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신병(아쎄이)시절

실무배치 받자마자 받았던 초코파이

육군 신입들의 정을 키우는 전통.

실무배치받고나서 선임들의 온기에 초코파이에 콜라까지 받고

배부르면 남길 수 있었다. 리모콘까지 자유롭게 쓰는건 다반사였다.

철모르던 신병시절 나도 빙 둘러앉은 선임들의 환영인사에

거의 7개분이나 다양한 초코파이를 사와주셨고

정이 가득한 초코파이가 너무 달아서 먹기 힘드니

입가심하라고 슈넬치킨도 주셨다.

슈넬치킨을 삼키는데 목구멍에서 트름 냄새가 확 느껴지면서

꺼억 소리와 함께 트름이 속에서부터 올라왔다

초코파이와 슈넬치킨 그리고 콜라가 섞인 트림을 내무반에 뿜고 얼굴이벌게져서 있는데

김유진 육군님이 나비처럼 날아와서 아기 달래듯 나를 공주님 안기로 들어올리고 트름을 시켜줬다

당연히 폐에 가득차 있던 트름은 물론 방귀까지 시원하게 울려퍼졌다

나는 그날 김유진육군님께 유치원 아이가 엄마한테 도움받듯 화장실에서 똥닦는것까지 도움받았다.

환영파티가 끝나고

김유진육군님이 바닥에떨어진 부스러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치울게"

"니가 선택해서 온 육군이 아니잖아. 오늘은 편히 쉬어."

김유진육군님은 내가 무슨 생각을 할 틈조차 없이 과자 부스러기를 치워주셨고

김유진육군의 감독 하에 남은 과자봉지나 쓰레기까지

핑크색으로 포장된 쓰레기통에 분리시켰다.

신병이 귀엽다며 나에게 번호 교환까지 하는

선임도 있었다

그날 밤에 김유진육군님이 나를 불렀다

츄파춥스 두개를 꺼내서 포장을 풀고 하나를 건네주며 말했다.

"바닥에 흘린 부스러기는 모두가 다 같이 치워야 해. 여기는 너희 집이 아니야. 니 실수를 묵인하고 넘어가줄 수 있지만 그래도 깨끗한게 보기 좋잖아. 여기 육군에서뿐만이 아니야. 사회가 그래. 아무도 니가 흘린 똥 대신 치우고 닦아주지 않아. 그래도 사람은 누구나 실수 할 수 있어. 그러니까 적어도 육군에서 만큼은 내가 네 똥을 치워줄게.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지만 나는 책임져줄게. 그래서 내가 치운거야."

"명심해라. 육군은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책임을 피할수 있어"

그날 나는 해병대 갤러리를 하지 않고도 해병대가 가고 싶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