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스압) 클럽 월드컵과 일본의 축구 굴기

곧 연기된 2020 클럽 월드컵이 카타르에서 열린다

 

아시아 팀으로는 아챔 우승팀 자격으로 한국의 울산 현대가 출전한다.

 

클럽 월드컵과 2002년 이후 일본 축협의 행보에 대해서 짧은 지식이나마 썰을 풀어보려한다.

 

 

1.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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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은 인터콘티넨탈컵, 스폰서 이름을 따 도요타컵이라고 불렸다.

 

1980년대 도요타는 해외시장 개척에 스포츠를 적극 활용했고, 그 일환으로 축구를 이용했다.

클럽월드컵의 전신이었던 인터컨티넨탈컵에 기업명을 붙여 도요타컵으로 명명한 것이 그 일환이다.

(그리고 현재 동남아시안컵의 명칭이 되어버린 스즈키컵은 도요타를 벤치마킹한 스즈키의 2008년 스포츠마케팅 성과이다.)

 

 

 

일단, 클럽월드컵은 2000년 브라질에서 처음 열렸다.

당시에는 토너먼트가 아닌 조별리그 방식을 택했다. 총 8개팀이 출전해 4개팀씩 한 조를 이뤘다. 각 조 1위가 결승에 직행했고, 2위는 3~4위 결정전을 치렀다. 초대 챔피언은 브라질의 명문 코린치앙스가 차지했다.

이듬해 스페인에서 2회 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FIFA의 마케팅 협력사 ISL이 파산하면서 전격 취소됐고, 2005년 재개됐다.

2회 대회부터 조별리그 대신 현재의 녹다운 토너먼트 방식을 적용했고, 이후 빠짐없이 매년 개최하고 있다. 취소된 2회째를 제외하면 이번이 17번째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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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또다른 특징으로는 대회기간 대비 상금이 두둑하다는 것이다.

 

2019년 기준, 대회 우승팀이 500만 달러, 준우승팀이 400만 달러를 받았다. 3위부터 7위까지도 각각 250만 달러, 200만 달러, 150만 달러, 100만 달러, 50만 달러를 받았다.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을 해도 7위, 5억 5천만원 이상을 받고 아챔 우승팀의 경우 초전 탈락을 하더라도 6위에 해당하여 11억원을 받을 수 있으며, 우승 상금은 55억원에 이른다. 

 

물론, 유럽 챔스나 각국 리그 우승 상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2주 남짓한 기간 동안 치뤄진다는 걸 생각한보면 유럽, 남미 국가들에게도 가성비가 좋은 대회다.

 

 

 

2. 개최

 

17번의 대회 중 일본은 8회를 개최했으며 2021,22년을 포함하면 절반 이상의 대회를 자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는 비용문제로 각국이 개최를 꺼리는 분위기지만, 대회 초기 일본은 대회 유치에 적극 노력했다. 2002년 월드컵의 성공으로 피어난 축구붐을 이어갈 계기가 필요했고, 때문에 2005년 인터컨티넨탈컵의 자국 개최를 확정한 상태였다.

 

당시 피파는 돈이 필요했다. FIFA 클럽월드컵으로 새로 통합 출범을 해놓고도 단 2회만에 자금 문제로 스페인 대회가 무산된 상태였다.

대회 개최자금이 필요한 피파와 축구대국의 명성을 얻으려는 일본, 둘의 계산은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피파와 일본이 유착하는 이미지는 피해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서로의 요구점은 관철시켜야했다.

일본은 도요타컵이라는 구 명칭 계승을 주장했고 공식 명칭은 아니지만 별칭으로서 엠블렘에 그들의 명칭을 새기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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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는 자금 염려를 덜고자 2년 연속 개최를 골자로 한 제안을 했다.

 

2005년 처음으로 3회 클럽월드컵을 개최한 일본은 2년 연속 개최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2008년까지 총 4년을 연이어 개최했다.

 

 

 

 

3. 개최효과???

 

2002월드컵이 끝나고 2000년도 중반까지 일본은 아챔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월드컵 효과로 많은 자국 선수들이 해외에 이적했지만 2005년 EPL에 입성했던 박지성, 이영표급의 빅리그 임팩트 있는 선수는 배출하지 못하던 차였다.

 

2005년 유럽에서 일본 우라와 레즈로 리턴한 오노 신지, 월드컵 이후 하향세를 겪던 파르마FC의 나카타 히데토시는 전성기가 지났고, 레지나에서 셀틱 이적에 성공한 나카무라 슌스케 정도가 그나마 내세울만한 네임드 였다.

 

월드컵 이후의 열기를 이어가고, 세계 축구인-해외 스카우터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클럽 월드컵 개최는 좋은 선택지였다. 아울러 J리그 자체를 덤으로 마케팅 할 수가 있었다.

 

리그 홍보에 있어 일본 축협은 2005년 12월 분데스리가와 J리그간의 협약을 맺고 스카우트 정보를 무료로 제공했다. 리그간 임대 협약도 포함되었다. 하지만 제도가 준비되어도 관심이 없다면 무용지물이었다.

 

 

특히 2006년 대회는 전북이 아챔을 우승하며 아시아 대표로 나오는 동안, 일본은 경기장에서 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은 경기 개편안에 개최국 출전을 고려해달라고 FIFA에 요구했고, 2007년부터 대륙별 우승팀 6개국에 개최국이 더해진 7강 체제가 만들어졌다.

 

기우였을까? 그 해 우라와 레즈는 아챔을 우승했고, 첫 개최국 혜택은 아챔 준우승팀 호주의 아들레이드FC가 가져갔다. 물론 오노 신지가 보훔으로 이적하며 다시 유럽 복귀를 하는 둥, 어느 정도의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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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2003년 이후 한일의 아챔 우승횟수는

한국 6회, 일본 4회였다.

 

그러나 그간의 클럽 월드컵 17회 중 8회를 일본이 개최해오면서,

이번 대회를 제외한 한일의 클럽 월드컵 출전횟수는 한국 5회, 일본 7회이다. 한국은 이번 울산 현대의 참가로 6회에 도달할 것이다.

그리고 일본은 내년, 내후년 대회를 개최하면서 곧 9회로 늘어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클럽 월드컵의 개최로 인해 자국리그의 아챔 성과보다 더 많은 출전을 확보할 수 있었고, 각 대륙컵 우승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겨룰 수 있었다.

 

또한, 조별리그 없는 단판 토너먼트 특성 상 이변은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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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국은 7위로서 대개 6위권에 속하는 약체 오세아니아컵 우승팀과 개막전을 가지며, 나름 아시아의 1티어 국가 일본이기에 늘 J리그팀의 승리는 당연했다.

 

오세아니아 우승팀을 꺾고 6강에서 아프리카컵 우승팀을 꺾고 4강에 올라간다면, 6강에서 북중미 대표를 만나는 반대 시드의 아시아 대표보다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할 수도 있었다.

 

더군다나 클럽월드컵은 1회 대회(일본의 유치 이전)부터 그 결과가 FIFA 클럽 랭킹, FIFA 리그 랭킹 점수에 반영되는 피파의 공식 대회였다.

 

일본은 2008년 감바 오사카의 아챔 우승 이후로 2017년 우라와의 우승까지 9년의 공백이 있었다. 개중엔 아챔 16강에서 J리그 팀이 전멸하는 등 4장의 출전권 유지가 어려울 뻔 한 적도 있었다.

다행히(?) 옆나라 전북의 심판 매수 후 K리그가 건전성 항목 최저점을 받으며 한국이 3.5장의 출전권을 받고 일본은 살아남았다.

 

이후 한국은 노력끝에 일본에 이어 아시아 2위 리그포인트를 찍으며 출전권 4장 확보를 목전에 뒀지만 아챔 참가국 숫자를 늘리려는 AFC에 의해 한일 양국이 3.5장을 받고 양국의 0.5장을 각각 더해 새로운 국가가 참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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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전북의 병크 외에도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한 클럽월드컵에서 벌어들인 리그 포인트도 나름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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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4강 이상 진출횟수를 보면,

일본은 7회 출전 중 6회를 4강 이상에 오른 반면,

한국은 5회 출전 중 2회만 4강 이상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한국보다 아챔을 더 적게 우승하고도 경기 개최만으로 아챔 우승국보다 추가적인 리그 포인트를 쌓을 수 있었다. 1차전에 약체팀을 상대하는 대진표 덕에 북중미 대표와 붙는 아시아 대표보다 클럽 기준 최소 1승을 더 벌어갈 수 있었다.

 

훗날의 일이지만 2016년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한 가시마 앤틀러스는 아시아 대표 전북이 멕시코 팀에 지고 초전 탈락할 동안 깜짝 준우승을 했고 이것은 시바사키 가쿠가 스페인에 진출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4. 일본의 수확

 

클럽 월드컵 덕에 2000년대말 J리그 홍보는 성공했고, 2005년 업무협약 후 개점휴업 상태이던 독일 스카우터들은 일본 선수들의 정보를 요구해왔다.

 

저가 임대가 주를 이루는 방식이었지만 그럼에도 터질 선수들은 터졌다.

2007 혼다를 시작으로, 빅리그 연착에 성공한 2010 호소가이 하지메, 카가와 신지 케이스처럼 네덜란드, 독일을 시작으로 해외 스카우트들의 문의가 빗발쳤고, 엑소더스가 시작되었다.

 

클럽은 손해를 감수하느라 울먹였고, 일부 유망주는 처절한 실패를 맛보고 망가지기도 했다. 언론은 아챔 성적과 리그 경기의 질적 저하를 염려했다. 그러나 이러한 박리다매 방식은 J리그의 해외인지도를 올리는데 꾸준히 기여했고, 유럽에서 일본 축구의 인지도는 점점 높아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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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J리그는 2016년, 10년간 총액 2100억엔, 연 2100억원 상당의 스폰계약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물론 여기엔 송크라신 등 동남아 유망주 적극 영입, 코파아메리카 참가, 월드컵 선전, 지속적인 타 리그업무협약 추가 등 여러 요소도 작용했다.

그러나 2006 독일월드컵 실패 후의 암흑기 동안 클럽 월드컵 덕에 일본 축구와 J리그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세줄 요약)

1. 2002월드컵 이후 일본 축구 암흑기에 클럽월드컵 연이어 개최함

 

2. 개최국 자격으로 아챔 우승 실적없이 한국보다 많이 출전하며 리그포인트 쏠쏠하게 벌고 J리그 홍보 및 선수 스카우팅에 적극 활용함

 

3. 꾸준히 해외시장에 J리그 인지도 높인 덕에 이적시장, 중계권시장에서 대박남

 

3개의 댓글

2021.01.28

오사카에서 살았는디 클럽월드컵한대서 동네에 외국인 개많았음.

0
2021.01.28

근데 저릔엄청낭 예산을부어서 공놀이에서 이름좀 날리려하는 이유가뭐냐 유럽처럼 축구가 초인기스포츠인것도아니고

0
2021.01.28
@상어초밥

축구는 인싸 스포츠니까 탈아입구하고 인싸들 속에 끼려면 열심히 해야 됨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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