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다

아냐 나 연락하고 있는 사람 별로 없어

단톡은 좀 다르긴 하지 ㅋㅋ

진짜 흘러가는대로 살면 부랄말고 연락하는 사이가 아무도 없음

아니 대화를ㅋㅋㅋ 맥락이 없더라도 생각나는 걸 계속 쓰면 돼영

물론 상대방도 대화에 응해줄 의사가 있어야 이어지겠쥬?

근데 예를 들어 윗붕이 말대로 개드립꺼 퍼왔는데

상대가 "뭐 어쩌라는 거지 웃어달라는 건가?"라는 생각을 가지면 좀 쪽팔리지 않음?

그럼 상대와는 그냥 안 맞는다고 생각하면 그만인가?

어... 개드립 캡쳐해서 보여주거나 그런거는 대화잇기 힘들자너

그냥 일상을 공유하는 느낌으로 대화해봐

A: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B: 네 잘 지냈죠? A씨는 잘 지내세요?

A: 네 ㅎㅎ 오늘 날씨 좋죠?

B: 맞아요 오늘 엄청 맑네요~

A: 이번에 드라마 새로운거 나왔던데 뭐 보세요?

B: 전 xxx봐요 ㅎㅎ

A: 아 그러시구나 그거 재밌다고 하는데 볼만해요?

B: 전 재밌는거 같아요

보통 이런식인데 이것도 그나마 상대가 예의나 약간의 (인간적인) 호감이라도 있어서 이어지는거고 은근히 첫 두마디만에 씹는 경우도 많더라

근데 그렇게 이어나가고 싶어도 자주 끊기더라.

나는 이어나갈 의지가 있는데 상대가 먼저 끊더라고.

간혹가다 한두명이면 모르겠는데 다들 그러니까... 그렇다고 내가 뇌절을 하는것도 아니고 

내가 좆노잼이라 그런가 생각이 들면서 점점 그런 대화를 시도하는게 어려워짐 ㅜ

그건 그래

딱히 궁금한건 없는데 아무리 궁금한게 없어도 최소한의 인간관계는 해야하지 않나 싶어서. 아님 호감가는 사람이 있기 전까진 이대로 살아도 상관이 없는걸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매일 주고받는 카톡은 최소한의 인간관계에 포함되지 않을걸?

그정도는 인간관계 축에도 못끼는건가... 네가 보기엔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것 같아? 호감가는 사람이 있을때까지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걸까? 답을 모르겠어

아니 내 말은 그게 너무 친밀한 행위에 들어간다는 거였어.

대부분 그냥 안면식만 익히고 있는 사람과 매일같이 카톡을 주고받고 싶어하진 않을 거야.

난 네가 바라는 게 뭔지 정확히 잘 모르겠어.

친한 친구가 필요한거야?

이미 그런 관계가 없진 않은 거 같던데.

만일 네가 바라는 게 그런 거라면

일상적인 카톡은 친밀함의 결과지

원인으로 작용하진 않는다는 걸 알아야해.

아무런 연결고리도 없는 사람과 인위적으로 인연을 계속 만들어 나간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야.

그냥 인싸들처럼 다양한 사람들과 초면에 만나서 재밌게 카톡 하면서 관계 진전하고 밥도 먹고 놀러도 다니면서 행복한 삶을 살고싶음.

부랄친구가 있긴한데 얘랑도 카톡을 많이 안함 같이 밥먹거나 놀러다니긴 해도. 근데 사실 얘랑도 어떻게 부랄친구가 되었는지 모르겠음.

만약 내가 외향적이지 않다면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나와 그나마 어울릴것 같은 사람을 찾고 그 사람들에게 용기내서 카톡 하면서 잘해준뒤에 만약 상대도 나와 비슷하게 나오면 같이 밥도 먹고 놀러도 다니는거고 만약 미적지근하게 나오면 이사람은 나와 안 맞다 생각하고 거리를 두면 되는거야?

시발 이런 기본적인 스킬을 고게에서 배우는 내가 레전드다

내가 보는 인싸는 관계 진전에 능한 사람들이 아니라 다양한 사교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야.

인기인이라기보다는 외향적인 사람들에 가깝다는 거지.

다양한 사람들과 초면에 만나는 자리는 여러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충분히 가능해.

그러나 그 다음에 그 사람들과 계속해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느냐, 하는건 오직 너에게만 달린 문제는 아니야.

누군가랑 카톡도 하면서 친해지고 밥도 먹는 그런 일은, 단순히 너만 친해지고 싶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니까.

그래서 오히려 인싸들은 활동이 끝나면 카톡으로 사교를 이어나간다기 보다는 새로운 활동을 찾아 떠나지.

나는 네가 너무 무리한 걸 추구하는 게 아닌가 싶어.

지금 절친이랑 어떻게 그렇게 친해졌는지 모르겠다 싶지?

그게 핵심이야.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의도를 갖고 친해지지 않아.

단순히 같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 만으로 친밀감이 형성되고,

카톡이니 식사니 하는 것들은 친밀감이 형성된 이후에 따라오는 것들이지.

그래서 만일 누군가가 처음 본 사람과도 수월하게 친해질 수 있다면(단순히 말을 터고 인사를 나누는 게 아니라 정말 친구가 될 수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이 굉장한 능력을 갖고 있는거고, 그건 절대 기본적인 스킬이 아니야.

정해진 방식도 없고, 상황에 맞춰 약속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능력도 필요하겠지.

상대한테도 자신에 대한 호감을 기본적으로 심어줄 수 있는 인상이어야 하고.

친구를 만들고 싶다고 자꾸 애매한 관계의 사람들에게 선톡하고,

할 말도 없으면서 얘기를 나누려 노력하고 그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

차라리 그 시간에 또 다른 활동에 참여하는 게 나은 선택인 것 같아.

학창시절에 반 아이들과 친했던 이유는 다른 게 없이 오로지 같은 공간에서 생활했기 때문이야.

군대에서 동기들과 친해지는 이유도 똑같지.

그러니까 친해지고 싶다면 시간을 같이 보내야해.

온라인 상에서 주고받는 메신저는 실제 나누는 대화랑 비슷해보이면서도 확연히 다른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양방의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는 결코 유대감을 쌓는 수단이 되지 않아.

네가 정말로 친해지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면 최대한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는 약속을 만들어야지.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그건 네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괜히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다들 사교관계 폭이 좁아지는 게 아니야.

동아리나 동호회처럼 정기적인 약속을 갖는 활동이 얼마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지.

네가 원하는 게 서로 친밀하게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것 그 자체라면 난 차라리 지금 있는 친구와 그런 관계로 이어나가길 추천하겠어.

그게 아니라 새로운 사람과 친해지는 게 목적이라면 가능한 새로운 활동 자체를 많이 늘리는 게 답일 것 같고.

주옥같은 답변 고맙다. 이제 뭐가 뭔지 정확히 알것같아. 다른 사람들이 대충 친해지는것 같지만 그 뒤에선 많은것들이 관여를 하고 있었던거야. 그래서 여자친구도 대학 졸업 전까지 사귀라고 하는거구나 그 이후론 풀 자체가 좁아지니까 서로 호감을 갖는 여자를 만날 확률이 산술적으로도 더욱 줄어들고. 진짜 모든게 딱딱 들어맞네. 정말 다시 한번 시간 내서 이런 장문의 글을 써줘서 고맙다!

뭐 어쩌라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