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백수의 삶.txt

암막 커튼 사이의 빼꼼 한 틈으로 들어온 빛이 방 안을 떠다니는 수천 개 의 먼지 입자를 비추었다.

커튼 틈을 뚫고 들어온 빛은 캄캄한 방으로 길게 뻗어 어지럽게 방치 돼 있는 쓰레기 들을 핀 조명처럼 밝혔고 그것들 옆에 며칠 째 누워있는 나는,

눈앞에 보이는 이 살풍경한 광경과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

실제로 내 삶이 그랬다. 정확히 내가 몇시 쯤 잠 드는지는 모르겠으나 긴 밤을 너머 어슴프레 날이 밝아오는 즈음에 잠을 청했다.

불면증 때문에 뜬눈으로 강제로 아침을 맞이 할 수 밖에 없었던 건 아니었다.

잠이야 언제든 잘 수 있었지만 밤과 새벽이 주는 고요함과 그 은밀함을 즐기고 싶었다.

그 시간만큼은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나만이 즐길 수 있는, 백수에게만 주어진 낭만이자 특권이었다.

가끔 새벽 내 깨어있는 내가 한심 할 때 면 ‘나는 유럽인들과 똑같은 시간 속에 살고 있는 중이야.’ 라며 자기 최면을 걸어 파도처럼 밀려오는 불쾌한 감정으로부터 도피 했다.

해가 뜨면 초조했다. 어둠은 나의 무능력함을 가려주었지만 빛은 그것을 세상에 폭로하는 것 같았고, 당연히 그런 기분을 즐길 리 없는 나는 잠이라는 변명을 대며 눈을 감고 다시 깊은 어둠 속으로 도망쳤다.

늦은 오후쯤 눈이 떠지면, 몇 분 동안은 움직이지 않고 텅 빈 시선으로 천장을 바라보았다.

‘또 아무 보 잘 것 없는 심심한 하루가 찾아왔네’ 하는 무료함을 밖으로 표출하는 일종의 의식이었다.

그것이 끝나면, 굴러 다니는 물병 중에 손에 잡히는 아무 놈을 하나 집어서 벌컥벌컥 마셨다.

가장 큰 이유는 잠든 새 바짝 마른 내 입과 목구멍을 적시는 목적이었으나, 한편으로는 현실 자각용 알람 이기도 했다.

식도를 타고 위로 내려간 물은 아직 잠들어 있는 나의 몸을 깨웠고, 지루한 일상이 곧 시작 될 테니 준비하라는 신호를 몸 구석구석에 보냈다. 그제서야 난 한심한 현실의 삶이 시작 됐음을 느꼈다.

보통의사람 들은 한심한 현실과 내가 맞닿아 있을 때, 느끼는 고통을 마취시킬 무언가를 찾는다.

마취제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든 그것을 통해 현실이 주는 정신적인 고통을 잠시나마 마비시켜 삶을 살아 내고자 한다.

나에게 있어 마취제는 게임이었다. 집에 컴퓨터도 없어 매일 피시방 으로 출근 하는 게 나의 보 잘 것 없는 하루의 첫 활동이었고, 목표라면 게임의 등급을 올리는 것이었다. 같은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만 잠깐 유효할, 아무 의미 없는 그곳에 내 시간을 갈아 넣었다. 난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은 게임만 했고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또 다른 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아직 여기까지 밖에 못썼는데 어때요? 

1개의 댓글

2020.12.04

주절주절거리는게 많아서 소설책 보는거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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