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시간물 명작이라 해서 진짜 아껴두고 아껴두다가

요즘 존나게 볼거는 없는데 애니는 땡겨서 봤는데

13기병 방위권을 하지 않았을 때 미리 봐뒀으면 참 좋았겠다 싶더라

일단 캐릭터가 초반에 너무 정박아 같이 굴어서 흥미로운 스토리 몰입을 방해하길래 중요한 부분 아니다 싶으면 대체적으로 10초씩 스킵했음

이야기 서순이 복잡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명료하고 뭐 떡밥들도 대단한게 많이는 없어서

보는 내내 추리하는 맛이 딱히 있진 않았음

그래도 사랑스토리 자체는 꽤 재밌게 봤는데 제로로 와서는 뇌절오졌던 것 같음

1퍼센트라는 경계선안에서 서순이 고정된다고 하지만 분명히 시간적 여유가 많은 경우에서 바로 행동 안해놓고

자꾸 세계에 서순이 고정당했니 뭐니 하는 것도 좀 납득이 안가고

가면 갈수록 세계선이란 단어 자체 사용도 맘에 안드는게 

1퍼센트를 넘는 알파 베타 같은 굵직한 세계선과 소숫점 대로 노는 큰 세계선 안에서의 분기점(세계선 안의 가닥)들은 확실하게 개념상 다르게 나오는데

자꾸 세계선으로 한 번에 말을 쳐 해대니 작중에서 분기점이어도 옆 분기점으로 타임머신 타는게 나오지도 않았는데 

제로 마지막에 가니까 결국엔 해결점 못찾고 한 분기점에 타임머신 두대 쳐넣는 걸로 마무리 짓던데

엄연하게 다른 미래에서 두 명이 쳐 온거란 말야

서술 순서상 문제가 없어 보여도 시공을 왔다 갔다하는 순서가 생겨버리면서 현실을 망라하는 시공 위에 그 시공을 망라하는 초 시공을 넣은 셈이란 말임

그러면 뭐가 문제냐 시공을 왔다갔다 하는 법을 알았으니 초 시공적인 입장으로 가서 보면 미래인 없이 36년까지 갔던 a와 미래인 합류하면서 36년까지 갔던 b 두 개의 미래는 다른 좌표라서 찍고 갔다올 수 있을 거라는 거임 

설정 자체도 좀 허술한게 주인공만 기억이 옮겨다면서 이게 마치 전에 있던 세상은 사라지는 것 처럼 굴지만 

분기점이 생기는데 전에 있던 세상이 사라지면 주인공이 결말에 도달한 시점만 존재해도 분기점이 전부 닫혀야 해서 모순이 생긴단 말임?

보는 내내 계속 거슬렸는데 이건 제로랑 극장판 가니까 결국엔 분기점 암만 수정해도 분기된 세상은 사라지진 않는 것 같더라

그 외에도 거슬리는게 상당히 많아서 개인적으로 왜 명작이라고 칭송받는진 모르겠고

그래도 잡다한 생각들 접어놓고 보면 이야기 자체는 재밌긴 했어 

최근에 봤던 이드 인베이디드랑 딱 비슷한 수준인거 같음 

둘 다 말만 꾸밀려고 했지 서술 트릭이나 기술 같은 것들이 많이 얉았으나

대신해서 인물들이 가면 갈수록 입체적으로 잘 묘사돼서 재미는 있는 정도인 것 같음

그래도 이드보단 슈타게가 좀 더 낫다 싶긴함

이게 최근에 13기병을 해서 존나 박하게 평가하게 되는건지 스스로 잘 모르겠는데

졸라게 유명세 탄거 치고는 진짜 좀 아쉽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