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장문, 초스압]개드립간 코호트자료 비판적으로 이해하기.

난 오후 7시에 잠들었다가 오후 11시에 일어나버려서 매우 화가난 상태야.
그래서 이미 내일 스케줄도 망친 겸, 쓸데없이 핑핑 잘돌아가는 머리를 어딘가에 써버릴 겸,
낮에 개드립가서 수 많은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던 출생연도별 코호트효과를 분석한 자료를 좀 잘근잘근 씹어서 분석해보려 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개드립간 게시물 링크: https://www.dogdrip.net/291646539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읽을거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두괄식이 아니기 때문에 가독성은 버렸지만 글 자체는 그래도 딱딱한 논문보다는 원활히 읽힐거야. 댓글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사람들하고 주고받다 도저히 이건 댓글로 설명하기 힘들겠다 싶어서 읽판으로 나왔거든. 결론이 궁금한 사람은 스크롤을 아래로 내려보면 돼. 이건 다른 개드립글처럼 요약123으로 요약하기 힘들것 같은데, 시도는 해 볼게.

 

1. 보고서를 이해하기에 앞서
일단 이 데이터는 논문의 데이터가 아니야. '청년 여성의 자살문제'라는 제목으로 발간된 한 연구소의 보고서(이하 '보고서')야. 저자가 둘인데, 원래 어떤 학술자료를 이해할 때 전반적으로 저자가 어떤 포지션에 몸담고 있고, 어떤 '해석의 지향점'을 갖고 작성을 했느냐가 데이터 해석에 대한 저자의 태도를 이해하는데 때때로 도움을 주거든. 저자 중 한 사람은 이대 여성학박사고 지금은 인천대 소속이고(교수아님), 다른 사람은 중대 간호학과 교수야.

 

그리고 이 보고서를 발간한 연구소는 '사회건강연구소'. 연구소 소개란에 대놓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요소에 주목하고 젠더관점을 강조하며 ... " 즉, 덮어놓고 '젠더'를 언급하는 여성학적 지향점이 뚜렷한 연구소야. 이곳의 연구원이라는 사람들도 여성학 전공 3명, 사회학 전공 2명, 간호학 1명, 보건학 1명으로 여성학자들이 굉장히 포진되어있지. 여성학계가 얼마나 자정작용이 어렵고, 데이터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지는 대충이라도 알 사람은 알거라고 봐. 물론 모든 여성학자들이 사기꾼이란 이야긴 아니지만 국내 여성학계 자체가 프로파간다에 취약하며, 해외 여성학의 부산물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아. 특히 국내에서 생산되고 국내에서만 소비되는, 이런 논문도 아니고 심지어 정부용역 보고서도 아닌 경우엔 더더욱 비판적으로 봐야 하지. 이 외에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중대 간호학과 교수가 있어서 간호학(여성학은 말할 것도 없고)계에서 통계 데이터를 분석하고 또 자기들끼리 소비하는 패턴에 대해선 익히 알지만... 맥락적 정보들에 불과하니까 따로 더 언급은 하지 않을게.

 

2. 보고서의 개요
이 보고서는 그렇게 장황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분석을 한 보고서는 아니야. 아래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다운받아서 누구나 볼 수 있는 36페이지 짜리 보고서야.

http://www.ishealth.org/bbs/board.php?bo_table=s3_1&wr_id=37

 

이미 더 오래전에 나온 다른 '산재보상' 관련 보고서의 조회수보다 약 3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더라고. 왜냐, 이미 보고서의 결론과 핵심 데이터 자체가 다소 프로파간다에 물들어있거든. 아래 내용은 보고서에서 인용 발췌한 요약문의 일부야. 볼드체는 내가쳤어.

 

"우리나라 여성 30대에서의 자살사망률이 지난 20년간 큰 증가폭을 보인다. 같은 연령대의 남성보다 큰 보폭으로 증가한다. 그림을 놓고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으로 보인다. 한국 청년 여성의 자살사망률은 연령효과가 아니었다. 그 연령대 여성들이 정신적으로 취약하다거나, 우울한 경향이 있다거나, 또는 그 연령대 여성들이 산후우울증에 노출될 위험이 많은 인구집단이라는 해석들이 사실상 잘못된 해석임을 말해 준다. ... [중략] ... 지금의 청년들이 노년기에 이르렀을 때에는 생애과정 동안 겪어 왔을 다양한 삶의 궤적에 더 높은 자살사망률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1951년생에 비해서 1981년생의 자살사망률은 5배나 높다. 1997년생 청년여성이 1956년생이 청년일 때에 비해 7배나 높다."

 

자, 일단 이 보고서의 요약문, 논문의 초록 쯤 되는 내용에서 주장하는 핵심적인 표현들은 위와 같아. 일단 "남성보다 더 큰 '보폭'으로 증가한다.", "1951년생에 비해서 1981년생의 자살사망률은 5배나 높다. 1997년생 청년여성이 1956년생이 청년일 때에 비해 7배나 높다." 이런 표현을 요약문에 직접 제시했다는 이야기는 개드립에 갔던 논란의 그래프가 이 보고서가 주장하고자하는 내용의 핵심적인 자료임을 뜻해. 그럼 이제 대체 이 보고서가 이런 결론을 왜 냈는지에 대해 하나하나 뜯어봐야겠지.

3. 보고서의 서론

가장 먼저, 보고서에서는 남녀 사이의 전반적인 연도별 자살률을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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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건 굉장히 큰 범주의 데이터고, 다른 복잡한 통계적 처리 없이 깔끔하게 자살사망률(이하 '자살률')을 남녀별로 나누어놓은거야. 1985년도부터 2015년까지의 자살사망률을 남녀로 나누어서 두개의 선으로 그린거지. 어렵게 생각할 것 없고 다음 몇 가지만 보면 돼. 남자나 여자나 둘다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많이 자살하는구나가 첫째, 남자가 여자보다 기본적으로 더 많이 자살하는구나가 둘째, 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는 남성 자살률 증가량이 여자보다 많아서 둘 사이의 자살률 차이가 더 커졌구나가 셋째, 2010년도부터는 다소 자살률 상승추이가 꺾여가는구나가 넷째, 그런데 2010년도 이후 자살률이 감소하는데도 불구하고 감소폭에 비해 남자와 여자 사이에 자살률 차이가 줄어들지는 않고 다소 평행선을 그리며 내려오는 구나가 다섯째야. 

 

이 이상 어떤 결론을 내려면 너무 주관이 개입되거나, 아니면 구체적으로 저 그래프가 그려진 원자료를 분석해야만 결론을 얻을 수 있거나 하기때문에 더 언급하기는 힘들어. 언급하려면 이제 그것대로 또 논문을 써야겠지. 참고로 위 밑줄 친 내용은 보고서에 명시된게 없어. 이 자료는 본격적으로 보고서 고유의 결과분석을 하기 전에 저 자료를 던져놓고, 으레 대개의 학술적 문서들이 그러하듯 기존 연구자들의 논문을 인용해서 초반에 논지를 전개해나가고 있지. 그래서 위 자료도 그냥 던져주는 기초자료일 뿐이고, 밑줄 친 부분들은 내가 최대한 주관을 제거하고 확실히 맨눈으로도 보이는 부분만 나열한 거니까 이 부분에 대해 반박하고 싶다면 WHO자살률 자료를 가지고 와서 반박하면 돼.

 

그런데, 이 자료 자체에는 어떤 젠더적 함의(?)랄 것을 찾기가 어려워. 여성학의 단골 소재들은 저 그래프로 알 수가 없어. 그렇다보니 보고서도 여기서 약간 무리수를 둬. 가서 읽어보면 알겠지만 저 자료를 던져주면서 처음 두어문단은 기존 연구자들이 코호트를 어떻게 봤고, 연령별로 어떻게봤고, 이런 '비-젠더적'인 결과들을 나열하고는, 갑자기 아무런 논리적 근거 없이, "마지막으로 청년여성의 자살사망으로 본 현상을 해석하기 위해 여성주의적 논의가 청년 정신건강에 주는 함의를 토대로 논하였다." 이 문장을 쓰고 단락을 마무리 하더니, 갑자기 인용논문이 단 한 개도 없는 문장들로 다음과 같은 서술을 하기 시작해.

 

"왜 한국 사회에서 젊은 청년여성의 정신건강이 남성보다 더 열악하게 나타나는 것일까? 삼포세대, 오포세대에서 N포세대에 이르기까지 청년 세대 위기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중요한 세대 담론이 되어 왔다. 그뿐만 아니라 성차별, 성 불평등에 대한 청년 세대 내 성별 격차는 젠더갈등이라는 새로운 담론으로 표출되고 있다. ... [중략]"

 

이 문장으로 시작하는 문단은 보고서 작성자가 '나는 여성학적 관점에서 이 자료를 볼거야'라고 주장하는 부분인데, 왜 그렇게 자료를 보려고 하는지에 대해 어떤 논리적 근거가 없어. 내가 말하는 논리적 근거는 이런거야. 예를 들어 미세먼지 연구를 한다고 쳐봐, 그럼 대충 이런 흐름의 서문을 쓰게 돼. '기존 연구자들은 미세먼지의 농도(인용논문 1, 2, 3), 미세먼지가 활발한 계절(인용논문 4, 5, 6), 미세먼지의 발원국가별(인용논문 7, 8, 9)로만 분석했다. 그런데 아무도 미세먼지의 주 성분을 중국의 행정구역인 성단위로 추정해서 그 성 내의 주요 산업구조 및 공장의 종류와, 미세먼지 자체의 성분을 1대1로 연결한 연구는 없었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발원한다는 다소 정치적 요소가 큰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미세먼지의 조성이 중국의 지리적, 산업적 특징과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를 밝혀야만 하며, 그러한 접근의 중요성을 이미 기존 논문 10, 11, 12 등에서 언급했다(인용논문 10, 11, 12)그러므로 나는 이러한 논문을 써서 미세먼지의 함유성분이 중국의 발원행정구역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볼 것이며, 그 과정에서 지금껏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던 미세먼지의 성분비와 중국 내의 행정구역 및 지리적 산업구조의 특징에 기인한 역동적 관계를 분석하겠다.'  이건 내가 진짜 1도 모르는 분야에 대해 즉흥적으로 끄적인거니까 기상학 전공자들이나 미세먼지 관련 연구 전공자들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줘.. 하지만 대학원 근처라도 가본 사람은 알겠지, 이게 대부분의 논문의 시작이란걸. 내가 하고싶은 말은, 기본적으로 내가 한 연구를 왜 했는지에 대해 '기존 연구에서 건드리지 않았다'던가 '기존 연구에서 봤지만 잘못봤고 내가 새로운 방법론으로 다시 봤다' 같은 말이 나와줘야 최소한의 '연구의 의의'가 잡힌다는 거야. 그런데 그런 것도 없이 앞에선 자살률 데이터에 대해 기존 연구자들의 결론을 무미건조하게 이어나가다가 갑자기 저 위에 내가 인용한 "마지막으로 ... "부터 시작해서 여성주의적 논의를 전개하겠다고 하면서 그 이후 문단에서 저렇게 인용논문 하나 없이 "청년여성의 정신건강이 남성보다 더 열악하다"고 단정지어. 아 물론 더 열악할 수 있어. 근데 보고서 읽어본 사람들은 알 거야. 그 앞에서 여성주의와 관련없는 서술을 할 때는 인용논문도 잔뜩 가져다 쓰면서 왜 갑자기 여성주의적으로 볼거라고 급발진하냔 말이지. 그것도 심지어 일단 여성이 정신건강이 더 힘들다는 '학계 기준으로는 아주 강하고 프로파간다적인' 표현을 '인용논문 하나 없이' 써가면서 말이야. 노파심에 말하자면 저 [중략] 뒤에도 저 문단 안에서는 인용논문이나 그런게 없어.

 

그리고 보고서는 갑자기 방법론으로 넘어가. 높은 학술적 기준을 가져다 대면 얼마든지 더 비판할 여지는 있지만 내가 논문을 또 쓰고싶진 않으니까 큰 것만 나열하고 방법론 쪽으로 넘어가 볼게.

 

4. 보고서의 방법론

개드립에서 논란이 되었던 데이터는 보고서의 저자가 직접 만든 데이터야. 그러면 그 데이터를 어떻게 만들었냐? 이 방법론을 보고 먼저 이해해야해. 여기서부턴 기초적인 통계학 지식이 필요한데, 그리 어려운건 없으니 내가 요약해 볼게. 아래 내용은 보고서가 어떤 자료를 가져다 분석했는지에 대한 문장이야.

 

"WHO 웹사이트를 통해서 한국의 사망원인별 사망률 중 자살사망 통계치를 1986년부터 2015년까지 성별, 연령별로 취득하였다 (WHO, 2018). 연령-기간-코호트 분석을 위해서 연령을 5세 단위로 구분하였고 10세부터 89세까지의 자료로 한정하였다."

 

자 이건 기본적인 분석의 범위야. 위에서 본 자살률 데이터를 가지고 자기들끼리 구분해서 쪼개보았다는 뜻이야. 이 보고서에서 쓴 핵심적인 분석기법은 Age-Period-Cohort 분석, 소위 APC분석이야. 어떤 집단 간 차이를 APC로 나누어보는 개념은 100년도 더 된 구분법이지만, 그걸 현대적인 모델링기법으로 정리한 분석법은 98년도에 개발되어 쓰이던 방법이고(Robertson, Boyle), 2014년에 Rosenberg, Check, Anderson등이 이 방법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 사이트를 개발했어(http://analysistools.nci.nih.gov/apc/.) 여기서 내가 언급한 논문들은 이 글의 마지막에 붙여놨으니 궁금하면 읽어봐. 이 분석방법 자체가 멀쩡한 분석인지 궁금한 사람들 있을텐데, 그걸 제대로 쓰려면 내가 논문을 쓰는 게 되니 오바고, 대략적인 맥락적 정보만 알려 줄게. 일단 보고서가 인용한 분석툴 논문은 2014년에 나온 논문치고 100회 이상 인용된 꽤 멀쩡한(?) 논문이야. 암연구자료 분석하려고 APC분석 사이트를 만든 논문이고, 의료쪽 최상급 저널인 란셋논문에서도 이 논문의 분석법을 인용하는 것을 보니 아주 분명하고 치명적인 문제가 있거나 하지는 않는 모양이야. 이 분석법을 일반인의 용어로 설명한 사이트를 첨부해줄테니 관심있으면 가서 봐.

https://www.publichealth.columbia.edu/research/population-health-methods/age-period-cohort-analysis

 

이 분석은 세가지 '효과'를 도출해. 연령효과, 기간효과, 코호트효과. 각 효과가 뭘 말하는지 간략히 설명해 볼게.

연령효과: 한 개인이 노화를 겪는 과정에서 나타는 변산성(보통 통계학에서 무슨무슨 '효과'는 분산값을 분석해낸 걸 의미하는 경우가 많지) 중에서, 생리학적 사회학적 요인과 연관된 변산성을 추출해서 계산해. 그냥 단순히 말해서, '나이들면서 나타나는 변화'야. 혹시 기억력이 좋은 개붕이라면 위에서 보고서가 '한국 여성의 자살률은 연령효과가 아니었다'는 주술호응이 잘못된 비문...을 보았던 기억이 날 거야. 보고서의 주장 중 하나니까 이해하고 넘어가도 좋아.

기간효과: 분석 대상 모두에게 '동일하게' 작용하는 외적 변수에 의한 영향을 의미해. 예를 들면 전쟁, 기근, 경제적 위기 같은 것들이야. 그리고 애초에 자료를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 이 기간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연구자가 임의적으로 97년도인 IMF 전과 후를 비교했다면 당연히 IMF라는 역사적 사건에 의한 '기간효과'가 그 전과 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겠지? 물론 여기선 97년 이후의 사람들은 모두 동일하게 IMF사태의 효과를 받았다라는 전제를 하고 있는 거지.

코호트효과: 이게 이 분석의 가장 핵심이야. APC분석의 C에 해당하지, 코호트효과 자체는 원래 있는 개념이지만. 사실 앞에서 본 연령효과와 기간효과는 복잡한 통계적 지식 없어도 그냥 따져보면 일반인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값이야. 근데 개드립간 글에서 논란의 중심이 된 것도 이 코호트 효과에 대한 자료였으며, 이 연구자들이 이 보고서에서 강하게 어필한 자료(여자가 몇 배 더 위험하다는) 역시 이 코호트 효과로부터 나온 결론이야. 따라서 이 효과를 이해하는게 보고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겠지? 코호트효과란, 특정 출생코호트(이하 '코호트')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외적 요인에 노출되거나 경험을 축적하면서 나타난 코호트의 고유한 영향을 의미해. 코호트란 말 자체가 어떤 기준으로 묶은 집단을 의미한다고 대충 이해하면 되는데, 여기서 논의하는건 출생 코호트 즉 출생년도를 기준으로 묶은 집단이 기준이 돼. 따라서 어떤 똑같은 질병이 50년대에 태어난 20살 집단과 90년대에 태어난 20살 집단에 다르게 나타나면, 그것을 코호트 효과라고 해(다른 모든 효과는 없다고 가정). 연령효과랑 뭐가 다른지 이해하겠지? 연령효과는 언제 태어났는지는 상관없이 예를 들면 20살과 50살을 비교한거야. 그 20살과 50살이 80년생이든 90년생이든 상관 없이. 그리고 코호트효과는 같은 20살이라도 언제 태어났는지에 따라 비교해본거고. 사실 코호트 효과를 처음 접해본 사람들은 이게 앞서 말한 연령효과나 기간효과와 명백히 다르다는 느낌이 안 들 수있고 그 차이가 미묘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건 너가 맞아. 왜냐면 통계학적으로 코호트 효과 자체가 기간효과나 연령효과들의 상호작용(교호작용이라고도 하는 interaction effect)에서 나오거든. 수식까지 더 들어가면 나도 통계학책을 다시 꺼내들고 와서 찾아봐야되니까 대충 설명하자면, 연령효과와 기간효과가 혼재되어 복합적으로 나타난게 코호트효과란 거야. 예를 들어, 우리가 군대를 갔다와서 철이 들었다는 주장에 대해, 그게 군생활때문인지, 그때 2년 더 나이를 먹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하필 그 2년간 나이를 먹으면서 동시에 군생활도 해서 그런지 알기가 어렵지. 이때 상호작용은 '2년간 나이를 먹으면서 동시에 군생활도 한 경우'에 해당 돼. 일종의 교집합이지. 교집합을 구하려면 전체에서 교집합이 아닌 부분을 제거해야겠지? 어거지로 설명하면 '내가 든 철' 중에서 '군생활로 인해 순수하게 든 철'과 '2년 나이들면서 누구나 쌓이는 철'을 빼고 남은 것 중 '군생활과 2년 나이먹는 것 둘다로 인해서 새롭게 든 철' 만 뽑은 게 상호작용효과란 거야. 여튼 마찬가지로 코호트효과도 기간효과와 연령효과를 배제하면서 50년대생 만의, 90년대생 만의 어떤 차이값을 보기 위해 통계학의 여러 가정들(자기상관성, 등분산성 등등)이 최대한 덜 깨지도록 통계학자들이 최선을 다해서 만든 공식으로 구한 값이거든. 쉽게 생각해서 내가 90년생인데 20살일 때 느끼는 것과, 80년생인데 20살일 때 느끼는 것에, 공통점이 있고 차이점이 있지 않겠어? 공통점이 연령효과고, 차이점이 기간효과 또는 코호트효과야. 근데 거기서 88올림픽을 봤거나 안봤거나 해서 나타나는 차이가 기간효과라면, 그런 1회성 이벤트 말고 그냥 80년생으로서 살아온 것과 90년생으로서 살아온 전반적인 삶이 달라서 나타나는 차이점, 그 차이점들이 바로 코호트 효과인거야.

 

 

자 그럼 대충 코호트가 뭔지 이해했을텐데, 이런 질문이 스칠거야. '아니 88올림픽 효과가 무슨 눈에 보이는 값도 아니고 어떻게 분리하냐! 연구 망한다! (망했음)' 정확한 지적이야. 실제 감염병학이 아닌 사회학에서는 이 코호트의 정의를 조금 다르게 해. 결론부터 말하면, 코호트효과는 태생적으로 기간효과와 연령효과를 완벽하게 과학적으로 분리해낼 수 없어.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코호트효과를 가지고 어떤 논증을 할 때는 자연과학에서 이야기하는 법칙을 대입해서 분석하거나 측정한 결과처럼 자신만만할 수가 없어. 따라서 기본적으로 사회학 연구 결과들을 자연과학 결과들처럼 받아들여서도 안되지만, 코호트 효과를 분석한 결과 역시 어느정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지. APC분석은 바로 이러한 코호트효과의 불확실성을 최선을 다해 줄여보고자 하는 통계학적 노력의 일환인거고. 물론 그렇다고 완벽히 해결되진 않아. APC의 식별 문제(identification problem)라고 해서 앞서 말한 근본적인 문제점 때문에 APC 결과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엔 한계가 있어('식별'이 정확한 번역인지는 모르겠어).  따라서 기존 연구자들은 APC분석을 적용할 때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그럼 이 보고서에서 그 가이드라인을 지켰냐고? 알 수 없어! 왜냐면 아예 보고서에서 언급을 안해줬으니까. 이건 동료평가는 커녕 논문으로서의 요건도 갖추지 않은 보고서인데다가 내가 후술하겠지만 이 보고서 자체가 무슨 대학생 과제처럼 되어있어. 이 APC자료가 붙어있다는 것 외에는 웬만한 대학 과제와 하등 다르지 않아. 

 

일단 보고서에서 방법론에서 APC분석을 썼다고 언급해서 APC분석에 많은 분량을 할애해봤어, 이 이후 보고서는 자기들이 APC분석을 썼고, 연령효과를 보기 위한 연령집단은  16개(10살~14살, 15살~19살, ... ,85살~89살), 기간효과를 보기 위한 기간은 6개(1986~1990, 1991~1995, ... ,2011~2015), 그리고 코호트는 5년을 하나로 묶어서 21개 덩어리를 만들었어(1897년생~1901년생, 1902년생~1906년생, ... , 2001년생~2005년생).

 

5. 보고서의 자료 분석결과

보고서는 이 방법론 설명 이후에 통계청의 연령별 자료(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자료지만 아래에 첨부함. APC분석과 무관)를 보여주면서 갑자기 일본과 비교를 하고 BBC기사를 붙이면서 우리나라 청년 자살률이 일본보다는 다소 낮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 그리고 그 다음에야 APC결과들을 보여줘. 아래 그래프는 통계청 자료야. 높은 노인자살사망률의 단면을 느낄 수 있지. 그리고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 자살률이 더 높은 것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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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이후 '연도별 자살사망률의 상승세'라는 내용을 전개해. 아래 그래프부터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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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뭘 의미하느냐, (일단 이 보고서가 전체적으로 그래프를 붙이면서 해상도는 둘째치고 제대로 된 범주도 안달아놔서 x축이 뭘 의미하는지, y축이 뭘 의미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참 어려워서 읽기 짜증나..)  x축 같은 경우 앞서 언급한 16개 연령집단이지. y축은 아래에 대충 적어놨는데, 자살률 증가율이야. 즉 10~14세 연령 남성과 여성은 약 2% 정도 증가했다고 되어있어. 근데 뭐에 비해서? 그런 설명이 없어서 내가 추정을 해야해. 이 그림과 같이 붙어있는 문장을 전부 퍼올 순 없는데 인용하면 이래. 

 

" [중략] ... 모든 연령대에서 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다는 것은 전체 국민들이 연도별로 점차 자살사망률이 높아진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15세부터 40세에 이르는 동안 청년 남녀는 모두 자살률의 연도별 증가율이 점점 더 높아진다. 여성의 경우 15세에는 연도별로 3%씩, 25세에는 5%씩, 30세에는 6%씩 증가한다는 것이다. 청년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증가폭이 낮게 나타났다. 게다가, 더 특이한 것은 남성은 연령별로 증가폭이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는 반면, 여성은 65세 이전까지는 30대의 자살사망률 증가폭이 최고수준을 보였다는 것이다. 65세 이후부터 여성은 연령증가에 따라 증가폭 또한 급증하였다. 우리나라 여성 30대에서의 자살사망률이 지난 20년간 큰 증가폭을 보인다는 것, 그리고 같은 연령대의 남성보다 큰 포폭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쉽게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현상이다."

 

'포폭'은 내가 낸 오타 아니야.. 일단 문장을 읽어보면 어느 연도를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맘대로 추정하기에 1985년도부터 2015년도까지의 연평균 증감률일 것 같아. 즉 10-14세의 자살률만 따로 떼어놓고 봤을 때 1985년도부터 2015년도까지의 자살률 증가가 매년 그 전해에 비해 평균 2%라는 것 같지 아무래도? 아니면 1985년과 2015년을 비교한 건 아닐거야 ... 아마도. 보고서는 저렇게 적어놓고 "심각한 현상"이라고 하고 있는데, 위 그래프에서 15살~19살 부터 50~54살 사이에 나타나는 남성 자살률증가율과 여성 자살률증가율 사이의 차이를 놓고 말하는 걸꺼야. 이 그래프를 보고 여성 자살률증가율이 '심각'한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철저히 주관의 영역이야. 저 그래프만 눈대중으로 보면 최대로 차이가 나는 25~34살 사이는 약 3%정도 차이나는 걸로 보이거든? 이게 실제로는 몇명의 차이일까? 다른 나라는 어느정도 차이일까? 이런 자료들이 있거나 최소한의 인용논문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저 위에 큰따옴표 안에 적은게 내가 인용논문을 뺀게 아니라 그냥 진짜 저 글자가 전부야). 일본 자료도 저건 안 가져왔어. 그래서 이 보고서에 담긴 자료는 최대 3%포인트정도 까지 차이나는 자살률증가율(자살률 증가속도)이 "급증", "큰 증가폭", "심각한 현상" 인지는 철저히 주관의 영역에 남겨놓고 있어. 하지만 앞서 말했듯 저자가 여성학자고, 여러 모종의 이유로 보고서에선 이 차이를 큰 차이라고 보고 있지. 이게 큰 차이인지 아닌지의 결정은 읽는 사람 마음이야. 만약 누가 나한테 물어본다면, 나는 모르겠다고 답할거야. 최소한 연령대별 자살률증가율의 차이가 다른 나라는 어떠한지? 그리고 저 3%포인트 차이가 실제 자살자수 몇명의 차이를 의미하는지? 이런 다른 측면의 자료들이 좀 제시되어야, 아 이게 인구대비 좀 심각한 차이구나 아니구나 알 수 있을거야. 하지만 이 보고서는 처음부터 프로파간다 목적이 짙으므로 일단 3%는 '큰 차이'라고 아무런 추가근거 없이 단언하고 있지.

 

이 보고서는 이후 APC분석 결과 중 하나인 연령효과를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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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에 대해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어.

 

" [중략] ... 한국 자료의 분석결과는 놀라웠다. 한국에서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살사망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높아지는 양상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심각하며, 전형적으로 65세 이상부터 exponential한 모양을 그리며 높아진다. 어느 세대에 태어나든, 어느 시기를 살아가든, 한국에서 늙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단하고 우울한 것인지를 바로 알수 있는 결과였다. ... [중략]"

 

자 이건 APC분석의 세가지 연령효과, 기간효과, 코호트효과 중 연령효과를 본 값이야. 그럼 그냥 연령대별 자살률하고 뭐가 다르냐? 연령효과에 섞여있을 수 있는 기간효과와 코호트효과를 어느정도 분리해냈다는 데 의의가 있어. 이 자료를 저어기 위쪽에 내가 붙여놓은 파란색 통계청 자료와 비교해서 보면 돼. 어때, 모양이 좀 덜 구불거리고 깔끔해졌지? 구체적인 통계값들은 공개가 안되어있어서 내가 알 수 없지만, 일단 그래프가 저정도로 이쁘게 나오면 단순한 지수함수로도 설명할 수 있을정도이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자살률이 저렇게 증가한다는게 핵심이야. 50대 이전과 이후가 큰 차이가 나지. 이건 자료 자체가 깔끔하기 때문에 보고서에서 저렇게 평이하게 분석을 해놔도 특별히 비판할 건덕지는 없어. 결과가 뚜렷한 자료는 대충 설명하든 자세하게 설명하든 별반 달라질 게 없거든.

 

그리고 여기서 주목할 보고서의 표현이 있는데, 위에 내가 인용한 문단에서 이어지는 문장이야.

 

"반면, 한국 청년 여성들의 자살사망률은 연령효과가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그 연령대 여성들이 정신적으로 취약하다거나, 우울한 경향이 있다거나, 또는 그 연령대 여성들이 산후우울증에 노출될 위험이 많은 인구집단이라는 해석들이 사실상 잘못된 해석임을 드러내는 분석결과이다."

 

사실 난 보고서 읽으면서 이게 처음으로 재미있는데, 위 그래프에서 50대 이전에는 여성도 자살률 차이가 거의 없지? 그래서 이 자료는 만일 기존 연구 중에 '여자가 20대에 자살 많이 하는 건 으레 그 연령대면 겪을 생리학적 사회학적 요인들 때문이다'라는 주장이 있었다면 그에 대한 반박 근거가 돼. 즉 앞에서 살펴본 여성과 남성의 젊은 층에서의 자살률증가율의 차이는 연령효과로 인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거지. 이제 보고서에선 원래 이 뒤에 바로 코호트효과가 나오는데, 할 말이 길어지니까 일단 기간효과부터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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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래프는 아까 말한 APC 중에서 P 즉 기간효과만 따로 추려낸거야. 연령효과는 여기서 통계적으로 어느정도 제거되었고, 코호트효과도 제거되었지. 기간변수는 앞에서 6개로 나눴다고 봤었지? 그래서 점도 6개야. 그리고 자세히보면 1996년~2000년이 1.0으로 되어있지? 이걸 기준으로 전후를 봤단 이야기야. 일단 전반적으로 자살률이 증가하는 것이 여기서도 나타나.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살을 많이하는 것과는 별개로 일단 요즘 세대로 올 수록 자살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이야기야. 1996년 이전에는 1보다 작았고 이후에는 1보다 크니까 그전부터 그 이후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단 뜻이지. 다행스럽게도 2010년 이후에는 증가속도가 줄어들고 있지만 말이야. 그리고 남녀를 나눠서 보면 유독 2006년도에서 2010년도가 남녀 차이가 났었고, 이후에 다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저 때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저런 차이가 났을까? 그리고 그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다시 그 차이가 줄어들었을까? 저 그래프의 데이터점들의 차이가 유의한지 아닌지는 보고서가 아무런 통계자료도 제공을 안해서 나는 알 수가 없어. 일단 보고서는 이런 언급을 해.

 

"[중략] ... 1996년에 비해서 2006년에는 여성의 자살률이 2배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남성은 1.5배 증가했다. 여성 자살률의 증가폭은 2006-2010년에 최고치를 찍고, 그 이후 2011년부터 2015년에는 이전 기간보다는 다소 감소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1996-2000년에 비해 1.7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이게 저 그래프에서 보여주는 기간효과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의 전부야. 왜 저런지 이에 대한 추론 조차도 없어. 그냥 기술하고 그만두고 있지. 물론 더 깊게 들어가면 논문이 되어야할거야. 근데 내가 여기서 마음에 걸리는건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저렇게 강조하고서 왜 1996년-2000년에 비해 1.7배 높다는 서술을 여성에 대해서만 하는지 모르겠어. 1.6은 괜찮고 1.7은 문제인걸까? 이게 전체 서술 분량 자체가 적다보니 문장 하나하나가 차지하는 포션이 큰데, 저렇게 여성과 관련된 지점들은 열심히 설명하면서도, 왜 그게 그런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 하다못해 '무엇 때문일 것이다' 라는 이야기도 안 해. 저게 여성들에 대한 차별때문이라고 하기에는 갑자기 저 때만 높아졌다가 다시 사라진 이유를 알 수가 없지. 다른 이유가 있을지 몰라도 적어도 기간효과에서 남녀차이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 때문은 아닐 가능성이 커. 이건 내 주관적 해석이야. 이제 코호트 효과를 보자. 

 

앞에서 코호트효과는 연령효과나 기간효과를 최대한 배제한 효과라고 했지? 근데 또 태생적으로 연령효과나 기간효과를 완벽히 배제하긴 힘들다고 했어. 그런데 만일 기간효과나 연령효과가 뚜렷하고 깔끔하고 단순하다면, 그걸 코호트효과에서 분리해내기도 더 쉬워져. 이건 통계학적인 내용이니 패스하고, 앞에서 연령효과가 꽤 깔끔했던걸 기억할거야. 그러니 코호트효과 자료는 나름 의미가 있을거라고 추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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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게 중요한 수치야. 코호트효과라는 것. x축에는 아까 나눴던 21개 코호트가 나오지. 근데 개드립갔던 자료를 봤던 사람은 기억날거야. 어 왜 한국자료만 있지? 맞아. 개드립간 기사에 나온 자료는 일본쪽 데이터까지 포함한 자료야. 그것도 가져와서 붙여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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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그래프를 보자. 일단 남녀 한일 모두 1951년을 기준으로 잡고있어. 한국의 경우 1951년 이전에는 코호트효과가 남녀간에 차이가 거의 없어. 그런데 이 이후로 올 수록 점점 커지다가 1996년도부터 2001년 사이에 다시 줄어들려하는 경향이 보이지. 반면 일본은 과거에는 코호트효과가 컸지만 이 이후에는 줄어들다가 다시 증가하고 있어. 남녀간의 차이는 거의 없다가 96년도 이후부터 다시 늘어나고 있고. 보고서는 이 자료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어. 노파심에 전문을 다 가져왔어.

 

"한국의 젊은 출생 코호트들이 연령을 불문하고, 시대를 불문하고 더 자살하고 있다. 특히 여자 젋은 코호트들이 더 그런 경향이 강하다. 최근 출생 코호트들이 시대와 연령을 불문하고 더 자살한다는 것은 코호트들이 더 감수성이 높다는 것인가? 남자는 선형 증가세를 보이는데 여자는 오히려 exponential 양상이다. 80년대생 이후 출생 코호트들의 자살사망률이 점점 증가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고 원인은 무엇일까? 이와 같은 양상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다(Kino et al., 2019). 우리나라 80년대 생 이후 출생코호트들이, 유럽의 전쟁세대나 구소련연방에서 체제붕괴로 자본주의 국가가 세대가 보인 정도의 자살 코호트 효과를 보인다. 전쟁이나 체제 붕괴와 유사한 정도의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있다는 것일까? 전쟁이나 체제붕괴 만큼 정신적 상흔을 남기는 한국의 현재 젊은 코호트들의 상황은 무엇일까? 분석결과는 현상을 그대로 분명히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유럽의 전쟁세대나 구소련 체제붕괴로 인한 자살 코호트효과는 여기 제시해주질 않아서 모르겠어. 하지만 분명한 것은 50년대생 이후로 여성의 자살사망률에 대한 코호트효과가 남성보다 크다는 거야.

 

자 이제부터가 중요한데, 이 데이터가 정말 의미하는 바가 뭘까? 여성이 더 많이 자살한다? 여성이 더 많이 죽는다? 이런 식의 해석이 틀리다는건 이 글을 읽는 똑똑한 개붕이들은 이미 알고 있을거야. 절대량은 남자가 훨씬 높으니까. 이건 코호트자료야. 그렇다면 '땡땡년생'이 주어가 되어야 해. 그러면 '50년대 이후 출생 여성들은 50년대 이후 출생 남성보다 자살률이 높다' 라고 하면 맞을까? 아니야 그것도 틀려. 이게 바로 개드립에서 시끄러웠던 부분의 핵심이야. 50년대 이후 출생 남성과 여성을 모아놓고 인구 10만명당으로 계산해보면 여전히 남자가 여자보다 자살률이 높아. 그게 설령 50년대생 이후라고 해도 말이야. 연령대그래프에서 보면 단순하게 6~70세 이하라고 생각하면 돼(이 부분은 좀 밑에서 다시 설명할게). 여전히 남성이 더 많이 자살해. 따라서 랜덤하게 한 남성을 고르면 그 남성이 자살할 확률이 설령 50년대 이후 출생자라도 여성보다 높아. 그럼 대체 저 코호트 효과는 뭘 의미하는 걸까?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50년대생 이후 여성이 50년대생 이후 남성보다 그 출생연도에 의한 영향만 놓고봤을 때 더 자살한단 이야기야. 원래는 성별구분없이 보는게 코호트니까 50년대 이전 출생자가 예를들어 30세일 때 자살할 확률보다 50년대 이후 출생자가 30세일 때 자살할 확률이 더높다고 해석해야하지만 지금 핵심은 남자와 여자 데이터 간의 비교거든. 그러면 왜 여자의 코호트효과가 더 높냐? 그건 몰라. 분명 사회는 더 평등해져가고 있거든? 그렇다면 사회적 차별이 심해서 단순히 그 출생연도 효과로 더 자살하는건 아니야. 그러니까 차별의 이야기를 함부로 꺼내긴 힘들어. 그러면 최근 출생 여성들이 더 민감하고 예민해서 자살을 더 많이하나? 그럴 수도 있지만 몰라. 정말 주관적이고 근거없는 주장을 하나 던져보자면, 최근 출생 여성들이 오히려 옛날 출생 여성들보다 더 보호받고 자라서 외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더 자살하는 것 아닐까? 정답은 아무도 모를 일이지. 하지만 이런 종류의 세대 경험의 차이를 가지고 이야기해야 저 코호트효과를 설명할 수 있어. 코호트효과는 세대간 경험의 차이를 의미하거든.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분명해. 저 자료는 젊은 여성이 젊은 남성보다 자살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실제 젊은 여성의 자살률이 남성의 그것보다 높다는 것도 아니고, 젊은 여성이 남성보다 자살위험에 더 노출되어있다는 걸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 여기서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지. "아니 출생연도만 놓고보면 여자가 더 자살한다면서요, 근데 왜 여성이 더 위험하다고 말 못하는거죠?" 여기에 답하려면 지금 저 코호트효과가 우리나라 남녀 자살률 전체의 얼마만큼을 설명하는 자료인지를 따져봐야 해.

코호트효과는 어떤 결과값, 여기서는 자살률이라는 숫자를 설명하는 여러 요인 중에 출생년도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만 따로 추려서 본거야. 앞에서 본 APC분석은 사실 자살률데이터를 연령(A), 기간(P), 코호트(C)가 설명할 수 있는 부분으로 나눠서 보겠다는 의미야. 즉 자살률이라는 하나의 케이크에서 연령이 설명할 수 있는 부분, 기간이 설명할 수 있는 부분, 코호트가 설명할 수 있는 부분으로 조각을 나누겠다는 이야기야. 아니 그럼 연령효과에서도 저 연령(50년대 이후 출생자) 남녀차이가 거의 안났고, 기간효과에서는 여자가 더 높았고, 코호트효과에선 더더욱 여성이 몇배 더 높게 나왔는데, 대체 높은 남성 자살률은 뭘로 설명할 수 있느냐? 바로 그 지점이야. 이 보고서의 어떤 자료도 더 높은 남성의 자살률이 어디서 근거한 것인지 설명하지 못해. 아주 배배꼬여서 이 사람이 자료를 조작한거 아니냐? 라고 누군가 나한테 묻는다면, 내 대답은 '모른다' 야. 애초에 논문으로 출판되지도 않았고, 보고서 수준에 머물러 있어. 물론 내가 아직 접근권한이 없어서 못 찾은 논문이 있을 순 있지만 적어도 이 보고서의 저자들 이름으로 riss.kr에서 검색했을 땐 이 자료와 관련된 논문은 없었어. 즉 이 자료가 정확히 어떤 raw data에서 나왔는지는 공개된 정보로는 알 수가 없지. 하지만 합리적인 추론을 해보자. 과연 A와 P와 C가 케이크의 전부일까? 케이크 세조각을 잘라냈는데 그러면 남은 케이크가 0이냐는 거지. 그건 아니야. 50년대생 이후의 남성과 여성의 자살률의 차이에는 연령과 기간과 코호트로는 구분해낼 수 없는 어떤 미지의 영역이 있고, 이 영역이 코호트나 연령, 기간효과를 합친것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크다는 거야

 

 

 

 

그런데, 저 코호트 자료와 헷갈리기 정말 좋은 자료가 있어. 앞에서도 밑에서 다시 설명한다고 언급했지만, 바로 자살률을 단순히 출생년도 별로 나눴을 때의 자료야. 그게 바로 개드립갔던 글의 글쓴이가 붙였던 자료이기도 해.  2019년도 통계청 자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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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를 보면 연령대로 봐도 남성 자살률이 높지? 근데 10대 20대 이런 연령을 출생연도로 바꿔보면 뭘까? 바로 코호트 분류야. 이게 2019년도 자료니까 저기서 30대의 경우 1980년대생근처가 되겠네? 근데 아까 코호트효과에서는 86년생의 경우 동년배 남자보다 여자가 자살할 확률이 6배 높게 나왔다며? 근데 왜 남성 자살률이 더 높을까? 이게 바로 저 코호트 자료의 맹점이야. 저 자료는 코호트효과라는게 뭔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상을 심어주기 너무나도 좋은 자료야. 케이크의 비유로 돌아가서 설명하면, 원래의 온전한 케이크는 사실 이 바로 위의 통계청 자료에 해당하는 거고, 코호트효과라는건 저 케이크에서 정말 출생연도에 따른 순수한 효과 차이 부분만을 쪼개서 낸 거라는 거지. 그래서 그에 대한 해석도 사회적 차별이라던가 이런거때문이라고 하기 어려운거고, 내가 예시로 든 가정 내에서의 여성과 남성에 대한 양육태도의 차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의한 아주 미세한 효과만 골라서 찝어낸 자료라는 뜻이야. 결국 어떤 출생연도를 콕 찝어서, 예를 들어 80년대생 여자와 80년대생 남자 중에 자살률이 누가 더 높으냐고 물으면, 그건 80년대생 남자야. 하지만 통계적 기법으로 정말 출생연도만의 효과(다른 자살률에 미칠 수 있는 오만가지 효과를 배제)만 본다면 그때만 여성이 남성보다 높다는 뜻이야. 이 이야기를 댓글로 주고받으려니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

 

이쯤 되면 보고서의 표현과 내용들이 얼마나 왜곡이 심하고 강한 어조로 쓰였는지 알겠지? 코호트효과를 출생연도별 자살률로 바꿔먹는 짓을 사실상 방조하고 있던 거였어.

 

보고서의 이후 내용은 이제 더 언급할 필요가 없어. 보고서는 진짜 딱 저기까지만 언급하고 저 자료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페미니스트적인 시각에서 본 수많은 주장들을 갑자기 장황하게 나열하고 끝나거든. 마치 접착제로 강제로 붙인것처럼 보고서의 몸통인 저 자료와 보고서의 꼬리인 결론부분이 서로 따로 놀아. 내 말이 맞는지는 가서 읽어보면 될거야. 뭐 논리는 뻔해. 젠더갈등을 성별싸움으로 보면 안된다, 이건 공정과 불공정의 문제다, 남성들의 잘못된 가부장적 생각이 어쩌구 저쩌구. 학술적 무게가 있는 보고서 고유의 주장은 없어.

 

근데 정말 문제는, 이 자료를 읽어본 개붕이들도 느끼겠지만, 얼마나 왜곡해서 퍼뜨리기 좋은 자료인지에 관한 거야. 저 자료를 인용한 어느 기사의 문구를 그대로 붙여볼게.

 

"장ㅇㅇ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는 출생연도 단위로 자살사망률을 조사한 코호트 연구 결과, 1982년생 여성의 자살률이 1951년생 여성보다 5배 높았다고 밝혔다. 현재 37세인 여성이 어머니 세대인 68세 여성보다 5배 이상 극단적 시도를 했다는 의미다. 1997년생, 즉 22세 여성의 자살률은 63세인 1956년생 여성보다 7배 더 높았다. 특히 한국의 1981년 이후 출생자의 자살률은 일본에서 1901~1920년에 태어나 2차 세계대전으로 전쟁 트라우마를 겪은 세대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출처: https://m.news.zum.com/articles/53434203

 

우리는 이 글을 읽었으니 이게 원래의 자료는 '1982년생' 여성의 자살률을 콕 찝어서 설명한 적도 없으며(코호트는 5년단위로 묶었으니까), 그걸 떠나서 저 자료가 해당 출생연도의 "여성의 자살률"이 아니라는 것도 알지. 그리고 저기서 든 비유, 즉 37세인 여성이 68세인 여성의 자살률보다 5배 높은 것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 왜냐면 저건 37세인 여성 전체의 자살률 값 A와 68세인 여성의 자살률 값 B를 놓고 A가 B보다 5배 크다고 비교한 게 아니기 때문이야. 그저 커다란 자살률의 케이크 안에서 코호트효과라는 부분만 떼어놓고 보니 그 안에서 출생연도 간에 대여섯배씩 차이가 났다는 의미니까. 게다가 저기선 보고서에서 별다른 근거도 없이 언급한 '2차세계대전 전쟁트라우마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아주 말도 안되는 표현까지 가져다가 쓰고 있어. 보고서 자체도 문제거리가 많은데 거기서도 더더욱 극단적인 표현만 뽑아서 저 기사에서 쓴거야. 저 기사의 가장 큰 왜곡은 '코호트 효과로 본 자살률차이'를 '그냥 그 출생연도의 자살률 차이'로 교묘하게 포장했다는 점이야. 멀쩡한 대학 교수라면 저런 말을 하지 않았어야 정상이니까 나는 저게 기자가 멋대로 적은 내용이라고 믿으려고.

 

이렇듯, 페미니스트 쪽 자료들이 문제가 있다는 건 알면서도 그게 어디가 어떻게 왜 왜곡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보니, 때때로 저렇게 바로 반박하기 어려운 자료를 보면 우리는 저걸 일상에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어. 곡학아세의 무서움이란게 이런거지. 내가 오늘 여기 적은만큼은 아니더라도 다들 어느정도 비판적인 시각은 견지하면서 언론매체의 주장을 소화했으면 좋겠어.

 

 

하.. 이정도 오바했으니 난 이제 다시 잘 수 있을 것 같아. 질문들이 있으면 남겨줘 하루에 한 두번쯤은 보러 올게. 여기까지 읽는 사람이 손에 꼽히겠지만 읽었다면 고마워. 다들 행복하길 바라.

 

 

6. 참고문헌:

 

National Cancer Institute. (2018). World (WHO 2000-2025) Standards. Retrieved from https://seer.cancer.gov/stdpopulations/world.who.html .

 

Rosenberg, P. S., Check, D. P., & Anderson, W. F. (2014). A web tool for age–period–cohort analysis of cancer incidence and mortality rates. Cancer Epidemiology and Prevention Biomarkers23(11), 2296-2302.

 

Robertson, C., & Boyle, P. (1998). Age–period–cohort models of chronic disease rates. II: graphical approaches. Statistics in medicine17(12), 1325-1340.

 

(저 보고서에서 언급한 Kino et al. 2019 논문은 저 보고서의 참고논문엔 들어가있지도 않았고; 나도 따로 찾을 수 없었어. 누락되었더라고. 어디서 그대로 복붙한거거나 아니면 빼먹은듯)

 

 

 

 


사족 추가:

왜 코호트효과를 저따구로 케이크쪼가리로 설명하냐? 해명해라!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내가 왜 저렇게 밖에 설명 안해줬는지 간단히 남김.

 

만약 위에서 쓴 방법들을 쓰지 않고 각 출생연도집단마다 그래프를 따로 그리면 이런 그래프가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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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의 인구 10만명당 고환암 발생률을 좌측엔 '기간 별로' 우측엔 '출생코호트 별로' 그린거임. 그림 ㅈ같지? 뭐가 뭘 의미한다고 함부로 말하기도 어색하지? 근데 이건 그냥 단순히 기술적으로 그림을 그린거고 어떤 복잡한 통계분석을 거친게 아니야. 여기서 정말로 저 줄 하나하나가 다른 줄과 다른지 같은지 통계적으로 분석하려면 학부생 수준에서는 머리가 터지기 시작할거야(수리학과, 통계학과, 공학계열 제외). 왜냐면 이 자료는 4차원 자료거든. 고환암발생률, 기간효과, 코호트효과, 연령효과라는 크게 4개의 축이 공존하는 4차원 세상이지. 아 이런 씨 4차원을 내가 어떻게 그려서 보여주냐. 4차원 케이크에서 1차원씩 뽑아쓴거라고 일일이 설명할 순 없잖아? 3차원만 추려서 보여줄까 어떤 모습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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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아래엔 기간과 연령, z축은 고환암발생률이야. 이게 자살률이었다고 쳐봐. 이 안에는 연령효과와 기간효과가 섞여있지. 그리고 코호트효과가 '숨어' 있어. 여기서 코호트로 인한 효과를 어떻게 찾아낼래? 통계학 없이는 저거 측정 못해. 게다가 여기서 코호트효과라는 케이크조각을 따로 분리해서 4차원으로 그리면 순수 연령효과와 순수 기간효과의 그래프도 달라져. 코호트효과는 기간과 연령의 상호작용 중 일부니까. 여기서 얼마만큼이 연령효과고 얼마만큼이 기간효과일까? 내가 이걸 어떻게 정확히 설명하겠어? 그것도 개드립수준에서 말로. 그래서 관념적인 케이크비유를 들거나 100명중 몇명 이런식으로 단순화시켜서 예시를 든 건데... 아직도 원 개드립글의 댓글로 내가 말한 '500명 중 출생연도별 자살률 숫자랑 500명 중 100명을 추린 것에서의 출생연도별 자살률'처럼 단편적인 예시로 설명한 것에 만족 못하는 애들이 있더라.. 내 설명이 마음에 안들면 위 figure들을 보고 그걸로 이해가 안된 부분을 설명해줬으면 해. 그럼 나도 저 그래프로 답해줄게. 참고로 이 고환암 자료는 내가 인용논문에 적었던 것중 98년도 논문에서 APC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거야. 정 궁금하면 그냥 그 논문을 읽던가.

 


 

 

 

 

 

 

 

 

3+1줄 요약:

1)이 보고서는 여성학 전공자가 주도해서 쓴 흔한 페미니즘 적 시각에서 쓴, 논문 수준이 아닌 보고서이다.

2)보고서의 핵심이 되는 코호트효과 결과는 출생연도에 의한 효과만을 순수하게 뽑아낸 결과인데, 이게 뭘 의미하는지는 저자도 해석 못하고 있다.

3)하지만 코호트효과 자료가 워낙 일반인들에게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기 좋다보니 여기저기서 실제 자살률처럼 포장되어 돌아다닌다.

4)남성 자살률은 비교적 차이가 덜한 젊은 연령층에서도 여전히 여성에 비해 높으며, 저 자료는 수많은 자살률의 극히 단편적인 면만 추려낸 자료다.

 

15개의 댓글

2020.11.21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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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노령층 자살률은 재산이 가장 큰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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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1

어떤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보고서인가보네. 그 필요가 무엇일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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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1

개드립의 보배인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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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1

쓰느라 수고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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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1

글써줘서 고맙다 잘읽었음 APC분석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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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1

정성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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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1

와드~

나도 사회과학 잘하고싶은데 읽을 책좀 추천해줘 전공책도 포함 입문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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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1
@컴터조아

약간... "나 과학 잘하고 싶은데 과학책 추천해줘" 이런 느낌이라... 막연하네.

사회과학은 자연과학처럼 분야마다 엄밀한 독자적 영역개념이 약해서 너가 관심있는 키워드로 접근해가는게 사회과학지식을 소비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야.

가장 비효율적이지만 정확한 방법은 나처럼 최소한의 통계지식을 갖고, 영어독해력을 갖춰서 이게 이 학자의 뇌피셜인지 학계의 오피셜인지 구분해가며 보는 방법이고.

 

전자는 말그대로 '고령화사회' 이런 게 관심있으면 그걸로 검색해서 나오는 책들을 보면 되는 식이고, 후자는 통계학 공부좀 하고 영어 공부좀 되면 그 때부터 '고령화사회를' 'ageing society'로 바꿔서 나오는 논문들을 읽으면서 소비하는 식이지. 둘 사이 갭이 좀 크지? 사회과학 전반을 대할 때는 쓰는 사람의 주관이 데이터 해석에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항상 적당한 거리를 두고 소비하는 게 좋아. 자연과학조차도 사실은 논문단계에서는 아주 의심의 눈초리로 보아야 하는데 사회과학분야처럼 보편성보다는 그 사회 특수성이 강하고, 데이터의 결론이 모호한 학문에서는 더더욱 그렇지. 물론 일부 자연과학자들은 사회과학이 '과학'이 아니라고 깔보지만, 잘 옥석을 가려보면 사회과학쪽에서도 우리 삶에 큰 의미를 만들어주는 좋은 내용들이 많아. 그리고 대부분의 정치와 교육이 그런 기반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분야 개념을 다루거나 그 분야 전문가와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알아두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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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1

이래서 인문학 계통이 욕처먹는거야.

 

말도 안되는 가정에 가정을 더해서 헛소리하는데, 반론도 비슷한 헛소리인 경우가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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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7
2020.11.22

여성학학자는 누구랑 결혼할까? 남성 페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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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2
@ie7

???: 왜 제가 꼭 결혼할거라 전제하시는 거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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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2

너 때문에 PTSD왔다

통계 좀 그만보고 싶다 흑흑

공대만 나와도 통계 욕나오는데 사회과학 했으면..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SPSS와 미니탭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난 기도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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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2
@도희

어림도 없지! R과 MATLAB을 받아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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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토스00

취직하길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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