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아파트를 매수하며 느낀 점을 정리해봄

 

30대 초반 기혼 직장인으로 나랑 와이프 둘다 지방 출신이라

내년 4월에 만료되는 월세로 아파텔에서 신혼생활 중임

사실 대학교부터 포함하면 거의 10년넘게 월세 생활을

하고 있어서 월세를 당연하게 생각해서

올해 2월까지만 하더라도 아파트 매매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음...

 

그냥 아파텔 월세 만료되면 1억/100정도하는 아파트 월세로

넘어갈 생각이었고 그래서 몇군데 후보지를 저장해두고

데이트 삼아 주말에 후보지들 돌아다녀보자 하고 와이프랑

이야기를 해두었음. 그러다가 코로나다 뭐다해서

후보지만 저장해둔 상태로 몇달이 지나고 나서 올해 2월에

다시 보았는데 ....

불과 몇달전만해도 1억/ 100이었던 월세가

1억/ 130 , 5천 / 140 뭐 이런식으로 시세가 변해있는거보고

도대체 이게 뭔가 싶더라

 

집값이 오른다 오른다 하지만 월세까지 이렇게 가파르게 오를줄은

사실 상상을 못했고. 전세가 없어진다.. 라고해서 아 뭐 어차피

우린 월세로 넘어갈거니까 별 상관없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걸 체감한거지

 

월세가 저렇게 오른걸 눈으로 보고나니 그때부터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머리를 지배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와이프랑 상의 끝에

결국 아파트를 2개월내에 사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문제는...

 

올해 2월이면 작년부터해서 집값 고점이다 어쩐다라는 말이

굉장히 많이 돌던 시기고, 둘다 주식, 코인으로만 재테크를 하고 있었어서

부동산에 관련된 지식이 전무했던터라 어디서부터 공부를 시작해야할지도

모르겠더라고

 

그래서 와이프랑 우리의 상황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욕심부리지 말고

아파트를 사자 라는 쪽으로 이야기했어

구체적으로는...

 

1. 부동산으로 돈 벌 생각하지말자, 그냥 인플레정도 따라서 올라가면된다.

전국민이 네이버 부동산 앱켜고, 수백만원짜리 강의 들으면서 저평가된 곳

찾으려고 하는데, 우리 같은 초보자가 그거 어떻게 찾냐.

그냥 강남, 종로, 가디단 어느 곳이건 50분내에 지하철로 갈 수 있는 곳이면 된다.

 

2. 무조건 역세권사자.

나는 자동차가 필요없는 직업이고, 우린 애도 없을거니 자동차를 살 생각도 없다.

무조건 역에서 내려서 마을버스 안타고 5~10분내에 도어투도어로 도착할 수 있는

아파트 사자. 신축(마을버스 타야함), 구축(도보로 가능) 이면 구축가자.

 

3. 재개발이니 무슨 지하철 호재니 우린 무시한다.

그거 우리가 판단할 깜냥이 안된다. 몇십일 공부한걸로 저런걸 판단 어떻게하나

철저히 무시한다.

 

4. 대출은 20% 미만으로 가능한 곳으로 간다.

집은 은행돈으로 사는거고 빚은 인플레로 썩게만들면서 갚는거 맞다.

근데 우린 부동산에 있어서 이런 판단할 정도로 지식이 많지 않다.

 

이렇게 4개의 큰 방향성을 잡고 리서치를 했고, 결국 무사히 아파트 8억정도되는 아파트를

매수 했다. (지금 실거래가 기준 1억정도 오름)

매수 자금은 들고 있던 비트 조금이랑 대부분의 알트를 털어서 마련했음. (사실 이것도... 심적으로

꽤나 힘들었는데. 알트를 터는건 사실 심적으로 아무런 데미지가 없는데, 비트를 파는건

진짜 팔면 안되는 자산을 파는 느낌이 강해서 나한테 굉장히 힘든 일이라...)

 

주변에 부동산 잘하는 친구들은 레버리지가 너무 낮다고 영끌해서 최대한

좋은거 사라, 5분이라도 강남에 더 빨리 떨어지게 한 정거장이라도 더 강남에

가까운 아파트사라고들 했는데 이게 지식이 부족한 상태니 신념이 없어서

그렇게 하기가 힘들더라고

 

첫 아파트를 2개월도 안되는 시간동안 준비해서 사면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은건

나는 암호화폐 투자로만 재테크를 했는데... 주식도 마찬가지겠지만

주식이나 코인 바닥은 그냥 모르는 종목은 투자 안하면 그만이잖아?.

 

근데 아파트는 의,식,주에 들어가는 필수재면서 투자 성격을 띄다보니

내가 신념을 가질 정도의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걸 매매해야한다는게

제일 큰 부담이고 스트레스였어. 그래서 그냥 '투자'를 마음 속에서

지우고 '실거주'로만 초점을 두고 매수했고.

 

첫 아파트 매수 경험을 돌아보자면...

실거래가 1억이상 오른걸 잘했다고 할 수 도 있지만 이건 그냥 시장상황이

이런 거라 별 생각이 없다. 애초에 1주택이라 큰 의미도 없고...

잘한 점은 '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실거주'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인거 같아.

 

아쉬운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파트는 적어도 4~8년뒤에 매수할 생각이었기에

정말 아무런 준비도 안하고 있던게 아쉽지. 아파트 살려면 취득세만큼의 돈이

더 있어야 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복비 외에 등기칠때 법무사비가 따로 나간다는

것도 처음 알았거든. 어느정도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 매매 과정 리서치보다

아파트 자체를 리서치할 시간이 더 많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네.

 

뭐... 내가 느낀건 이정도야.

서울 부동산을 통해 최소한 인플레이션에서 자산을 어느정도 지킬 수 있게 된 것과

마음대로 못질, 인테리어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게 2개월간 심적 고생한 보상같다.

 

무더운 8월 다들 건강 잘챙기고. 성투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