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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밀리터리] 멀리서 봐도 비극, 가까이서 봐도 비극 - Graf Zeppelin

안녕하세요
 
EAGLE입니다
 
어느새 온라인 학기도 중반을 훌쩍 넘겼습니다
 
과연 이 앞이 어떻게 될 지 궁금해지네요
 
그럼 오늘도 시작해보도록 하지요
 
 
 
 
 
 
 
 
 
 
Graf Zeppelin aircraft carrier
 

1.jpg

 
그림으로 보면 실로 웅장해보이는
 
오늘의 주인공
 
오늘은
 
이전의 시나노마저도 고개를 저을 정도
 
처참한 시간을 보낸 항공모함 이야기
 
 
 
 
 
1차대전이 끝난 후
 
독일 해군은 그야말로 폭삭 망해버렸다
 

2.png

 
전쟁이 끝난 후 남아있던 대양함대 전력은
 
스캐퍼 플로 항구로 끌려갔다가
 
이렇게 살 바에 혀 깨물고 죽을란다!
 
마인드로 전부 자침해버리면서
 
승전측이었던 협상국들의 심기를 크게 건드렸고
 

3.jpg

 
그들은 즉시 베르사유 조약으로 작정하고 철퇴를 휘둘러
 
전함은 전 드레드노트급 6척 밖에 못 가지고
 
순양함도 경순양함으로 6척 밖에 못 가지게 되는 등등
 
그야말로 숨만 대충 붙인 불구 상태로 만들어버린다
 
이렇게 대충 숨만 붙어있던 상태로 만들어진게
 
바이마르 공화국의 국가해군이었는데
 
이들은 자신들의 쥔 한 줌의 병력을 가지고
 
 
통상파괴작전으로 적을 무력화할 것이냐
 
그냥 힘 대 힘으로 맞짱을 뜰 것이냐
 
 
이 두 방향 중 하나를 고르기 위해 고심했으나
 
당장 전쟁 배상금으로 국가째로 굶어 죽을 판국
 
전함을 굴리려했다가는 무슨 사단이 날지 몰랐고
 
이후 워싱턴-런던 해군 군축 조약까지 발동되며
 
치고 빠지면서 싸우는 연안해군의 방향으로 굴러가게 된다
 
(설상가상 대공황까지 얹혀지며 해군의 함선 연구는 완전히 마비, 테크트리가 끊겨버린다)
 
이렇게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1928년 해군 원수로 에리히 레더 제독이 올라오고
 
대양해군을 통한 해군과 해군의 맞짱을 선호했던 그는
 
이후 1935년 히틀러의 베르사유 조약 파기 선언에 맞춰
 
영국 - 독일 해군조약까지 맺어져
 
 
영국의 35% 비율의 주력함45% 비율의 잠수함 보유 가능
 
 
으로 숨통이 트이자
 
바로 독일 대양해군 재건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이것이 바로 Z 계획의 시작이었고
 
당연히 당시의 유행이 항공모함이었던만큼
 
 
우리도 쓸만한 항공모함 좀 가져야겠다!
 
 
하면서
 
비스마르크, 티르피츠에 이어서
 
계획의 초기 일원으로 1936년 Z 계획 최초의 항공모함
 
항공모함 A를 만들기 시작, 1938년 진수하니
 
이게 오늘의 주인공 그라프 체펠린 되시겠다
 
 
 
 
 
 

4.png

 
이렇게 설계되고 착공된 그라프 체펠린은
 
 
배수량 - 기준 23,000t, 만재 33,000t
 
길이 - 262.5m
 
폭 - 31.5m
 
흘수 - 7.6m
 
엔진 - 기어 터빈 4기(200,000hp), 4 스크류 추진
 
최고 속력 - 35kn
 
항속 거리 - 19kn로 14,816km
 
무장
15cm 포 16문
10.5cm 포 12문
3.7cm 포 22문
2cm 포 28문
 
항공기 - 50-60기
 
승무원 - 1,720명
 
 
의 스펙으로 설계되었는데
 
도합 5-60기 수준의 함재기 운용능력을 지니고
 
전체적으로 봐도 나쁠게 전혀 없어보이는
 

5.jpg

 
영국의 아크로열과 비슷한 느낌의 물건이었다
 
항공기 외의 무장도 매우 충실하게 채워놓아
 
적의 항공기나 군함에 대해 적당히 저항할 수 있을 수준으로 보였고
 
(사실 함재기로 싸우는 항모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 화력은 거의 낭비에 가까웠다)
 
저 항공기 운용능력에 루프트바페를 통해 다져진 공군의 능력
 
그대로 끌어올수만 있다면,
 
그리고 같이 다닐 대양함대가 모두 순조롭게 완성될 수만 있다면,
 
상당한 전과를 안겨주는 수훈함이 될 가능성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배에게는 너무나도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전편의 시나노가 일본군이 주인이여서 문제였듯이
 

6.jpg

 
이 녀석은 아돌프 히틀러가 주인이었다는게 비극의 시작이었다
 
 
 
 
 
 
해군 재건 계획인 Z 계획
 
전함만 해도 10척이요, 순양전함까지 합치면 13척
 
그라프 체펠린으로 시작해 항공모함이 4척이었고
 
그 밑의 함급까지 전부 합치면 200척이 넘어가고
 
여기에 잠수함 250여척까지 덤으로 제작하는
 
그야말로 해군을 바닥부터 새로 만드는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그렇기에 독일의 모든 능력을 박박 긁어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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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원기옥을 모으다시피 해야했던 상황이었는데
 
이 당시 에리히 레더 제독은
 
히틀러한테서 1948년까지 전쟁을 벌이지 않겠다는 구두약속을 받아
 
1939년 1월에 1945년까지의 군함건조 계획으로
 
이 Z 계획을 만들어내었다
 
물론 모두가 알다시피
 
히틀러는 1939년 9월에 2차대전을 터뜨려버리면서
 
너무나도 맛깔나게 그들의 뒤통수를 후려쳐버린다
 

8.jpg

 
여기서부터 진수되었던 그라프 체펠린의 완성까지의 길
 
바로 지옥길 대환장 파티로 변해버리는데
 
막상 전쟁을 일으켜보니
 
자원, 돈, 인력 모두가 부족한 상황이 벌어져
 

9.jpg

 
동시기에 진행되던 Z 계획에서 저것들을 빼와서
 
전선에 꼬라박는 파멸의 돌려막기가 시작되어버린다
 
이렇게 시작된 돌려막기의 마수는 그라프 체펠린한테도 예외가 아니여서
 
4척이었던 항모 계획은 2척으로 반토막나고
 
급기야 1940년에는 해체처분 하라는 명령까지 내려져
 
완성 직전에 끝장날 뻔했으나
 
1940년 영국의 타란토 공습, 1941년 비스마르크 추격전 등을 통해
 
항공모함의 중요성을 뒤늦게 알게 된 히틀러의 명령으로
 
공사가 재개된다
 
이렇게 겨우 다시 시작된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10.jpg

 
이미 1940년에도 거의 다 완성된 상태였던
 
이 배는 1943년에서 44년 사이에 실전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순조롭게 쭉 갔다면
 
비극 따위 소리를 붙이지 않았을 것이다
 
 
 
 
 
 

11.jpg

 
여기서 공군원수 헤르만 괴링
 
"하늘에 뜨는 건 전부 내 소관이니 이 배의 함재기는 내가 지휘한다!"
 
하는 모두의 상상을 초월하는 땡깡을 부리면서
 
군을 발칵 뒤집어버린 것
 
결국 대충 합의를 보아서 함재기 부분은 공군 소속
 
해군이 함을 맡도록 하였으나
 
당연히 이 과정에서 시간 낭비가 벌어졌고
 

12.jpg

 
여기에 덤으로 막상 항모용으로 컨버젼한 Bf-109T
 
13.png

 

 
어뢰를 장착하게 만든 Ju-87로 테스트해 보니
 
연돌 등의 문제로 이착륙이 어렵다는 결과가 나와
 
설계를 바꾸느라 또 시간을 잡아먹어야했다
 
 
 
 
 
 
이렇게까지 늘어졌더라도
 
어떻게든 완성되어서 투입되었더라면
 
이 이야기는 비극 바로 앞에서 가까스로 멈췄을 것이었다
 
하지만 하늘의 운은 진정으로 그라프 체펠린을 싫어하였는지
 
진짜로 숨통을 끊어버리는 참사가 벌어지니
 

14.jpg

 
1942년 12월 바렌츠 해에서 벌어진 해전에서
 
독일 해군이 병력 우위를 잡고도
 
영국 호위선단과의 전투에서 패퇴하는
 
끔찍한 졸전이 벌어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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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가 단번에 극대노하고 말았다
 
어떻게든 그를 달래기 위해 부던히 노력한 레더 제독이었지만
 
돌아오는 히틀러의 답은 까고 말해서
 
 
다 나가 죽어라 이 겁쟁이 놈들
 
 
수준의 모욕적인 언사와 해군 해체에 가까운 명령들이었고
 
(구축함, 어뢰정 등의 소형함을 제외한 모든 군함들을 스크랩하라는 명령이었다)
 
사임한 레더 제독의 후임이었던 카를 되니츠 제독
 
진짜로 모든 중, 대형함들이 해체되는 것은 막긴 했지만
 
이 여파로 진짜 완성 직전이었던 그라프 체펠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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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건조 중단 통보를 받고 무장해제,
 
자신이 공사 중이었던 킬 항구에서 목재 창고 등의 잡일이나 하며
 
쓸쓸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1943년 4월 슈테틴 항구 구석탱이에 처박혀 방치 상태로 놓인다
 
이때까지 가면 연합군마저도 이건 진짜 끝났다면서
 
아예 폭격 대상에서 빼버렸다고 하니
 
더더욱 비참하지 아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슬픈 점이라면 이것마저도
 
그녀의 끝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1945년 4월 독소전이 소련으로 기울면서
 
미친듯이 질주하는 소련군이 베를린 근처까지 도달했고
 
그라프 체펠린은 노획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밸브를 열고 자침해버린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소련군은
 
이걸 수리해서 본국으로 끌고가 자기들의 항모로 써볼까했고
 
너무 오래 바다에 있어서 부식 등의 문제가 심해
 
자신들이 쓸 수 없겠다는 결론을 낸 그들은
 
항모를 격침시키는데 필요한 화력을 알아보기 위해
 
건져올린 그라프 체펠린에 실제 연료, 탄약을 실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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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으로 때리고 어뢰까지 쏘면서 이 불운한 배를 장사지내버렸다
 
완성 직전에 자중지란으로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게 되었던 이 배는
 
그렇게 발트 해에서 겨우 영원한 안식을 얻게 되었다
 
 
 
 
 
 
만약 이 배가 완성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IF도 꽤나 나오는 배이지만
 
필자는 이 IF에 꽤나 회의적이다
 
일단 일관된 통제하에 모든 부분이 움직여야하는 군함의 특성상
 
공군과 해군의 통제를 동시에 받는 상황에
 
그나마도 함재기 관련으로는 파일럿과 정비사까지
 
전부 공군 소속이었던만큼
 
조금만 긴급 상황이 벌어져도
 
지휘가 된통 꼬여 엉망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았으며
 
이들을 호위할 함대들이 제대로 만들어지기도 전에 전쟁이 벌어졌고
 
그들의 적이 하필이면
 

18.jpg

 
몇십 척의 항공모함을 쏟아부을 수 있었던
 
존재 자체가 코스믹 호러에 가까운 국가였던지라
 
과연 이 녀석이 무언가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들 뿐이다
 
 
 
 
 
 
차회예고
 

19.jpg

 
어찌보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로켓포

1개의 댓글

2020.09.25

이젤론요새 현실판이 될뻔 했네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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