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수랑 외근 나가서 버거킹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해 점심을 떼웠거든.

주문하는 곳에서 "콰트로 치즈 와퍼세트 하나, 더블 와퍼 하나요" 라고 말했어.

사수가 콰트로 치즈 와퍼 세트 먹는거고 난 더블 와퍼 단품 하나면 될 것 같아서 그렇게 시켰거든. 차에 콜라캔이 하나 있어서.

내가 카드 내밀어서 결제하고 영수증은 버려달라고 말했어.

종이백을 받는데 두 개 다 세트로 나온 거야. 아마 점원이 잘못 알아들었나 봐.

근데 나는 내가 잘못 말하기도 한 거니까, 내가 단품이라고 정확하게 말하질 않았으니까 그냥 그런갑다 하고 넘어갔어.

거기서 사수가 나한테

"넌 이런 거 하나하나 따져야지 괜찮다고 그냥 넘어가면 어떡하니?" 하길래

"어차피 캔콜라니까 뭐 차에 뒀다가 집에 가서 냉장고 넣어버리면 되지 않을까요?" 했더니

"지금 그걸 말하는 게 아니라 너는 단품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점원이 잘못 알아듣고 세트로 준 거잖아. 이러면 너만 손해본 건데 바로잡을 생각부터 해야지."

하더라고.

나는 크게 손해를 본 것 같지도 않고 뭐 잘못 줄 수도 있는 거고 저 사람들도 저 사람들 나름대로 바빴으니까 그랬을 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듣고보니 내가 얼마치의 손해를 봤는지를 떠나서 내가 너무 안일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좀 들더라고.

개붕이들 생각은 어때?

개붕이들이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 것 같아?

내가 사수 말에 어이가 없었다거나 사수가 꼰댄지 좀 봐달라는 게 아니라

들어보니 내가 좀 안일했나 싶기도 하고 사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해서 물어본 거야.

사수가 그렇게 꼰대 성향이 강한 것도 아니고 나랑 친해서 "너 좀 똑부러지게 살아야지" 하는 마음에서 나한테 이렇게 얘기해준 거야.

댓글에 사수가 왜 그렇게 꼰대냐는 말이 많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