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장문]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새벽에 학교간 이야기

정리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서 글이 잘 안읽히거나 읽고나서 다시 몇 줄 위로 올라가서 다시 읽게 될 수도 있으니 양해바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012년도에 있었던 일이다.

 

당시 나는 부천의 계남고등학교에 재학중이었고 2012년 당시에 2학년이었다.

 

8년 전의 일이라 일자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새벽에 몹시 더웠으므로 1학기 기말고사 or 2학기 중간고사 시즌으로 예상된다.

 

 

학교가 끝난 후 나는 다시 집에 돌아와서 다음날 시험인 과목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벼락치기로 열심히 공부를 끝내고 공부해야 할 마지막 한 과목이 남았는데,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과학 관련 과목이었다.

 

내 책상, 책장과 책가방을 아무리 찾아봐도 해당 과목 교과서만 있지 정작 시험문제가 가장 많이 나오는 선생님이 주는 프린트물을 모아놓은 쫄대파일이 안보이자 나는 아차 싶었고 '어디에 있을까' 생각을 시작했다.

 

나는 교과서엔 밑줄 하나 안긋고 프린트물에만 필기하는 유형이였고 선생님이 프린트에서 "이 부분 이부분 중요하다~" 라고 말했던 것들이 너무 많아서 교과서만으로 공부하기엔 많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당시 해당 과목 선생님이 양ㅇㅇ 선생님(성씨가 양)인데 양 선생님이 사람이 좋고 재밌기도 하고 선도부 담당교사지만 너무 FM은 아니였고 학생의 편의를 꽤 많이 봐준 선생님이였다,

 

우리학교는 매점이 없어서 쉬는시간에 뭘 사먹거나 그러지 못해서 점심시간에 정문 후문을 지키는 선도부 몰래 편의점에가서 사먹고 몰래몰래 담을 넘어서 들어오거나 그러는 일이 많았지만

 

양 선생님에게 걸리면 노빠꾸로 혼나지는 않고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보내준다거나, 오늘 나왔으니 내일은 나오지 마라 내일 걸리면 안봐준다, 아침에 학교오면서 사와라 등등 유도리있게 넘어가는 모습으로 학생들이 좋아했다.

 

물론 술, 담배 하다가 걸린 놈 있으면 빠꾸없었다.

 

그 양 선생님과 나는 어떤 계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학생들보다 나랑 더 친했고 나도 더 잘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양 선생님 과목의 점수를 잘 받고 싶어서 공부를 가장 열심히 했고 또 성적도 나름 잘 받았다.

(수학은 싫어해도 과학은 좋아해서 이과로 갔다, 사실상 수학비중이 ㅈㄴ커서 나중에 후회했지만)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위해서는 모든게 필기돼있고 선생님이 찝어준 포인트들이 체크된 프린트가 모여있는 쫄대파일이 꼭 필요했다.

 

긴 생각 끝에 '학교로 가서 다시 가져오고 밤을 새던가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도출됐지만 그 당시 나는 쫄보라서 밤에 학교 가는게 너무 무서웠다.

(솔직히 밤에 모든 불 꺼진 건물중에서 학교가 특히 더 음침해 보이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친구 한 명을 데리고 같이 가기로 결심을 하고 누구한테 연락을 할까 생각했다.

 

고등학교에 친구들은 대부분이 부천역 근처 혹은 신중동역 근처에 살아서 우리 집과 정 반대였고, 그래서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서 같이 가자고 할 사람이 없었다. 가뜩이나 새벽 1시~2시쯤인데 나오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그러다가 우리집 근처 팰리스카운티에 사는 중3때 친구에게 카톡을 했는데 답장이 바로 왔다.

 

중학교 졸업후 자주 만나지는 않았지만 연락은 쭉 했고 오랜만에 봐도 안어색한 그런 관계인 친구였다, 내 사정을 말하고 친구가 "ㅇㅋ 가자" 답장이 와서 대충 츄리닝바지 입고 친구랑 만났다.

 

우리집에서 학교까지는 걸어서 약 10~15분 정도였고 그 짧은 시간동안 잡스러운 얘기를 하는 와중에 학교에 도착했다.

 

학교 정문에 도착했는데 분위기가 너무 무서웠다.

 

Cap 2020-07-12 14-15-58-732.jpg

일단 저 철문이 닫혀있는것부터 괜시리 기분이 나빴고

 

 

Cap 2020-07-12 14-16-11-604.jpg

들어가면 이런 모습인데 사진은 낮이라서 괜찮지 밤에 본 학교는 진짜 분위기가 너무 음침하고 기괴했다.

'학교가 배경인 괴담이 괜히 많은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래도 뭘 어쩌겠나, 친구한테 무섭다고 같이 가달라고 얘기했는데 친구는 새벽1시가 넘은 시간에 집에서 나와줬는데 학교 정문에서 찍턴하고 돌아가기도 좀 그렇고 여기까지 온 이상 학교 안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정문을 넘으면서 생각했다.

"아 경비원 아저씨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

 

전에 야자 끝나고 교실에 뭐 두고 왔을때 다시 학교건물로 들어 갈 때 문이 항상 안잠겨있었다. 그래서 나는 '오 어쩌면 걍 문만 열고 들어가서 꺼내오면 되겠네'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야자가 끝나고 학교 건물로 다시 돌아가는거에 대해서 설명을 하자면

 

Cap 2020-07-12 14-21-31-516.jpg

우리 고등학교는 야자를 학교 본 건물이 아닌 본 건물 옆의 '정도관' 이라는 곳에서 했다.

 

2층은 체육관이고 1층은 독서실처럼 칸막이구조로 길게 연결된 책상들이 있었고 1층에서 야자를 진행했다,

 

야자는 강제가 아니고 자율참여였기 때문에(1학년때까진 야자가 강제였는데 2학년부터 자율참여로 바뀌고 야자참석 인원이 대폭 줄어들자 각자 교실이 아닌 정도관에서 야자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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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 2020-07-12 14-29-41-738.jpg

 

 

 

어쩌면 쉽게 되겠네 ㅋㅋ 생각을 하며 정문을 지나고 정도관을 지나 꺾으면서 가장 먼저 보이는 본관 왼쪽 문을 확인했다.

 

Cap 2020-07-12 14-27-37-117.jpg

 

안쪽에서 잠군 자물쇠가 나를 반겼고 아 ㅅㅂ 하며 중앙현관으로 갔다

 

중앙현관의 양쪽 문 모두 안쪽에서 잠군 자물쇠가 나를 반겼다

 

나는 마지막으로 제발 제발 하면서 본관 오른쪽 문으로 갔고 역시 마찬가지로 안쪽에서 자물쇠로 잠궈놨다.

 

"아 ㅈ됐다, 어떡하지? 어떻게 들어가지?" 하면서 들어갈 생각을 해봤는데 도저히 방법이 안떠올랐고

 

 

Cap 2020-07-12 13-47-00-836.jpg중앙현관 문 앞에서 친구랑 같이 어떻게 해야 할까 얘기하고 있었는데 중앙현관 안쪽을 들여다보니 중앙현관 계단 옆에 당직실인지 경비실인지 잘 기억이 안나지만 그 곳에서 스탠드를 킨 것 처럼 약간의 불빛이 보였다.

 

그래서 존나 민폐지만 "경비아저씨!! 경비아저씨!! 문좀 잠깐 열어주세요!!" 소리치며 문을 흔들었고 반응은 없었다.

 

한 3번정도 반복했는데 아무 반응이 없자 진짜 개망한 느낌이 들었고 그냥 집 가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친구에게 좀만 더 생각해보자 얘기를 하고서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면서 어떡하지 어떡하지 고민했고 기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Cap 2020-07-12 13-46-27-850 수정.jpg

 

중앙현관 왼쪽에 저 방범창이 보일것이다.

저 사진에는 없지만 2012년 당시에는 저 방범창 중간지점부터 중앙현관의 천장부분에 어떤 두꺼운 호스가 연결돼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에어컨 실외기랑 연결된 호스같음)

 

 

저 방범창을 기어올라서 호스를 붙잡고 중앙현관 천장에 올라간 다음에 창문 옆 공간으로 기어가서 저기 오른쪽의 창문으로 들어가는 계획이 순간적으로 머리에 짜여졌고, 곧 바로 친구에게 "이거 어떠냐" 말하며 물어봤다.

 

친구는 시큰둥하게 해보라고 했고 떨어지면 어떡하냐? 라고 물었는데 내 머릿속엔 떨어지는 경우의 수가 존재하지 않았다.

오로지 쫄대파일을 가져오겠다는 생각뿐

 

그래서 방범창을 잡고 올라가서 호스를 딱 잡았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시발 창문 옆에 거기로 기어가다가 떨어지면 어떡하지? ㅈㄴ 좁을텐데'

'만약 창문 앞까지 가도 창문이 잠겨있으면 어떡하지?'

 

하지만 별 다른 방법이 없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호스를 잡고 간신히 중앙현관 천장으로 올라갔다.

 

그 곳에는 에어컨 실외기가 2대인가 3대 있었고 어디로 연결되는지 모르는 호스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창문으로 들어 갈 수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창문 옆의 공간이 어느정도인지 확인해보았다.

 

Cap 2020-07-12 14-43-42-599.jpg

창문 옆 공간이라 함은 저렇게 빨갛게 표시한 부분이다. 교실에서 운동장 볼 때 기억으로는 저 부분이 ㅈㄴ 좁았던거로 기억하는데

 

중앙현관 바로 위라서 그런건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로 옆 왼쪽 교실~중앙현관~바로 옆 오른쪽 교실  의 창문 옆 공간은 좁기는 했지만 나의 몸집이 작았기 때문에 무릎꿇고 천천히 기어 갈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섰다.

 

밑에서 친구가 되겠냐?? 묻길래 나는 ㅇㅇ라고 대답하고 끝 부분으로 가서 중앙현관 오른쪽 교실(아마 방송실)의 창문이 열려있는지 확인했다.

 

그런데 창문은 닫혀있었고 잠겼는지 안잠겼는지 확인도 불가능했다.

 

'갔다가 잠겨있으면 뒤돌지고 못하고 그대로 다시 뒤로 와야 하는데 떨어지는거 아닌가' 생각이 들면서 굉장히 무서웠지만 어쩌겠는가 쫄대파일을 가져오려면 기어가서 창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데

 

혼자 속으로 마인드컨트롤 하고서 창문 옆 공간에 천천히 올라가서 무릎을 꿇고 기어가기 시작했다.

 

바로 옆을 보니 2층이더라도 굉장히 높아보였고 떨어지면 바로 죽을 것 같았다.

 

긴장해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결국 끝부분에 도착했고 창문을 열어보았다.

 

다행히 창문은 잠겨있지 않았고 드르륵 하면서 잘 열렸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고 일반 교실 창문과 달리 저렇게 좁은 창문으로 들어가는건 자신있었다.

 

Cap 2020-07-12 15-01-01-831.jpg

(깡 뮤직비디오 장면)

 

대충 이렇게 들어가면 된다. 체구가 작고 나름 날랬던 나는 곧바로 창문에 다리부터 넣고 들어갔다

 

그런데 뭔가 발 끝에 걸렸고 상체가 일으켜져서 몸이 세워지는 순간 상체에도 이상한 물체의 느낌이 내 앞을 완전히 채운 상태로 막고있다는 느낌이 느껴졌고 나는 그대로 앞으로 넘어졌다.

 

뭐야 ㅅㅂ 뭐야 뭐야 하면서 겁에 질린채 기어나와서 확인해보니 커텐이었다.

 

Cap 2020-07-12 15-06-08-812.jpg

그런데 흔히 생각하는 이런 학교커텐이 아니고

 

 

Cap 2020-07-12 15-08-14-747.jpg

이렇게 생긴 커텐이였다. 다들 학창시절 본 기억이 있을것이다.

만져보면 극세사같은 느낌에 두께감도 꽤 있는 커텐이다.

 

방송실 내부에 착지하는 순간 저 커텐을 밟고 앞으로 자빠진것이다.

 

커텐이였다는걸 확인하고 안심한 후에 방송실 문을 열려고 했는데 다행히 자물쇠를 안걸어놔서 열렸다.

 

불이 모조리 꺼지고 밖에서 들어오는 달빛 외에는 아무런 빛이 없었고 암흑 그 자체였다.

 

괜히 무서워서 방송실 문 천천히 닫고 복도 끝을 한 번 쳐다봤다.

 

Cap 2020-07-12 15-12-44-270.jpg

 

대략 이정도 어두움이였는데 저 복도 끝에 세콤인지 뭔지 빨간색 불빛이 보였다.

그 당시엔 세콤이고 뭐고 생각도 안나고 그냥 무서워서 냅다 중앙현관 계단으로 뛰어올라갔다.

 

교실이 아마 4층이였던거로 기억하는데 어쨋거나 올라간건 확실하다.

 

중앙현관에서 좀 사이드쪽에 우리 반이 위치했기 때문에 학교 복도를 또 뛰어가서 우리교실 앞문을 봤다.

 

역시 자물쇠가 걸려있었고 빨리 학교 밖으로 안나가면 죽을거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마 앞문 문틀 위 공간이나 교실 문 옆 액자 뒤에 자물쇠 열쇠를 걸어놓는 식으로 사용했을것이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였고 앞문 문틀 위 공간을 까치발하고 더듬더듬 하다가 무언가 바닥에 떨어졌고

 

동전이 떨어진듯한 소리가 들렸고 황급히 고개를 내려서 보니 열쇠였다.

 

다급히 열쇠를 주워 자물쇠를 열었고 내 책상으로 뛰어갔다.

 

헉헉 거리면서 호흡이 딸렸고 정말 땀도 많이 나고 무섭고 긴장해서 그런지 이미 온 몸이 땀이였다.

 

내 책상 위에 거꾸로 엎어놓은 의자를 던지듯이 내려놓고 책상서랍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런 시발; 책상서랍에는 내가 찾는 쫄대파일이 없었다. 아예 텅 비어있었고 무슨 안내문인지 갱지 A4용지 한장만 들어있었다. 순간 머릿속에 텅 비었고 그 상태로 얼어붙으며 "아, 좆됐다"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책상서랍에 교과서, 노트, 쫄대파일 대부분을 넣어서 가방을 가볍게 메고 사물함에는 신발과 슬리퍼를 넣어두는 유형의 학생이었기 때문에 책상서랍에 없다면 더 이상 어디에 있을 곳이 없었다.

 

한 30초는 가만히 있다가 정신이 멍 한 상태로 내 사물함을 가서 열어봤는데 거기에 교과서랑 쫄대파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시험기간이니 책상서랍 비워두라는 담임선생님의 말이 기억났고 내가 모조리 사물함에 박아놨던 기억도 났다

 

사물함을 뒤지다가 내가 찾던 쫄대파일을 찾았고 쾅 소리나게 사물함을 닫고서 내 책상에 의자도 다시 거꾸로 엎어놓고 쫄대파일을 들고 서둘러 교실 밖으로 나갔다.

 

다시 앞문을 잠구려고 자물쇠를 고리에서 빼서 문을 닫고 문에 있는 고리에 자물쇠 고리를 걸고 열쇠를 돌려서 잠구려고 하는데 자물쇠에 꽂혀있던 열쇠가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또 다시 그 상태로 얼어붙었고 복도 끝을 보았는데 아까처럼 세콤시스템 빨간색 불빛이 보였고 그냥 존나 무서웠다.

 

얼어붙어있다가 바닥을 봤는데 열쇠는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서둘러 주워서 자물쇠를 잠구고 다시 중앙현관 계단으로 갔다.

 

쫄대파일을 가지고서 교실 문까지 잠구니까 갑자기 새벽의 학교 복도가 환하게 보이고 긴장도 어느정도 풀렸는데 갑자기 윗층인지 내가 있는 층인지 모르겠는 곳에서 턱 턱 턱 턱 소리가 들렸다.

 

구두신고 학교 복도를 걸으면 뚜벅 뚜벅 뚜벅 소리가 나는건 다들 알 것이다. 그런데 내가 들은 소리는 구두도 아니고 운동화도 아니고 슬리퍼도 아니고 맨발로 걸을 때 나는 소리도 아니였다. 그런데 소리와 소리의 텀 사이가 사람의 걸음걸이와 비슷했다.

 

절대 내 발소리를 내가 착각한것도 아니다. 나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반스 어센틱만 고집했는데 그 당시에도 반스 어센틱을 신고 있었고 반스어센틱을 신고 조용한 복도를 걸으면 구두까지는 아니여도 뚜벅뚜벅 소리가 난다.

 

중앙현관 계단을 내려가려고 계단 앞으로 갔는데 이번에는 여러번이 아닌 한 번의 소리 '턱!!" 하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다시 얼어서 멈췄으며 그 소리도 멈췄다.

 

그리고 한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뛰면 좆된다" 

 

그냥 그 순간은 뛰면 내가 죽을 것 같았다

 

살금살금 4층을 내려와 3.5층을 왔고 3.5층에서 3층을 천천히 내려가는데 갑자기

 

떵~! 하는 진동이 내 손에 느껴졌다.

 

무슨 진동이냐하면

 

Cap 2020-07-12 15-36-55-685.jpg

계단 난간을 잡고 있을때 누군가가 옆에서 난간에 충격을 주면 내 손에도 그 진동이 전해지는건 다들 알 것 이다.

 

진동이 처음 느껴졌을때 나는 다시 멈춰섰다, 아까 걸음소리처럼 턱 턱 턱 소리는 아예 들리지도 않았고 정적 그 자체였다.

 

그렇게 한 30초정도 가만히 있었을까 다시 살금살금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3.5층에서 3층으로 내려와 손잡이를 잡고 2층으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손잡이 너머로 떵~! 하는 진동이 또 다시 느껴졌다.

 

나는 소리를 지르면서 뛰어내려가 방송실 문을 벌컥 열고 열려있는 창문 밖으로 몸을 꺼내서 위험할 정도의 빠른 속도로 다시 기어서 중앙현관에 갔고 친구를 불렀다.

 

친구는 얌전히 서서 핸드폰을 하다가 나를 올려다봤고 나는 그때 안도했다.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다시 끙끙대며 호스를 붙잡고 내려와 방범창을 붙잡고 옷에 먼지를 잔뜩 묻힌 상태로 땅에 무사히 내려왔다.

 

정신없고 심장도 터질것같고 호흡도 딸려서 친구에게 '가자' 라고 짧게 한마디 말한 후에 다시 학교를 나갔다.

 

대체 무슨 일이였는지 머릿속이 정리가 안되는 상황에서 친구도 폰으로 게임만 하길래 서로 헤어지기 전까지 대화를 그리 많이는 하지 않았지만 친구가 약간 짜증을 내면서 이렇게 말했었다.

 

"아니 무슨 교실에서 그거 하나 가져오는데 1시간 반이 걸리냐?"

 

살금살금 움직이고 또 중간에 무서워서 가만히 서있던 적도 있어서 한 30분정도 걸렸을까? 했는데 1시간 30분이 지나고 내가 나왔댄다.

 

이건 또 뭐야 하는 생각에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했고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3시와 4시 사이였다.

3시 1분이나 3시 59분처럼 끝에 가까운 시간은 아니고 아마 20분~50분 사이였을것이다.

 

시간을 보고 나는 또 머릿속이 하얘졌고 긴장게이지가 또 다시 풀로 올라갔다. 친구한테는 학교 안에서 내가 어떤 경험을 했는지는 말 안했다, 말하면 갑자기 급사 할 것 같았다, 

 

친구와 헤어지고서 집까지 겁에 질린채로 들어가서 먼지 묻은 옷을 빨래통에 넣고서 세수를 했는데 거울은 절대로 안봤다, 집인데도 ㅈㄴ 무서웠거든

 

그 상태로 밤샘공부는 개뿔 방에 들어가자마자 긴장이 완전히 풀리며 기절하듯이 잠들고 3시간쯤 자고서 시험보러 학교로 갔고 시험은 그럭저럭 봤다.

 

8년이 지났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도 기분나쁜 경험이다.

 

나 혼자 계단 손잡이를 잡고있는데 갑자기 손잡이를 통해서 다른 진동이 전달되는 그 느낌은 정말 아직까지도 더러운 느낌이고 기분나쁘다

 

대체 왜 1시간 30분이나 걸린거고 손잡이를 통해서 전달된 진동의 출처는 아직까지도 의문이다.

14개의 댓글

2020.07.12

세콤 고장난거 아니고 감지 하는거 맞음 감지되면 경비오더라

1
2020.07.14
@사구과이

근데 왜 세콤이 복도 중앙엔 없고 양 끝에만 있지 ㅋㅋㅋ 저 때 학교 가면서 세콤 울리면 어디에 숨어야하나 생각까지 했는데 울리질 않음

0
2020.07.12

같은 또래에 같은 지역이네

0
2020.07.14
@김장항아리

새벽의 계남고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0
2020.07.12

과연 아무도없는교실에서 책만가지고 나왔을까?

0
2020.07.14
@dsagdbfs

난 쫄-대 파일만 가지고 호다닥 튀었지

다른거 챙길 정신이 옶었다

0
2020.07.12
[삭제 되었습니다]
2020.07.14
@묵은지

그정도임? 존나 의문이긴 한데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기분만 나쁘고 무섭지는 않다 이제

0
2020.07.13

니땜에.경비가.더 무서웟겠다 ㅅㅂ

0
2020.07.14
@햐향이

아니 근데 나 123학년 다녔던거 기억해보면 학교 경비원을 본 적이 없음

근데 중앙계단 옆에 저기가 진짜 경비실이였나 당직실이였거든?? 아 아니면 숙직실 3개중에 하나로 기억하는데

스탠드 불빛 같은거 보였는대 그럼 진짜 사람 있다는거 아냐 나중에 생각했을때 이것도 먼가 무서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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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4
@개인

그럼 남자쌤들이 돌아가면서 숙식 섰나보네 ㅋㅋ 남자쌤 무서웠을듯

1
2020.07.15
@햐향이

그거네ㅋㅋㅋ

선생님 자다가 나온 발소린가보다

2
2020.07.14

재밌당

0
2020.07.20

선생님이 갑자기 복도에서 문소리 나고 발소리 타다다다 나니까 신발도 못신고 양말만 신은 발로 올라왔다가 같이 쫄아서 난간 잡았던거 혼자 긴장하고 겁먹어서 심각하게 느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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