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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82년생 김지영 독후감 (장문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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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붕이들 안녕?

 

뜬금없이 30대 중반 아재개붕이야...

 

눈팅만 오지게 하다가 첫글이라고 싸지르는게 이런거(???)라 좀 찜찜하지만

 

요즘 워낙 말이 많은 책이라 '까더라도 제대로 읽어보고 까자' 는 마음으로 읽어보고 바로 독후감 쓴다.

 

82kg 김지영 꼴도보기 싫다 하면 걍 뒤로가기 눌러줘잉

 

내... 또래들... 다... 부멉 무서워한다... 딱딱

 

 

▽▽▽▽▽▽▽▽▽▽▽▽▽▽▽▽▽▽▽▽시 작▽▽▽▽▽▽▽▽▽▽▽▽▽▽▽▽▽▽▽▽▽▽▽▽▽

 

 

우리는 모두 김지영이다? - 아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옳그떠옳그떠를 제외하면 가상의 인물인 ‘82년생 김지영’일 것이다.
같은 근무지의 50대 후반의 여직원 분이 이 책을 읽는 것을 우연히 보았고,

40대 후반의 여직원분의 책인 것을 알게 되어 빌린 지 하루만에 차근차근 읽어보았다. (실로 오랜만의 독서였다...)


 이 책(또는 영화)의 논란성은 이미 수많은 커뮤니티와 언론을 통해 수없이 접해온 터라,

오히려 순수하게 호기심이 생겨버렸다.

갈등을 방치하거나 확대하지 말고 서로 이해하자는 평론가들의 가식적인 후기가 무색할 정도로

‘일부’ 여성들의 이데올로기와 선전 수단이 된 데에는 교묘하게 남녀갈등을 부추기려는 작가의 의도가 성공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서사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의 성장기를 따라간다.

82년 출생했을 때부터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하여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며 출산에 이르기까지,

흔한 30대 한국 여성의 삶을 묘사한다.

 

 그 여성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살아오면서 겪는 여러 에피소드를 ‘정신과 의사’인 남자 화자를 통해 열거하면서,

중간중간 통계청이나 신문기사, 논문 등의 출처를 밝히며 객관적인 사실임을(또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사건임을) 강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사실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차치하고 보면, 글의 흐름은 상당히 담백하고 때로는 허전하다.

문학의 단골 레파토리인 기승전결을 구분하기도 어렵고, 중심이 되는 한 인물이 (작가의 말대로) 흔하게 겪는 일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017년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이유가 글의 완성도가 아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다는 부분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는 느낌이다.


 작가는 여러 장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여성은 피해자임을 강조한다.

가해자는 당연히 작중 등장하는 모든 남자이며, 딱히 피해를 본 상황이 아닐 때에는

피해망상에 빠지거나 이해심이 없는 남자의 무능함을 부각시킨다.

남자가 아닌 가해자는 친할머니와 시어머니뿐이다.

 

 ‘남녀 모두 공감하는 사회가 되길 바라요~’라는 해석이 무색한 이유는,

중심인물의 피해의식이 과도한 나머지 누구에게도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남아선호를 할 수 밖에 없는 시대에 살았던 할머니와 가정보다 회사가 우선인 시대에 살다가 명예퇴직 할 수밖에 없던 아버지,

업무효율성이 좋은 직원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기업인.

김지영의 이름을 빌린 작가는, 이런 이들을 이해하는 ‘척’하며 결국에는 다 한심하고 나쁜 사람으로 낙인찍는다.

 

 특히 술취한 김지영의 남자동기가 김지영 남자친구의 전화를 받은 일과 오해 때문에 헤어진 에피소드와

퇴사한 뒤 회사가 몰래카메라로 크게 뒤집혔다는 에피소드,

이해심 많은 정신과의사인 작중 화자가 '다음 직원은 미혼으로 알아봐야겠다'고 마음먹음을 억지로 강조함으로써

모든 남자를 여혐 프레임에 가둬버린다.


 빙의에 이르게 된 가장 큰 사건은 ‘출산’인데, 최대한 답이 없는 상황을 만들고 만들어서

‘엄마가 되는게 이렇게 억울한 일입니다 여러분!!’을 외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자 작가가 궁극적으로 주장하고 싶었던 주제이다.

 

그러한 작가의 의도는 이상하게도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은 여자들에게 더욱 성공적으로 먹혔고

불행하게도 여남갈등과 혐오가 공고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84년생 남자이다.

83년생의 누나가 있고, 90년생의 남동생이 있다.

공교롭게도 언니가 있고 남동생이 있는 작중의 김지영과 같은 포지션이다.

(한국 남자이기 때문에 군복무도 마쳐야 했고, 장남이라는 압박감과 의무감은 짊어졌지만

첫째인 누나와 막내인 동생에 비해 원하던 진로와 삶을 얻지는 못했다.

김지영이 학창시절 겪었다는 차별에 대한 푸념은, 말 그대로 한낱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81년생인 아내가 있고, 올해 안에 딸아이가 태어날 예정이다.

당연히 84년생의 여자 동창들이 많고, 결혼 이전에 만난 여자친구들도 8x년생들이었으며,

직장에서는 좀 더 확대되어 친한 9x년생 여자들도 몇몇 있다.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온 이들이 ‘나도 김지영이야!! 우리는 모두 김지영이야!!’라고 공감한다는 말이 진짜일까?

94년생 미녀 연예인인 배수지가 김지영에게 공감하는게 가능한걸까?

아니, 애초에 공감이 맞는걸까? 집단적 피해의식이 아닐까?

 

 

 나보다 하루 먼저 이 책을 읽은, 갓 성인이 된 두 아들을 둔 50대 여직원 분의 코멘트를 적으며 마친다.

다소 중심 없이 생각나는대로 꺼낸 말씀이긴 하지만, 대체로 책의 내용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는 충분이 짐작이 된다.


 ‘요즘 젊은 남자들, 참 불쌍해. 남자라고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고, 또래 여자들한테는 무시당하고.

만약 이 책이 [58년생 오미숙]이었으면 딱 맞는 이야기일텐데,

요즘 사회가 많이 바뀌어서 오히려 여자들 대우가 더 좋잖아.

남자라고 의무적으로 군대도 갔다 와야 되는데 요즘엔 군가산점? 그것도 없지,

또 요샌 아들보다 딸을 더 선호하잖아? 우리 김선생(본인)도 딸이라며? 좋겠다~’

 

 

 

KakaoTalk_20191024_122401581.jpg

40개의 댓글

2019.10.24

고생추

0
2019.10.24

고역추

 

0
2019.10.24

진짜 83년생인데 욕먹은 돼지바쨔응..... 안타깝긴 하지만 해마다 양이 창렬화 된걸 생각하면 더 욕처먹어도 싸다

0
2019.10.25
@버스터머신

ㄹㅇ 딸기잼 점점 적어짐

0
2019.10.25
@버스터머신

ㄹㅇ 작아지는거 용서못한다 이름값을 못해 10개는 먹어야 돼지되겠다

0
2019.10.24
0
2019.10.24

58년생 오미숙 인정

50년대생 울 어머니 같은 존재들이야 인정하는데 내용인데

80년대생은... 전혀 공감 못하겠음

3
2019.10.24

나무야 미안해!!

0
2019.10.24

여자는 틀린말도 공감부터한대자너

2
2019.10.24
@갱생

4붐업ㅋㅋㅋ

0
2019.10.24

원작소설은 안읽었고 영화를 봤는데 영화는 생각보단 페미색이 짙진 않고 모든것을 남자탓하는 느낌도 아니었음. 오히려 비판의 초점은 남녀를 불문하고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힘들고 경력단절이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사회구조에 있었음. 그리고 82년생 김지영의 아픔에만 치중되지 않고 그 어머니세대의 희생도 어느정도 묘사해서 80년대생 여성들의 불만에 공감해줄 수 없는 남성들도 납득할 수 있는 요소도 심어놨더라. 전반적으로 뭐 잘만든 영화라고까지 할순 없어도 원작소설이 지적받고 있는 부분들을 메우려고 애쓴 티는 났음

1
2019.10.24
@lawp

그걸 그대로 영화화하면 기획자들이 도라이지 지들도 그정도 분별력은 있거든

0
2019.10.24

고생추

0
2019.10.24

휴지야 고맙다~~

0
2019.10.24

다들 고생추 ㅋㅋ

추천 고오오맙다...

근데 별 생각 없이 보면 '맞아, 그 시대엔 그랬지' 하는 생각도 든다.

문제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와 각종 병폐 등을 '이거 다 남자때문에 생긴 문제'라고

억지로 끼워맞추려는 '남성혐오' 감성임...

1
2019.10.24

필력 좋다 정독함 추천박음

0
2019.10.24

샛키 잘읽었따

0
2019.10.24

지독한 혐오소설이지 소설이란 틀도 무색할 정도로 문학적가치는 제로에 수렴하고

겉핥기로 내가 본 것만 봐도 고등학교 정상졸업한 개나소나 쓸 수 있는 수준임. 보면 눈 썩는다.

절대 보지 말것. 혈압 올라간다

1
2019.10.25
@순둥이야

저게 해외에 번역판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임...

최근에는 영판도 나왔다는데 ㅋㅋㅋㅋ

0

딱딱아...추천줄게

부멉 너무무서워하지말아..

1
2019.10.24
@병신보면개구리콘
1
2019.10.24

오랜만에 인터넷장문 정독했네.

 

개붕이 책써라

0
2019.10.24

아저씨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어보는데

아내는 직장인이야 주부야?

0
2019.10.24
@강아지드립넷

한 15년 넘게 돈벌다가 재작년에 나랑 결혼하고 올해 초에 일 그만둠

나도 나이가 있고 와이프도 노산이라 작년부터 난임 시술 준비했는데 일하면서 해서 그런지 안되더라구...

올해 초에 일 그만두고 좋은 병원으로 가니까 한방에 됨 캬캬캬

 

그리고 난 가급적 애들 웬만큼 클때까진 맞벌이 안할 생각이고 아내도 동의.

그나마 돈버는건 내가 낫고, 집안일은 아내가 낫고 하니까

구식적인 성역할이 아니라 둘 다 '더 효율적인 방법'인 데에 동의한거고, 당연히 나도 육아와 집안일에 전력으로 달려들어야지

0
2019.10.25
@부라리크나큰

나보다 낫네. 나는 83인데 너랑같은 3살 연상 아내랑 산다. 7개월된 아들 둘째로 봤는데 (형은 8살) 안 생기다가 갑자기 생겨서 너무 해피한상황. 마누라도 일 15년정도 하고 이제 몇년째 쉬는중. 다만 나는 그냥 돈만 벌어다줌. 집안일은 온전히 아내 몫. 뭐 서로 불만이 없음.

0
2019.10.25
@부라리크나큰

엄청 자세하게 써줬네 여튼 ㅇㅋ

0
2019.10.24

아조시가 글을 잘쓰시는구먼

0
2019.10.24

제목을 82년생 개돼지로 바꾸면 희대의 풍자소설, 개념작이 되는건데

까비 아깝소

0
2019.10.24

글 잘쓰셨네요 아조시 ㅊㅊ 드립니다

0

읽기도 힘들어서 끝내 포기하게 만든 책을 다 읽다니...

 

나무에게 사과하셈

0
2019.10.25

아조씨 닉넴...

0
2019.10.25

나도 까도 알고 까야겠다 싶어서 읽어봤는데

그래도 유명한 작가라고 몇몇 에피소드는 재밌기도 하고 아 이건 좀 문제가 있지 라는 생각도 들었음

근데 이 '소설'의 문제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수필'인척 이야기 한다는 거고 그게 멍청한 꼴페미들한테 먹힌다는거임

더 괘씸한건 작가가 이런 결과를 알면서 글을 썼다는 거임

도대체 왜 사람들이 사이비에 빠지고 다단계에 입성하는지 이 책의 사회적인 영향을 보면 알수있음

0
2019.10.25

일단 득녀 축하한다 개붕아

0
2019.10.25

차라리 디지털로 샀어야지..나무야 미안해

0
2019.10.25

요약이없네

0
MWL
2019.10.25

끝맺음이 다소 아쉽지만 딱 독후감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글이군. ㅊㅊ

0
2019.10.25

담백한 감상문 고마워.

여기저기서 존나 떠들어대니 대작인가 싶어서 읽고 싶은 맘이 조금 있긴 했거덩.

다른 책들 읽느라고 미루고 있었는데 안읽어도 될만한 쓰레기 였구나.

0
2019.10.25

지난주 북클럽에서 다룬 책이라 덧붙이자면 이 책은 뛰어난 소설로 보기에 애매하지만 주인공이 없는 프리-포스트모던 영역의 이야기로보면 공감의 서사라는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많은 평론가들이 공격하는 서술-통계(각주)-서술 같은 구조가 플롯도 해치고 주인공의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아 이게 소설이야? 하고 반문하지만 도리어 이게 현실임을 표현해 공감을 끌어낸다는데 있다. 김승옥의 엽편 진짜와 가짜에서 굶어죽은 모녀 기사를 그대로 담는데 소설이 객관화된 실제 사건에 살을 붙여 나간다면 있는 실제기사를 실음으로서 던지는 차가운 현실이 소설인지 허구인지 모르게 표현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주인공이 없는 이 소설 속 김지영은 침묵만하다가 끝내 다른 사람으로 빙의해서 소리를 내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하면서 조심스러워하는 작금의 여성의 모습으로 다뤄지기에 다들 김지영이 아닌 친정엄마나 주위 인물에 공감하게 된다. 작가의 치밀한 구상과 기존의 소설 서사와 다른 여성문학 나아가 젠더의식을 내포해 개선의 의지를 닮은 실험적인 소설이라고 보면 나름 이해가 되는 부분이 크다고 말해본다.

 

관련 댓글 달았다가 저쪽이냐고 엄청 욕먹었는데, 와이프도 82년생이라 영화보러 갈테지만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이런 책도 있구나 하고 더 나아가 남자들의 힘든 삶도 이해하는 우리가 되면 좋을 것 같다.

 

0

샤이 페미니스트에게 나오라고 어필하는 영화군뇨

0

막줄이 ㅈㄴ 핵심이네 ㄷㄷ...

그리고 확실히 여자에 대한 대우는 이미 남자들을 넘어섰다고 보는데 뭐가 더 부족하다는걸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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