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처음 만나서 사귀었고

서로 첫 경험도 하고 스무살 때 까지 사귀다가

난 대학가고 얘는 미용쪽 일 하느라 자연스럽게 잘 안 보면서 마음은 그대론데 서로 너무 떨어져있으니까 자연스럽게 권태기 아닌 권태기 때문에 약간

휴식기? 비슷하게 갖다가 헤어졌었음

알바하다가 가게에서 만나서 안부묻는데 문득 입대날이 진짜 존나 우연찮게 걔 생일이더라고

그래서 그 얘기 시작으로 술 먹고 하다가 또 몇번 만나고 입대전에 사실 헤어지고 나서 후회도 하고 고민 많이했다고

자기 생일선물 주는 셈 치고 다시 만나면 어떻겠냐고 물어봐서 사귀기로 하고 입대전까지 진짜 미친듯이 몸섞었음

근데 입대 하고 나서 얘가 원래 약간 외로움 많이타고 성격이 씹인싸라서 남자친구 겸 자기랑 붙어다니면서 놀아줄 친구? 같은 개념이었는데

못참고 힘들어하다가 또 어영부영 헤어지게 됨.

걍 잘 논다는 거 빼고는 좋은 애였음. 착하고, 성격도 잘 맞고.. 취향,취미 다 이해해 주고 ..

지도 갈팡질팡 하는 것 같더라고

계속 만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이제 성인되서 늘상 붙어다닐 수가 없으니까 못 견뎌하고..

헤어질 땐 신경쓰지마라고 뭐하러 미안해냐고 걍 쿨하게 내가 먼저 정리 해 줬는데

전역하고 복학하고 알바도 하면서 바쁘게 사느라 1-2년정도 연락 끊겼었는데

내가 원래 sns 진짜 안하는데 최근에 썸타는 여자애가 페북해가지고 걔가 나 태그하고 댓글달고 글쓰고 하다보니까

그게 어떻게 걔가 보게됐나봄

느닷없이 연락와서 뭐 잘 지내냐, 여자친구 있느냐, 그동안 왜 연락이 안됐냐..헤어지긴 했어 우리만큼 서로 잘 아는 사이가 어딨냐

붙었다 떨어졌다 몇 번 해보니까 이제 진짜로 알겠다 자기가 이기적이었다 기회 한번만 주라 정착ㅎ라겠다

이러면서 장문 보내고 전화도 오고 연락하는데 처음엔 또 왜이러나 싶다가 싱숭생숭하다

솔직히 얘한텐 빚이 좀 많긴 함.. 아직도 생각나는게 고딩떄 잠깐 방황했었는데

미대입시 하다가 집안사정이 갑자기 좀 곤란하게 되고 슬럼프도 오고 사춘기가 뒤늦게 와서 얘랑 연락도 갑자기 끊고

학교도 빠지고 학원 방학특강도 안(못)나가고 아침에 엄마아빠 출근하면 학교 앞 빙빙 멤돌다가 피시방에서 하루종일 죽치고 있고

입에 잘 안대던 술담배도 그때 존나게 하고 그랬는데 어떻게 듣고 알았는지

학교 끝나고 나 다니던 피시방 찾아와가지고 게임하는거 끝날 때 까지 옆에 가만히 기다리고 앉아있기도 하고

자기 부모님 하는 가게 일 도우면서 모은 돈 갖다주면서 학원 나가라고까지 하던 애임

나중에 들어보니까 친구들한테 수소문하고 우리 엄마한테 전화까지 해서 나 찾아다니고 챙겨줬었음

아무튼 사귀면서 거의 좋았던 기억밖에 없고 헤어질때도 나쁘게 헤어진 것도 아니고.. 그냥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사귀었다 헤어졌다 반복하는거

지치기도 해서 나름 잘 정리하고 이제 솔직히 진짜 여자친구라고 부를 정도로 사귄건 얘 하나밖에 없었어서

다른 인연 찾아서 새출발 한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이 자꾸 동함

딱 잘라서 못 끊어내고 계속 연락 받아주는게 최근에 만난 애한테도 미안하고 전여친한테도 계속 여지만 주면서 희망고문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

솔직히 마음 더 가는건 전여친쪽인데 이러다가 진짜 평생 다른사람 아무도 못 만나게 될 것 같다.. 어떡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