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동천왕 vs 관구검. 비류수 전투

b1592fa02169f60207be54ae009aed57.jpg

 

- 2세기 중반 한반도와 중국의 정세 -

 

고평릉 사변 직전, 고구려 동천왕(東川王)은 위의 군대와 함께 요동의 공손연을 격파한다.

 

문제는 당시 위나라는 고구려에 그 어떤 보답도 하지 않았으며, 의례적인 감사인사조차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고구려는 큰 불만을 갖게 되었으며, 고구려의 요동군(遼東郡) 선제공격의 원인이 된다. 이에 위나라는 유주 자사(幽州刺史) 관구검을 파견하여 방어를 지시한다.

 

--

 

unnamed (17).jpg

 

- 관구검(毌丘儉) 자 중공(仲恭), 코에이 삼국지

 

동천왕은 보병과 철기병을 합쳐 2만의 군세로 요동을 쳤으며, 이에 대항하는 관구검의 병력은 약 1만으로 추정된다. 당시 위나라에게 고구려는 미지의 적이었으므로, 관구검은 조심스러운 전략을 펼쳤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동천왕은 직속부대 철기병 5000명을 믿고 어택땅을 찍었고, 보병이 대부분이었던 관구검 부대는 3천명이 전사하면서 패주한다.

 

이후 한 번 더 전투하였고, 3천명을 죽이거나 생포하였다. 동천왕은 기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관구검은 위의 명장이나, 이제 내 손아귀 안에 있구나."

 

하지만 관구검의 반격은 이제 시작이었다.

 

unnamed (6).jpg

unnamed (18).jpg

 

- 방진(方陣) -

 

고구려의 힘이 강력한 철기병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관구검은 과거 이릉(李陵)이 사용한 대 기병 전략을 사용한다.

 

방진을 펼치고, 군사용 수레를 앞에 세워 철기병의 충격력을 분쇄하는 전략를 사용한 것.

 

이 전략은 대단히 효과적이었으며, 고구려의 부대는 1만 8천이 괴멸하고 남은 2천명의 병력은 패주하였다.

 

- 이후 관구검의 진격로 -

 

이후 고구려 영토는 관구검에게 처참하게 유린당했다.

 

국내성이 관구검에게 함락당하고 관구검의 낙서가 적히게 되었으며, 동천왕은 현대 기준으로 보아도 엄청난 거리를 도망가야만 했다.

 

장군 밀우가 결사대로 엄청난 적을 방어해 내고, 유유의 위장 항복 후 적장 암살 등 처절한 항전 끝에야 고구려 땅에서 위군을 몰아낼 수 있었다.

 

5fb245bd750e529db48adb82acbf19648194e70f7786c562266a45ab3d0cf2d93c6249ea8e6533b2591de8cb098f4024b9cadf219bca8d3de4d03af27c7.png

 

- 당시의 위 1인자 조상 -

 

당시는 조상이 낙곡전투에서 큰 패배를 겪고 돌아온 터라, 반대급부로 고구려 방면에서 큰 승리를 거둔 관구검에 대한 치하가 이루어졌다.

 

이 공으로 관구검은 3품 벼슬인 좌장군(左將軍)에 임명된다. 이는 현대의 야전군사령관/군단장에 상응하며, 당시 여단장 급의 관구검에겐 대단한 승진이라 할 수 있다.

 

이후 3~4세기를 거쳐 동아시아의 주요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고구려지만, 초반에는 한나라의 일개 자사에게도 패배하는 의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은 누구에게나 힘든 법이 아닐까.

 

--

 

왕릉의 난 편으로 이어집니다.

 

출처

 

정사 삼국지 <관구검전>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동천왕>

나무위키 비류수 전투

20개의 댓글

2020.07.23

재밌다 근데 팔왕의 난도 쓸거?

0
@암페어

거기까진 잘 모르겠지만.. 일단 석숭 vs 왕개의 돈지랄까진 다룰 생각임. 번외편으로 조조 vs 유비 프리퀄 오초칠국의 난도 생각중이고..

0

관구검 반란 일으키지 않아?

관구검의 난 같은게 있던거 같은데

0
@바른말만해야지

이후 왕릉의 난 -> 관구검과 문흠의 난 -> 제갈탄과 문흠의 난 -> 조모의 친위 쿠데타 시도로 이어짐. 이후에 촉 정벌 이후 종회의 반란을 끝으로 사마씨 정권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이 사라짐.

0
2020.07.23

이 전쟁 관련해서 나도 전공 때 발표문 써서 좀 봤는데 크게 3가지 정도가 연구포인트임.

 

1. 관구검이 고구려를 공격한 시기가 사료에 따라 2시기로 나뉨. 이에 대해서 한 쪽을 지지하는 주장들과 앞선 시기에 정벌을 시작했다가 잠시 쉬고 뒷 시기에 국내성으로 진격했다는 주장이 있음.

 

2. 동천왕이 피난한 지역이 어딘인가 하는것. 지도에 나온 것은 한 주장을 따른 것. 현재는 책성으로 파악.

 

3. 동천왕이 임시 도읍으로 정한 평양은 어디인가? 강계, 평양 등등으로 나뉨.

 

관심있으면 나중에 찾아봐봐ㅇㅇ

0
@연구소노예

재밌네 전공자는 다르다.. 난 그냥 역사서 좀 보고 적을 뿐인데 말야. 나도 사학과 야간 편입 준비중인데 어서 더 공부하고 싶다!

0
2020.07.24

잘봄 ㅋㅋㅋ

0
2020.07.24
@綠象

역사글 개추

0
@綠象
0
2020.07.24

최훈 삼국전투기 추천

1차 전면전에 위측 사상자가 왜 많았는지

방진앞에 어택땅으로 전멸 가까운 패배를 당한 개꼴박의 맥락은 뭔지 재밌게 풀어놈

 

요약결론:개마무사는 2세기의 공방일체 오버테크유닛이었지만 그걸 다루는 고구려인과 중원인의 경험치 차이가 너무컸다

0
@관짝춤꾼

삼국전투기 재밌는 만화지 ㅎㅎ

0
2020.07.24
@급공무원준비생

봤구낭

'이상하지 않나? 탐색전에선 그렇게 많은 사상자가 나지 않아.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파악하지 않고 들이박은 거지. 방진으로 간다.'

'방진이요? 그렇게 거창하게 말해놓고 고작 방진이요?'

그 '고작 방진'에 또 박았다가 참교육당한 경험치없던 조상님들ㅠ

0
@관짝춤꾼

ㅋㅋㅋㅋ 중국 혼자 몇 세기를 앞서나가던 시기니까 ㅠㅠ

0
2020.07.24
@급공무원준비생

ㅇㅇ 솔직히 난 개마무사 자체가 몇세기는 앞서간 오버테크라 그럴수 있다곤 생각함

우리야 검색하고 책찾아서 쉽게 알았다지만 모조리 몸으로 때우면서 배워가던 시기니까...

'못버틴성이니까 불내성 ㅎㅎ' 아 능욕보소

0

항상 재밌게 보고 있읍니다...

0
@난죽음을택하겠다

감사합니다 허허

0
2020.07.24

국뽕필수요소인 고구려가 얻어터지다니 이럴수가

0
@김삿깟이

그래도 다음 왕인 중천왕때 바로 복수함 ㅋㅋ

0
2020.07.25
@급공무원준비생

양맥전투말하는거지? 방진을 어떻게 돌파했는지 궁금하더라

0
@키리이1015

방진은 기동성을 포기하고 방어력에만 올인한 진법이니, 고구려의 주력인 철기병으로 방진 앞에서 깔짝대면서 뒤에서 궁병으로 쐈다면 방진은 그 방어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힘들기 되겠지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374 [기타 지식] 카우치 사건은 정말 인디 음악을 끝장냈는가? 21 프라이먼 13 19 시간 전
12373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1년마다 1명씩 잠을 자다 사망한 가족. 홀로... 2 그그그그 3 23 시간 전
12372 [역사] 송파장과 가락시장 5 Alcaraz 6 1 일 전
1237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괴물을 쓰러뜨렸다." 어머니에... 2 그그그그 3 1 일 전
12370 [기타 지식] 알코올 중독에 빠질 수 있는 칵테일, 브랜디 알렉산더편 - 바... 1 지나가는김개붕 4 2 일 전
12369 [기타 지식] 세계에서 제일 잘 팔리는 칵테일 중 하나, 위스키 사워편 - ... 2 지나가는김개붕 3 2 일 전
12368 [기타 지식] 왜 나는 독일을 포기하고 캐나다로 왔는가 26 상온초전도체 10 2 일 전
12367 [역사] 미국인의 시적인 중지 2 K1A1 12 2 일 전
12366 [기타 지식] 독한 칵테일의 대표, 파우스트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5 지나가는김개붕 2 3 일 전
12365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아무도 듣지 못한 죽음의 비명이 들린 357호실 1 그그그그 6 4 일 전
12364 [기타 지식] 칵테일에도 아메리카노가 있다.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6 지나가는김개붕 6 5 일 전
12363 [역사] 역사학자: 드래곤볼은 일본 제국주의사관 만화 16 세기노비추적꾼 13 6 일 전
12362 [과학] 번역)새들은 왜 알을 많이 낳는가? - 후투티의 형제살해 습성... 5 리보솜 3 6 일 전
1236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20년만에 해결된 미제사건 4 그그그그 9 9 일 전
12360 [호러 괴담] [미스테리] 고립된 남극 기지에서 사망한 남성. 근데 무언가 ... 14 그그그그 12 11 일 전
12359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문자를 차단했다고 살인까지? 3 그그그그 5 13 일 전
12358 [기타 지식] 미국은 왜 틱톡을 분쇄하려 하는가? 14 K1A1 29 14 일 전
12357 [기타 지식] 아마도, 미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칵테일 마르가리타편 - 바... 7 지나가는김개붕 9 14 일 전
12356 [역사] 애니메이션 지도로 보는 고려거란전쟁 6 FishAndMaps 6 16 일 전
12355 [기묘한 이야기] 일본 멘헤라 아이템에 대해서 알아보자 25 Overwatch 17 16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