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 태풍 참피는 딱히 별로 볼게 없어서 이번엔 태풍 얘기가 아니라 장마 얘기를 해 보려고 함

원래 평년 기준으로 치면 6월 25일 무렵이면 남부지방이 장마에 접어드는 시기인데 올해는 남부는 커녕 제주도도 장마 영향권에 아직 들어오지 않고 있음. 이럴거면 지난 5월 말에 장마전선이 뭣하러 우리나라 남부까지 올라왔다 간건지 이해가 안갈 정도 수준으로 장마가 늦어지는 상황임

아무튼 현재 지상 일기도를 보면 장마전선은 지금 베트남 북부-홍콩-대만-오키나와-일본 도쿄 남쪽 먼 바다를 연결하는 선으로 볼 수 있어

저기 기상도의 빨간 화살표 딸린 선은 아열대 제트기류인데 뒤에 언급할거니까 일단 여기서는 패스

이건 장마전선대의 위치에 딸린 구름대임. 장마전선을 정체전선이 아닌 그냥 기압골(저기압)의 연속된 이동으로 보는 견해도 있는데 저기압은 저기압을 끌어당긴다는 말이 있거든? 태풍도 열대성 저기압이고 장마전선도 저기압의 모임이라 생각하면 태풍이 장마전선 방향으로 가는 것을 바로 예상할 수 있을거

물론 태풍의 강도가 세고 대형태풍이면 일시적으로 태풍이 장마전선을 끌어당기고 전면부에서 열기를 밀어올리면서 강수대를 강화시키겠지만 이번 5호 태풍 참피는 소형의 비교적 약한 태풍(지금 위성사진 봐도 T값 상태가 2.5~3을 왔다갔다 하는 상황임)인지라 저 전선대를 움직일 힘은 없어.

당연히 그냥 올라오다가 일본 앞바다에 있는 장마전선대에 흡수되면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면서 소멸할 운명인거지.

소형 태풍 + 본격 여름철이 아닌 경우 북서태평양의 태풍 진로는 700hPa가 더 잘맞더라고. 그래서 가져온 700hPa영역 일기도임

저기 오른쪽에 3251숫자 써 있는 고기압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중심부이고, 그 경계선에 빨간색 선을 그어놓은거임

보통 태풍 진로가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이동한다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의 고기압 가장자리는 저기 빨간 선이니까 태풍 진로는 당연히 저 선과 평행하게 이동한다로 인식하면 거의 맞을거.

이제 진짜 하려던 얘기인 장마얘기인데,

일단 저기 검정 선이 아까 지상일기도에서 언급한 아열대 제트기류야. 장마전선 북쪽에 자리한 찬 공기의 실질적인 경계선이라 할 수 있고, 저거 강도에 따라 장마 강도가 세지고 약해지고 그러는데 일단 등고선이 별로 촘촘하지 않은거로 봐선 오늘 아열대 제트기류는 그다지 강한 편은 아니라고 보이네. 당연히 장마전선 상태도 약간 약해진 상황이고

문젠 장마도 안왔는데 우리나라 날씨가 꽤나 지랄맞을거로 보인다는거야. 맨 위에 지상일기도 보면 우리나라 북서쪽에 저기압 2개가 남북방향으로 손잡고 넘어오는게 보이거든. 근데 이걸 5400미터 상층에서 보니 열고기압 뒤쪽에 한랭저기압이 따라오는 구조거든? 심지어 열고기압은 온난핵까지 제대로 품고 있는 상황임(저거 없어도 더운데)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날씨 현상은 다음과 같이 나눠서 설명해야 함

1. 열고기압 : 뜨겁고 건조한 날씨 유발, 순간적인 상승기류 유발로 곳곳에 소나기 발생 가능. 일사량이 높은 지역일 경우 구워지는 날씨 예상 가능

2. 한랭저기압 : 돌풍을 동반한 날씨 유발, 선행 열고기압에 의해 지표면이 달궈진 상황에서 상층에 차가운 공기덩어리가 진입할 경우 돌풍 + 좁은 구역의 상승강력한 상승기류로 인한 적란운 형성 + 뇌우 + 우박 + 경우에 따라서는 회오리바람까지 가능한 상황이 되거든.

지금 일기도만 가지고 대충 예상해 보면 오늘 오전 9시 기준으로 약 36~48시간 뒤에 저 후방 기압계가 영향을 준다는 소리니까 대략 토요일 오전 전후로 소나기형 강수가 지나갈 가능성이 꽤 높아보이네

그리고 찬 공기 덩어리 세력이 꽤 강력한 만큼 다음주 초반까지는 우리나라 부근까지는 장마가 밀고 올라오기 어렵고, 동일본 지역만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장마전선이 일시 북상하면서 비를 좀 맞을 것으로 보여.

이런 상황이라면 적어도 다음주 초반까지는 장마 소식을 듣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네. 그 뒤의 상황은 북태평양 고기압이랑 북서쪽 한랭기단 넘어오는 상황을 봐야 할 것으로 보이고(설마 그 이후에도 안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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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다음주 초중반까지는(현 시점에서120시간 정도) 장마 안올것으로 보임. 이러면 평년 대비 장마가 7~10일 정도 늦게 시작하게 될 것으로 예상

2. 내일까지는 낮에 뜨겁고 건조한 날씨 예상(국지적 소나기 있을 수 있음), 다만 토요일 오전을 중심으로 기압능에서 기압골로 급속 전환하면서 전국단위로 소나기형 강수 예상. 지역에 따라 낙뢰나 돌풍 가능성 있음

3. 5호 태풍 참피는 별다른 영향 없이 그냥 장마전선에 흡수되면서 소멸할 것으로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