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게임중독 질병 등재 논란 1편 : 등재 반대측의 잘못된 주장과 반박

2022년부터 발효되는 ICD-11에 게임사용장애(Gaming disorder)가 추가된다는 소식은 개붕이들이나 겜창들에게 굉장히 뜨거운 감자야.

 

나도 2014년 처음 스팀을 알게된 이후로 하이엔드게이밍컴퓨터, 플레이스테이션5, 오큘러스퀘스트2, 닌텐도 스위치 등등을 구매하고

지금껏 게임에 지출한 돈만 한 600은 거뜬히 넘기는 겜창이다보니 관심이 가더라고.

나는 학부시절에 배운 내용들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정도 WHO의 의견이 맞다고 보는 측이지만

개붕이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더라.

 

나도 왜 반대하는지 이해하고 있고 어느정도는 공감해.

그런데, 가끔씩 잘못된 근거로 주장을 하는 경우가 간혹 보여서 그 점을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할것 같아.

 

이 글은 1, 2, 3편으로 계획하고있고 내 개인적인 견해에 대한 의견은 3편에서 다룰거지만, 

 

일단 시작에 앞서 내 개인적인 견해를 간단하게 밝히는게 개붕이들에게 더 편할거 같아서 먼저 이야기할게.

 

나는 게임중독을 질병화 하는것에 찬성하고, 셧다운제등의 제도적인 게임 이용 규제는 반대하는 입장이야.

 

폰보다는 컴퓨터로 읽는걸 추천해. 

------------------------------------------------------------------------------------------------------------------------------------------

 

0. 용어 정리(한국 중독 심리학회 기준).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다들 안하고 넘어가는 용어 정리부터 하자.

ICD-11 : WHO에서 만드는 일종의 질병 대백과사전. 정보만 넣는게 아니라 질병 코드도 들어가서, 전세계의 의사들이 모여서 회의후 질병을 정의한거야.

게임사용장애 : ICD-11에서 등재되는 정식 질병이름이야. 게임중독이라는 말과 혼용되지.

중독 :  '특정 행동이 건강과 사회생활에 해가 될 것임을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집착적 강박' 

남용, 의존 : 정신의학회에서 중독이라는 단어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대체하기위해 정의한 단어야.

남용 : '일상적인 양보다 많은 양의 물질을 섭취하고 그로 인해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것'

의존남용+내성(더 많은양을 사용해야 만족)+갈망(없으면 만사를 다 버리고 찾아다님)이라고 생각하면돼. 

도파민 : 우리 뇌에서 분비되는 일종의 호르몬 비슷한거. 감정의 면에서는 기쁨, 성취감을 느끼게 만들어. 무언가 원하는것을 이룩했을때 분비되고, 그 성취의 정도에 따라서 양이 조절되지.

도파민 보상회로 : 무언가를 성취했을때 도파민이 분비되고, 더 큰 성취를 이룩하면 더 많은 도파민이 분비되는 메커니즘. 이 도파민 보상회로가 맛이 가버린 상태를 병리학적 '중독'이라고 하며, 뇌 CT, MRI등으로 확인할수 있어.

게임중독  : 앞으로 내가 쓸 글에서 게임중독이라는 말은 ICD-11의 진단기준을 만족하는 수준의 중독으로 이야기할거야. 

         44_57_321.jpg

             발췌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게 ICD-11에 등재되고 2022년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게임이용장애의 진단기준이야. 

             

핵심적인 증상 3가지는

- 조절력 상실

- 게임이 다른 일상생활에 비해 저명하게 우선시

- 부정적인 문제가 발생해도 지속적인 과도한 사용 

등이 12개월 이상 지속되며 사회적으로 큰 장애를 일으킴.

 

부수적인 증상은 요약하면, 잠을 못자거나 시간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거나, 자가 조절을 시패하거나, 일상생활 능력이 저해되는등의 증상.

 

그리고 핵심적인 증상이 없이 단순히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게임을 한다는 것만으로 진단은 불가능

             

자 이 정도로 정의하고 넘어가자.

 

1. 잘못된 주장1 - 게임중독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말 많이 보는 주장이야. 그리고 틀린 말이지. 

크게 두가지 주장으로 나눠서 살펴볼게.

 

1.1 쇼핑, 운동, 섹스등은 중독이 아닌데 게임 중독만 중독이야?

쇼핑, 운동, 섹스, 게임 모두 남용과 의존이 가능하고 실제로 치료를 받는 경우도 많아.

이를 DSM-5(간단히 정신건강의학 대백과라고 이해하자) 에서는 '충동 조절장애(impulse control disorder)'로 분류하지.          

 20210728_104256.png

(발췌 : 서울대학교병원 홈페이지)

그럼 왜 게임중독만 똑 떼서 굳이 새로 병을 만드느냐? 사회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야.

대표적인 예시로 도박은 아예 '병적인 도박(Pathologic gambling)'으로 정의해 따로 치료하고 있어.

도박의 위험성과 게임의 위험성이 같냐? -> 이건 2.1에서 다룰게.

 (참고로 현재 충동조절장애는 인지행동치료, 개인정신치료, 약물치료 등을 이용해서 치료중이지만, 재발율이 높아서 치료가 힘든 질병이지.)

 

1.2 게임 중독은 실체가 없는 병인데 정신과 의사들이 과도하게 질병화 하는거 아니야?         

위에서 말했든 어떤 물질이나 행동에 대한 중독은 도파민 보상회로에 이상을 가져오고 이는 뇌 CT, MRI를 통해 직접 관측할수 있어.

  2018-106-3-160-hart-3-natural.jpg

발췌 : Is drug addiction a brain disease? MARC GRIFELLCARL L. HART

 

이런식으로(약물에 의한 중독의 사진이지만 이해를 돕기위해서 간단하게 설명한거니까 넘어가자.).

 

그리고, 게임이용장애 환자들에게서도 뇌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이 관찰돼.

   

Internet and Gaming Addiction: A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of Neuroimaging Studies.( Daria J. Kuss * and Mark D. Griffiths)

(원문 캡쳐 파일이 있었으나 저작권문제로 삭제함)

 -> 인터넷중독증의 행동적 중독이 뇌의 구조와 기능, 활성에 영향을 주며 뇌의 신경적응력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Reduced striatal dopamine D2 receptors in people with Internet addiction. (Kim, Sang Heea; Baik, Sang-Hyuna)

(원문 캡쳐 파일이 있었으나 저작권문제로 삭제함)

 -> 인터넷 중독자 그룹의 PET 촬영상 도파민 수용체의 활성이 정상 그룹보다 줄어든것을 확인하였다.

 

이렇게 뇌의 기능적 구조적 이상이 동반된 인터넷 중독장애는 지금 보고된 건만 1000건이 넘고, 이는 도박중독의 2배가 넘어.

WHO의 예상 유병률은 전체 인터넷 이용자의 1%~3%정도로 보고 있지. 

          

2. 잘못된 주장2 - 게임 중독이 질병이라는건 게임이 질병이라는걸 인정한거잖아?

정말 안타까운 오해에서 비롯된 주장이야.  이것도 크게 둘로 나눠서 이야기 해볼게.

2.1 오해1 - 게임은 나쁜거라는 몰이해에서 비롯된거 아니야?

'게임중독은 질병이다'라는 말은 ['게임'중독은 질병이다]가 아니라 [게임'중독'은 질병이다]라고 이해해야해.

 중독에 대해서는 1.2에서 많이 논했으니까 넘어가고,

그러면 그 많은 충동조절장애를 일으킬수 잇는 요소중 게임만 콕 집어서 못살게 구느냐?

유병률때문이야. 

Asian Adolescent Risk Behavior Survey 라는 설문지를 이용해서 조사한 결과

현재 아시아 10대의 약 3%정도의 인터넷 중독 증상이 보고되고있고 15%에선 위험군으로 추정하고있고

 (Epidemiology of Internet Behaviors and Addiction Among Adolescents in Six Asian Countries, Kwok-Kei MakChing-Man Lai)       

이는 도박중독이 처음 Pathologic gambling으로 분류될때 추정유병률인 0.4%를 가볍게 넘는 수치지.

(Pathologic gambling : an Overview, Shalini SinghGanesh Kumar Mallaram,)

도박이 게임보다 당연히 더 위험하고 큰 영향을 끼쳐. 하지만 게임중독은 수가 많아.

따로 관리해야할 필요성을 논할때 해당 행동이 얼마나 큰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는가가 아주 종요한 요소야.

게임은 도박보다 덜 위험하지만 그 수가 많아서 관리가 필요한거고.

게임이 나빠서? 아니. 중독이 나빠서. 그리고 그 수가 많아서. 

 

2.2 오해2 - 그럼 게임은 중독을 유발하니까 게임이 정신병이라는거잖아?

역사적으로 정신, 신체적 질병이 있는 사람은 마귀, 악마, 귀신에게 홀려서 생긴거라는 의식이 있었잖아?

그런 나쁜것에 홀릴짓, 홀릴 환경을 방치해서 질병이 생긴거라는 잘못된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문화속에 아직 남아있는거 같아.

게임이 중독을 유발해서 게임이 정신병이고 나쁘다는 말은 

 폐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잠을 자서 귀신이 붙어 우울증이 걸렸다라고 이야기 하는것과 일맥상통해.

즉, 게임이 중독을 유발하니 게임이 정신병이라는 말 자체는 정신의학적으로도 매우 틀린말이고,

오히려 질병에 대한 구시대적 인식에서부터 비롯된, 아예 시작부터 잘못된 생각이란 것이야. 

이런 의식은 게임이 정신병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나 반대측의 사람이나 모두에게 퍼져있어서, 정신과 의사들이 상당히 난감해해.

알코올 중독이 질병인 이유가, 알코올이 질병이라서가 아니잖아? 

 

 

일단 1편은 여기서 마무리할게.

 

2편에서는 게임중독의 원인은 무엇인지, 게임중독의 치료와 예방에 관한 셧다운제의 효용에 대해서 논할거고

 

3편에서는 내가 셧다운제 폐지에 찬성하고 게임중독 질병화에 찬성하는 이유와 질문, 의견에 대한 피드백으로 구성할 생각이야.

 

읽어줘서 고마워

9개의 댓글

2021.07.28

정보추~~~~

0
2021.07.28

성령의 힘으로 치료한다 한약으로 치료한다 이딴 소리나 씨부리는 한국은

0
2021.07.28

많은 댓글이 예상되지만 일단 내가 읽은 바로는 상당히 설득되는 글이네 잘읽었음

0
2021.07.28

질병 지정하면 드라마틱하게 없어지나? 그냥 의사놈들 밥그릇 마련 아님?

2
2021.07.28

딱 이런식의 주장이 여가부, 보건복지부, 정신과의사, 종교계가 제일 좋아하는 소리임

 

게임중독 질병논란은 이미 너무나도 정치적으로 많은 세력들의 이권이 엮여있는 문제로 진화해버려서

 

셧다운제는 반대하지만 게임중독은 찬성한다는 식으로 이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중간지점이 있다는듯한 주장은

 

그냥 여가부, 보건복지부, 종교계 도와주는거밖에 안댐ㅋㅋㅋ

1
2021.07.31
@양과송이

원래 과학계는 모든 사안에 중립적으로 접근하려는 측면이 있는데 그게 정치적 부류에게 굉장히 쉽게 이용되는 경향이 있음.

0
2021.07.29

그럼 다 질병으로 지정하는게 맞음

적정선을 넘는 모든행위를ㅋㅋ

0
ric
2021.07.31

'죽동'이라는 단어 하나로 너무 많은 현상을 퉁치는게 문제라고 생각해.

과거에 자폐증이나 정신분열증이 지나치게 많은 현상을 하나의 단어로 통치이했던게 문제라서 자페스펙트럼, 조현병(신드롬)이라 바꾼 것처럼.

기타 중독이랑 비교해보면 '과몰입'이나 '남용'이 적당하다고 봄.

0
2021.07.31
@ric

죽동...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374 [기타 지식] 카우치 사건은 정말 인디 음악을 끝장냈는가? 29 프라이먼 17 22 시간 전
12373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1년마다 1명씩 잠을 자다 사망한 가족. 홀로... 2 그그그그 3 1 일 전
12372 [역사] 송파장과 가락시장 5 Alcaraz 6 1 일 전
1237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괴물을 쓰러뜨렸다." 어머니에... 2 그그그그 3 2 일 전
12370 [기타 지식] 알코올 중독에 빠질 수 있는 칵테일, 브랜디 알렉산더편 - 바... 1 지나가는김개붕 4 2 일 전
12369 [기타 지식] 세계에서 제일 잘 팔리는 칵테일 중 하나, 위스키 사워편 - ... 2 지나가는김개붕 3 2 일 전
12368 [기타 지식] 왜 나는 독일을 포기하고 캐나다로 왔는가 26 상온초전도체 10 2 일 전
12367 [역사] 미국인의 시적인 중지 2 K1A1 12 2 일 전
12366 [기타 지식] 독한 칵테일의 대표, 파우스트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5 지나가는김개붕 2 3 일 전
12365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아무도 듣지 못한 죽음의 비명이 들린 357호실 1 그그그그 6 5 일 전
12364 [기타 지식] 칵테일에도 아메리카노가 있다.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6 지나가는김개붕 6 5 일 전
12363 [역사] 역사학자: 드래곤볼은 일본 제국주의사관 만화 16 세기노비추적꾼 13 6 일 전
12362 [과학] 번역)새들은 왜 알을 많이 낳는가? - 후투티의 형제살해 습성... 5 리보솜 3 6 일 전
1236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20년만에 해결된 미제사건 4 그그그그 9 10 일 전
12360 [호러 괴담] [미스테리] 고립된 남극 기지에서 사망한 남성. 근데 무언가 ... 14 그그그그 12 11 일 전
12359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문자를 차단했다고 살인까지? 3 그그그그 5 13 일 전
12358 [기타 지식] 미국은 왜 틱톡을 분쇄하려 하는가? 14 K1A1 29 14 일 전
12357 [기타 지식] 아마도, 미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칵테일 마르가리타편 - 바... 7 지나가는김개붕 9 14 일 전
12356 [역사] 애니메이션 지도로 보는 고려거란전쟁 6 FishAndMaps 6 16 일 전
12355 [기묘한 이야기] 일본 멘헤라 아이템에 대해서 알아보자 25 Overwatch 17 16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