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게임 리뷰 - YS 9 - 몬스트럼 녹스

 

 

YS 9 : 몬스트럼 녹스

출시 기종: PS4

장르:  액션 RPG

가격: 69,800원 [국내 PSN 기준]

출시일: 2020년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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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 시리즈 충실한 게임성과 강렬한 음악, 그리고 특유의 감성으로 사랑받았던 이스 시리즈가 올해도 새로운 타이틀로 돌아왔다. '괴인들의 밤'이라는 부제를 단 이번 작품은 오픈 월드와 괴인들의 독특한 이능 액션을 주 세일즈 포인트로 들고 나왔다. 항상 그래픽만 별로지 내실은 탄탄하다고 평가받던 이스 시리즈. 이번 작에선 어떨까.

 

 

 

1.탄탄한 스토리, 소화시키지 못하는 각본 

 

 

 이스 시리즈의 스토리는 모험가 '아돌 크리스틴'이  겪은 모험기를 근간으로 한다. 아돌이 겪고 엮어낸 모험기를 기반으로 한단 설정이기 때문에 시점은 항상 주인공인 아돌의 시점으로 진행되며, 스토리의 중심도 아돌이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 시리즈 아돌이 차지하는 입장은 새로운 문명을 만난 방관자이자,  섬에 들이닥친 급박한 운명을 구원하는 미지의 존재였다. 서술자이자 체험자인 아돌은 사건을 파헤쳐 진상을 알아내지만, 이 스토리는 언제나 고대인이 남긴 거대한 유적을 중심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 아돌이라는 존재는 어디까지나 개인이기 때문에, 또 다른 개인의 내면을 속속들이 파고들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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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면에서 큰 호평을 받은 라크리모사 오브 다나

 

 

 이스 8에서는 이런 '거대한 고대의 유적에 맞선 아돌'이란 캐릭터에  개인적 서사를 부여하는 데 힘썼다. 아돌이 잠이 들면 꿈 속에서 다나라는 인물의 생활상을 엿보게 된다. 다나는 섬에 살던 무녀였으며, 예언을 통해 세상에 들이닥치는 재앙을 막으려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아돌만으로 플레이한다면 알 수 없는 비극적 서사를 꿈을 통해 다나를 플레이하게 하는 것으로 풀어나간 것이다.

 

 이스 9에서도 서사는 변주됐다. 이번 작에선 아돌을 도와주는 협력자로 '괴인'이 등장한다. 괴인들은 독특한 능력을 가졌으며, 매 일정 주기마다 마물들이 습격하는 '그림왈드의 밤'에 맞서 싸우는 존재들이다.  이들이 왜 싸우는 지, 이들을 주도하는 아프릴시스는 누구인지 알수 없으며, 아돌은 괴인들과 협력하며 이번 작의 배경인 발두크 감옥 도시와 괴인들의 비밀을 알아내게 된다. 이 싸워나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괴인들과의 감정 교류와 에피소드는 캐릭터에 몰입하게 해주고, 이는 진실에 도달한 순간받는 충격과 감동을 극대화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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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들과 아프릴시스(랜턴 든 사람)

 

 

 스토리가 깔끔하게 잘 풀려나갔다면 분명 이런 아름답고 서정적인 결말로 이야기가 흘러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상당히 깔끔한 스토리에 비해, 대사부터 캐릭터의 비중까지 많은 면에서 작품은 플레이어를 집중할 수 없게한다.  스토리의 메인은 괴인들과 아프릴시스의 과거사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스토리를 진행하는 주체는 아돌이며 스토리의 포커스도 아돌에게 맞춰진다. 시나리오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과, 게임이 집중하는 부분이 달라지며 작품 속 캐릭터들은 다소 설명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아돌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캐릭터들의 과거사를 풀고싶다면 아돌에게 설명을 해줘야 한다. 아돌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캐릭터들이 성장하는 계기 역시 직접적인 설명을 해야 한다.

 

  이런 구조는 아돌이 주인공인 이스 시리즈의 기본적인 설정과, 아돌 외의 다른 인물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다루려는 이번 9편의 스토리의 충돌에서 나타난다.  분명히 괜찮은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상하게 어딘가 부족하고 급박한 모습에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서사는 따로놀고 있는데, 심지어 급하게 전개되기까지 한다.  후반부 급전개와 감정 이입을 힘들게 만드는 구성으로, 이스 9는 괜찮은 스토리 라인에 '아쉽다'는 방점을 찍었다.

 

 

 

 

 

 

2. 여전한 액션, 친화적이지 못한 구성

 

 

 

                                    

이스 8의 플래시 가드와 플래시 무브

gif 출처: https://bbs.ruliweb.com/ps/game/85196/read/9411809?search_type=subject_content&search_key=gif

 

 

 

이스 시리즈는 현재 '플래시 가드'와 '플래시 무브'를 활용한 액션을 채택하고 있다. 가드나 회피를 상대 공격 타이밍에 맞게 누르면 일정 시간 무적판정이 되고 주변 시간이 느려지며 SP가 차올라 스킬을 난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타이밍에 맞게 가드를 하면 '플래시 가드'가 되어 데미지가 올라가고 타이밍에 맞게 회피하면 '플래시 무브'가 되어 공격 속도가 올라간다. 이를 통해 까다로운 보스 패턴을 무효화하고 공략할 수 있다.

 

 전작에서도 꾸준히 호평받은 시스템인 만큼, 이번 작에서도 이 시스템은 건재하다. 여기에 더해 이번 작은 보스들에 다양한 기믹을 추가하려는 시도가 보여서 색다른 패턴을 색다른 방식으로 공략하는 시스템도 선보였다. 괴인 중 한 명의 특수능력은 숨겨진 요소들을 밝히는 능력인데, 이 능력으로 약점을 찾아서 때려야하는 보스가 있는 식이다. 타이밍만 맞추면 일방적으로 보스를 팰 수 있는 시스템인 만큼, 손맛이 좋고 게임을 즐겁게 만드는 훌륭한 요소라 할 수 있지만 플레이하는 캐릭터들의 스킬 성능의 차이가 커서 결국 쓰던 캐릭터의 쓰던 기술만 쓰게된단 점은 여전한 단점으로 남아있다.

 

 

 

 항상 팔콤은 유저 친화적인 노선을 지향해왔다.  하지만 이번 작에서는 그 방향을 조금 바꾸어 다소 불친절한 방식의 구성으로 돌아왔다.  이 불친절함의 정점을 찍는 게 이번 작의 핵심인 '그림왈드의 밤' 시스템이다. 작 중 괴인들과 아돌은 저주를 받아서 도시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도시 특정 구역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도시에 출몰하는 마물들을 해치우고, 이 마물들이 내뱉는 기운을 모아 '그림왈드의 밤'을 열어야 한다. 그림왈드의 밤은 괴인들과 아돌이 모여서 몰려오는 적들을 해치우는 디펜스 컨텐츠로 구현되었다.

 

 문제가 있다면 이 컨텐츠가 심각하게 재미없고, 또 이 짓거리를 한 두번 해야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액션 RPG에서 막혀있는 맵을 뚫기 위해 한가지 방식의 똑같은 디펜스 게임을 주구장창 플레이해야 하는 모습이 상상이 가시는 지. 다양한 레파토리의 게임이나, 스토리 컷씬, 특정 아이템을 통한 해금 등등 지금까지 막힌 길을 여는 방법은 수많은 게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하였지만, 똑같은 디펜스만 플레이하게 시키는 게임은 아마 이스 9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등장하는 마물이 바뀌기도 하고, 보스를 잡는 게 아니라 오브젝트를 부수는 미션으로 바뀌기도 하지만, 그래도 재미는 없다.

 

 이 게임의 불친절하고 친화적이지 못한 구성은 이것뿐만 아니다. 이능 액션이란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능력, 벽을 타는 능력 등등 게임 진행을 쾌적하게 만들 수 있는 온갖 능력을 내세우며 홍보했지만 부족한 물리엔진은 이 능력들을 감당하지 못했다. 하늘을 나는 능력은 벽에 살짝만 닿아도 그냥 끊기기 일쑤고, 벽을 타는 능력은 벽이 조금만 울퉁불퉁해도 올라가지 못한다. 심지어 벽타기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구조로 만들어놓은 맵이 상당 수를 차지한다. 게임의 탐색 요소를 강화시키기 위해 이렇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지만, 눈 앞에 뻔히 올라가는 길이 있고 올라가는 다른 방식도 존재하는 맵에서 굳이 벽타는 능력만 막아놓은 것을 보고 보통 답답하다고 표현한다.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게임 기본 키에서 대쉬와 구르기가 같이 L1에 붙어있는 데 벽타기 능력은 L1키를 누른 채 벽으로 달리면 된다. 그런데 벽에 딱붙어서 벽타기 능력을 쓰면, 캐릭터가 구르는 데, 벽에 붙은 채 제자리에서 구르는 게 아니라 구르면서 미끄러져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나간다. 그리고 맵을 돌아다니다보면 프레임드랍이 심한 부분들이 보이는 데 이 그래픽으로 이런 식이라면 오픈월드는 포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

 

 

 

 

  

 

 

3. 부족한 컨텐츠와 중2병 연출

 

 

 이 게임의 컨텐츠는 크게 탐색과 수집, 그리고 그림왈드의 밤으로 나뉜다. 이 중에 수집은 중후반 쯤에 도시 수집요소를 끝낼 수 있고, 엔딩 보기 전에 모든 수집요소를 마무리할 수 있다. 탐색 역시 엔딩 보기 전에 끝낼 수 있으며 그림왈드의 밤은 컨텐츠라 말하기 민망할 만큼 내실이 없다.  스토리는 좋다고 말할만큼 깔끔하지 못하고, 맵을 돌아다니는 것도 생각보다 좁은 맵에 금방 그만두게 된다.

 

 이스 9는 엔딩 이후의 컨텐츠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모양새다. 회차 요소로 레벨과 장비 등을 인계하게는 해주지만, 한 번 먹으면 더이상 필요없는 보상을 다른 보상으로 바꿔주진 않는다. 예컨데 내가 이미 [슈팅스타]라는 스킬을 배워서 회차로 인계했지만, 작 중에선 인계 여부와 상관없이 [슈팅 스타]를 한 번 더 준다. 맵을 열 때 플레이해야하는 그림왈드의 밤을 스킵하게 해주기라도 하면 또 모르겠지만, 이 역시 다시 깨야한다. 2회차로 다시 할 때 재미요소가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은 그러면서도 스토리를 다 알고 나서야 다시 보이는 요소들을 넣어놔서 2회차를 권장하는 모순적인 구조를 가졌다.

 

 

 

 

 오글거린다는 말이 문화적 성장을 방해한다는 말이 있지만, 이스 9는 충분히 오글거린다. 게임을 시작하면 아프릴시스가 아돌에게 [붉은 왕]이란 별명을 붙여준다. 그리고 항상 붉은 왕이라고 부르며 다른 괴인들도 아돌을 [붉은 왕]이라 부른다.  다른 괴인들도 이런 식으로 별명이 있는 데, 백묘는 하얀 고양이라서 [백묘], 매는 날아다녀서 [매], 인형은 진짜 구체 관절이라서 [인형], 배교자는 신관복을 입어서 [배교자] 맹우는 소처럼 생겨서 [맹우] 이런렇게 나름대로 개연성이 있다. 하지만 아돌은 그냥 [붉은 왕]이다. 개연성없는 멋부림은 거부감을 불러온다. 아프릴시스는 매 그림왈드의 밤 시작마다 컷씬으로 나타나서 똥폼을 잡으며 대사를 외친다.

 

 괴인들이여, 오늘 밤 번민하는 혼들과 용서받지 못할~

 

 보통 이런 식을 시작하는 대사를 읊는 데, 한 번 들으면 그냥 컨셉으로 넘어가게되지만 매 그림왈드의 밤 동안 질리지도 않고 무한반복하는 모습을 보다보면 얼굴이 나오자마자 스킵버튼을 연타하게 된다.

 

 작품은 이렇게 감당하기 힘든 허세와 멋내기로 플레이어를 괴롭힌다. 이런 성향에 익숙하다면  괜찮은 게임이 되겠지만, 라노벨부터 애니메이션까지 모든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장점

 

1. 손맛 좋은 액션, 재미

 

2. JRPG 감성에 충실

 

3. 팔콤 게임치곤 괜찮은 그래픽

 

 

단점

 

1. 그렇다고 해도 봐주긴 힘든 그래픽과 프레임 드랍

 

2. 스토리가 썩 잘만들어지지 못함.

 

3. 배경 설정이 식민사관 같아서 상당히 불쾌함.

 

 

 100점 만점에 65점 준다. 딱 이 취향 아니면 추천안하는 정도

 

 

7개의 댓글

옛날 대두때가 좋았던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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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8

솔직히 7만원은 아니고 3만원정도 세일할때 사면 될거같음

0
2020.02.18

라크리모사는 역대급인데 이번엔 별론가보네.. 시스템도 거의 똑같이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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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8

이스8은 재밌게 했는데, 9는 좀 아쉬운가보네. 나중에 할인하면 그 때 해봐야겠다.

0
2020.02.19

대두에서 벗어난 이후로 개 몰락함

0
2020.02.20

6장까지 햇는데 여러모로 8보다 구린거 같다 ㅜ

이능 자체는 괜찬은데 제대로 살린 레벨도 없고 스토리도 몰입이 안됨

너무 급하게 낸거같아 ㅋㅋ

0
2020.02.21

플래티넘 따고 식민사관 적을까 말까 하다 안적었는데 좀 좆같더라고

취향이라 난 재밌게 하긴 했는데

스토리 급한거나 전작에서 구성 똑같이 빌려온거나

과거 설정이 졸라 중요한데 자세히 설명을 안해서 후반부에 뭔 소리지 싶게 만드는 부분들이 상당했음

특히 시간대 정리 제대로 안해놔서 헷갈리더라

게임성은 그래도 이스8보단 갠적으로 훨 편했는데 이능액션은 도시는 답답함이 적어도 던전은 진짜 고의로 답답하게 해놓은거 많이 짜증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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