들어 자살시도를 함. 

 

 

 닐 스토리(Neal Story) - 조지아주 출신. 청소년이었을 때 입대하였으나 군생활 내내 특이한 행동들은 반복함. 전역 후에는 농부로서 평범한 삶을 살려고 노력했으나, 툭하면 가족들을 죽이고 집을 불태우겠다고 위협하는등 극도로 폭력적인 성격으로 변함. 그의 가족들은 작은 통나무집을 만들어 그를 가둬두며 보살폈으나 결국 1872년 밀레지빌에 있는 정신병원에 입원시킴. 그를 보살핀 간호사의 기록에 의하면 항상 불규칙하게 먹고 자고 움직이거나 말하는 것을 꺼렸다고 함.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 - 조지아주 출신. 전역 이후 편집증적 증상을 보여 정신병원에 입원함. 항상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 하다고 끊임없이 불평함. 그는 결국 망상에 빠진 상태에서 스스로 목을 잘라 자살함.

 

조셉 퍼먼(Joseph Pearman) - 버지니아주 출신. 툭하면 나를 죽이려는 사람들이 몰려온다는 망상에 빠져 소리지름. 1875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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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핸콕(William Hancock) -  앤티텀 전투 참전용사. 전쟁에서 살아돌아왔지만 매우 허약해져있었고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피폐한 상태였음. 그의 누이는 '오빠는 원래 힘도 셌고 쾌활한 성격이었다'고 회고함.

 

월레스 우드포드(Wallace Woodford) - 남군 포로수용소에 수용되었다가 석방됨. 집에 돌아온 이후에도 항상 밤이 되면 본능적으로 먹을 것을 찾으러 마을을 들쑤시고 다녔음. 그의 동료들의 증언으로는 포로수용소에서 항상 먹을 것이 부족하여 쥐를 잡아먹거나 굶주렸으며, 먹을 수 있는 걸 찾는게 하루일과였다고 함.

 

 

존 힐트(John Hildt) - 미시간 출신. 첫 전투에서 팔다리를 잃고 후송되어 목숨을 건졌지만 평생 흥분과 불안을 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1911년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함. 그는 군 입대 전에는 단 한번도 정신질환을 겪은 적이 없었음.

 

 

알비누스 스넬슨(Albinus Snelson) - 남군 기병대 출신. 몇년 주기로 회복과 악화를 반복하는 극단적인 인생곡선을 탄 끝에 1871년 살충제를 먹고 자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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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급부로 당시 장교나 장군으로 복무한 참전용사들의 일기나 회고록등에는 특이한 행동을 보이는 병사들에 대한 묘사도 등장한다. 전투가 끝난 직후 대부분의 병사들이 지치고 혼이 나가거나 주저앉아 우는 등 여러가지 반응을 보이는게 일반적이었다. 일선의 장교들도 그런 병사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격려해주며 극복하도록 노력했는데, 아주 극소수의 병사들은 그런 환경 속에서도 충격을 받지 않고 멀쩡한 정신상태를 유지했다. 어떤 장교는 그렇게 비정상적으로 멀쩡한 병사들은 본능적으로 가까이 하지 않았다고 한다. 현대에 들어서 범죄심리학자들은 저런 사례들의 병사들은 아마 소시오패스, 혹은 싸이코패스의 기질을 가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5개의 댓글

정신멀정한놈들은 사이코패스기질이거나 전쟁광이라는건가

0
2021.09.12
@국군정보사령부

사람이 대량으로 죽는 전장에서 어떻게든 충격을 받는데, 그걸 못느끼면 공감능력이 없는거지..

1
2021.09.13
@국군정보사령부

ㅇㅇ PTSD증상이 없는 병사를 극소수라고 써있지만 실제는 50명중 1명 꼴이고

이는 사회에서 일반인대 소시오패스+사이코패스 비율과 같음

 

0
2021.09.12

래알 전쟁은 무서워

0
2021.09.13

인류는 생각만큼 그리 똑똑하지 않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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