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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리뷰 :: 스포 ] 정신과 약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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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세계의 빌런을 다룬 영화가 두편 나오고 나서, 나는 사실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 

사실상 극단적인 소재일수밖에 없다. 아무리 매력적이라고 해도 빌런은 빌런이고, 나쁜짓을 해야만 한다. 

그럼 나쁜짓만 하는 영화를 만들까? 그 순간 빌런은 매력이 사라질 수 밖에 없다. 빌런은 히어로의 보완재로써

매력을 갖춘건데, 마냥 나쁜짓만 하면 현 세계관에서 '일반인'을 맡고 있는 우리는 불쾌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럼 매력적인 나쁜놈들이 착한짓을 해볼까? 

그 결과가 위의 두 영화였다. 나쁜놈들이 착한일을 하는 순간 이야기는 뿌리가 사라지고 대홍수를 만나 

둥둥 떠다닐수 밖에 없다. 

 

나쁜짓도 못하고, 착한짓도 못한다. 그럼 안보는게 내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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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조커가 나오기 전부터, 그리고 나오고 나서 한동안 게시판 지분의 약 10%는 조커 감상문이었다. 

[스포] 가 있는 애들부터 [스포] 없이 자신이 느낀 점만 담백하게 담는 글까지 다양했는데, 

개중에 종종 보이는 패턴은 

 

'자신은 찐따이며, 조커를 보며 자신의 삶과 동질감을 느꼈고, 자신은 엠생(근데 이거 뜻이 뭐냐?)이다.' 

 

라는 감상문들 이었다. 

 

아 그래! 빌런물이 살아남을수 있는 마지막 장치가 있었구나 하는 희망이 보였다.

공감이었다. 

빌런이 될수 밖에 없는, 우리가 빌런을 사랑하게 만들 추종적인 공감대 형성.

어쩌면 그게 참치김찌찌개,김치참찌찌개,참치찌개,김치찌개 투성이인 히어로 판의 새로운 돼지고기 김치찌개가

되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안고 영화관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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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가 끝났을때, 나는 내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했다. 

영화는 내가 생각했던과는 완전히 반대로, '공감'을 차단하기 위한 영화였다. 

보통의 영화는 영화관에서 관객과 소통하는 반응을 주기 마련이다. 웃거나, 울거나, 신음하거나. 

하지만 '조커'를 보는 내내, 대부분의 관객들은 숨을 죽였다. 

영화는 웃을곳도 없고 울을 곳도 없고 신음할 곳도 없었다. 

 

아서는 공감을 위해 만든 캐릭터가 아니다. 

 

아서의 웃음은 뇌발작이기 때문에, 미친척 웃는 웃음도 아니고, 그냥 고통의 일부이다. 

나도 간혹 상사의 개같은 농담에 가짜 웃음보를 터뜨렸지만, 결국 이건 통제하에 있는 웃음이었다.

하지만 그의 웃음은 가짜조차 아니고, 조롱도 아니고, 그냥 신체적 발작의 일부분이다. 

 

그리고 이 웃음은 내가 그의 감정에 동조하는걸 막는 경계선 역할을 한다.

나는 그런 뇌 발작을 가져본적이 없기때문에, 그가 괴롭겠다는 것만을 추정할뿐,

그 안에 있는 감정을 읽어낼수가 없다. 그냥 빨리 저 발작이 끝나기만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정도 거리감을 유지한다. 카타르시스 없는 우발적 살인, 복수라고 하기엔 

모자란 두번째 살인, 자살대신 선택한 마지막 살인. 억지로 공감대를 붙일수야 있겠지만, 그러기엔 

내 마음더듬이가 너무 짧다. 아니, 일반적인 마음 더듬이로는 공감하긴 너무 어려워 보인다. 

 

물론 감독의 미학이 폭발하고, 딱 한번 공감을 이끌어 내는 부분이 있었는데,

문고리에 손이 닿지 않는 장면이었다. 소인증 동료가 겪었을 공포와 슬픔. 그리고 결국은 아서에게 

도움을 요청해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주는 조크. 무섭고, 슬프고, 웃기지만 웃지못하는 그 장면에서

 

이때 딱 한번 아서는 타인과 동질화 된다. (이조차도 난쟁이를 매개로 한 공감선이다.) 

자신(난쟁이 = 아서)을 그러한 상황에 처하게 만든 자(조커 = 사회)에게 다시 뒤를 돌아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에서,

난쟁이는 조커가 문을 열어주었기에 살아서 돌아가고, 사회는 아서의 문을 닫아버리기 때문에 아서는 조커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후로도 우리는 조커와는 다시 공감할수 없다. 

 

이로서 영화가 정말 이 빌런을 위한 영화가 되었음에는 인정한다. 조커는 애초에 기원이 불분명한 만큼, 공감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역시 히어로 없는 빌런물이 얼마나 위험할수 있는 영화가 되었는지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공감을 바라고 만든 영화가 아닌거 같은데, 

근데 니들이 여기에 공감해버린다면, 그러면 조금 위험하다. 

 

몇몇 평론가들이 영화의 위험성에 대해 논하고, 미 상영관마다 통제와 검색을 강화하는 것 역시, 

여기에 공감해버리는 놈은 약간 위험하다. 라는 판단 때문이지 않을까 ? 

 

만약 자신의 삶이 진짜 힘들고, 아서의 판단이 공감된다는 사람이 있다면,

주변에 도움을 청해야 할것 같다. 

어설프게 따라 하려 하지도 말고. 

 

 

5개의 댓글

2019.10.15

뭐가 위험하다는 것일까.. 이 세계가? 아니면 너가 지키고자 한 사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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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5

https://www.youtube.com/watch?v=BKkdOU7fJew

 

1:55초부터

 

감독피셜에 의하면 공감을 위해 만든 영화가 맞다. 감독이 영화를 충분히 잘 만들지 못했거나 네가 영화를 잘 보지 못했거나 둘중 하나라고 봐야할듯. 조커가 공감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 캐릭터라는 점은 동의함. 처음 볼땐 별로였고 그다음 며칠은 정말 좋은 영화였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에서 조금 아쉬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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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5

이렇개 위험한 캐릭터를 상정해놓고 공감을 바랬기때문에 명작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애

 

위험한사상을 가졌기때문에 관객은 공감을 거부할 수도 있는데 공감을 거부한 과정 에서 나는 선한가를 되돌아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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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6

인터넷의 대부분은 공감 코스프레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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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6

이 공감이 동질성으로 인한 공감보다는 연민으로 인한 공감같음

 

머레이한테까지 미친놈이란 소리를 들은 아서는 정말 말그대로 하나도 남지 않았음

 

그래서 마지막에 자기입에 피를 묻히고 웃음을 지었을때 그 웃음이 이해가 됐음

아서 이젠 정말 행복하구나 하고 생각이 들고 나도 이부분에서 같이 행복을 느낄수 있었음

 

그러면서 아서가 중간중간 말했던 예의라는 말이 생각나더라

아서가 예의 없다고 말한 상대방들은 이상한 사람들이 아님

다들 정상적인 말을 한 사람들임

아서가 예의가 없다고 한 이유는 너의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나에게 공감해줘라 나를 이해해줘라 이 뜻이였지

 

그래서 마지막에 내가 조커의 슬픔과 행복을 공감한게 작품의 의도가 아닐까 라고도 생각했음

 

 

근데 다필요없고 조커 방금 보고 나왔는데 존나 충격적이여서 횡설수설하는것 같다

좋은 영화인지 나쁜영화인지 모르겠는데 정말 살인자의 일생을 본느낌같음 단순 뉴스로 접하는 살인자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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