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표준 도시 경제 모델: 도시계획에 대한 새로운 생각 - 07

2018년 12월 MIT 출판부에서 나온 책인 Order without Design: How Markets Shape Cities 를 임의로 발췌, 요약, 번역(의역)해 연재할 계획입니다. (Bertaud, Alain. 2018. Order Without Design: How Markets Shape Cities. Cambridge, Massachusetts: The MIT Press.) 이 책은 프랑스인 도시계획가가 도시경제학의 도시계획에 대한 응용에 관해 여러 실제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 교양서입니다. 좋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국내에 번역본이 없어 내용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하고자 합니다.

읽을 땐 이렇게 긴 줄 몰랐는데 발췌번역하려고 하니까 뭐가 이렇게 긴 건지...
어느 세월에 주택문제 다루는 5장이랑 교통문제 다루는 6장까지 갈까요... ㅠ

시리즈 목차
1편: https://www.dogdrip.net/doc/335730330 
2편: https://www.dogdrip.net/doc/335730640
3편: https://www.dogdrip.net/doc/335731226
4편: https://www.dogdrip.net/doc/336574806

5편: https://www.dogdrip.net/doc/336575098 

6편: https://www.dogdrip.net/doc/337580926

7편: https://www.dogdrip.net/doc/339505715<- 현재

(추가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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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가(地價) 및 인구밀도의 공간적 분포: 경제학적 모델

 

이상에서 인구밀도는 시장(市場)에 의해 정해진다는 것을 보았다. 고로, 인구밀도는 시장의 매개변수, 주로 가구 소득, 토지 공급 탄력성, 그리고 교통 속도 및 비용에 의존하는 지표이다. 다시 말해, 인구밀도는 소비자의 선호를 반영한다. 따라서, 도시계획가는 설계를 통해 인구밀도를 강제할 수 없다. 그러나, 시장과 소비자 선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구밀도를 예측할 수는 있다. 정확한 예측은 사회간접자본과 공동시설 계획에 큰 도움이 될 것이므로 계획가는 인구밀도를 가능한 한 정확하게 예측해야 한다. 그러나, 계획가는 시장은 예상불가한 외부 충격에 노출되어 있으며, 예측치는 잘 해봤자 다만 현명한 추측(educated guess)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자신들의 인구밀도 예측을 토지 이용 규제로서 고정시키려고 해서는 안되며, 기존 인프라의 수용 한도를 시장이 형성한 인구밀도에 맞춰 조절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시장이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인구밀도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계획가는 토지 시장이 작동하는 방식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시장은 신비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가령, 가구 소득 증가 또는 토지 공급 감소가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학자들에 의해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이 장의 주제는 시장 역학의 예측 가능성과 예측을 무시할 시의 위험성이다. 경제적 현실과 명백히 상충하는 도시 전략은 구현될 가능성이 낮으며, 구현되더라도 도시의 경제에 매우 큰 비용을 안길 것이다. 잘못 구상된 도시 전략은 순진한 유토피아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도시의 희소한 투자 여력을 그런 투자가 가장 필요없는 지역으로 잘못 인도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도시 가구의 후생을 크게 감소시킨다. 

 

도시경제학자는 입지와 지대, 토지 사용량 간의 관계를 예측하는 일군의 수학적 모델을 개발해왔다. 이러한 이론적 모델은 실제 도시를 심히 단순화한 결과인데도 불구하고 그 예측력이 경험적 데이터로써 대체로 검증된 바 있다. 이 장의 후반부에서는 경제학의 이론적 모델이 도시 개발 전략과 노동 및 토지 시장의 예측되는 작동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충돌을 어떻게 규명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도시계획가와 도시경제학자는 서로 다른 목표를 갖는다. 계획가는 현존하는 도시를 탈바꿈하고자 한다. 그들은 자기 계획을 '비전'이라고 칭하기를 좋아한다. 비전은 흔히들 '살고 싶은 도시', '회복탄력성', '지속가능성' 같이 추상적이고 비정량적인 질적 용어를 통해 표현된다. 도시계획가의 비전은 설계와 규제, 자본 투자를 통해 달성된다. 반면, 경제학자는 덜 야심적이지만 보다 분석적인 역할을 맡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들은 주로 시장 역학과 정부 행동 상호작용하여 도시를 형성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데 관심이 있다. 경제학자는 경험적 데이터를 분석해 도시의 가격과 형태를 번화시키는 요인을 찾아내고자 한다. 경제학자는 이론과 가설을 개발해 이를 대개 실제 도시를 극단적으로 단순화한 수학적 모델로 표현한다. 경제학자는 실제 도시에서 수집한 경험적 데이터와 비교해 얻어지는 기술적 그리고 예측적 성과를 비교해 자기네 모델이 현실에 적용되는가를 시험한다. 

 

단순화는 작동 원리를 파악함에 있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가령, 도시계획가가 사용하는 모든 지도는 현실을 극단적으로 단순화한 결과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의 유용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매우 복잡한 현실 도시의 조악한 단순화라는 이유만으로 이론적 구상을 선험적으로 배제해서는 안된다. 이하 기술할 표준 도시 모델은 도시의 공간적 구조가 지가에 의해 형성되며 그러한 가격이 형성되고 변화하는 원리에 대한 이해를 얻는 데 필수적이고 적절한 시발점이 된다. 

 

단핵 도시 모델, 또는 표준 도시 경제 모델은 매우, 아니 어쩌면 지나치게 단순하다. 그럼에도, 단핵 모델은 여러 크고 복잡한 도시의 형태와 견줘볼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지표 또는 벤치마크로 기능해왔고, 따라서 경제학자는 보통 이를 표준 도시 모델이라 부른다. 표준 도시 모델은 단순화를 위한 가정이 일부 완화되는 더 복잡한 모델의 기반이 된다. 

 

더 복잡한 모델 - 가령 RELU-TRAN 모델 - 은 단핵 모델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가 입력되어야 한다. 그런 데이터, 특히 주요 교통망의 공간적 배치에 관한 데이터는 도시마다 다르다. 따라서 그런 모델은 입력 데이터 중 일부의 변동에 대해 더 정확한 결과를 도출한다. 그러나, 이처럼 상대적으로 복잡한 모델은 각 도시 고유의 정보를 많이 요구하므로 공간 구조가 다른 도시 간의 비교를 통해 시장이 도시 형태와 인구밀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일반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는 사용하기가 비교적 어렵다. 그러므로, 이 장에서는 표준 도시 모델만을 논의할 것이다. 

 

이델의 가장 단순한 버전은 실제 도시의 공간적 형태에 대한 극단적인 단순화에 바탕을 두었을 뿐 아니라, 도시가 실제로 구성되는 방식과도 동떨어진 가정을 하고 있다. 현실을 아주 대강 근사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표준 도시 모델은 전혀 단핵적이지 않은 도시를 포함한 대부분의 실재하는 도시 구조의 기술과 예측에 좋은 성능을 보인다. 

 

표준 도시 모델은 전문 학술지면에 실리는 학문적 토론의 장에 국한된 희한한 모순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도시계획가는 이 모델을 늘상 마주하는 현실 문제, 가령 지가와 인구밀도 예측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가령, 나는 이 모델의 단순화된 버전을 도시가 농촌을 희생시켜 지나치게 많은 토지를 점유하는 현상, 즉 대중 매체가 스프롤(sprawl)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검증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 경제학적 모델의 사용은 정량적이기보다는 감정적으로 너무 많이 접근되는 경향이 있는 인구밀도 및 토지 이용에 관한 여러 논의를 좀 더 투명하게 해줄 것이다. 

 

그에 반해 토지 시장이 없이 건설된 도시 - 예를 들어 구소련의 도시 - 는 표준 도시 모델이 전혀 기술적, 예측적으로 활용될 수 없는 유일한 경우이다. 그러나, 이 모델이 토지 시장이 도시 형태에 미치는 영향을 영하기 위해 고안되었으므로, 이런 예외는 예상 가능하다. 또한, 동유럽의 도시들처럼 수십 년간 계획 경제 하에 개발된 도시에서 시장의 작동이 재개도니 경우, 그 형태는 이 모델이 예측하는 유형으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표준 도시 모델의 가장 단순한 버전은 다음과 같은 가정에 기반한다. 

1. 도시는 지형적 특색이 없고 농지의 지대는 균일한 평야에 위치해 있다. 
2. 모든 일자리는 중심업무지구에 집중되어 있다. 
3. 모든 사람은 모든 방향으로 방사형으로 뻗은 무한한 수의 도로를 통해 통근한다. 

독자는 현실 도시의 매우 심한 단순화라고 한 나의 표현이 과장이 아니었음을 알 것이다!

 

이 모델은 교통 비용이주거지와 도심지 간의 거리에 비례하고 토지 사용자가 상호간에 경쟁할 때 지가 및 인구밀도가 어떤 분포를 보일지 예측하고자 한다. 그렇지만, 도시계획가와 경제학자는 이 모델을 특정 도시를 분석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는데, 일부 가정은 현실 반영을 위해 비교적 쉽게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 모델에서 가정하는 방사형의 통근 거리는 실제 도로상의 거리로 대체할 수 있다. 

 

토지 가격과 인구밀도를 중심업무지구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예측하는 방정식은 표준 도시 모델의 가장 유용한 성질 중 하나이다. 이 방정식은 임대료, 지가, 그리고 인구밀도가 CBD에서 가장 높고 중심부로부터의 거리가 증가함에 따라 지수함수적으로 감소함을 나타낸다. 교통이 비쌀 수록 인구밀도 감소율도 높다. 

 

도시의 토지 가격은 사용자의 교통비에 따라 형성된다. 도심에서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교통비는 상승한다. 서로 다른 지역의 토지 사용자 간의 교통비와 토지 이용 간의 교환은 교통비가 증가함에 따라 토지 가격이 감소하는 결과를 낳는다. 토지 사용자는 지가의 차이를 토지가 비싼 곳에서는 지면을 적게 점유하고 싼 곳에서는 더 많이 점유하는 것으로 대응한다. 그 결과, 인구밀도는 중심부로부터의 거리가 증가할수록 감소한다. 높은 토지 가격이 높은 인구밀도를 발생시키는 것이지 그 역이 아님에 유의해야 한다. 

 

지난 50년간 많은 도시에서 가구 소득은 증가했으나 교통기술의 발달로 통근시간은 빨라지고 비용은 줄어들었다. 그 결과, 지가와 인구밀도의 감소율은 하락했다. 경제학자 스티븐 말페치는 인구밀도 평탄화 예측을 두고 '단핵 모델은 자기 멸망의 요인을 내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표준 도시 모델을 개발한 경제학자는 이를 절대적으로 최적화된 도시 구조라고 제안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교통비, 소득, 전체 인구가 주어지면, 모델의 가정이 성립한다는 전제 하에 시장에서 지가와 인구밀도가 어떻게 형성될지를 말할 뿐이다. 이 모델의 목표는 현상 기술과 예측이지 규범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경제학자는 모델의 기반이 되는 효용 및 생산함수가 정확하다면, 지가와 인구밀도가 이 모델이 예측하는 평형 분포를 따를 때 가구와 기업의 후생이 최대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보조금, 세금, 또는 규제가 토지 가격 및 교통비에 변경을 가하지 않을 경우에 공간적 최적화가 어느 방향으로 일어날 것인지를 암시한다. 

 

추상적인 이론적 모델은 도시계획가들이 일하는 현실 세계에서 실용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휘발유 가격에 많은 보조금이 붙는 이집트, 이란 또는 멕시코에서 표준 모델은 도시가 휘발유 가격이 시장 균형을 반영할 경우보다 더 넓게 팽창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런 나라에서 '스프롤'을 억제하는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소용없는 짓이다; 휘발유에 대한 보조금을 철폐하는 것만으로도 거리와 토지이용 간의 최적 균형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또, 대부분의 도시 도로는 자신들이 점유한 토지에 대한 임대료를 이용자로부터 징수하는 경우가 드물다; 따라서 도로 이용자는 자신들이 지불하지 않는 도로의 임대료만큼 교통비를 보조받는 중이다. 표준 도시 모델에 따라 도로 이용에 대한 보조금은 도시의 개발 지역이 확장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도로 사용에 통행료를 매기면 도시의 토지 이용은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다. 시장 메커니즘을 통한 토지 이용 효율화는 같은 목적을 위한 설계된 규제보다 더 뛰어난 결과를 낳는다. 

 

모델은 도시의 인구밀도와 지가 분포를 왜곡이 없는 시장 조건에서 분석하기 때문에, 현실 도시를 모델의 예측과 비교해 그러한 왜곡의 비용을 추산해볼 수도 있다. 가령, 잰 브루크너는 이 모델을 적용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아파르트헹트 정책 폐지의 후생 효과를 계산한 바 있다. 그는 거주지 선택의 자유가 모든 시민에게 부여되었을 때의 지가 및 토지 이용의 변화를 분석해 아파르트헤이트에 따른 토지 이용 규제가 철페된 결과 큰 후생 이득이 발생했음을 증명했다. 

 

표준 도시 모델의 정확성을 실제 도시에서 검증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긴 하지 비교적 쉽다. 스티븐 말페치, 마리-아그네 루아 베르토와 나는 전세계의 50여개 도심지에서 도시 중심으로부터 1킬로미터 내의 인구밀도를 계산한 바 있다. 그 중 엄밀히 말해 단핵적인 곳은 전혀 없었다. 리우데자네이루 등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도시에서 R^2 값은 0.8 이상이었다. 여러 연구에서 역사적인 데이터상에서 토지 가격은 표준 도시 모델에서 소득 증가와 교통비 감소에 따라 예측하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변화함이 검증되었다. 거리를 도시 중심에 수렴하는 방사형의 도로를 따라 측정한 것은 베이징, 부에노스아이레스, 파리 등의 도시에는 근사로서 괜찮으나, 지형상의 장애물이 있는 리우데자네이루같은 도시에는 부적합하다. 이런 경우 방사형의 도시에 대한 가정을 기존 도로망에 맞춰 완화하는 것은 쉽다. 

 

도시가 더 높은 인구밀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계획가는 토지 가격 상승을 옹호해야 한다. 더 비싸고 느린 교통은 도심에 가까운 지역의 가치를 높일 것이고, 다른 것이 같다면 해당 지역의 지가를 상승시킬 것이다. '압축도시'를 지지한다면 압축도시에는 비용이 따른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이 비용은 그런 계획을 옹호하는 계획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압축도시에 살게 될 가구와 기업이 지불하게 된다. 그러나 압축도시 전략을 추구하는 도시계획가는 그냥 마스터플랜에 따라 도시의 각 지역에 특정 인구밀도를 지정하는 것만으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건 과장하는 게 아니다. 다수의 마스터플린은 건축가가 건물 색을 지정하듯이 인구밀도를 '설계'한다. 

 

어째서 이 모델이 일자리의 중심업무지구로의 집중이 약한 로스앤젤레스나 애틀랜타와 같은 비핵(acentric) 도시에도 단핵형 도시와 마찬가지로 잘 적용되는가? 개발 지역에 일자리가 고르게 분산된 가상의 원형 도시를 생각해보자. 이 도시는 정의상 중심업무지구는 없지만 기하학적 중심(centroid)은 있다. 이 중심은 도시의 다른 모든 지점에 대한 거리의 총합이 최소화되는 점이다. 이러한 도식적 사례로부터 일자리가 균일하게 분포한 비핵 도시에서조차 일자리 및 편의시설에 대한 접근성에 있어 중심부 지역의 장점이 유지됨을 알 수 있다. 중심부의 접근성 차원이 이점은 비핵 도시에서 단핵 도시에서만큼 크지는 않지만 여전히 우의미하다. 

3개의 댓글

2021.07.25

매번 잘읽고 있어 고마웡

0
2021.07.26

오 ㄳㄳ

0
2021.07.26

심시티 잘함?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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