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정림사지 5층 석탑 그리고 삼국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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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의 정림사지 5층 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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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정림 사지 5층 석탑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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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림사지 박물관에 복원 된 정림사 모형과 석탑)

교과서에 배운 그 백제 정림사지 5층 석탑입니다.

국사 암기하며 신라 3층 백제 5층 중얼 중얼 그때 그 탑이죠

한반도에 남은 몇개 안되는 백제의 유적이며 동시에

지금의 충남 부여인 ​사비도성 바로 정 중앙에 위치한 절의 석탑입니다 

백제의 마지막 수도 사비성의 규모와 백제 건축양식을 알려주는 중요한 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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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사비성 나성 추정도)

 

요래 요래 백제 수도 사비성 정중앙에 정림사가 있었을 거라 추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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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림사 복원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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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제 사비성 도성 재현 CG)

​백제에서 매우 중요한 절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정림사와 정림사 탑의 경우

그 자체가 백제 사비도성의 규모를 추정하는 기준인 동시에 

​남겨진 석탑의 구조로 인해 백제가 일본에 건축양식을 전수 하였음을 증명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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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후기에 지어진 정림사지 5층 석탑은 

일본 호류사 5층 목탑과 그 비율과 구조 형식이 완전히 동일합니다

즉 이 시대 일본 사찰 건축이 백제인이 와서 건축을 했거나 ​

그 백제의 양식을 전수받아 완전한 모방해서 똑같이 지었음을 알려주는 증거죠

그리고 이 석탑이 흥미로운 건 ​정림사지 5층 석탑은 발견 된 이후

석탑을 단 한번도 해체를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사찰 석탑의 경우 그 내부에 그 사찰의 창건 과정을 기록하기도 하고 

또는 석탑의 건축 이유를 담아 각종 유물과 함께 석탑 안에 보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문에 ​이런 유물이 내부에 있을 것이라 모두가 추정은 되지만

​아직 해체를 해본 적이 없어 정확히 알수는 없습니다

미발견 상태란 뜻이죠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불국사 석가탑 해체 보수의 경험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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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유명한 신라 사찰인 ​불국사의 석가탑을 해체하던 중  ​

그 내부에서 유물이 발견 된 적이 있습니다. 

 

바로 현재 국보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전 세계 최고(最古)의 목판인쇄물이 바로 불국사 석가탑 안에서 나왔죠

 

때문에 신라 석가탑에서 국보가 발견된 마당에 ​

비슷한 백제 정림사탑에서 어떤 국보가 나올지 아직 모른다는 것이죠.

정림사지 5층 석탑은 이런 미스테리 말고도 

한편으로 백제 역사의 가장 비극적이고 아픈 부분을

그대로 간직한 석탑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탑의 다른 이름이

대당평백제국비 (大唐平百濟國碑) 이기 때문이죠

즉 '당나라가 백제를 평정한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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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소정방이 신라와 함께 사비성을 함락하고 백제를 멸망 시켰을 때

백제 수도 가장 중앙에 있는 정림사의 이 석탑에 당나라의 공적을 표면에 세겼고

​이 탑을 "대당평백제국비"라고 불렀습니다

지금도 정림사지 5층 석탐의 기단부 벽면에는

당나라 군사들이 세긴 당나라 찬양 문구가 각인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 중에는 ​삼국지빠들이 인터넷에서 삼국지 주제로 키배 붙었을 때

향후 두고 두고 써먹을 엄청난 필살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조운(趙雲)은 일신의 담력으로 용맹이 삼군(三軍)의 으뜸이 되었고​

관우(關羽)는 만인(萬人)을 대적할 만한 능력으로 명성이 백대(百代)에 떨쳤다.]

당나라 장군들의 용맹함을 비유하는 미사어구 중에

조운의 용맹함과 관우의 위대함을 표현한 문구가 떡하니 박혀 있죠 

 

​조자룡과 관우가 무슨 소설에서 과장되게 묘사되어

엄청난 무장으로 과대평가 된 사례가 아니라

 

​삼국지 바로 다음 시대인 위진남북조 시대를 끝낸 당나라 초기

이 세상에 아직 우리가 아는 삼국지연의 소설이 나오기도 전

그러니까 무려....한반도에 고구려, 백제, 신라가 있던 그 시절에

 

이미 조자룡과 관운장은 신급의 영웅 무장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었고

심지어 우리 한반도에 그 관우, 조운을 찬양하는 유적이 전해진다는 뜻입니다.

​인터넷에서 누군가 관우랑 조자룡은 소설에서 과장해서 만든

허구의 능력치고 과대평가 된 영웅이다!! 라고 하면

 

"ㅉㅉ 이보게 친구 이걸 보시게나..."

하며 백제 정림사지 5층 석탑을 보여주면 됩니다.

 

네. 빼박이죠..

 

이상. 정립사지 5층 석탑에 대한 쓸데없는 정보였습니다.

 

 

​끝.

15개의 댓글

2020.09.14

ㅋㅋㅋㅋㅋㅋㅋㅋ 잘 보고 갑니다 아조시   

0
2020.09.14

탑 내부 발굴을 어째서 진행하지 않는건가요? 탑의 훼손 때문인가요?

0
2020.09.14
@속이메스꺼워

유네스코에서 문화재는 원형 그대로 보존할 것을 요구하는 중이고 보수가 필요 없는 상황에서 고의로 해체하는 것은 사실상 문화재를 훼손하는 것이라 안합니다.. 설령 해체를 해도 매우 신중하게 진행함으로 비용이랑 시간도 많이 필요합니다. 미륵사 석탑의 경우 해체 복원과정에 20년이 걸렸고 본문에 언급한 석가탑 해체 복원사업은 3년 8개월이 걸렸습니다. 쉬운일이 아니죠

0
2020.09.14
@오향왕족발

덕택에 좋은 지식 얻고 갑니다. 양질의 글 감사합니다.

0
2020.09.15
@속이메스꺼워

발굴조사 등은 공사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게 대부분, 멀쩡한 걸 파헤치고 다니면서 도굴해대는게 아님

원칙적으로 땅속에 묻힌거든 뭐든 더 뛰어난 발굴기술이 나올 후대에 안전히 넘기는게 목적

와 유물! 유적! 그러면 발굴해야지! 가 아닌 것

0
2020.09.14

엑스레이로 쏴본 적은 없나요?

요즘 코로나로 집에 박혀 심심허니

삼국유사 읽어보는 중에

반갑고 재미난 글이네유

1
2020.09.14
@inyongun11

그건 모르겠네요 ㅎ

0
2020.09.14

저탑 웅장하더라고...

해체해서 뭐가 담겨져 있는지 궁금하네..

0
2020.09.14

글 잘봤습니다 그런데 저기서 말하는 삼군은 뭘 뜻하나요 위촉오를 뜻하나요 아니면 다른걸 의미하나요?

0
2020.09.14
@Liszt

전군 중군 후군 또는 좌군 중군 우군으로 모든 군대를 통솔한다는 뜻의 관용어입니다.

0
2020.09.14

장비는..ㅠㅠ

0
2020.09.14
@쉽지않은남자

장성채라는 뛰어난 가상 딸내미를 남겼지

0
2020.09.14
@쉽지않은남자

장비는 만인의 연인

0
2020.09.14

진짜 석탑 한번 까보고 싶어지겠네요.... 근데 아무리 문화재청이래도 특별한 하자가 없는 석탑을 임의로 막 까볼 수는 없는 노릇이고....

0
2020.09.14

엑스레이나 초음파 같은걸로 내부를 확인할 순 없나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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