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
참고로 현실적이라는 말은 고증을 말하는 것이 아닌 현실적인 캐릭터를 말하는 것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많은 영화다.
하지만 그런걸 다 재쳐두고 이 영화가 전쟁영화로써 최근에 만들어진 전쟁영화와 확실히 구분되는 점이 하나 있는데
선과 악으로 나누려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2차세계대전만큼 선과 악으로 나누기 쉽고 또 나누지 않았을때 논란이 되는 주제도 없는데
이 영화는 미군을 선으로, 독일군을 악으로 나누는 것보다 그냥 모두 다 광기에 휘말려서 피폐해진 존재로 그려낸다.
시작부터 시체들을 시간이 없어서 그냥 불도저로 구덩이에다가 밀어 처넣는 장면에서부터
인간의 가치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전투가 진행되면서 아군이 죽어도 평소에 있던 일이라는 둥 그냥 넘겨버리는 주변 인물들의 행동은
이들이 죽음에 너무나도 익숙해져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예로 기관총 매복에 걸려서 죽은 미군을 동료 미군이 죽었는지 확인하고 수고했다는 듯이 툭툭 치고 그냥 자기 갈길 간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각 등장인물들을 사연이 있는 사람들로 그려냈다면
여기에서는 그냥 전쟁과 죽음에 시달려서 뒤틀려버린 인간군상으로 그려낸다는 것도 꽤나 흥미롭다.
사실 주인공 주위의 주변 인물들은 묘사되는 것으로만 보자면 하나같이 다 개쓰레기들이다
시작부터 주인공한테 몸 비비다가 왜 내가 널 만지게 가만히 두냐고 화내는 미친 놈에서 부터
지나가던 할머니한테 초콜렛 바 줄테니 떡치겠냐고 성희롱하는 놈, 포 쏘고 낄낄 웃는 놈, 주인공에게 포로 처형을 종용하는 놈
다채롭게 돌아버린 인간군상들이 보여지지만 이들 또한 한꺼풀 벗겨보면 그냥 나약한 인간들로써 전쟁과 죽음이라는 불꽃 아래에서
한번 녹아버렸다고 뒤틀린 채로 굳어버린 것임을 알 수 있다.
요약글
1. 전쟁 영화에 나오는 스테레오 타입형인 영웅들 따윈 없다, 매우 현실적인 캐릭터들
2. 전투씬도 매우 현실에 기반해있다. 주인공이 달리면 기관총이 주인공의 뒷꿈치만 맞추려는 그런 거 거의 없음
3. 단점으로써는 삭제된 장면이 너무 많아 많이 따지면서 보는 사람이라면 영화가 좀 얼기설기 만들어지고 캐릭터 빌딩도 조금 모자란 부분이 없지않아 있다.
한국 전쟁 영화의 말도 안되는 영웅주의에 지쳤다면 이런 영화 한번 봐도 괜찮을듯
챰새
바이블 ㅈ간지 ㅇ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