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어렵게 나름 괜찮은 회사에 컨설팅 직무로 취업했는데, 잘 적응을 못하겠어서 하루 하루가 너무 힘든게 고민이다.
1) 회사 문화
난 예전부터 사교성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일 외에 다른 얘기하는걸 싫어하고(스몰토크를 잘 못하기도 한다) 혼자서 일하는걸 좋아했다.
그런데 회사 분위기는 소통을 강조하고 회사 동료끼리 끈끈한 관계가 되도록 장려하는 분위기다. 구성원 모두가 인싸가 되길 바라는 것 같다고 해야하나. 즉 사교성이 좋은 사람에게 잘맞는 문화가 형성되어있다.
그렇다보니 회사에 있다보면 내가 주변에 섞이질 못하고 주변에서도 나를 불편하게 여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 물론 노력은 예전부터 계속해서 하고 있지만... 성격을 바꾸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참 고민이다.
2) 업무
그래도 업무가 즐겁고 보람이 있다면 어떻게든 버티겠는데, 이게 또 그렇지가 않다.
우선 업무가 어렵다. 선진 사례, 기술, 트렌드, 나아가서는 국가 정책까지 두루두루 아는게 많아야 한다. 그런데 이게 참...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남들은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아는지도 잘 모르겠다.
또 업무에 정답이 없다. 내가 만든 결과물이 잘됐는지 여부는 오로지 상사나 고객의 마음에 달려있다. 그래서 기껏 밤새서 만들어도 죄다 수정해야할 수도 있고 반대로 급하게 대충대충 갈겨쓰듯 만든 게 통과될 수도 있다. 프로그래밍 배울때는 결과를 내가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훨씬 맘이 편하고 좋았는데... 지금은 업무를 맡으면 내가 잘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고, 기운이 쭉 빠진다.
마지막으로 보람이 없다. 내가 이제까지 참여한 프로젝트는 고객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의 근거자료를 만들어 주는 일이나 보고서 작성 작업을 대신 해주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내가 그리 오래 회사를 다닌것도 아니니까, 운 나쁘게 그런 괴상한 프로젝트에만 걸린 것일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은 경험을 근거로 판단을 하는 동물 아닌가. 적어도 지금까지 업무에서 나는 보람을 얻지 못했다.
위의 이유들 때문에, 요즘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여기서 괴로운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맞을지, 아니면 적성과 흥미가 동하는 일을 찾아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 맞을지 잘 모르겠다. 요즘 시국에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모험을 떠난다는게 두렵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잘하지도도 못하는 일에 매달려서 나이만 먹는 것 역시 두렵다. 하루하루 고민이 깊어져만 간다.
10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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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5257b
컨설팅이 좋아서 취직한거 아니지..?
bbff8a77
솔직히... ㅇㅇ
1635257b
그래서 니가 지금 고민이 많은거 같음 ㅇㅇ
니가 흥미를 가졌던게 다른 직무면 다른 직무 하는게 나을 거 같음 ㅇㅇㅇㅇㅇ
bbff8a77
ㄱㅅㄱㅅ 진지하게 조언해줘서 정말 고마워
1635257b
78d5ebb0
이직해
bbff8a77
그 편이 낫겠지?
78d5ebb0
앞으로 은퇴할 때까지 수십년인데...
그 세월을 그르케 묻어버릴 순 없엉.
영혼을 죽이는 일이야.
26128906
bbff8a77
햄버거 정확히 어떤 맛인지도 모르고, 그저 취업도 급하고 맥도날드가 유명하니까 그냥 들어갔던거지
지금도 그때 선택을 후회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