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던 곳은 10년 전에만 해도 시골이였습니다.


13년 전 쯤 새로 개발되는 동네에 주공아파트가 새로 생기게되서


저희 가족은 신나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파트에서 겪었던 정말 크고 작은 기괴한 이야기들을 써볼게요.


저희 동네에 새로 지어진 15층이란 고층의 고급아파트였습니다.


하지만 시골에 산을 깎아 만들던 동네라 산에는 산소가 정말 많았다고 하더라구요.


5층아파트들이 지어지는 추세에 15층 아파트는 정말 혁신이였던거죠.


그렇게 신나서 이사를 간 후 저희 엄마가 아프기 시작했어요.


지금도 또렷히 기억나는게, 다크써클이 저희 엄마의 얼굴 전체를 휘감았거든요.


그리고 저또한 말이아니였습니다.


저희 가족은 거실 TV 앞에 이불을 길게 펴고


아빠와 엄마 , 저 이런식으로 매일 잠에 들었습니다.


저희 오빠는 본인 방에서 혼자 잤구요.


그리고 저는 부모님이 다 잠들고 난 뒤 매일 멍때리다 잠들었는데,


멍때리는 그 순간 심심하진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지금 생각하면 참 기괴했습니다.


부모님이 잠드시면 항상 TV 앞에 검은 형체의 남자 두명이 걸어다녔는데,


매일 그 아저씨들을 구경하곤 했습니다.


그 아저씨들은 베란다에 나가서 바람도 쐬고,


TV앞에 앉아서 둘이 이야기도 나누고,


저희 엄마 옆에 앉아서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주방에서 싸우기도 했거든요.


그런 아저씨들을 밤마다 구경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 밝은 대낮에 엄마,아빠는 회사 가시고 오빠는 농구하러 나갔을 때


전 입이 심심해서 용돈이였던 500원을 들고 동네 슈퍼를 갔다가 오는 길이였습니다.


언덕을 올라오며 우리집이 있는 아파트 건물을 보며


6층이였던 저희 집을 손가락으로 세어봤습니다.


그리고 저희 집 베란다를 찾았어요.


베란다에는 항상 제가 아끼던 튜브가 걸려있어 찾기 쉬웠거든요.


그리고 아무도 없었던 저희 집 베란다에 어른 남자 한명이 서서 저에게 빨리오라고 손짓을 하는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어렸던 저는 아빠인줄 알았구요.


좀 더 가까이가서


"아빠!!!"


하고 불렀는데, 그 형체는 대답은 하지않은채 손짓으로 빨리오라고만 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뛰어갔어요.


집에 들어가서 아무리 아빠를 애타게 불러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또 한번은 엄마 아빠가 모임에 가고 오빠와 둘이 집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새 밤이되어 어두워졌습니다.


저희 집엔 그당시에 제 몸보다도 크던 브라운관 TV가 있었는데,


TV 뒤에서 한 아저씨가 TV를 안아보라고 하더라구요.


전 어린마음에 별 생각없이 시키는대로 했어요.


그 크던 TV를 감싸안고 아저씨를 쳐다봤습니다.


그렇게 아저씨를 보며 씨익 웃었는데, 아저씨도 씨익 웃더니


TV를 밀어버리더라구요.


그래서 TV에 깔린 저는 정말 숨이 턱 막히고 , 말도 안나오는데


다행히 집에 있던 오빠가 큰 소리에 뛰어나왔지만 오빠 역시 어렸기에 큰 브라운관 TV를 들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정신을 잃었어요.


눈떠보니 엄마가 울고 계시더라구요.


그리고 또 어느 날은 미술 학원 끝나고 아무도 없던 집에 혼자 불을 켜고 들어갔습니다.


누워서 신나게 만화를 보는데, 주방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어요.


불이 꺼져있던 주방을 쳐다보니 아빠가 계시더라구요.


그리고 누워있던 절 내려다보며 소리를 지르며 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씨X!XXXXXXXXXXXXXXXXXX

개XXXXXXX씨XXX

어디 니가 XXXXXXXXXXXXXXXX"


그리고 욕을 하며 흥분해서 얼굴이 빨개지더니


눈에 실핏줄이 다 터지고 , 이빨이 우루루 빠지더니 입에선 피가 나오더라구요.


어렸던 저에겐 너무 충격적인 장면이였습니다.


무서워서 벌벌떨며 울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빠라고 확신했기에 일어나서 울며 주방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랬더니 아깐 안보였는데 식탁 의자에 남자 한명이 더 앉아있떠라구요.


자리에 주저앉아 울다가 울다가 지쳐서 저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은건지, 아님 잠이든건지 잠들어 있었습니다.


밤에 퇴근한 엄마가 깨워서 일어났고,


아빠한테 혼났다며 엄마한테 이야기했더니,


무슨이야기하냐며 아빠는 퇴근도 아직 못했다 하시더라구요.


이런 이상한 일들이 자꾸 벌어지자 결국 저희 가족은 이사를 하게되었고,


지금부터 해드릴 이야기는 제가 어느정도 크고 엄마에게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그 아파트 살 때 , 늦은 주말 저녁에 아빠는 낚시를 하러가시고


오빠는 오빠 방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 거실에서 깊은 잠에 빠져있었구요.


엄마는 아빠도 없고 잠도 안오길래 욕실에 물을받아 반신욕을 즐기고 있었데요.


그때 시간이 새벽 3시정도였는데,


한참 반신욕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화장실 문을


쿵쿵-


하고 두들기더랍니다.


엄마는 오빠나 내가 화장실이 급해서 온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딸이나 아들은 문을 두드리는 행동이 먼저가아니라 문을 먼저 여는 애들이더래요.


근데 매너있게 문을 두드리길래 이제 많이컸구나 생각하며


뿌듯해하면서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 밖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아무리 불러도 저와 오빠는 대답이 없었구요.


잘못들었나 싶어 다시 반신욕을 즐기는데, 남자 두명의 대화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야 쟤 목욕하는데?"


"어 그러게 ~ 목욕하네 키킼"


"들리겠다 조용히 해."


"야 들은것 같은데?"


하면서 남자 두명이 둘이서 킼킥거리며 웃더래요.


엄마는 얼른 옷을 입고 나와 아빠한테 전화했고,


저는 이 이야기를 엄마에게 듣기 전까지는 누구나 밤에 불을 끄면 까만 사람들이 보이는 줄만 알았습니다.


그리고 저뿐만아니라 오빠도 피해자였어요.


저희 오빠는 몽유병에다가 가위 눌림이 굉장히 심했습니다.


매일 그런 오빠를 보며 안쓰러워하던 저희 엄마가


어느 날은 오빠 방에서 같이 자기로 했어요.


엄마는 밤새도록 신경쓰여 오빠 배에 손을 올려놓고 잠들었는데,


잠결에 문득 올려놓았던 손이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리는 느낌에


뭔가 굉장히 뜨겁고 거친 그런 느낌이 들어 눈을 뜨셨데요.


그 순간 저희 엄마는 어른인데도 너무 두려워서 엉엉 울었데요.


손 밑에 있는건 오빠 배가 아니라 거친 등이였는데,


아주 까맣고 빨갛게 충혈된 눈을 가진 큰 개가


시뻘건 혀를 내밀고 헉헉 거리고 있더랍니다.


놀랄새도 없이 그 순간 또 다른 눈길이 느껴져서 떨리는 마음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창문 밖에 한 남자가 서서 엄마를 쳐다보고있더래요.


그렇게 한 10분정도 눈을 맞추고 있었데요,


손도 움직일 수 있고 얼굴도 움직일 수 있고,


눈도 깜빡이고 숨소리도 거칠게 낼 수 있는 상황이였는데,


그러므로 절때 가위에 눌린게 아니였다는 엄마의 주징입니다.


눈을 떼면 창문을 넘어 들어오거나 아니면 어딘가로 사라져서 다른 곳에서 나타날까 싶어


불안감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옆에 누워있는 까만 개의 숨소리가 점점 더 거칠어지길래


무심결에 다시 고개를 돌렸더니, 다행히 오빠가 보였고 ,


악몽을 꾸고 있는지 울며 숨을 가쁘게 내쉬더랍니다.


그리고 창문으로 다시 눈을 돌리니 예상대로 그 남자는 사라졌고,


갑자기 피곤이 미친듯이 몰려오더니 엄마는 다시 잠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오빠의 몽유병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빠의 몽유병은 아빠가 말해줬어요 .


오빠가 바지를 벗더니 현관문을 열고 자꾸 나갈려고 하더랍니다.


보통 옛날 아파트엔 길게 고리를 걸고, 그 아래엔 돌리는 잠금장치,


그리고 그 아래엔 손잡이 하나가 있잖아요.


미친듯이 그 장금장치를 세가지를 때리고 돌리고 옆집에서 다 나와서 볼 정도로


시끄럽게 했데요.


아빠가 아무리 말려도 집에서 나가야된다며 소리를 지르고 난리난리를 쳤구요.


몽유병인지 미친건지몰라도 강하게 나가던 저희 아빠도 화가 나다 못해 눈물이 다 나더래요.


그러다 잠들고 또 깨서 정신없이 방안을 돌아다니다 다시 잠들고를


그 아파트에서 살던 3년동안 미친듯이 반복을 했어요.


그리고 잠에 깨서 정신없이 방안을 돌아다닐 때 엄마 , 아빠는 눈감고 자는척을 했데요.


이유는 깨서 말리거나 재우려고만 하면 집이 떠나가라 울고불고 난리를 쳤거든요.


어느 날은 오빠가 온 집안을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인기척에 문득 잠에서 깬 엄마가


살짝 눈을 뜨고 오빠를 봤데요.


근데 눈이 왕방울만한 저희 오빠와 엄마가 눈이 딱마주쳤는데,


아들이였던 어린 아이가 위협적이고 무섭다는 걸 느꼈데요.


당장이라도 달려와 목을 조를것처럼 오빠는 그 큰 눈으로 엄마를 뚫어지게 쳐다봤데요.


10초정도 눈을 맞춘채로 , 공포에 질려있는데


10초가 영원처럼 느껴질 때 오빠는 다시 울기 시작했고 ,


그제서야 불을 켜고 일어나 어르고 달래서 재운 적이 여러번이였데요.


그리고 오빠는 다음 날 아무것도 기억못하구요.


그리고 그때 살던 아파트가 복도식 아파트였는데, 저희 집은 맨 끝집이였습니다.


옆집 , 옆집엔 당시 중학교 1학년이던 오빠가 살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알콜중독에 빠진 아빠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리가 이사간지 2년 정도 뒤 그 오빠는 목매달고 집에서 자살을 했어요.


그 후로도 아저씨는 매일 새벽 집 현관문을 발로차며 문을 열라며 소리를 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집 안엔 아무도 없다는 걸 알면서 말이죠.


사실 좀 불쌍하더라구요.


그리고 또 그 밑에 밑에 4층, 우리집과 같은 맨 끝집엔 무당아줌마가 살고 있었습니다.


매일 징이나 꾕가리 소리가 엄청나게 시끄러웠거든요.


그리고 그 아줌마와 동네에서 마주치면 그 아줌마는 저에게 항상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갈라~

조심해라 아가."


라고 하거나 침을 확 뱉고 간 적도 있었기때문에 , 어린 나이에 상처를 많이 받았었구요.


그리고 아직도 제 눈엔 두명의 아저씨가 생생히 기억나는데,


마치 그림자처럼 보였지만 아저씨라는것과 성격이 좋지 않다는 것 ,


날 좋아하지 않았다는것 , 그리고 대충의 얼굴 생김새가 느껴지더라구요.


지금은 그 동네 근처에도 얼씬을 안해요.


지금은 그 동네에 그때당시 생겼던 백화점도 폐허가되어 뼈대만 남았고,


바로 옆에 새로 짓던 백화점도 완공 후 무슨 이유에서인지 오픈도 못하고 망했습니다.


동네에선 악취가 풍기고, 아직도 그 아파트는 그대로 있습니다.


근처에 초등학교도 있었는데, 유일하게 친했던 아파트에 살았던 제 친구는


현재 사창가에서 일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아직도 그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하구요.


그리고 그 아파트 옆에 또 다른 아파트가 지어졌었는데,


그 아파트에는 저와 같은 나이에 약간 장애가 있던 남자아이가 있었어요.


매일 저만 보면 번쩍 안아서는 어디론가 데려가려 했어요.


그 아이는 항상 오른쪽 발에 깁스를 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매일 번쩍 들어올렸어요.


그리고 초등학교 입학도 하기 전여있는데, 저와 만나면 항상


자꾸 산으로 가자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생각만해도 소름이 끼치네요.


그리고 이사간지 2년 쯤 뒤에 바로 옆 초등학교에 드디어 입학을 했었는데,


저희 아파트에 함께 살던 정말 예쁘던 여자아이가 있었어요.


근데 그 아이가 입학하고 1주일 뒤에 ,


그 애의 엄마가 하얀 차에 그 애를 태우고 동반자살 했어요.


아직도 그 아이 책상에 한동안 놓여있던 국화꽃이 생각납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줄줄이 써봤는데,


줄여서 이야기하자면 그 동네는 아직도 흉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