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22살 남자입니다.

10년도 더 된 어릴적 우리 가족에게 있었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저희 아빠는 좀 보수적인 분이셨습니다.

누나와 제가 7시가 넘어서 들어오면 회초리를 드셨고, 제사와 가족행사를 꼭 챙기셨습니다

어린 저희에게 아빠는 근엄하고, 한 편으론 좀 무섭고, 불편한 분이셨습니다

그 일은 저희가 초등학교 시절에 일어났습니다.

제일 처음은 누나가 봤던걸로 기억합니다

새벽에 누나가 비명을 질러서 일어났습니다

누나가 그렇게 비명을 지르는 걸 처음 들었습니다. 그 당시 선머슴 소릴 듣던 누나였거든요

당시 집에 좁아서 아빠와 저, 누나와 엄마가 같은 방을 썼습니다

잠에 취해 정신이 없어서 옆방으로 넘어가니 아빠가 화를 내고 계셨고 엄마가 누나를 달래고 계셨습니다

누나는 정신없이 울면서 구석으로 도망치려하고 엄마가 누나를 따라가서 달래는 중이었습니다.

아빠는 그런 누나를 다그치셨습니다. 한 밤중에 무슨 소란이냐는둥, 다 자는데 동네 시끄럽다는 둥

그럴수록 누나는 말도 못하고 꺽꺽대면서 도망치려했습니다.

제가 누나한테 다가가려하자 아빠가 이번엔 저에게 소리치면서 들어가서 자라고 했습니다.

당시 전 아빠 말을 거스른다는 생각조차 못 했기에 그대로 들어가서 선잠을 잤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아침에 누나는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어르고 달래고, 아빠가 혼을 내도 누나는 왜 그렇게 울었는지 절대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무 얘기도 못듣고 학교를 갔죠. 그런데 점심시간 쯤에 누나가 절 찾아왔습니다.

누나는 새벽에 소리를 지른 후 부터 좀 이상해보였습니다

조용히 제게 손짓을 해서 운동장으로 끌고나와, 제게 다짜고짜 아빠가 일어나는걸 봤는지 물었습니다

전 모른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당시 제가 깼을 때는 이미 아빠는 엄마 방으로 넘어간 후 였거든요

누나는 제 대답에 얼굴이 새얗게 질려서 꺽꺽 울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그렇게 두들겨패던 누나가 겁에질린 모습에 덩달아 저도 무서워졌습니다

누나는 울면서 자꾸 아빠 타령을 했습니다.

어제 밤 누나가 자꾸 뭔가를 피해 구석으로 몸을 숨기는게 떠올랐습니다.

눈물을 그친 누나가 꺽꺽대는 목소리로 이야기해줬습니다

 

누나가 자다가 자꾸 이상한 느낌이 들어 깼답니다

거대한 뭔가가 자기 몸을 타고 기어가는 느낌, 혹은 털없는 대형견이 몸을 비비는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눈을 뜨고 보려했는데 뭔가가 자기 몸을 더듬거리고 있었더랍니다

누나는 실루엣이 사람을 닮아서 제가 장난치거나 화장실을 갔다가 잘 못 찾아왔나 싶어서 손으로 밀어내려 했는데, 갑자기 싸한 기분이 들더니 제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은 받았다고 했습니다.

소름이 끼쳐서 깜깜한 와중에 억지로 초점을 맞춰서 그걸 봤답니다.

그래서 본게 팔이 여러개 달린 커다란 기형아가 자기몸을 더듬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팔마다 손가락마다 길이도 다르고 관절도 엉망진창인데 꾸역꾸역 누나 몸을 더듬던 그게 얼굴을 휙 들어서 눈을 마주치덥니다.

누나는 너무 무서워서 차마 비명을 못 질르고 굳어 있는데, 그게 지네마냥 바르르르 기어서 침대밖으로 나가더니 한발짝 걸을 때마다 모습이 점점 변했답니다.

짐승처럼 침대에서 내려와서 점점 두발로 걷는데 그 모양세가 사람을 닮아가더니 익숙한 모습으로 변해갔답니다

점점 뒷모습이 남자를 닮아가더니 그게 결국은 아빠 모습을 하고선 문 앞에서 뒤돌아보며 씨익 웃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장면에 누나는 숨이 안 쉬어져서 숨을 쉬려고 억지로 내지른게 제가 들은 비명이란 겁니다.

누나가 비명을 지르자마자 아빠로 변한 그게 문을 한 번 쾅 열더니 방금들어 온 행세를 했답니다.

누나보고 무슨 일이냐고, 악몽을 꿨냐고, 왜 오밤중에 비명을 지르냐고 평범하게 아빠 행세를 하는데 너무 소름이 끼치고 무서웠다고요.

한 발짝이라고 떨어지려고 구석으로 도망간거랍니다

엄마랑 나중에 들어온 저한테 차마 저게 아빠가 아니란 이야기를 못 하겠어서 그냥 계속 울기만 했다고요.

전 처음 누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반정도는 믿었습니다.

제가 아빠가 방을 나가는 기척을 못 느꼈거든요

제가 누나 비명을 듣고 바로 깼으니 아무리 아빠가 방을 빨리 나갔어도 제가 못 볼 수는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누나는 엄마한테도 말하고 싶은데, 말하면 엄마가 아빠로 변한 그것에게 얘기를 할까봐 말을 못 했다고 합니다.

저한테 얘기하면서 아빠가 좀 이상한거 같으면 꼭 엄마 옆에 붙어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전 그 당시 누나 말을 반만 믿었습니다. 누나가 하는 얘기가 믿기힘든 이야기였으니 말이죠

누나가 이상한게 아닐까? 하는생각도 들었습니다만 그렇다기엔 아빠가 좀 달라진듯 했습니다 

한 번씩 신발을 휙 벗고 들어오거나, 식탐을 부리는 등 원래라면 절대 하지않을 행동들을 가끔 하셨습니다 

그래서 아빠의 눈을 피했습니다. 괜히 눈을 마주치면 무서운 기분이 들어서, 누나 말이 사실이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누나는 불면증이 생겼습니다. 엄마나 제 옆에 하루종일 뭍어 있었습니다

엄마는 단순히 누나가 악몽을 꾸고 트라우마가 생긴 정도로만 여겼고요

또 아빠는... 가끔 누나를 뻔히 처다보는것처럼 보였습니다.


적다보니 글이 좀 길어져서 끊어 적어야겠습니다 

 

10년이 넘은 이야기고 어딘가 토로하고 싶을 때 마다 꾹 참은 이야기입니다

어딘가에 제가 겪은 일들을 시원하게 풀고 싶은데 너무 무서워서 담고만 있었습니다

주변인에게 할 이야기는 아니고 앞으로 알릴 생각도 없습니다.

그냥 인터넷에라도 풀어놓으면 제가 편해질까 싶어서 적는 글입니다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그냥 주작글 읽는다고 생각하시고 가볍게 읽고 넘겨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당시 너무 힘들었고 지금도 완전히 떨쳐 낸 정도는 아니지만, 인터넷에라도 이런 글을 쓸 수 있는걸 보면 좀 나아지긴 했나 봅니다

 

 

아직 못 적은 내용이 더 있지만 집중력이 흐트러져 여기까지만 쓰고 다음에 이어서 쓰겠습니다

13개의 댓글

따로 사는 게 낫겠네

0
2021.06.30

무서워 ㅠㅠㅠ

0
2021.06.30

개꿀잼이네 마저 적어주라

3

가위눌린거 아니냐…?

0
2021.06.30

아빠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랬네

0
2021.06.30

야발련아... 다음편내놔..

0

재밌는데

0
2021.06.30

랩틸리언이 아니라 다행이네 ㅇㅇ 그거였으면 이미 싹다 교체됨

0
2021.07.01

이거 심야괴담회 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이야기인뎅 ... ?

0
2021.07.02
@Rudor

제목좀알려줘 에피소드 너무 많아서 못찾겠당

0
2021.07.01

야이.. 다음편 빨리 ㅡㅡ

0
2021.07.02

악귀면 저런행동한다하지 않나?

1
2021.07.02

영화 변신 이 이런내용아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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