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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디자인 취준 깨붕이 구구절절 찐내나는 이야기좀 들어줄 사람

949376f3 2021.05.01 125

취업준비 한다고 이거저거 찾아본지 3개월정도 됐는데

정확히는 1년 재수해서 이름 들어도 잘모르는 수도권 대학 학사 산업디자인과 나왔고 졸업한지 3개월 됐음.

 

내가 스팩이라고 부를만한건 없고 

툴 그냥 대강 다룰줄알고 교수님이나 대학교 취업 컨설턴트분 말로는

이정도 포트폴리오면 괜찮다 첫직장에는 지장 없는 수준이다 소리는 들었는데

 

내가보기엔 중견기업에서 뽑을 정도는 아닌거 같음.

내 포트폴리오 보여주고 싶은데 올리면 알아볼 사람 있을거 같아서 못올리겠음.

툴 다루는 능력도 경쟁자들이랑 비교하면 떨어지는거 같음.

 

과연 내가 고용주라면 나를 뽑아서 일 시킬까? 생각해 보면

나보다 잘하고 빠른 사람들이 많은데 왜 나를? 싶음.

 

내가 서울에 있는 미대들 광탈하고 재수하면서 아빠한테 디자인 해보고 싶다고 했을때

그걸로 어떻게 돈벌어먹고 살거냐고 쓴소리 하셨고

외가에 진짜 옛날에 디자인 일 하셨던 삼촌할아버지쯤 되시는분이(호칭을 잘 모르겠음)

디자인 그거 죽어라 해봤자 몸 상하고 박봉에 사람 할짓이 아니라고 코딩배우라고 쓴소리 하시고

 

쓴소리 들을 당시에도 심경이 막막했는데 지금 생각해 봐도 틀린말은 아닌거 같고..

대학 졸업할때쯤에는 저희 취업 될까요? 하면 교수님이 "취업은 되지.. 되는데.." 말끝을 흐린 이유를 알겠음..

 

인터넷에 중소기업 눈동냥 해보니 좋은 중소도 있습니다~ 라고는 하지만 개줮같은 곳도 많습니다~ 하더라.

 

잘 해보려는 사람도 좆소에 가서 인격모독에 좆소 환경에 치이다 보면 신입은 나가 떨어지고

경력은 다른 중소로 이직하거나, 마지못해 참고 다닌다 하더라.

 

내가 디자인이라는 것에 환상을 가지고 있는건가?

고객이 촌스러운 전단지 만들어 달라고 하면 넵ㅎㅎ 하고 만들어주는게 디자인이 맞는건가?

 

대학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디자이너는 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직업이라고도 했음.

디자인 배우면서 교수님이 "그 디자인은 왜 꼭 그렇게 디자인 해야해? 그냥 예뻐서?" 같은 왜 그런 디자인이여만 하는지,

"클라이언트(고객)"를 설득 할 수 있어야 한다 라고도 하셨음.

 

말하자면 고객이 줮같은 디자인을 요구해도 니가 설득해서 좋은 디자인을 고를 수 있게 해야한다 정도로 이해했음.

"여러분은 전문가에요. 디자인 해달라고 하는 사람들은 디자인 잘 모릅니다."

"여러분들이 그사람들을 설득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네? 제가요? 그걸 할 수 있을까요??

저도 모르겠어요. 경력도 없고 겨우 대학이나 나온 제가 설득을 할 수 있을까요?

 

2학년때 실습을 나간적이 있는데, 같은과 선배(학과탑 ㅎㅎ;;)가 일하는 곳이래서 지원해서 간적이 있음.

사장님 한분에 선배가 전부인 곳이었는데 웹디자인이라고 해서 웹디자인은 뭘하나 한번 가보자 하는 마음에 갔었음.

 

사장님이 포토샵 파일 하나 주시면서 이거 폰트 간격 수정해봐 라고 했었나. 그냥 간단한 잡무였음.

근데 이게 인쇄 바로 들어가면 되는 파일이라서 글자가 텍스트가 아니라 이미지였음.

 

예전일이라서 기억이 잘 안나는데 

내가 긴장해서 머리가 하얗게 돼서 텍스트가 아닌데 어떻게 간격을 수정하지? 하면서 쩔쩔 매니까

사장님이 옆에서 보시더니 그것도 못하냐면서 꿀밤을 먹이고는 이렇게 하면 되잖아 하면서 보여줬음.

 

근데 해도 긴장해서 그랬는지 어떻게 하셨는지 눈에 하나도 안보이고

내가 이런 쉬운것도 못하다니 하는 자책감과 사장님이 "너네 대학은 그래서 안돼" 하는 말에 자존감이 박살났었음.

 

이후로 존나 간단한 것도 못하니까 일도 안시키고 나도 꿀밤맞고 "너는 그래서 안돼"하는 말을 들으니까 일하기도 싫었음.

일도 안시키고 그냥 점심 심부름이나 하고 사장님이 퇴근하기 한시간 전에 술사오라고 셋이서 마시자고 하니까 술이나 마시고 집에 가고 그랬지.

술마시면서 사장님이 "너랑 같은 대학이지만 얘(선배)는 내가 잘 가르치고 있어서 무슨 공모전 대상도 타고 어쩌구"

"내가 예전에는 어쩌구" "너도 잘 돼고 싶으면 내가 어쩌구"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하신건지 물어보고 다시 해보겠다고 해서 뭐 하나라도 얻어왔어야 했는데

당장 내 기분이 나쁘니까 인격모독 당하니까 아무생각도 안들고 자괴감 들고 그랬지.

 

담당 교수님한테 전화로 "저 여기랑 안맞는거 같아요.. 혹시 제품디자인 하는 곳으로 실습 옮길 수 있을까요" 물어보니

"그걸 왜 이제야 말해. 내가 분명이 실습할곳 잘 생각하고 결정하라고 했지" 라고 화내셨었다.

어차피 한달이니까 그냥 참고 하라고. 사실 실습 간곳이 내 기억만큼 후진곳이 아니였을 수도 있음.

그저 내가 모질라서 좋은 기회를 놓친것이었을 수 있다고 생각함. 같은과 선배는 군말없이 사장 지원 받으면서 일 배우고 있었으니.

선배가 학과 탑이었기도 하고. 누가 누구를 이용해 먹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앞으로 좆소 다니기 싫으면 백명중에 한명이 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함.

그러면서 한편으로 드는 생각이, 재수해서 남들보다 1년꿇은 주제에 빨리 취업할 생각은 안하고 또

취업준비한다는 핑계로 어영부영 시간 보내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음.

 

지금 내 수준에 맞춰서 좆소, 좋은 중소라도 들어가는게 맞는걸까

디자인 때려치우고 알바나 하는게 맞는걸까

중견기업에 들어갈 정도로 갈고 닦는게 맞는걸까, 그게 가능하긴 할까

교수님한테 연락해서 어디 취업알선 없었냐고 물어라도 봐야할까

 

나같은거 먹여살린다고 아침부터 일하러 가는 아빠한테 죄송스러워서 쥐구멍에 들어가서 코박고 죽어버리고 싶음.

4개의 댓글

a0a0e4e2
2021.05.01

아직 늦지 얂았다... 코딩 배우자..

 

0
949376f3
2021.05.01
@a0a0e4e2

내가 다른 교수님한테 코딩얘기도 꺼냈더니 웹디자인은 어떠냐고 그러셨었음 ㅎㅎ;;;;

0
2b70380c
2021.05.01

폰트 이미지로 된거 간격수정 ㅈㄴ 쉬운데,, ㅋㅋㅋ 그냥 선택툴로 선택해서 옮기면 그만 아님?? ㅋㅋㅋㅋ

0
949376f3
2021.05.01
@2b70380c

지금 하라면 눈감고도 하는데

당시엔 머리가 하얘지면서 아무생각도 안들었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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