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여러 민족/국가/지명 이름의 어원 #4

벌써 4편이네요.

 

 

 

1. 발칸

유럽의 화약고 발칸 반도입니다. 아드리아해, 지중해, 흑해에 둘러싸인 사다리꼴 반도입니다.

지금이야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가난한 국가들이 모인 지역이지만, 사실 오랫동안 강대국들의 치열한 전장이었던 중요한 요충지입니다.

서로마, 동로마, 그리스, 오스만, 불가리아 등등, 이곳을 지배했던 국가들은 모두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크게 남겼습니다.

안타깝게도 발칸의 민족은 서로가 서로에게 입에 담지 못할 범죄를 저질러 아픈 상처만이 남게 된 곳입니다.

발칸 반도는 불가리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북마케도니아 (예전의 마케도니아)

그리고 그리스를 포함하는 개념의 지명입니다. 조금 넓게 보자면 루마니아와 터키도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며 (터키는 굉장히 크게)

조금 더 시야를 넓히면 이탈리아 반도도 로마 제국 시절부터 중세~근대 전기 무렵까지 발칸 반도와 많은 접점이 있습니다.

발칸이라는 이름은 의외로 터키에서 유래가 된 단어입니다.

발칸은 터키어로 '거친 산악 숲 지대'를 뜻합니다. 실제로 비옥한 아나톨리아 반도를 중심으로 한 터키인들이 보기에,

발칸 반도는 험준하고 산과 숲이 많은 거친 지형의 땅이었고, 이 이름이 그대로 정착되었습니다.

터키와 역사적 앙숙인 그리스 입장에서는 조금 불쾌한 이름이겠네요.

 

 

 

2. 아나톨리아

바로 위에서 발칸 반도를 얘기했으니, 이번엔 중세 이후 터키의 본진이 된 아나톨리아 반도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아나톨리아 반도는 쉽게 말해 현 터키의 영토와 거의 일치하는 반도 지역입니다. 워낙 비옥하고 기후가 좋아 (지진이 잦지만)

끝내주는 농업생산량으로 터키의 1차산업 근간이 되어주고 터키가 지역강국이 되는 밑받침이 되어주는 땅입니다.

동로마 제국도 아나톨리아의 비옥함으로 천년을 버터내었고 오스만도 아나톨리아를 본진으로 유럽의 왕자 노릇을 오랫동안 했죠. 부.럽.다!

아나톨리아 반도의 현 주인은 터키인이지만 터키인의 뿌리가 저 멀리 아시아의 돌궐 (튀르크) 인지라 터키인들은 역사를 배울 때,

'땅의 역사' (아나톨리아를 무대로 삼은 모든 민족/국가의 역사) 와 '사람의 역사' (튀르크인들의 역사)를 분리해서 생각하고 공부한다고 합니다.

아나톨리아의 이름은 아이러니하게도 터키인의 앙숙 그리스인의 언어에서 왔습니다.

그리스어로 '동쪽' 을 뜻하는 Ανατολή (아나톨리) 에서 유래된 지명입니다.

원수지간인데 서로가 서로의 지명 이름을 붙여주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까요?

 

 

 

3. 아시아

발칸과 아나톨리아를 설명했으니 그냥 시리즈로 아시아까지 설명하겠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고대 유럽인들의 세계관을 잠깐 들여다 봅시다.

고대 유럽인들의 입장에서 문명은 곧 로마를 뜻하는 것이고, 로마가 곧 세계였습니다.

그러니 유럽인들이 보기에, 유럽의 변방과 세계의 끝은 곧 이러했습니다.

서쪽: 영국/스페인 서쪽으로 무한히 펼쳐진 대서양

북쪽: 하드리아누스 성벽/라인강/다뉴브강 북쪽은 야만인(게르만족)의 땅, 그 건너는 알고 싶지도 않음

남쪽: 이집트와 옛 카르타고 땅 (북아프리카 해안가 지역, 현 서사하라/알제리/튀니지/리비아) 와 그 밑은 끝없는 미지의 땅.

이러한 상황에서 동쪽 또한 아예 오지는 아니지만 정보가 거의 없는 상황이었고,

그래봐야 페르시아와 알렉산더가 땅 끝이라고 여겼던 인도 서쪽 (인더스강), 그리고 어렴풋이 알고있는 중국 (한나라) 가 지식의 전부였습니다.

따라서 팔레스타인/아나톨리아의 동쪽은 규모도 모르고 상세한 정보는 더더욱 모르는 상황이었죠.

때문에 인도,와중국 모두 '아나톨리아 혹은 에게 해 동쪽의 무언가' 로 퉁쳐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아시아는 현 터키의 서쪽만을 가르키는 말이었다가, '아시아의 동쪽 무언가들' 도 서서히 포합시켜 나가기 시작했고,

이 범위 확장이 멈추지 않고 이어져 현재는 아예 유라시아 대륙에서 유럽을 뺀 나머지를 가르키는 말로 변했습니다.

그래서 아시아라는 말 자체가 조금은 유럽중심주의, 백인중심주의 세계관을 투영하는 말입니다.

그럼 아시아의 어원 자체는 무엇일까요?

현재 가장 지지받는 학설은 가장 오래된 문명 중 하나인 아카드 사람들의 언어, 아카드어의 Asu 에서 아시아가 유래되었다는 것입니다.

Asu는 아카드어로 '해가 뜬다', '동쪽' 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괜찮은 뜻이지만, 가장 큰 규모의 지역과 45억 이상의 수많은 민족들을 아시아 한 단어로 퉁쳐버리는 건 그리 유쾌하지 않군요.

 

 

 

4. 인도 / 바라트

11억 인구의 대국, 인도의 이름은 사실 페르시아어/그리스어에 어원을 두고 있습니다.

인도와 아예 접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외래어에 가깝습니다.

인도의 어원은 인더스 강에서 나왔습니다. 그럼 인더스 강은 어떨까요. 인더스 강을 고대 인도인들은 '신두'라고 불렀습니다.

'신두'( सिन्धु )는 산스크리트어로 '강'을 뜻합니다. 신두라는 단어가 페르시아어 건너가면서 ㅅ->ㅎ 발음 변화가 일어나 힌두가 되고,

힌두라는 이름을 페르시아를 정복한 알렉산더의 병사들이 배우고 돌아갔는데, 그리스어의 ㅎ 발음이 점차 약해지면서

힌두가 인두가 되어버리고, 땅에 으레 붙이는 여성화 접미사 -ia 가 붙으면서 Ἰνδία (인디아) 가 된 것입니다.

인더스 강 주변의 이름이 확장되어 인도 반도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 된 것이죠. 

따라서 인도는 '강가' 라는 이름이 되는 것입니다.

인도 자체가 뿌리는 인더스 강이지만 페르시아와 그리스를 거쳐 돌아온 단어이기에, 인도인들은 자신들의 국가를 인도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대신 인도 전설 속의 황제 '바라타' ( bhā́rata ) 에서 따온 '바라트'라고 부르죠. 

바라타 또한 산스크리트어 이름인데, '귀중한 자'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5. 아메리카

(유럽인들 입장에서) 신대륙은 콜롬버스의 무식함으로 인해 초기에는 아시아로 착각되었습니다.

콜롬버스는 대서양을 쭉 항해하다보면 바로 일본, 중국 그리고 인도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그의 머릿속 지구에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가르는 대륙같은 건 존재하지 않고 지구가 훨씬 작다고 생각한 것이죠.

사실 이 때문에 콜롬버스는 지원을 상당 기간 받지 못했습니다.

그가 시대를 앞서나가고 당시 유럽인들과 군주들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그의 지구 크기 계산과 지리 개념이 너무 황당하고,

더욱이 새로운 땅을 발견하거나 새로운 항로를 개척했을 때 받을 인센티브를 날강두 수준으로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실력도 인성도 논란이 많았던 그는, 엄청난 운빨 하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고,

그 운좋은 항해 이후로 한 번도 제대로 된 성과를 낸 적이 없는 탐험가였습니다.

현 초강대국이 아메리카 대륙 위에 지어진 미국이기에 콜롬버스가 필요 이상으로 띄워진 것 뿐이지요.

이미 당시 사람들은 지구가 구형이라는 것과 그 지름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에라토스테네스가 이미 지구 둘레가 4만 8천 킬로미터라고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추측해 냈습니다)

콜롬버스는 너무 짧은 항해로 땅에 상륙했고, 때문에 사람들은 두 파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i) 아시아가 생각보다 훨씬 큰 거 아니냐?

ii) 이거 신대륙인 듯

이런 상황에서 탐험으로 두 번째 의견, 콜롬버스가 상륙한 땅은 신대륙이다! 를 발견한 사람이 바로 아메리고 베스푸치 입니다.

그는 여러번의 탐험으로 이 땅이 신대륙이며 아시아가 아니라는 것을 유럽인들에게 알렸고, 때문에 이 대륙은 (원주민들은 모두 생까고)

그의 이름을 기려 '아메리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원주민들은 이후.... 끔찍한 역사를 마주해야 했습니다.

 

 

 

6. 아이누

북극 문화권의 최남단 민족, 아이누입니다.

아이누는 현 일본 열도의 북부 지방인 홋카이도에 주로 거주했고 지금도 그 지방에 남아있지만, 절대 일본인의 분파가 아니며,

북극 문화권의 일족으로서 일본인 (야마토 민족) 과 전혀 다른 기원과 모습을 지니고 있는 (혹은 있었던) 민족입니다.

쿠릴 열도, 사할린, 홋카이도 (옛날에는 도호쿠 북부) 에 거주했던 아이누족은 아이누어를 사용하며,

동아시아 민족과 판이한 풍습과 생활양식을 가지고 있는 민족입니다.

아이누 민족은 지금의 일본 주류 민족인 야마토인들이 홋카이도에 상륙하기 이전부터 살고 있었다고 추정되며,

그들의 언어 아이누어는 기타 북극 문화권 언어와 연관되어 있을 법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고립어' 입니다.

하지만 아이누의 뜻은 기타 북극 문화권의 민족 이름과 비슷합니다.

지난 글에 이누이트, 유픽, 알류트 세 민족의 뜻이 모두 '사람'이라고 했듯이, 아이누 또한 '사람', '인간' 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이누는 일본인들에게 밀려난 후 오랫동안 차별과 탄압을 받아왔습니다.

부분적인 권리 인정과 선주민 인식도 1997년에 와서야 이루어졌고, 2008년까지는 아예 '민족'도 아니었습니다.

현재 아이누어도 비주류 언어가 되어 아이누인들도 일본어와 러시아어를 주로 쓰며, 아직도 권리 신장에 대해 갈 길이 멉니다.

조사하면서 느낀 것인데, 많은 민족 이름의 어원이 '인간'과 '말'에 연관되어 있습니다.

아마 인간으로서 자신과 다른 존재들을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나는 사람이다', '나는 말을 한다'를 자각하는 것 때문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7. 폴란드인

역사, 사회, 시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 번쯤 봤을, 혹은 즐겁게 챙겨보고 있을 만화 폴란드볼의 주인공 폴란드.

이름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폴란드는 폴란드인의 나라(란드) 입니다.

분명 근대까지는 리투아니아와 함께 중부유럽의 강자로 군림하며 영광스런 나날을 보냈는데,

언제부터인가 일들이 꼬이더니 나라가 두번이나 지도에서 증발하고 사랑하는 수도는 잿더미만 남은 주차장 되어버렸다 겨우 복구하고....

지금은 옆동네 웬수 독일이 유럽수장으로 군림하는 걸 배아프게 지켜보며 유럽의 찐따, 유럽의 배관공 취급을 받는 안타까운 국가입니다.

개인적으로 폴란드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코로나로 다 물거품이 됐네요.

어쨋건, 폴란드인의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요?

폴란드인은 독일 바로 옆에 위치하고, 라틴 문자를 조금 변형해 쓰고 있지만, 게르만족이 아닌 서슬라브족의 일원입니다.

따라서 폴란드의 어원 '폴'도 고대 슬라브어에서 왔는데요, 뜻은 '평원'입니다.

즉, 폴란드인은 '평원에 사는 사람들' 이라는 뜻이 됩니다.

실제로 늪과 숲이 많은 서쪽 (현 독일, 폴란드 서부) 알프스 산악지형의 남쪽 (체코/슬로바키아) 그리고 척박한 동쪽 (벨로루시 동부) 입장에서 보기에

폴란드는 농사 잘되는 드넓은 평원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문제는 평원에 나라를 세웠다는 점은,  번영 시에 나라를 농업생산량으로 펌핑해 주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국난 시 국토 방어가 힘들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되어 18, 19세기부터 세기가 넘도록 폴란드를 지옥같은 고통에 빠트린 주범이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서기 960년, 폴란드의 본격적인 역사를 시작했던 미에슈코 1세는 참담한 위치선정으로 까이는 인물입니다.

물론 진지하게 까는 건 아니고, 우리가 단군은 위치선정 x같이 했다고 주변국가들을 보며 한탄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입니다.

폴란드는 유럽 국가들 답지않게 97%가 폴란드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나치 독일 시절에 폴란드 내부의 유대인이 절멸해 버리고 (아우슈비츠가 폴란드에 지어졌다는 건 유명한 사실이죠)

2차 대전 이후 기존의 서부 영토를 잃으면서 많은 러시아계 사람들이 폴란드 영토에서 나가게 되었으며,

폴란드 정부가 나치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독일계 사람들을 전부 폴란드 영토 밖으로 쫓아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폴란드가 지금은 유럽 2류 국가로 멸시받지만, 그래도 여러 분야에서 영원한 이름을 남긴 인물들을 여럿 배출해 낸 국가입니다.

모든 피아노 애호가들은 쇼팽을 사랑하고, 여성 과학자들에게 퀴리는 선구자입니다.

레반도프스키는 해외 축구 팬들의 유명인사이며,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오랫동안 가톨릭을 이끈 성인입니다.

 

 

 

8. 셰르파

셰르파. 익숙한 단어입니다. 주로 히말라야에 등정하는 이방인들을 인도하는 사람들로 알려져 있는데,

셰르파는 직업이 아니라 민족의 이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네팔인들이 셰르파라는 직업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틀린 편견입니다.

비슷한 예로 구르카족이 있는데, 이들도 용병직업을 뜻하는 게 아니라, 구르카족이라는 민족이 따로 있습니다.

영국으로 인해 용병으로 유명해 진 것 뿐입니다.

셰르파는 티베트어로 '동쪽에 사는 사람들' 이라는 뜻의 Shar Pa (싸르 빠) 에서 기원한 단어입니다.

네팔이 티베트의 동남부에 위치해 있지만 지금과 달랐던 예전의 지형과 민족 간 세력권 때문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셰르파인들은 산악인들이 히말라야 산맥의 봉우리들을 등정하게 도와주는 1등공신들입니다.

산악인들의 영원한 친구이며, 적절한 보수에 목숨을 건 등정 가이드가 되어주는 민족이지만, 그렇다고 좋은 대접만 받은 것은 아닙니다.

생계를 위해서 치열하게 서로 경쟁하면서 위험한 일을 도맡아 하며, 구조순위에서도 밀리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지금은 많은 보호 법률이 지정되어 다행입니다.

전설적인 셰르파로는 지난 시간에 소개되었던 텐징 노르가이가 있습니다.

 

 

 

9. 피그미

키 작은 민족으로 유명한 피그미입니다. 사실 피그미족은 초단신 민족의 '총칭'입니다.

가장 유명한 사람들은 중부 아프리카의 피그미인데, 동남아/뉴기니에 거주하는 초단신 민족들도 피그미라고 부릅니다.

당연히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며, 웬만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에서는 중부 아프리카의 피그미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콩고의 음부티, 카메룬의 음벤가, 부룬디/르완다의 트와로 이루어진 이들은, 성인 남성의 평균 신장이 140cm대입니다.

체구가 상대적으로 작인 동양인 중에서도 가장 작은 인도네시아의 성인 남성 평균 키가 158cm 정도인데, 이를 감안하면 정말 키가 작은 것입니다.

때문에 '피그미'가 작다는 뜻 아니야? 라고 추측한다면 정답입니다.

주먹만한 크기 (한국어로 치환하자면 한 뼘) 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피그마이오스 (Pygmaios) 에서 유래된 단어입니다.

따라서 피그미족은 '주먹만한 사람' 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엥? 사하라 이남 민족에게 웬 그리스어 이름? 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에 관한 설명으로는,

i) 사하라 사막이 고대에는 지금보다 훨씬 작았다는 점,

ii) 북아프리카 문명이 상당히 발전되어 있었다는 점,

iii) 이집트와 나일강이라는 훌륭한 아프리카 내륙 탐험 루트가 존재한다는 점,

iv) 결정적으로 피그미족이 고대에는 지금보다 훨씬 넓은 영역에 분포했으리라 추측되는 점

등이 있습니다. 아마 그렇기 때문에 고대 그리스/지중해 지방에서도 아프리카 내륙에 조그만 사람들이 있다더라 라는 이야기가 돌 수 있었습니다.

사실 피그미족은 인류학의 미스터리 중 하나인데,

어째서 아프리카에서 이런 엄청난 신장/체격의 감소가 있을 수 있었느냐는 의문입니다.

아마 아프리카의 열대 질병 때문에 성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진화를 한 것 아니냐는 것이 지금의 설명입니다.

(피그미족은 사바나 수렵채집민족이 아닌 아프리카 중부 숲의 산림채집민족으로 살아왔습니다. 지금은 물론 농사를 주로 짓습니다)

같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딩카족은 매우 키가 크고 190cm 가 넘는 남성과 180cm에 육박하는 여성들이 수두룩한 걸 보면

키는 유전이며, 영양상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키 5cm만 더 커졌으면 좋겠네요........

 

 

 

10. 흉노

고대 시대부터 5호 16국 시절까지 중국의 한족을 지독하게 괴롭혔던 흉노족입니다.

(물론 흉노는 그쪽 유목민족의 총칭처럼 생각하는 거이 편합니다.)

흉노족은 우리에게도 북방 야만인들의 대명사로 인식되는 민족입니다.

북아시아 유목 민족으로 출발하여 한 때는 한고조 유방까지 생포할 뻔했지만, 이후 한나라의 농업생산량이 회복되며 한나라가 강대국이 되자

그가 반비례해 쇠퇴하면서 명맥만 이어가다가, 5호 16국 시절 잠깐 북방의 몇 왕조들을 세운후,

서기 431년 마지막 흉노 국가 북하가 멸망하면서 역사의 무대에서 완전히 퇴장하게 됩니다.

흉노의 어원은 야만적인 북방 유목민족이라는 인식과는 꽤 거리가 있습니다.

하필 '흉하다' 의 흉 자와 발음이 비슷해 어감도 좋지 않지만 흉노라는 단어의 기원은 몽골어의 훈누( ᠬᠣᠨᠨᠣ )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의외로 '사람' 이라는 뜻의 몽골어 훙과 동계입니다. 상고한어로는 '훙나그'라고 불렀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중국 한족들이 처음 조우한 유목민족 중 하나가 이들이라고 보이며, 이후 흉노와 기타 유목민족들은 胡 라고 지칭되며,

이후 오랑캐/이방민족을 뜻하는 한자로 뜻이 확장됩니다.

*(훈족과 흉노의 관계는 유명한 주제이지만 아직 논쟁 중에 있습니다.)

 

23개의 댓글

11 일 전

들판을 러시아어로 폴레라 하더니 그게 폴스카에서 그 폴이었구만? 나름 슬라브어파라고 이어져 있네.

1
11 일 전
@은빛달빛

폴류쉬카-폴례🎶

1
7 일 전
@Volksgemeinschaft

뻘류슈까 뽈례 아시는구만기래 반갑다우

0
@은빛달빛

폴스카? 폴카? 예반 폴카?

0
9 일 전
@은빛달빛

영어에서도 플레인이라고 하니까.... 인도유럽어의 어원 자체가 pl들어가는 음이었을거라 짐작가긴 하는데...

0
11 일 전

여담이지만 경구개마찰음 s, ㅅ 과 연구개마찰음 h ㅎ 은 조음 위치가 매우 비슷해서 음운 전이 현상이 굉장히 잘 일어나는 편임. 한국어에서도 형님-성님 대립이 있잖아.

 

인도유럽어족에서 숫자 100을 기준으로 Satem계열과 Centum계열로 나뉠 수 있는데 그중에서 게르만어파는 Centum 계열 중에서 연구개파열음 k 이 마찰음인 hund- 로 음운 전이가 일어남.

2
11 일 전
@로스케빌런

좋은 지식 항상 감사합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면 언어학은 참 신비로운 학문처럼 느껴집니다.

1
11 일 전
@까치까치

저희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결국 언어학이란 건 자연 형성된 언어의 비논리에서 논리성을 찾아가는 학문이라 하셨지요.

0
11 일 전

정보와 지식 추

0
0
10 일 전

근데 폴란드 프로이센지역에 사는 독일계많지않나여

0

바라트하니까 외국에서 자기들 부르는 진짜 나라 이름들 궁금해지네 에스파냐 같은거

0
9 일 전
@잡학좋아하는사람

언젠가 총정리해서 올려 보겠습니다. 한국에서의 이름과 자신들의 본 이름이 같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분류해서요.

0
@까치까치

나올 때까지 숨 참는다

0
9 일 전
@잡학좋아하는사람

에스파냐는 로마시대 히스파니아에서 음운변화를 겪은거로 보이는데....

0
9 일 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사족을 좀 붙이자면, 아이누인은 고아시아인에 속하는 사람들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현재 'Y-하플로그룹 D'은 아시아에서 나타나고 있고, 대부분 아이누인, 티베트인, 안다만 제도인들에서 주로 나타납니다.

이곳들의 특징은 주요 문명권과는 거리가 꽤 있는 소외 지역이라는 겁니다.

아이누인과 안다만 제도인은 외딴 도서지역에 거주하고, 티베트인은 척박한 고원지대에 거주하죠.

그래서 현재 주류가 되는 아시아인들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이들을 밀어내고 남은 소수는 동화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현재 일본이 Y-하플로그룹 D 유전자가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 상당히 많이 나타나는데(비율이 한국인은 약 1~2%이지만 일본인은 36% 가량 된다고 합니다.), 한반도에서 건너간 현재 동아시아인의 조상이 기존에 있던 아이누 계열과 혼혈을 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동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아이누 계열들을 흡수하였고, 세력이 후퇴하던 19세기까지 남아있던 아이누인들은 홋카이도와 남사할린, 쿠릴열도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국주의의 영향으로 일본과 러시아에 의해 흡수되거나 와해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1
9 일 전

유럽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 에우로페였던가....

0
9 일 전

능지 + 1

0
8 일 전

너꺼 글 재미있어!

 

여러 민족/국가 이름의 어원 : https://www.dogdrip.net/270161637

여러 민족/국가 이름의 어원 #2 :  https://www.dogdrip.net/270215620

여러 민족/국가/지명의 어원 #3 : https://www.dogdrip.net/270403577

 

여태까지 쓴거 리스트 업데이트 해줘!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1
8 일 전
@쇼숑

감사합니다!!

0

잼따

잘읽고감

0
7 일 전

이런거좋다 더가져와 아니 다가져와

굿정보감사용

0
7 일 전

흉노망하고 신라 유입설은 어케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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