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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진과 통일에 대한 소견.

최근 북괴에 의한 공무원 피살사건을 겪은 후, 지금이야말로 오래된 논쟁거리인 통일에 대하여 다시금 소견을 밝힐 만한 적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줄로 압니다만 통일 문제에 대하여 저는 반드시 민족 통일을 이룩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제가 민족주의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며, 통일이야말로 우리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을 부여하여 경제적으로는 조국건설의 발판이 되고 역사적으로는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결정하게 될 중대한 분수령이 된다는 굳건한 믿음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통일은 허황된 꿈에 불과하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럴때면 CY가 남긴 "이봐, 해봤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통일이 결코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역사로부터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꿈을 꾸는 사람만이 미래를 그릴 수 있고, 도전하는 사람만이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쉽지 않고 가능성이 적다 하여 지레 포기했다면 우리나라는 광복도 경제성장도 민주화도 이룩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어떻게 통일대업을 이룩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먼저 밝히자면 저는 결코 중공의 괴뢰인 조선노동당이 수립한 체제를 인정하여서는 아니되며, 오직 대한민국에 의한 영토 수복과 민족해방만이 우리가 나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직 이것만이 우리 역사를 자랑스럽게 바로 세우는 길이요 가장 소중한 하나뿐인 나의 목숨을 더할 나위없이 값지게 쓰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북괴가 핵 공격 능력을 보유한 것이 확실시 되는 지금, 핵을 이용한 마지막 발악의 성공적 저지를 보증할 수단을 마땅히 갖추지 못한 터에 무리하게 북진을 주장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대안을 찾아보아야 하는 것이고, 우선 지난 세기 독일의 재통일 과정을 살펴보는 일이 필요할 것입니다.

 

독일의 재통일은 초기단계-동방정책단계-통일단계의 세 국면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초기단계의 서독은 역시 우리와 같이 반공을 국시의 제일의로 삼은 국가였기 때문에 할슈타인 원칙을 내세워 동독 정권을 소련의 괴뢰로 파악하고 그 체제를 인정치 아니하였습니다. 그리하여 「Bundesministerium für Gesamtdeutsche Fragen」을 설치하고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수단을 동원하여 동독 정권의 붕괴를 꾀하였던 것입니다. 마침내 1961년 동독 정권이 베를린 장벽을 설치하기로 결정하였을 때, 동독 정권은 이미 사상적·이념적·정치적·역사적으로 패배한 것이었으며 남은 시기동안 동독 정권은 높다란 장벽 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 보잘것없는 수명을 연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제 2세계가 워낙 강대하여 오히려 국제무대에서 서독이 외교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시작되었습니다. 70년대 국제무대가 데탕트를 바탕으로 움직이게 되자 서독은 이와 같은 변화를 받아들여 동방정책을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은 기본적으로 유럽의 같은 제 1세계조차 서독의 진의를 의심하고 있었기 때문에 발생하였던 것입니다. 만일 독일이 제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지 않았으며 국제무대에서 상호간 신뢰를 구축한 상태였더라면 역사는 필경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입니다.

 

마지막 국면인 실제 통일단계는 독일인들이 시작했다고 보기란 힘듭니다. 그보다는 소련의 새로운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글라스노스트 정책을 실시하면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겠지요. 고르바초프는 이 정책들을 경직된 소련 체제를 개혁하기 위하여 시작했습니다만 그 결과는 제 2세계의 총체적인 붕괴였습니다. 에리히 호네커 휘하의 공산당은 정권 유지를 위한 부질없는 시도를 해봤으나 완전하고 전면적인 통일을 원하는 동독 주민들의 바람을 막을 길은 없었고, 심지어는 서독 총리 헬무트 콜조차 예상치 못했던 그리고 바라지 않았던 급속한 재통일이 시작된 것입니다. 기실 헬무트 콜은 동독 정권의 완전한 붕괴는 막되 향후 10~20년간 양독을 국가연합 형태로 묶어 생활수준의 향상을 꾀한 후 비로소 연방 독일을 건설하려던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동독 주민의 생활수준 향상 및 동독 경제의 재건을 완전히 서독이 주도하는 형상으로 만들어 사실상 동독 정권을 정치적·역사적으로 거세하려고 작정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오직 콜 자신의 막강한 정치적 지도력이 있었기에 계획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이상의 세 국면이 전개된 과정을 살펴본 바, 저는 우리 민족의 통일에 있어서 서독이 밟은 두 번째 단계는 우리가 굳이 밟을 필요가 전혀 없노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우리는 서독처럼 국제무대에서 신뢰를 다지지 못한 국가가 아닙니다. 서독은 ECSC를 만들어 서유럽 세계로 편입되고자 부단히 노력해왔으며, 이는 곧 서독 스스로 국제무대에서 신뢰관계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했음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에는 제 2세계가 건재하고 바르샤바 조약기구가 맹위를 떨치던 시대였기 때문에 서독이 가뜩이나 부족한 국제무대에서의 입지를 바탕으로 동독 정권을 압박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북괴 정권을 비호하는 세력은 저 낯두꺼운 중공뿐이며, 그마저도 순망치한의 이치에서 북괴의 온존을 꾀할 뿐 우리가 지금 처한 상황이 과거 서독이 겪어야 했던 불행과 그 수준과 정도에서 같음을 주장할 수 있는 증좌가 되기는 힘듭니다. 무엇보다 중공이 북괴의 온존을 꾀한다면 그것은 그들이 여전히 수천년에 걸친 한반도와 한민족에 대한 불순한 야욕을 그대로 품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줄 뿐이며, 그러하다면 여러분은 중공의 야욕을 분쇄키 위하여 어떻게하면 통일을 이룩할 수 있겠는가를 저와 함께 머리를 맞대어 의논해야 하는 것이지 통일대업을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각설하고 두 번째 이유를 들어보자면, 세 국면의 역사적인 진행을 고려했을 때 두 번째 국면은 거칠 필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미 동독 정권의 생명은 베를린 장벽을 건설한 시점에 결단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동방정책을 위시한 제 1세계의 데탕트 기조는 이들의 생명을 의미없이 연장했을 뿐 역사적인 해결을 본 것이 아닙니다. 그 해결은 마침내 최후의 세 번째 국면에 접어들어 미국의 레이건 정부가 데탕트를 뒤집고, 제 2세계가 해체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요컨대 두 번째 국면은 역사의 수레바퀴가 단지 정지되어 있던 단계일 뿐 무엇인가 실질적이거나 건설적인 변화를 이룩했던 단계가 아닌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구태여 이같은 도로를 반복하여 북괴 정권 치하에서 고통받는 동포들의 고통을 단 며칠이라도 늘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이유는 헬무트 콜 총리가 계획했던 통일안의 저의를 고려함에 있습니다. 콜 총리는 겉으로는 동독 정권을 유지시켜 국가연합 형태로 만들면서도 속으로는 동독 정권을 완전히 배제하고 사실상 서독이 주도하는 완전한 독일의 통일을 계획했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통일을 이룩함에 있어서 동독 정권은 다만 너무 급속도의 붕괴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의미만 지닐 뿐 결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지위도 그런 능력도 갖추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북괴 정권에 대한 온건한 제스쳐와 대화 시도는 단지 과격하고 겉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사태가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함일 뿐이지 북괴 정권과의 대화나 타협 그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고 또한 의미를 가져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본질은 어떻게 우리 대한민국이 마침내 한반도를 수복하고 동포들을 해방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곧바로 세 번째 국면으로 뛰어들어야 할 것이며 그러기 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북괴 정권을 거세하고 우리의 지도력을 확립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저는 그러므로 북진을 원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이유에 의하여 현재로써는 국제무대를 활용한 전략의 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중공으로부터 한반도를 지켜내는 일인데, 중공이 한반도를 원하는 것은 미국과의 대결을 염두에 두고 동해, 나아가 태평양으로의 진출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공의 해상 세력이 태평양으로 진출하더라도 이를 완벽하게 저지할 수 있는 수단을 한·미·일이 확보한다면 동해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써의 한반도에 대한 중공의 열망이 식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보다는 미사일 전력의 증강을 통한 미국 해상세력의 차단에 중점을 두게 되겠지요. 이외에도 더 논의해야 할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오늘은 너무 늦은 관계로 여기까지 하여 글을 마침이 어떨까 합니다. 의견이 있으면 남겨주시고, 좋은 추석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11개의 댓글

2020.10.01

ㅇㄷ박아놓고 내일 일어나서 댓글여론보고 정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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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삭제 되었습니다]
2020.10.01
@쥬니

"이외에도 더 논의해야 할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비스마르크 외교의 핵심은 우리에게 적의가 없음을 상대에게 확신시키면서도 적을 근절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춤에 있습니다. 지금 중공은 자신의 실력과 상대의 실력을 오판하여 크게 무리하고 있는데, 제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면 언젠가 대세를 파악하고 미국의 패권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한반도의 통일까지도 감내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게끔 만들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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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중공의 괴뢰가 아니라 쏘비옡의 괴뢰아입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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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p
2020.10.01

대화시도 자체가 의미 없는 행동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1. 강경파들의 무력도발 리스크 감소

2. 지속적으로 북한과 한나라가 되어야 함을 국제사회에 어필하여 명분확보

3. 천운이 따른다면 미국과 비핵화 협상 타결?

 

북한 정권이 제정신 박혔거나 희대의 조건이 아니면,

비핵화에 응할 가능성이 없으며,

핵을 성공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무력이 확보,

무력을 사용할 시 중국/러시아가 그대로 놔둘 것인가에서 얼마나 가능성이 있을지 애매하네요.

 

그래서 자꾸 접촉범위를 넓히며,

경제와 문화를 종속시켜 내부적으로 무너지게 하는 방법이 젤 낫지 않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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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lsp

사실 말씀해주신 내용도 자세히 뜯어보면 어디까지나 남북대화는 대화를 위한 대화로써 대화를 통하여 우리의 지도력을 확보하는 수단으로서만 그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북대화의 결과가 북괴 정권에게 실질적인 생명력을 실어주는 것으로 연결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그렇기 때문에 베를린 구상은 너무나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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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p
2020.10.01
@Volksgemeinschaft

그래서 화전양면전술을 잘 써먹어야죠.

참 어려운 문제라 정해진 답이 없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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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오늘도 글 잘 보았읍니다.. 혹시 여기 말고도 글 올리시는데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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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남자간호사

없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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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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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좋은글잘봤습니다.

다만 요즘에 드는 생각은, 과연 통일만이 정답일까 라는것입니다.

북에있는 동포들과 같은 정권아래 살아간다는것이 선뜻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을 뿐더러,

현 상황의 양립체제가 가져다주는 군사적 이익 및 국제무대의 주역으로 설 수 있는 발판을 걷어차버리는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오히려 철저하게 양립하되 철저하게 서로의 편이 되어, 같은 노선으로 함께 나아가는것이 어떨까 싶은 마음입니다.

 

한편으론 통일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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