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민간인 수준에서 면역에 대한 이해 - 1 - 면역이 일어나는 방식

 알다시피 요새 코비드19인가 하는 떡인지 제목같은 놈이 전 세계 방역체계를 무참히 따먹는 중이다. 덕에 백신, 치료제, 항체나 면역같은 키워드가 여기저기 많이 보이는데 어째 저 세 단어를 동의어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보여 간단히 개념이나 설명해볼까 한다. 현 사태를 이해할 수 있을 수준을 목표로 하되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글을 목표로 쓸 것이다.

 

 

 

 

 

 

 

 

 

 먼저 우리 몸이 외부 병원균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식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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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몸은 자원의 보고이다. 사람의 몸에는 물과 당분, 지방, 단백질 등 생물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물질이-당연하게도-패키지로 들어있고 각박한 야생을 살아가는 모든 생물에게 사람의 몸은 치킨을 가득 지고가는 보물고블린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우리 몸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쪽으로 진화했고 치킨을 포기할 수 없는 병원체들 역시 함께 진화를 거듭해 왔기에 인간과 질병의 전쟁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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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몸에는 많은 면역세포가 상주하여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우리 몸을 지킨다. 여기서는 일단 상피세포와 백혈구들만 언급할 것이다. 필요해지면 더 세부적으로 나눌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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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피세포는 몸으로 들어오려는 외부물질의 완벽한 차단이 임무이다. 사람 피부래 봐야 스쳐 지나가는 종이쪼가리에도 뚫릴만큼 약하지만 길어봐야 1/1,000mm 좀 넘게 자라는 루저 병균새퀴들에겐 맨몸에 만리장성 수준으로 견고한 방벽이다. 최소한 모기련이 주댕이로 개구멍 정도는 뚫어줘야 침입할 건덕지가 생기는 것이다(모기련이 옮기는 무수한 질병이 이렇게 발생한다. 이새끼들 진짜 페름기때 멸종 안하고 뭐했냐). 참고로 위 사진으로 따지면 상피는 철책이다. 군인들은 상피에 딸린 백혈구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여담이지만 저런 종류의 백혈구는 상주세포라 한 번 위치가 배정되면 수명이 다해 죽을 때까지(...) 자리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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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몸 전체에 없는 부분이 거의 없는 백혈구들. 이들의 행동 매뉴얼은 [동향 친구가 아니라면 찢고 죽인다] 이다. 자연계에서 우리 몸에 침입하려는 놈들이야 어차피 죄 병균이나 오염물질 같은 놈들이다 보니 우리 면역계는 백혈구마다 외부물질 검출기를 달아놓고 거기 반응하는 놈들을 전부 찢고 죽이는 쪽으로 진화했다. 이 외부물질 검출기도 꼬장꼬장하기 그지 없는 물건인데, 혹 같은 몸에서 태어난 세포라 해도 조금만 엇나가면 바로 반응해서 조져버리고 가끔 하자없는 세포에도 반응해서 찢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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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경찰이 길가는 사람마다 다 검문하고 다니면서 한화 이글스 팬이 아닌 사람은 덮어놓고 뚝배기를 깨버린다고 생각해 보라. 그게 우리 면역세포가 우리 몸을 지키는 방식이다. 또라이같은 방식이긴 하지만 덕분에 원래 우리 몸이었던 암세포도 검출해서 조져주기는 한다.

 

 여기까지가 선천면역, 혹은 1차면역이라 부르는 방식이다. 우리가 평소 접하는 병원체의 대부분은 이 수준에서 정리되어 따로 질병을 일으키거나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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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백혈구들의 이런 위정척사식 보호(?)활동으로 빈틈없이 우리 몸을 지키고 있음에도 그걸 또 기어이 뚫어내서 무전취식에 성공하는 또라이들 또한 있다는 것이다. 이런 놈들이 우리 몸에 자리깔고 누워서 깽판을 부리면 그게 병소가 되고 이놈을 쫓아내는 동안 몸에서 나오는 반응들이 병증이 되는 것이다. 이런 놈들은 단순히 찢고 죽이는 방식으론 해결이 안나기 때문에 우리 몸은 이런 놈을 조지기위한 무기를 따로 제작한다. 이것이 바로 항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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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는 대(對)병원체용 결전병기이다. 위 사진은 착한 개붕이들에겐 아무 영향도 없는 그냥 사진이지만 누군가에겐 보는 것 만으로 목숨을 위협받는 끔찍한 병기일 수 있다. 항체또한 마찬가지인데 백혈구가 동향민만 빼고 다 죽이는 것과 반대로 항체는 우리 세포는 물론이고 다른 독이나 병원체에도 효과없이 오직 목표로 한 병균만 골라서 조지는 훌륭한 성능을 갖고있다. 그러다 보니 일단 항체가 생성되면 해당 질병은 빠르게 축소되거나 사라지게 되고 이런 효과는 외부에서 항체를 주입하는 방식으로도 얻어낼 수도 있다(뱀독의 해독에 쓰는 약물도 대부분은 토끼같은 동물에게 독을 주입해 만든 항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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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우리 몸에 분탕질을 치고 쫓겨난 놈은 우리 면역계의 명예의 전당에 따로 등록되는데 졌지만 잘 싸운 병균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아니고 다음에 같은 놈이 들어오면 빠르게 조져버리기 위해서이다. 한 번 뚫린 면역체계는 언제든지 다시 뚫릴 수 있고 한 번 뚫은 놈이 다시 들어올 가능성이 지극히 높으니 오자마자 조질 수 있도록 따로 면상 기록하고 대처용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해 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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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취팔러마 소리가 들리면 바로 타이완 넘버원을 외치라구 신병!)

이렇게 해당 병원체에 반응해 즉각적으로 항체(타이완 넘버완)를 만들어 낼 수 있게되면 더 이상 같은 질병에는 걸리지 않는다. 세간이나 뉴스에서 '항체가 생겼다', '면역이 생겼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 단계까지 진입한 상태를 이르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적응면역, 혹은 2차면역이라 부르는 방식이다. 사실 이것들로 끝나는건 아니고 실제로는 더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이 글은 늬우스에 나오는 여러 표현을 정확히 알아듣는 수준을 목표로 하기에 우선은 여기까지만 쓰도록 하겠다.

 

 

 

 

2편에서 계속...

15개의 댓글

2020.05.22

재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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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2

항체가 한가지 병균에만 작용한다면 그거 기록하는 양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네 천가지? 만가지?

0
2020.05.23
@엘네시아

그 한계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마는 한 번 걸린 질병이라도 오랫동안 같은 병원체의 침입을 받지 않을 경우 획득한 면역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파상풍 예방주사가 평생 가지 않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0
2020.05.23
@엘네시아

그리고 기록이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실제로는 해당 병원균에 반응해서 항체를 뿜어내는 기억세포라는 것을 만들어 두는 것입니다. 기억세포는 일종의 담당일진으로 자기가 맡은 병원체의 침입을 감지하면 마구 분열해서 항체를 대량으로 생산해 냅니다. 그리고 다시 해당 병원체에 대한 기억세포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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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엘네시아

백만가지 까지 가능함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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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3

아따 이집 맛깔지게 잘 뽑아내는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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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3

문제는 저런 면역세포를 조지는 항원들이라는거지 에이즈,백혈병,코로나19도 그게 문제인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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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4

저런 면역 세포가 감지하는 외부물질을 PAMPs라고도 하는데 신기한게 DAMPs라구 세포가 데미지를 받은 증거가 있으면 또 면역세포가 활발해져유. 면역학 재미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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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4

항체라는게 정확히 어떤건가요

미시적으로 봤을때 항체균이 “생성”되는건지

우리몸에 세포에 항성이 생기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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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4
@짜파게티2인분

면역세포가 어떤 항원의 특정 부위를 기억해서 이를 머리에 달고다니다가 뭐들어오면 가서 머리 맞춰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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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4
@아이유선생님

방금 상상한거야? 아님 실제로 맞는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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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4
@짜파게티2인분

당연히 구라지 plasma cell이 뭔데 씹덕아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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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4
@아이유선생님

쓰벌럼 항체가 기억하긴 뭘 기억해

늬미 쌍팔년도기억나게 쳐맞게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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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4
@짜파게티2인분

항체는 형질세포(Plasma cell)라는 면역세포가 만들어냅니다. 형질세포는 오직 항체를 생산하기 위해 존재하는 생체공장같은 것으로 한 번 완성되면 자기 몸속에서 항체를 대량으로 생산, 방출하며 힘이 떨어지면 그대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덧붙여 항체는 Y 같은 형태를 하고 있으며 입력된 형태의 단백질에만 반응하여 부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편에서 보다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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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케리만

확실히 위엣넘보다 정확하시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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