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단문] 조선과 중국의 위계질서, 이등체강(二等遞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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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왕족/귀족의 칭호는 대충 이하와 같다.

 

황제 : 동아시아 세계의 1인자

황태자 : 차대 황제, 황제 계승 순위 1등

친왕(親王) : 황제의 직계 가족(아들 등). 주로 일자왕(초왕, 오왕 등)의 칭호를 받았다.

군왕(郡王) : 황제의 가족. 주로 이자왕(심양왕 등)의 칭호를 받았다.

공작(公爵) : 오등작의 으뜸. 위나라 조조(操曹)가 위나라 공작을 수여받은 적이 있다.

후작(侯爵) : 오등작의 버금. 고조선의 지도자가 조선후(朝鮮侯)를 자칭한 적이 있으며,

제갈량은 충무후(忠武侯)를 수여받았으며, 관우는 관도전 이후 조조에게 한수정후(漢壽亭侯)를 수여받았다.

백작(伯爵) : 제후의 최소. 춘추전국시대때는 10만의 군대와 1천대의 전차를 운용할 수 있는 제후에게 백작위를 수여하였다고 한다.

윤관, 정몽주, 이성계 등이 고려 왕조 때 백작을 수여받은 기록이 있다. 이순신과 함께 싸운 명나라 장군 진린(陳璘)도 정유재란 이후 백작위를 수여받았다.

자작/남작 : 동네 유력인사. 중앙 정계에서 실질적인 활동을 하기는 어렵지만 자체적인 세력을 가지고 있는 유력가를 의미한다.

유명한 인물로는 공자를 홀린 남자(南子, 남 지역의 자작, 여성)가 있고, 고려의 강감찬 장군이 남작위를 수여받았다.

 

이하는 1품 ~ 9품까지 일반적인 관등의 예를 따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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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릉과 사마천의 원수, 한무제 -

 

중화사상 아래에서는 천하의 중심은 중국이며, 이 천하를 통치하는 천자(天子)는 오로지 한 사람 뿐이다.

 

한국, 일본, 베트남, 거란, 서하, 티베트, 위구르 등 다양한 독립국들도 중국과 관계를 수립하려면 이를 인정하고, 중국의 황제를 명목상으로나마 황제로 인정하여 그 복식과 연호를 받아 사용해야 했다. 중화사상을 거부하고 질서에 도전한 고구려, 거란, 돌궐 등의 독자적 세력이 있었으나, 모두 중국에게 제압당하고 멸망하거나 혹은 중화사상에 동화되고 말았다.

 

당연하지만 중국의 제후국이라고 모두 동일한 대우를 받은 것이 아니다. 조선과 왜를 보면, 조선은 중국에게 친왕(親王)의 대우를 받았으며, 왜는 중국에게 군왕(郡王)의 대우를 받았다. 조선은 2등급을 낮춰 대접하였고, 왜는 3등급을 낮춰 대접하였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보통 제후왕의 경우 두 등급을 낮춰 보게 되는데, 이를 이등체강(二等遞降)이라 한다.

 

이등체강의 원칙에 따라 조선의 관리들은 명나라로 치면 두 품계씩 낮게 취급되게 된다. 정1품 영의정은 명나라 기준으로 정3품에 해당하며, 정2품 판서는 명나라 기준으로 정4품에 해당하는 등 이런 식.

 

한반도 역사상 중국에게 가장 높은 대우를 받았을 때는 바로 고려 때인데, 친왕보다 높은 사실상 일등체강의 대우를 받았다. 이하는 고려사의 기사이다.

 

"

옛 현도(玄菟 : 고려국 -> 고구려를 의미)의 땅을 그대에게 모두 주나니 영광은 옛날 일자왕(一字王)14)보다 높고, 조칙에 의해 부여받은 높은 직위는 삼공(三公)15)을 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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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신과 진린 -

 

이등체강의 원칙 때문에 조선군과 명군이 연합하여 전쟁을 수행한 임진왜란 당시 몇몇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에서 파견된 대표적인 장군들의 이름과 관직은 다음과 같다.

 

이여송 : 백작, 총병(무품, 이후 정2품)

진린 : 도독첨사(都督僉事, 종2품)

조승훈 : 부총병(무품, 이후 정3품으로 추정)

 

문제는 이등체강의 원칙에 따라 당시 조선의 신료들 중엔 선조를 제외하면 이여송, 진린을 제압할 수 있는 이가 단 한명도 없었다. 선조도 도움을 요청한 마당에 선조라고 명나라 장군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었겠는가. 서로간의 의견 충돌로 인해 이여송 총병이 영의정 유성룡에게 곤장을 때리려 했던 일들은 바로 이 이등체강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순신 장군처럼 본인의 능력과 인품으로 진린 도독을 감화시켜 사실상 따까리로 굴리던 장군도 있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진린 도독이 명나라에 주청하여 이순신 장군에게 명나라의 도독(정1품) 관직을 제수했다고 하는데, 이 것이 사실이라면 당시 조선에 이순신 장군보다 높은 사람은 선조밖에 없었다는 말이 된다. (이순신 장군의 도독 임명은 명사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은 내용이다.)

 

--

 

단문 끝!

 

잘못된 사항이 있으면 댓글로 달아주시면 즉시즉시 수정하겠음!

 

출처 :

나무위키, 오등작

위키백과, 군왕

실록위키, 조승훈/이여송/진린

네이버 블로그 "무위지향을 향하여", 명나라 관직 링크

네이버 지식백과 "고려사" 정종 5년(1039년) 기사

23개의 댓글

2020.07.15

중국과 얼마나 가깝냐니. 제목이 영 엇나간 느낌인걸

0
2020.07.15
@악마지망생

뭐.. 중국과 가까운 관계일수록 높게 쳐 주니, 그걸 감안해서 제목을 지었는데 별로인가보네 ㅠㅠ

0
2020.07.15
@3대20헬린이

이등체강이라는걸 모르는 사람한테는 그냥 지리적 거리로밖에 안 보인다 ㅠ

0
2020.07.15
@악마지망생

에 이 정도면 ㅓ때?

0
2020.07.15
@3대20헬린이

맘같아서는 "조선과 중국의 위계관계. 이등체강"이라고 하고싶은데 그렇기 하면 개붕이가 좀 부담스러워 할 것 같음 ㅠㅠ

0
2020.07.15
@악마지망생
0
2020.07.15
@3대20헬린이
0
2020.07.15

좃같은 유교 문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위계뿐 아니라 나라와 나라사이의 위계까지도 강제합니다.

0
2020.07.15
@궁딱박

저 때는 무리하게 중국과 맞짱뜨는거보단 그래 니 똥 굵다 해 주고 조공 받아먹는게 나아서 그런거기도 하지 ㅇㅇ

0

꼽낀 하지만 저때 사대 안하고 마짱떳으면 지금 우리 중국말 쓰고 있을듯

0
2020.07.15
@유부남이라행복

니하오

0
2020.07.15

근데 고려 때는 고려말고는 다 황제였자너

0
2020.07.16
@쉽지않은남자

요나라 금나라 티베트 등등 전부 명목상으론 송나라의 책봉을 받은 것 ㅇㅇ

0
2020.07.16
@3대20헬린이

황제로 책봉받은거임?

0
2020.07.16
@쉽지않은남자

내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었네. 요나라나 금나라는 상당히 강성해져서 송나라가 오히려 굽히고 들어갔다고 하네.

 

오히려 송나라가 금나라에 조공을 바쳤고 금나라 황제가 송나라 황제를 책봉했다고 하니 내 서술이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

0

신기하냉

0
2020.07.16
@몽골해양수산부장관
0

이등체강

체강한화

0
2020.07.16
@피곤큐곤아르곤

의 김성근 감동님 사랑해

0
2020.07.21

키야~재밌네

0
@1290763521

허허 재밌게 봐 주시니 ㄱㅅ교

0

고려때 고구려땅을 받았다고?

0
@모두예할때아니요함

명목상 그렇다는 것..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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