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reddit 괴담] 옛날 방식 (by u/hyperobscura)

<옛날 방식 The Old Ways>

원글 링크: https://www.reddit.com/r/shortscarystories/comments/mq1rey/the_old_ways/

 

내가 오줌싸개일 적에, 아마 네다섯 살 때쯤, 한밤중에 자다가 깨면 엄마가 도끼를 들고 내 곁에 서 있고는 했어. 처음엔 심지어 엄마를 보지도 못했어. 엄마의 흰자위가 도끼에 반사된 것만 봤지. 아무튼 존나게 무서웠다, 그렇게 말할 수 있겠지.

 

나는 다시 잠들었는데, 왜냐면 엄마가 해리, 그냥 다시 자렴. 알았지?” 하고 말했거든. 아니 뭐, 엄마잖아. 그리고 원래 부모님 말은 잘 들어야 하는 거고, 아무튼 그래서 다시 그냥 꿈나라*로 되돌아간 거지. 그래도 어쩔 땐 엄마에 대한 악몽을 꿀 때도 있었어. 엄마가 도끼로 내 미간을 찍어서 내 머리통을 완벽히 반반으로 쪼개는, 존나게 생생한 꿈을.

 

어쨌든, 얼마 뒤에 내 쌍둥이 동생 헨리도 잠에서 깼는데, 걔는 나랑 다르게 비명을 질러가면서 발작을 했어. 근데 엄마는 주춤하지도 않고, 그냥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쉿-하면서 헨리가 조용해질 때까지 그대로 서있었어. “헨리,” 엄마는 말했지. “그 씨발 입좀 닥치렴.”

걔 눈에 비친 공포가, 항상 나한테 전염됐었다구.

 

그날 밤, 엄마가 헨리의 머리통을 완벽하게 절반으로 쪼개버린 그 날 밤에 나는 잠에서 깨지도 않았었어. 아기처럼 푹 자고, 아침 일찍 기운차게 일어나서는 그 애의 생기 없는 두 눈을 이제는 따로 떨어져 침대 위에 널브러져 있는 보게 된 거야. 솔직히 말해서 그 다음은 잘 기억이 안 나. 아니, 그렇지도 않다. 걔의 뇌가 완벽하게 절반으로 쪼개져 있던 그 광경이 뚜렷이 기억나. 그애 피 때문에 계속 미끄러지다가 계단까지 가서는 굴러떨어져서, 정신을 잃었지.

 

한 달 동안 깨어나질 못했어. 의도적인 혼수상태. 뇌부종. 그런 거였지.

 

당연히 경찰이 엄마를 잡아다 넣었어. 아직도 어디 정신병원에서 썩으면서 자기 오줌을 마시든지 아니면 뭐가 됐든 미친 짓거리나 하고 있겠지.

내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뒤로 딱 한 번 엄마랑 얘기를 했었는데, 그게 또 내 인생에서 가장- 존나게 이상한 대화였거든.

 

옛날 방식이야,” 하고 엄마가 중얼거렸어, 말라서 부르튼 입술에 가래침을 흘려가면서. “하나가 둘이 되면, 셋으로 쪼개야 돼. 그냥 하나 골라잡고, 다 잘 풀리길 바라는 거야.”

 

좆까, 할망구그게 내 대답이었어.

 

그리고 너도 그렇겠지만, 뭔 소린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거든. 내가 네 아빠가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퍼거스. 그래도 우리 엄마랑 다르게 난 전부 다 솔직하게 말해주는 거야.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아니 씨발 대체 어떻게 일어나는 건지는 난 모르겠다. 가족한테 내려오는 저주 그런 걸지도 모르지. 그런데 저기 있는 저거... 네가 이라고 부르는 저건 네 동생이 아니다. 우리는 너 하나만 낳았어, 퍼거스. 우리도 쟤가 어디서 온 건지 몰라.

 

근데요 아빠,” 퍼거스가 속삭였다. “저는 퍼거스가 아닌데요. 이에요.”

거 참 이상하네,” 나는 말했지. “나도 내가 둘 중에 어느 쪽이었는지 까먹을 때가 있었단다.”

 

그러면 어떻게 구별하는데요? 어떻게 확신할 수가 있죠?”

 

우리 엄마가 말했던 것처럼,”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도끼를 쳐들었다.

 

그냥 하나 골라잡고, 다 잘 풀리길 바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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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문 "꿈나라로 되돌아갔다" 에서 꿈나라의 원문은 the old land of Nod. 성경에 나오는 "놋 땅"이라는 곳인데 졸음이나 수면이라는 뜻으로 관용적으로 쓰이는 표현.
 
재미있는 건 저 "놋 땅"이 성경에서 카인이 형제인 아벨을 죽인 곳이래.  놋 땅으로 되돌아갔다...는 표현은 주인공이 애초에 형제 살해자의 땅에서 왔다는  말로, 주인공의 정체에 대한 암시로 볼 수 있지 않을까...?

16개의 댓글

4 일 전

원래 읽판에서 번역 괴담 읽는 거 좋아했는데 요샌 아무도 안 올리길래 내가 한 번 해봤습니다. 재밌게 읽어줬으면 좋겠고 이상하거나 그런 부분은 댓글 남겨주면 반영하겠음.

11
@파워드라몬

조낸재밌음 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

2

내용이 이해가 안간다 으아

0
4 일 전
@아비라도모비치

진짜 자식이 아닌 낳은적 없는 무언가가 있는건지 아니면 화자가 지 엄마처럼 미친건지 아니면 엄마도 인간이 아닌 무언가를 죽였던건지 알수 없는게 무서운 포인트

0
@BigJay

아마 경찰에 수감됐다는걸 봤을때 쌍둥이중 한쪽을 살해한 거 같네 주인공도 그 장면을 보고 정신에 이상이 생겨서 자기 자식인 쌍둥이 중에 한명을 죽였고

0
4 일 전
@아비라도모비치

나는 이 집안에서 자식의 분신?이 생기는 게 실제로 일어난다고 전제했어. 그러면 "나도 어느 쪽인지 까먹을 때가 있었다"는 말에서 자신이 해리라고 생각하는 주인공이 사실 가짜인 헨리이고, 자기가 핀이라고 말하는 아들이 사실 진짜인 퍼거스라는 반전이 되는 거지...

0
4 일 전
@아비라도모비치

[삭제 되었습니다]

@파워드라몬

오호라...

0

와!! 레딧괴담!!!!!!! 레딧괴담 존나좋아하는데 요즘 아무도 안올려줘서 되게 슬펐었다... 올려줘서 고맙다 개붕아

ㅊㅊ먹엉

0

ㅈㄴ재밌다 로치 블로그도 요즘 운영 안해서 슬펏는디 고마워

0
3 일 전

좆노잼 병신 유튜브캡쳐만주구장창 올라오다가

레딧공포썰보니 재밌다

1
3 일 전
0

이런거 쓰는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해내지

너무 잘쓰는거같애

0
3 일 전

추천

0
3 일 전
0

레딧괴담 너무 좋아 고마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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